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가 한눈에 보이는 2008 업계지도 - Business Graphic Book
이데일리 특별취재팀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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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기업을 꼽으라면 당연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정도에, 요즈음은 조선 업계가 선박수주를 거의 싹쓸이 하고 있는 듯 하니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식이나 펀드 등에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좀더 많은 기업들에 대한, 좀더 세밀한 지식들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부분에 들어가면 각각의 기업들에 대한 지식은 바닥을 드러내고 신문을 통해서, 또는 텔리비젼 등의 매체를 통해서 얻은 조각 지식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기업규모의 차이라든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업매출이나 이익이 얼마나 되는건지, 그리고 잘나간다는 조선업체들이 얼마나 벌어들이고 이익을 남기는 건지, 마트에 가면 줄줄이 진열된 농심이니 오뚜기니 하는 라면 업체들의 사업규모 같은 것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간단하게 딱히 알아볼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지요. -물론 열심히 투자하는 사람들은 증권사의 유인물이나 인터넷을 통한 기업공시 등을 통해서 알고 있는 사항들이겠지만 그들도 광범위하게 아는 것은 아니겠지요- 이 책은 바로 그러한 궁금증에 대한 답을, 즉 정보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매우 실용적인 면이 담긴 책이기에 일반 소비자들이나 독자들 보다는 뭔가 투자처를 찾고 있는 사람들, 특히 주식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끌게 하는 책이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을 47개 업종으로 구분하여, 그 기업들의 출자관계나 기업군의 규모, 매출규모나 이익규모, 시장점유율, 그리고 글로벌 기업에서는 세계 시장에서의 위치 등에 대해서 여러가지 방법(map이나 도표 그래프 등)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처음 볼때는 간단히 도표나 그림 몇개로 생색을 낸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꼼꼼히 읽다보니 이내 내가 경솔하게 생각하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 시험보기전에 노트정리한 것을 보면 요점만 간단히 꼭 집어서 기록하듯이, 각 기업들의 현황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것이라서 읽는 독자로서도 한눈에 알아보고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매력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각 업종들이 현재 처해있는 환경이나 이슈들에 대한 정리도 Business report 형식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업계의 현재의 흐름이나 관심사항에 대한 것들도 놓치지 않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지식과 정보가 당장 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돈을 벌게 만드는 도움이 되지 않을지는 몰라도 허술한 기초체력을 다지는데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각각의 기업들에 현황에 대한 현실적인 감각을 가지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과자 한 봉지, 음료수 한 병을 사더라도 만든 회사에 좀더 관심을 가지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 가까워서 찾던 은행들의 현황을 보고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돈되는 일은 아닙니다만..... 소비를 할 때 한번 더 생각하고 조금 더 현명하게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한가지 이 책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2008 업계지도>가 2009, 2010으로 계속 이어지며 내실을 더 다지는 내용을 담은 책이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매번 각 자료들을 다시 확인하고 각 숫자들을 고치는 지루한 작업일 수도 있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현재의 우리나라 기업의 모습을 담아서 독자들에게 보이고자는 초심이 변치않고 이어져서 매년 개정판이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또한 내용에 있어서도 좀 더 다양성을 담아서 소비자들이 평가하는 기업에 대한 이미지나 선호도에 대한 것이라든지, 기업들의 사회공익에 대한 사업이나 기여에 대한 내용, 기업들에 환경정책에 대한 평가내용 등 단지 돈을 벌고 이익을 남기는 기업 이상의 얼굴을 독자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여유를 갖는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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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차이를 만든다 - 보이지 않는 것을 통찰하는 통합적 사고의 힘
로저 마틴 지음, 김정혜 옮김 / 지식노마드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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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탁월한 리더들처럼 성취하고 싶다면 행동이 아니라 똑같은 것을 보고도 남다른 통찰력을 발휘하는 그들의 사고능력을 배워라'고 말하고 있는 이 책은, 탁월한 리더들의 통찰력의 비밀을 이루고 있는 것은 실행력에 앞선 사고능력이고, 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사고능력이란 바로 '통합적인 사고의 힘'이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책은 저자가 주장하는 성공적인 리더들의 통합적인 사고의 힘이란 어떤 것이고, 어떻게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한 탐구와 학습의 과정을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행력에 촛점을 둔 책들보다 조금 더 근본적인(?) 부분을 건드린 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저자는 사고와 의사결정의 과정을 돌출요소(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특징이 무엇일까?), 인과관계(내가 생각한 돌출요소 간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구조(어떤 순서로 무슨 일을 할 것인가?), 해결(제대로 결정했는지 어떻게 알까?)의 네 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통적인 사고방식과 통합적 사고방식을 이 네 단계의 과정을 통해서 진행되는 과정을 통해 그 차이점을 독자들에게 설명합니다.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돌출요소에서 특징을 제한적으로 고려하고, 인과관계를 단순화 시키고, 구조를 개별적 부분을 순차적/독립적으로 고려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때 어쩔수 없다면 매력적이지 않은 트레이드 오프를 쉽게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설명합니다. 하지만 통합적인 사고방식은 문제의 더 많은 특징을 돌출요소에 포함시키고, 다각적이고 비선형적인 인과관계를 고려하고, 개별적인 부분을 해결하는 동시에 전체를 시각화하며, 긴장에 대한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곤 한다는 것으로 전통적인 사고 방식과 구분합니다. 이러한 방식의 결국은 문제를 대할 때 전통적인 사고는 매력적이지 않고 만족스럽지 못한 트레이드오프를 불가피하게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자세로 귀결되지만, 통합적인 사고에는 새로운 가능성과 해결책 그리고 창조적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힘이 있다는 것이지요. 전통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반면 통합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은 세상을 개선하기 위한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고, 결국 멋지게 세상의 허를 찌르는 성과를 이루어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데 저자가 관찰한 많은 뛰어난 사람들의 그러한 통합적인 사고를 일반인들도 학습하고 배울 수 있는가가 이 책을 읽는 독자로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저자의 대답은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자는 창조적 사고에 이르기 위한 조건으로 '입장'과 '도구'와 '경험'의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입장'이란 "세상에서 내가 누구이고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에 대한 대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입장을 세상에 표현하는 방식은 '도구'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경험'이란 입장과 도구가 세상을 만나서 이루는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개인의 지식은 입장이 도구를 갖추도록 이끌고, 도구는 다시 경험을 축적하도록 유도하는 상호 작용를 통해서 하나의 체계를 발전하게 되고, 역으로 각각은 그러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도구의 사용을 촉진하고 도구는 입장의 변화를 촉진하는 과정을 통해 지식체계에 작용하기도 합니다. 통합적 사고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 대한 태도는 자신과 미래에 대한 낙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구체적인 특징을 말한다면 '1. 기존모델이 객관적인 현실은 아니다. 2. 상반되는 모델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3. 기존 모델들은 완벽하지 않으며 더 나은 모델이 반드시 존재한다. 4. 나에게는 더 나은 모델을 찾을 능력이 있다. 5. 나는 필요한 복잡성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승부할 수 있다. 6. 나는 스스로에게 더 나은 모델을 창조할 시간 여유를 준다.'는 자세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입장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중요한 도구가 '생성추론'과 '인과 모델링', 그리고 '적극적인 탐구' 방법 입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체험한 경험은 전문성에 깊이를 더해주고, 독창성을 키우는데 기여하게 되는 과정과 역과정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통합적인 사고의 지식체계이고 또한 일반인들이 그러한 사고의 지식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학습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열심히 한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찌보면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향해 달려나가지만 결국은 평범하기 그지 없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 세상 사는 이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수록 성공의 방법이나 지름길에 대한 열망은 커지게 되고, 그러한 열망의 반영이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자기 계발서와 부자되기를 부르짖는 책들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이 책도 커다란 줄기에서 본다면 그러한 서적들의 목록속에 당연히 포함되어야 하겠지요. 하지만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이라면 탁월한 성공을 이룬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 화려한 이론으로 무장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행동과 실천에 앞서는 더 근원적인 것, 가장 먼저 꼭 필요한 것, 즉 사고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들을 파헤친다는 면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막다른 갈림길에서 남들이 미처 실천하지 못한 것들을 과감히 행동으로 옮긴 이들의 이면에 그 바탕이 되었던 통합적 사고라는 사고방식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들은 성공을 위한 경주에서 같은 트랙을 헐떡이며 달리고 있는 우리들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조금 더 근본적인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여유와 소망을 주지 않을까 합니다. 아르키메데스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충분히 긴 지렛대와 서 있을 수 있는 자리만 있다면 지구를 들어 올릴 수도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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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험 - 바이오스피어 2, 2년 20분
제인 포인터 지음, 박범수 옮김 / 알마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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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 탐사선 피닉스가 화성 표면에 안착했다는 소식과 함께 실린, 피닉스가 전송해 온 사진을 보면, 화성의 표면은 언뜻 보기에 지구의 어느 황량한 벌판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만듭니다. 나무나 풀은 보이지 않고, 돌멩이가 섞인 울퉁불퉁한 대지가 끝없이 펼쳐지고 지평선 너머의 잿빛하늘은 다른 행성이라는 느낌보다는 우리가 자라면서 어디선가 한번쯤은 보았을 법한 풍경이었습니다. '인류가 다른 행성에서도 살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제일 가능성이 많은 첫 행성으로 언급되는 곳은 아마도 화성인 듯 합니다. 여러면에서 지구와 비슷한 점이 있고, 또한 거리도 크게 멀지 않다는(?) 장점도 있구요. 물론 가장 가까운 공전궤도를 가정한다고 하더라도 화성까지 갔다 오는데는 2-3년이 걸릴거라고 하니 아직까지는 상상속의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탐사선 피닉스가 오늘 보내온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그리 먼 미래의 상상은 아닐거라는, 아니 상상이라기보다는 가까운 미래의 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인간이 달에 발을 디딘 후로 아직까지 사람이 그 너머의 행성이나 위성에 가본 적은 없습니다. 물론 무인 탐사선으로 얻은 정보들은 있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달을 넘어 다른 곳에 간다는 것은 냉정히 생각해 보면 달에 간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더구나 다른 행성에 가서 산다고 하면 그것은 거기에 간다는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요. 달은 며칠간의 식량과 항해로 갈수 있겠지만, 화성에만 간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며칠이나 몇주가 아닌 6-8개월이 걸리고 왕복하려면 2-3년이라고 하니 그것은 곧 단순히 우주선과 우주복 등의 단순한 과학적 성과이상, 즉 지구밖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이라는 문제가 걸려 있는 훨씬 난해하고 복잡한 일일거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좀더 빠른 우주여행의 방법이나 비행선이 개발될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그런 진보와 함께 필요한 것이 지구밖의 환경에서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여건에 대한, 지속가능한 환경의 구축이 필수적인 부분의 하나가 될거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고, 더더구나 그러한 행성에서 인간이 살아간다고 가정한다면 몇 세대를 거쳐서라도 지속가능한 그런 환경이나 인공 생물권의 모델이 필요할거라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단순히 우주선을 타고 가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말하는 '바이오스피어 2'의 의미가 있다고 먼저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구라는 생태계와는 완전히 분리된 인공 생태계를 조성하고 -물론 모두가 차단된 것은 아니고 지구가 태양에서 에너지를 받아들이듯이 전력과 태양의 에너지는 외부에서 공급되고, 그리고 통신은 가능하게 설계되었습니다- 그 안에서 여덟 명의 사람이 자급자족하며 2년간을 생활하도록 설계된 바이오스피어 2는 아리조나의 사막 1.275헥타르의 면적에 다섯개의 야생 생물군계 (열대우림, 사바나, 사막, 습지, 대양)과 인간에 의해 변형된 생물군계 (인간 거주 구역과 집약 농업 구역)로 구성된 인공 생태계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각 생물군계에 적합하리라고 생각되는 동식물을 채집해서 실험구역들을 채우고 외부와는 완전히 밀폐된 상태에서 먹을 식량에서부터 숨쉴 산소농도의 유지, 이산화탄소 농도의 유지 등 지속가능한 그리고 자족적으로 생존가능한 환경에 대한 실험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목적은 다른 행성에서 생존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한 최소한의 생태계 구성을 위한 이상적인 결과물을 바라고 실시한 실험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러한 것들에서 파생된 것들은 현재의 지구와 우리가 사는 자연환경을 이해하고 그것들에 접근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물론 결과를 놓고 보면 처음 실시한 이 실험이 성공적인 것이었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점점 줄어드는 산소 농도와 불충분한 식량 생산량과 같은 심각한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고, 또 한가지 고립에 의해 발생하는 정서적, 심리적 문제점들도 결코 무시하지 못할 문제점으로 남겨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러한 문제들이 개선할 수 없는 것도 아니기에 다른 행성에서의 생존가능성에 대한 실험 혹은 생태학 연구 수단으로서의 바이오스피어 2의 의미가 퇴색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그리고 개선된 인공환경을 위한 첫걸음으로 그리고 인간이 다른 행성에서 산다는 낭만적인 꿈에 아마도 가장 현실적으로 접근한 첫 프로젝트로 기억되고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목과 책소개를 보며 처음에는 인공 생태계 -즉 다른 행성에서 지속적이고 생존가능한 환경단위-의 완벽한 구성을 위한 과학적인 접근과 분석을 기대하며  이 책을 처음 접했습니다. 과학서적이리라는 생각으로 대한 것이지요. 물론 책의 바탕이 되는 것은 바이오스피어 2의 그러한 측면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책 내용의 많은 부분은 그러한 과학적인 사실들과는 관계가 없는,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과정이나 바이오스피어 2가 건설되는 과정, 그리고 그 속에서 발생하는 사람들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그 기조는 인공생태계의 완성이라는 과학적인 목적을 가진 것이지만 책의 구성은 그런 과학적인 면에서의 기록이 아니라 바이오스피어 2의 역사라는 측면이나 그 안에서 2년을 견디어 내었던 저자의 자전적인 기록이라는 측면이 더 많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느낌이 바이오스피어 2를 읽기전에 기대했던 '다른 행성에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하는 호기심과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꺽지는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의 글을 통해서 이러한 실험이 개선되면 좀더 효율적이고 좀더 지속가능한 완벽에 다가선 환경을 구축해 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러한 것들에 대한 세세한 지식을 얻을 수 없어서 아쉬움이 많기는 하였습니다. 또한, 엄청난 자금을 들였지만, 공공이 아닌 개인의 투자로 이루어진 프로젝트이기에 지속되지 못하고 여러 문제점들을 노출하며 중단되어 버렸다는 점도 아쉬움을 남기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프로젝트가 국가가 나서서 시행했다면 훨씬 더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되었을텐데하는 아쉬움도 있구요. - 개인적인 희망사항일 뿐이겠지만 말입니다.

 물론 미국의 NASA나 다른 나라의 우주센터들이 추구하는 화성이나 다른 행성으로의 유인우주선에 의한 왕복이나 삶의 터전의 건설은 바이오스피어 2가 실현하고자 했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투자와 집념으로 시행된 이 프로젝트는 여전히 우주를 바라보면서 막연히 상상의 세계에 머물러 있을 다른 행성에 식민지(?)를 개척한다는 꿈에 대한 좀더 현실적인 시각을 제공해 주고, 또한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지구라는 수억년을 지속적으로 생명의 삶의 터전으로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는 바이오스피어 1에 대한 놀라움과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귀중한 실험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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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 그때가 더 행복했네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1
이호준 지음 / 다할미디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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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 사진속의 다랭이 논둑을, 하늘을 배경삼아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여 굽은 허리에 뒷짐을 지고 걸어가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내 삶에서 사라져 버렸던 옛 추억들을 다시금 퍼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책장 하나하나를 넘기면서, 이내 내 유년과 청소년기의 생활속에 오롯이 배어있는 잊었던 진한 삶의 향기를  다시금 맡아 보게 됩니다. 거기엔 땀냄새가 짙게 배어있고, 흙냄새와 자연의 냄새만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뿐이지만, 화장품의 은은한 향기나 향수의 도도한 내음과는 결코 바꿀 수 없는 너무도 소중한 것들임을 깨닫게 됩니다. 어느 순간 내 삶의 한 구석에서 나도 모르게 사라져 버리고, 그러던 어느 순간 내 기억에서 마저 한쪽 구석으로 내팽개쳐진, 그리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전혀 도움이라곤 되지 않을듯이 보였던 그것들이, 오늘 이책을 펼쳐들자 고스란히 마음속에 되살아납니다. 그리고는 보이지 않을땐 깨닫지 못했지만, 그것들이 어린시절 내 삶에 묵묵히 쌓여 내 삶의 근간이 되고 기둥이 되어서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든 소중한 것들임을 새삼스러이 알게 됩니다.   

 달 밝은 밤에 수박 한덩이 썰어 놓고 곁에는 모깃불을 놓고 친척들과 함께 둘러앉았던 원두막, 부모님의 손을 잡고 장터에 따라 나섰다가 호미며 낫을 고르는 틈에서 댕강거리며 쇠를 다듬던 대장장이와 시뻘겋게 달아오르는 화덕의 쇳덩어리를 신기하게 바라보았던 대장간, 시퍼렇던 보리밭과 보리된장국, 이웃이 빤히 들여다 보이던 돌담이나 흙담, 가을마다 새로 옷을 입곤하던 초가지붕과 굼벵이들, 봉숭아가 곱게 피던 장독대, 항상 헐렁거리던 검정 고무신과 어린 나를 갈 때마다 속을 썩히던 연탄, 방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신기하기 그지없던 재봉틀과 가끔씩 밥(?)주는 것을 잊어버려서 일을 멈추고 선잠을 자고는 하던 괘종시계, 밤을 밝히던 초롱불과 그 빛에 문에 일렁거리던 사람 그림자, 항상 변함없는 반찬과 보리밥이 담겨 있던 누런 양은 도시락 -겨울에는 차가워진 밥을 조각내어 몇번만에 먹나 친구들과 내기하던 기억도 있습니다-, 아버지를 따라 갔던 이발소의 높은 의자와 아이를 앉히던 판자,  그리고 무섭게 생긴 면도날을 가죽에 갈아 뒷마무리를 하던 이발사 아저씨, 어른들은 잘도 하는데 어린 나는 아무리 해도 알곡이 골라지질 않던 키질, 심부름으로 주전자에 받아오던 막걸리를 오는 길에 슬쩍 한모금 했던 기억, 맨날 입석 밖에 타본 적이 없는 완행열차와 시골역의 나무의자, 음악시간을 그래도 음악시간답게 만들어 주었던 풍금, 1년에  한번 가기도 힘들었던 시골극장의 퀘퀘한 내음, 유난히 사납게 달려들어서 항상 쇠줄에 묶여 있던 조그마한 누렁이, 짚으로 정성스럽게 싼 달걀꾸러미.... 저자가 사진에 담고 글로 말한 것들이 모양새는 약간씩 다르지만 그것들이 곧 내가 살고 내 가족이 살고 나의 친구들과 이웃들이 살던 모습이었습니다. 이제는 모두 지나간 것들, 추억속의 것들이 되어버렸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저자가 말한 것처럼 지금보다도 '그때가 더 행복했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잊고 지내던 내 뿌리의 한쪽끝에 다시금 맞닿은 그러한 감상때문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보다는 더 불편하고 배를 곯던 시절이긴 하였지만 말입니다.

 책속에 담긴 이야기와 사진들을 보며, 다시금 그 시절을 떠올리며 감회에 젖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그가 지금은 어떤 사정에 처해 있든지, 마음 한구석은 참으로 따뜻해지고, 위로를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바로 우리자신들이 웃고 울고, 서로 돕고 나누던 삶이, 저자의 맛갈스러운 글과 사진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의 삶의 어느 순간에 있었을 법한 이야기들 속에 담긴 사라지고 잊혀져 간 것들은 곧 우리가 살던 과거의 분신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구요..... 그리고 문득 떠오르는 엉뚱한 생각 하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지금의 여러가지 것들이 그들이 자라서 되돌아볼 때 쯤이면 지금 내가 아쉬워하는 것들과 같은 모습의 것들이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닌텐도 게임과 아파트, 컴퓨터와 여러 장난감, KTX 기차와 고속도로를 달리던 버스들마저도 아이들이 자라서 되돌아보게 되는 그때는 우리가 지금 기억하는 원두막이나 초가집, 완행열차 등과 같은 마음이 듬뿍담긴 사라져가는 것들이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엉뚱함이 마음속을 비집고 들어옵니다. 결국 시간의 흐름속에서 우리세대의 과거는 아이들에겐 잘 알지못하는 옛날 이야기가 되고,  우리에겐 지금 현대적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아이들의 미래에는 사라져가는 아쉬운 것이 되고 그들의 아이들에게는 또 알지 못하는 과거가 되는 것은 아닐는지.... 그런 의미에서는 아이들에게 그것들을 다 남겨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너무 아쉬워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닐는지.... 어찌되었든 내 아이들이 다 알아주지 못하더라도 그것들이 내 마음속에 남아서 내 삶을 살찌우는 것만으로도 난 이리 행복하답니다. 이리 그것들을 잊지 않게 되새겨준 사람이 있고, 책이 있고, 또한 행복을 퍼올릴수 있는 행복한 기억들이 남아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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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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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은 인간이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가는가를 가르친다. -윌리엄 포크너

 ... 문학은 삶의 용기를, 사랑을, 인간다운 삶을 가르친다. 문학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치열한 삶을, 그들의 투쟁을, 그리고 그들의 승리를 나는 배우고 가르쳤다. 문학의 힘이 단지 허상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도 나는 다시 일어날 것이다.

 작가가 유방암이 경추에 전이된 뒤에, 이 책의 바탕이 된 신문 칼럼 게재를 접으며 쓴, 마지막 글 "문학의 힘" 중 일부 내용입니다. 앞의 여러 글들을 통해 보이던 진지하지만 결코 무겁지 않게 자신의 문학속에서의 여정을 기록해오던 작가가, 비장함마저 느껴지는 어투로 문학의 의미를 되뇌이며 그러한 의미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고 다짐하는 모습속에, 바로 자신의 글들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모두가 담겨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문에 해당하는 첫머리의 <작가의 말>을 '같이 놀래?'라는 파격적(?)으로 느껴지는 제목으로 시작한 저자는, 3년간 중앙 일간지의 북칼럼에 실었던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숨겨놓은 보석을 하나씩 꺼내 보듯, 일생 동안 내안에 쌓인 책들을 하나씩 꺼내면서 새로운 감회에 젖었고, 위대한 작가들의 재능에 다시 한 번 감탄하며 고맙고 행복했'던 시간의 기록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또한 칼럼을 통해서 독자들을 만나는 시간이, 독자들과 문학을 통해서 '슬퍼도 또는 상처받아도 서로를 위로하며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는가'를 추구할 줄 아는 인간의 아름다움을 나누는 시간이었고, 친구들을 향해 스스럼없이 '같이 놀래?'하며 손내미는 어린아이의 마음처럼 순전한 손 내밈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문학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문학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대답했다는 어느 학생처럼, 작가 자신이 일평생을 문학의 숲을 거닐며 얻은 '향기로운 열매를 향유하고 이 세상이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믿음'을 나누고자 했던 초대 글이고, 누군가 '문학의 숲에서 사랑을 만나고 길을 찾'고, '더욱 굳건하게 살아갈 희망과 용기를 얻'기를 바라는 바람과, 서로에게 '화합의 손을 내미는 더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는 소망까지도 함께 담은, 진정 문학이 우리 삶에 주는 의미를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한 선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함께 아름다운 숲속을 거닌다고 하더라도 숲에서 나올때면 서로가 다른 느낌과 감상을 지닐 겁니다. 어떤 이는 작은 것에도 아름다움을 느끼겠지만, 어떤 이는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공기가 맑고 신선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또 어떤 이는 칙칙한 숲의 향기가 맘에 걸려노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도시에서 못보던 벌레며 곤충들을 신기해 하는 이도 있겠지만, 또 그것들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문학의 숲에서도 역시나 그러한 모습은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어떤 이는 숲 근처까지는 갔지만 깊숙이 들어가지는 못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이는 아예 멀리서 숲을 바라보고만 서 있을 수도 있겠고, 숲속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이내 길을 잃고 헤매는 이도 있을 것이고, 조그만 오솔길 하나 따라갔다 돌아와서는 여행을 마쳤노라고 하는 이도 있겠지요. 물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그 숲을 거닐며 많은 것들을 얻어오는 이도 있을거구요. 분명 정답은 없는 길이지만, 이해하고 삶에 새기는 깊이의 차이는 있는 길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책은 문학의 숲을 자유로이 드나들며 자신만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해를 만들어낸 사람의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알려진 문학작품의 소개나 유명작가의 삶의 일화를 소개하는 정도의 산책길이 아니라, 작가 자신이 문학을 매개로 자신의 삶속에서 함께 뒹굴고 살을 맞대며 문학작품과 작가들과 살아온 이야기, 그러한 과정에서 문학과 함께 자신의 삶이 그려온 궤적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제목을 보면서 문학작품을 소개하는 글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하였지만, 이내 '숲을 거닐다'고 시적으로 표현한 제목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고나 할까요. 우리가 숲속에 들어가면 나무 하나, 풀 한포기에 관심을 주기도 하지만,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심호흡도 하고, 기지개도 펴고,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태양과 푸른 하늘을 감상하기도 하고, 메아리를 듣기 위해서 '야호'하고 소리도 한번 질러 보듯이, 작가가 문학의 숲속을 거닐며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하고 이해하고 느꼈던 문학에 대한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문학작품을 소개한 소개서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 비친 문학을 정갈하게 그려낸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책장을 넘기노라면, 작가의 바람처럼, 책 하나하나가 자신에게 소중했던 만큼, 그 소중함을 독자들에게도 전하려는 간절함과, 현학적인 분석보다는 그 작품이 자신의 마음에 어떻게 와 닿았는지, 어떤 감동을 주었고, 자신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했는지를 알리고자 하는 저자의 진심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은 오로지 작가의 노력과 능력으로 돌려도 될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을 하는 햇수가 쌓여 가면서, 시나 문학작품으로 향하는 손길이 갈수록 인색해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좀더 현실적이고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들에 먼저 손이 가고, 열중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머리를 식힌다는 불순(?)한 의도로 책장속에 있던 이 책을 다시 집어들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작가는 문학의 숲에서 같이 놀아보자고 속삭이고 있습니다. 내가 현실적이라고 생각하고 더 풍요롭기 위해서 얻으려고 발버둥치는 것들이 실은 그 숲속에 고스란히 숨겨진 것이라고, 그 보다 더 의미있고 풍요롭고 현실적인 살아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말입니다. 부디 앞으로는 시간이나 삶에 쫓기지 말고, 지혜롭게 이 숲속을 거닐며, 작가가 말한 치열한 삶과 투쟁과 승리, 그리고 사랑과 용기와 인간다운 삶을 느끼고 배울 수 있기를 바라는 소망을 마음 한구석에라도 품어봅니다. 이 시간이 순수했던 시절의 허상이 아닌, 오늘 현실속의 삶의 도구로서의 문학이, 내 품에 다시 안겨 돌아온 시간이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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