빛과 그림자의 약속
코데마리 루이 지음, 고정아 옮김 / 행간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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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섯편의 소설이 실려 있습니다. 여자들의 사랑이야기.... 나이는 30후반에서 40대에 이르는 여성들, 그리고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기틀이 잡힌 삶을 살고 있고, 사별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가정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사랑~.... 아니 사랑이라기 보다는 불륜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겠습니다. 자신의 삶에서의 일탈을 꿈꾸다가 어느 순간 그 유혹을 사랑이라고 느끼고선 거기에 몸을 던지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주인공들의 마음속의 갈등과 욕망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선택에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하는 듯 하지만..... 냉정하게 내가 보기에는 불륜에 관한 이야기가 맞습니다. 적어도 이야기 속의 내용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한다면, 그걸 사람들은 사랑이라고 부르기 보다는 일탈에 따른 불륜이라고 표현할 것입니다.

 모름지기 작가라고 한다면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 남들이 돌아보지 않은 곳을 돌아보고, 남들이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고 상상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그리고 그 일상의 공허함에서 헤매고 있을 때, 작가적인 상상력으로 또 다른 삶의 활력을 찾아내기도 하겠지요. 그런 면에서 책속의 여섯편의 소설은 파릇한 사랑을 지나서 어찌보면 삶의 공허감에 시달리고 있을 주인공 나이 또래의 여성들에게 그들의 삶의 욕망과 실체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면은 아니지만 작가적인 상상력이 가미된 일부를 숨기지 않고 표현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습에 때로는 주변의 시선이나 자신의 자존심에 기대어 그러한 공허함을 버티고 있을 여성들에게 그것들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자유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것은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읽히는 한, 불륜에 관한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책속에서 사랑이라고 표현한 것들은 아마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육체적인 관계를 통한 교감과 욕망의 분출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아마도 자신들의 남편과 처음 만나서도 그녀들은 그렇게 느꼈을 것입니다. 사랑이라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들은 전혀 다른 사람과 그런 식의 -물론 다른 점도 있겠지만- 사랑을 꿈꾸고 일탈에 빠지고 맙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을 다시 사랑이라고 부르는 듯 합니다. 하지만 처음이 그러했듯이 이어지는 사랑도 또한 비슷한 감정을 남기고 스러지겠지요. 그래서 그들의 사랑은 뜨겁게 시작하지만 너무도 쉽게 다시 식어버리곤 합니다. 사랑이었다고 하기에는.... 차라리 욕망이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리겠습니다.

 그래서 처음 썼던 문장을 다시 고쳐봅니다. '여섯편의 소설이 실려 있습니다. 여자들의 욕망 이야기..... 나이는 30대후반에서 40대 초반에 이르는 여성들의..... 자신의 삶에 담긴 공허함을 감당하지 못하고 일탈을 꿈꾸다가 자신의 욕망에 몸을 맡긴, 겉으로는 번듯해 보이던 여성들의 일탈과 욕망의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사랑이 아니고 일탈과 욕망의 이야기입니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사랑이라고 우기며 환상에 젖어 살고 있는 것이 사실이겠지만..... 작가가 진실하다는 것은 그러한 일탈과 욕망을 숨기지 않고 세상 사람들에게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것이겠지요.하지만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거기까지-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당신들의 마음속에 이런 욕망이 있지 않느냐고 묻고있는 거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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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토끼가 잘자라고 말할 때
카트린 쉐러 글 그림, 고은정 옮김 / 예림당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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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이라서 단숨에 읽어 내려갔지만, 다 읽고 나서는 작가가 말하고자 한 요점이 무엇이었을까 라는 생각에 약간은 고민스런 시간이 흘러갑니다. 아이들 책을 읽고서 이리 아리송한 경우는 많지 않았는데, 단지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말라는 것인지.... 아니면 이 이야기속에 작가가 자신의 숨은 생각을 감춰놓은 것인지....

 책표지 그림처럼 아기토끼를 본 여우는 혀를 낼름거리며 입맛을 다시고 있습니다. 멋진 식사거리를 발견한 것이지요. 한데 그 여우를 마주보고 있는 아기토끼의 표정이 가관입니다. 조금도 주눅들거나 겁먹지 않고 귀를 쫑긋세우고 반갑다는 미소를 지으며 여우를 다정스레 바라보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야기 속의 아기토끼는 '여우와 토끼가 잘 자 라고 말하는 마을'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믿음이 있는 녀석(?)입니다. 여우는 물론 그 이야기를 알고 있지만, 그에 대한 신념보다는 자신의 뱃속을 채우려는 이기적인 욕심으로 뭉친 녀석이구요. 그래서 아기토끼가 '여우와 토끼가 잘 자 라고 말하는 마을'에서는 이러저러해야 한다고 말해도 오로지 관심은 자신의 뱃속을 채우는데만, 더 많은 먹잇감을 먹는 것에만 쏠려 있습니다. 그래서 '잘 자'라는 인사도 건성으로하고 나서 입을 쩍 벌리고, '여우와 토끼가 잘 자 라고 말하는 마을' 이야기도 건성으로 하고서는 입을 쩍!, 이야기가 끝나면 침대까지 데려다 주어야 한다고 하는 말엔 머리가 비상하게 돌아가 엄마, 아빠 토끼까지 잡아먹을 생각에 씨익 웃고, 아무도 없는 집에 가서 다시 입을 쩍 벌립니다. 자기 배를 채우기 위해서.... 한데 아기토끼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고 자장가를 불러줘야한다고 우기고, 이러나 저러나 너는 내 먹잇감이라는 생각이었는지 여우는 자장가를 부르다가.... 조용히..... 점점 더 조용히........ 하다가는 잠이 들고 말았네요.^^  그 사이 돌아온 엄마, 아빠 토끼는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지는데, 표지의 아기 토끼와는 확실히 다른, 현실을 아는 어른 토끼의 표정입니다. 그래서 아빠 토끼가 방망이를 들어 잠든 여우를 내려치려는데...... 확고한 신념의 아기토끼가 아빠마저 말립니다. 여기는 여우와 토끼가 잘 자 라고 말하는 마을이라고..... 그래서 토끼 가족은 여우를 집밖으로 끌어내고 여우에게 큰 소리로 인사합니다. '여우야, 잘 자!'라고.... 집에 돌아와 문을 판자로 뚝딱뚝딱 막고서 잠자리에 든 엄마, 아빠 토끼의 표정도 이제는 표지의 그 귀엽고 다정한 아기토끼를 닮았습니다. 여우와 토끼가 잘 자 라고 말하는 마을에서 말입니다.

 분명 비현실적인 내용이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말들은 아마도 아기토끼의 말과 행동에 그대로 담긴 듯 합니다. 아기토끼는 여우를 만나기 전부터 자신이 사는 곳은 '여우와 토끼가 잘 자 라고 말하는 마을'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그랬기에 여우를 보고도 당당하게 그리 요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나중에 부모 토끼의 놀라는 모습과는 상반되지요-. 최소한 겉으로만 그러한 신념을 걸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서 진정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삶에 연결하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그렇기에 여우가 무섭지도 않았고, 아빠 토끼가 여우를 죽이려하자 말리고서는 자신의 신념대로 -비록 자신을 잡아먹고자 했던 여우지만- '잘 자!' 하고 인사하고 고이 보내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저자는 평화롭게 그리고 용기있게 산다는 모습의 일면을 아기토끼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자신이 신념대로 믿고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신념대로 나아간다는 것, 그것은 여우를 만나도 잘 자! 라고 인사해야한다고 담대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하고, 위기에 빠진 여우를 도울 수 있는 너그러움과 이해의 넉넉한 그릇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자세가 우리가 서로에게 '잘 자!'라고 인사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길이라는 이야기가 아닐는지...... 우리가 사는 세상도 여우와 토끼가 잘 자 하고 말하는 마을이겠지요. 이곳에 진정 필요한 것은 여우가 아닌 바로 그 이야기에 대한 신념을 가진 아기토끼들이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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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패러독스 - 기발한 상상력과 통쾌한 해법으로 완성한 경제학 사용설명서!
타일러 코웬 지음, 김정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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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학' 하면 우선은 딱딱하고, 난해하고, 여러가지 수학적인 공식이 가득 찬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은 많은 이들에게 어찌할 수 없는 반응일 겁니다. 전공자들이라면 다르겠지만, 실제로 비전공자의 입장에서 기본적인 원론서 수준의 책이나 경제용어에 대한 사전류를 대하다 보면 분명 내용이 난해하고 지루하고 딱딱한 것이 사실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즈음에 들어서는 책제목에 '경제학'이나 '이코노미'라는 단어가 들어간 일반인들을 위한 책들을 상당히 자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경제학자들이 일반인들에게 지루하지 않게 들려줄 이야기들이 많아졌다는 것일 수도, 아니면 조금 지루하고 어렵더라도 현대를 살아가는 일반인들의 경제학에 대한 관심과 인내의 수준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일수도, 그것도 아니라면 어렵고 지루하고 딱딱하기는 하지만 그러한 경제학을 재미있고 알기 쉽게 풀어서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능력있는 이가 많아졌다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그러한 책들의 특징은 우리의 일상에서 경제학적인 관점으로 바로 본 이야기거리를 찾아서 들려주고 있다는 사실인 듯 하구요.

 '경제학 패러독스' 이 책도 우리가 생활할 때 대하게 되는 여러가지 일들, 예를 들면 음식점에서는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지, 그림이나 음악 감상에는 어떤 방식이 좋은 것인지 등에 대한 경제학자의 시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방식은 단순히 비용과 효과 또는 수익면에서의 효율을 따지는 죽은 경제학이 아닌 인간을 행복하게 하기위해서 가장 적절한 방식이 무엇인가에 대한 따뜻한 피가 흐르는 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경제학이 그러한 유익한 경제학이 되기 위해서는 중간 크기의 엽서 뒷면에 내용을 모두 적을 수 있을만큼 간결하고 명확해야 하며, 주장하는 경제학의 논리가 할머니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독자들이 저자가 주장하는 경제학적인 면에서의 생활의 여러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이해했다는 의미의 '아하'하는 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을 통해, 우리 안에 잠자고 있는 경제학자를 깨우고 해방시키고 힘을 주기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센티브라는 윤활유를 통해서 움직이는 듯한 세상에서 금전적인 보상이나 처벌이 어떤 때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게 될까? 보상과 처벌이 잘못 사용되어, 원하는 바 효과를 거두지 못한 인센티브의 예들은 어떤 것이 있고, 그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고급 음식점이나 외국 여행 중에, 또는 집에서 요리를 먹을 때, 어떤 종류의 음식을 먹는 것이 가장 경제적일까? 사람들이나 데이트 상대에게 근사하게 보이고 싶거나, 혹여 오해로 인하여 인질이 되어 고문을 당할 때 상대에게 자신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보일 수 있는 말이나 행동방식 등에는 어떤 것이 효과적일까? 우리는 자기 기만을 통해 우울증에 걸리지 않고 세상을 행복(?)하게 또는 평화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그런 자기 기만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이러한 완충장치로서의 역할을 하게 하면서도, 특정문제에 대해서 심각한 대가를 치루지 않고 자기 기만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음악이나 미술작품, 또는 책을 경제적으로 감상하거나 읽는 방법은 무엇일까? 시장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지만 7대죄악 -교만, 탐욕, 정욕, 시기, 땀식, 분노, 나태-을 파는 극단적인 시장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경제학적으로 생각했을 때, 세상을 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빈곤을 퇴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등등등.....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우리 안의 경제학자를 깨우기 위한 내용들입니다. 각각의 주제가 어찌보면 경제학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인센티브에 대한 것을 제외하고는-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오류투성이의 세상적인 이론에서 벋어나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 본다는 것에 대해 조금씩 알수 있습니다. 물론 완벽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자녀에게 설거지를 시키려면 어떤 인센티브를 적용해야 할까요? 용돈을 준다고 한다면 내 안의 경제학자는 아직도 잠자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아이가 가족의 일원으로서 부모를 돕는다는 자긍심과 즐거움이라는 내적동기를 가지고 하는 일에 돈이라는 외적동기를 부여하여 역효가가 낼 수 있습니다. 자신도 집안 일에 한 몫을 하고 있으며, 가족 모두가 자신의 노력을 인정하고 있으며, 자신이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건강한 내적동기를 가진 아이에게 설거지가 단순히 돈을 받기 위해 하는 일로, 부모는 가족이라기 보다는 일을 하면 돈을 주는 고용주와 같은 위치로 전락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자녀에게 설거지를 시키려면 가족으로서의 내적동기를 꾸준히 부여하고 격려하는 것이 가장 건강하고 경제적인 방법입니다. // 빈곤을 퇴치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을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 받는 사람에게 가치있는 선물을 주고자 할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소유하는 것보다는 경험하는 것을 더 오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는 데 착안하다면, 값비싼 CD보다는 콘서트 표가 더 낫고, 아이들이 커서 의미있는 선물을 주고 싶다면 차를 살 돈보다는 해외여행을 할 기회를 주는 것이 훨씬 가치있는 선물이 될 거랍니다.

 위의 이야기는 책 속에서 언급된 몇가지 인상적인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저자는 세상을 경제학자의 눈으로 단순히 설명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경제학을 이용하여 세상의 여러 일들을 설명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고민들을 자신의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담아 놓았다는 생각입니다. 일차적으로는 각각의 독자들이 살면서 더 좋은 것들을 얻어내는 방법들에 대한 일깨움을 전하고 있지만, 더 나아간다면 그러한 우리의 삶을 모아서 더 자유롭고 나은 사회를  꿈꾸고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을 읽는 것은 '내 안의 경제학자를 활용하여, 나 자신을 위해서, 친구들을 위해서, 그리고  나의 가족들을', 더 나아가서는 우리 사회를 위해서 더 나은 일을 꿈꾸고 실천할 수 있는 시작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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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디바의 마법 - 넬슨 만델라가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아프리카 옛이야기
넬슨 만델라 머리말, 린다 로드 지음, 장미란 옮김, 나탈리 힌리치센 그림 / 달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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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접하기가 어려웠던 아프리카에서 전래되는 이야기라는 사실과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타 대통령이 골라 엮었다는 사실이 많은 관심을 가지게 한 책입니다. 우리나라의 전래 동화에는 우리 민족만의 삶의 정취와 특성이 담겨 있듯이, 서른 두편의 이야기 속에는 아프리카라는 환경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또한 그들의 삶을 담고 그들이 가치관을 담아서 하나의 이야기로 승화된 아프리카인 자신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겠지요. 그리고 책의 제목에 쓰인 마디바라는 말은 만델라의 출신부족인 코사족이 존경하는 사람을 부르는 말이라고 하고, 지금은 만델라를 그리 부른다고 하니 '마디바의 마법' 이라는 제목속에는 차별받는 남아프리카에서 억압과 차별을 몰아내고, 분노와 복수의 칼을 겨누고픈 유혹을 이겨내고, 화해와 평화를 이룩해 낸 만델라가 보인 삶의 기적을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찾아보고자하는 마음을 담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합니다.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아프리카의 문화에 대한 지식이 없기에 많은 부분에서 낯선감이 없지 않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은 우리의 전래동화에서 보이는 구조을 닮은 듯하기도 하지만, 내용을 이루는 세부적인 면에서는-예를 들면 등장인물이나 환경에 등장하는 나무이름이나 사람이름, 이야기의 진행방식 등-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것들도 있습니다. 많은 이야기에서 토끼나 하이에나, 늑대, 사자 등의 그 지역에 익숙한 동물 또는 괴물이나 저주를 받아 괴물로 변한 사람, 마법에 걸린 사람, 사악하거나 교활한 주인공, 착한 사람, 악한 사람, 예쁜 여자나 잘 생긴 남자 등이 등장하는 것은 아마도 어느 지역의 전래동화나 마찬가지겠지요. 다만 그들에게 어떤 모양의 옷을 입히고 성격을 부여하고 이야기를 진행하는가는 각 지역이 스스로의 특성을 가지듯이, 이 책속의 이야기들도 독특하다거나 처음 대하는 낯섬을 갖게 만드는 부분들이 이야기마다 담겨 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부분이 이러한 다른 나라의 동화를 보며 느끼게 되는 우리와 다른 문화환경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또 한 편으로는 그 안에서 우리와 일반적인 성정이 같은 모양을 한 그들의 삶의 일면을 보게 될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그러한 경험은 타문화권의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들이 얻게되는 귀중한 선물중의 하나라는 생각입니다.

   사람과 짐승, 그리고 상상속의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세계의 다른 지역 옛이야기와 다를바 없지만, 이 안에 아프리카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은 머릿말에서 만델라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어린이들이 이야기를 통해 경이로움을 발견하고, 더 넓은 세상은 만나는 능력을 갖게되는 계가가 되겠지요. 개인적으로는 서른 두편의 이야기 중에 <왕의 반지>와 <먼지가 된 어머니>라는 이야기가 인상깊은 내용이었습니다. 세상에서의 지혜 -또는 마법-와 어머니라는 존재에 대해서 많은 암시를 주고 생각거리를 남겨 주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이 책속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가 자주 접하는 서구문화권이나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주는 익숙함이 아닌 다른 문화권의 색다른 이야기 체럼을 하고, 또한 자신의 마음속에 들려지는 마법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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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도서관 - 세계 오지에 3천 개의 도서관, 백만 권의 희망을 전한 한 사나이 이야기
존 우드 지음, 이명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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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책의 파란 띠지에 있는 "세계를 변화시킨 20인 중 한사람!"이라는 오프라 윈프리의 찬사가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이려니 생각하였습니다. 물론 책소개를 통해 저자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임원으로서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네팔에서 시작하여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그리고 아프리카에 학교와 도서관을 세워주는 일을 하고 있는 자선사업가라는 이야기와 개발도상국에 3000개의 도서관과 200개의 학교를 지었고 150만권의 도서를 기증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의미있고 대단한 사업이었는지 책의 마지막장을 덮을 때까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아직까지도 자선사업이나 봉사활동에는 복지나 이에 연관된 학문에 대한 지식과 열정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만 생각하고 있었고, 그러한 노력이 열매를 맺고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시바이쩌 박사나 테레사 수녀의 삶처럼 극단적인 자기 희생과 빈곤하고 학대받는 자들과 함께 하는 삶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존 우드가 자선사업가로 변신하고,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를 통해 배운 자신의 특기를 자선사업에 접목시켜 계획하고 필요한 사업을 하나씩 완성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러한 열정과 삶의 모습만이 답은 아니라는 생각을 새삼하게 됩니다. 어떻게 본다면 21세기에 걸맞는 21세기적인 접근으로 이룬 감동이라고 해야 할 듯 합니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한 봉사활동을 사업이라고 말하고, 자신을 과감하게 사업가라고 고백하면서도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을 수 있고, 또한 어떤 다른 사람의 봉사활동보다 더한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새삼스러움입니다. 대단한 구호나 사명감, 우월감이 아닌, 출세를 위해 불살랐던 열정을 고스란히 꿈을 향해 내던지는 저자의 모습 속에서 그리고 그가 이룬 희망의 싹들을 보면서 그가 했던 일 그리고 지금 이루어 가고 있는 것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느끼고 그 속에 담긴 밝은 미래를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책 중간에 소개된 사진들 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가 환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너무 기뻐서 울거나 감동해서 눈물짓는 모습없이 모두가 희망을 가득 담은 미소를 얼굴에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사진중에는 진지하게 책이나 컴퓨터 배우기에 열중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지만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티없는 웃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사진속에서 웃고 있는 아이들의 눈망울이 한없이 또렷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담고 싶다는 듯이.... 미래의 희망을 기대한다는 듯이.... 책을 읽노라면 그들의 얼굴 가득한 미소와 또렷또렷한 눈망울의 의미를 알 수가 있습니다. 그 안에 담긴 희망과 감동과 감사와 미래와 대한 기대 등을......

 책을 읽으며,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으며 밀려오는 기쁨 -또는 감동-을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기쁨으로 웃음이 나오고, 한편으로는 감동으로 인한 눈물이 흘러내리고.... 내가 한 일은 아니지만 마치 내가 그 한 부분이라도 감당한 듯이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세상이 조금 더 밝아지고 어두움이 좀더 물러갔다는.... 한 사람이 세상의 희망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건지....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은다면 얼마나 대단한 일들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건지.... 등등 나와 우리의 삶을 온통, 세상을 밝힐 소식들로 가득 채울수 있을 거라는, 그리고 세상은 아직도 생각만큼 팍팍하고 냉혹한 곳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많은 어린 영혼들에게 희망을 선사한, 그리고 이 이야기를 통해 나 같은 이들에게도 세상의 희망을 다시금 노래할 수 있게 한, 존 우드와 그의 Room to Read 가족들에게 한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부디 천만명의 어린이에게, 천만권의 책이 전해질 때까지 그리고 소외된 곳의 모든 어린 생명들이 책속의 아이들과 같은 미소를 얻을 수 있을 때까지 그들의 발걸음이 멈추지 말기를 기원합니다.

 정말로 모든 이에게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여러분 꼭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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