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섯 살이 되면
프레드 엡스타인·조수아 호르비츠 지음, 이경남 옮김 / 한언출판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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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인 프레드 엡스타인 박사는 소아외과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서, 어린 환자들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열정으로, 자신의 생애의 대부분을 소아종양환자를 치료하고, 더 나은 새로운 치료법들을 개발하고 시도하며 보낸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의 바탕이 된 소아환자들의 이야기는 그의 이러한 경력이나 업적 때문에 씌여진 것은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그가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해 심각한 뇌출혈을 입고, 한달여의 기나긴 혼수 상태를 이겨내고, 과거에는 자신이 치료했던 바로 그 어린이들이 자신의 눈앞에서 의연하게 어려움과 고통을 이겨내며 전진하는 모습을 보이곤 하던 그러한 재활치료 과정에서 씌여진 것입니다. 그의 경험에 더하여 인생에 대한 깨달음, 그리고 자신이 치료하며 살폈던 아이들이 이제는 자신의 삶에 희망과 용기를 주는 치료자가 되어주고 있다는 깨달음에 이른 뒤에 씌여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환자들에 대해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온전히 그들의 아픔과 절망, 눈물과 웃음과 희망까지도 보듬어주는 넉넉한 치료자로서의 그의 모습을 느끼게 됩니다. 이제는 몸으로는 이미 예전의 프레드 엡스타인이 아니지만, 자신의 일생과 그 일생에 보태졌던 소아 환자들과의 관계속에서 더 큰 용기와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고, 삶의 의미와 가치를 누릴 수 있는 마음의 소유자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아마 그러한 이야기가 그가 진정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가 다섯 살이 되면요, 두발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거예요.' 저자가 25년전, 지금과 비교하면 열악하기 짝이 없는 환경에서 치료하던 나오미라는 아이가 수술후에 힘겹게 몸을 가누며 침대에서 일어나서 저자에게 처음 한 말입니다. 당시 나오미는 네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두개의 뇌동맥에 싸여있는 종양이 있었고, 그 두개의 동맥중 하나가 터져서 혼수상태로 병원에 실려 온 상태에서 수술을 받은 것입니다. 물론 그리 말하는 나오미를 보면서 저자는 그가 내일도 이리 살아있을지 확신하지 못하지만 나오미는 매일 저자에게 다섯 살이 되면 하고 싶은 새로운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내가 다섯 살이 되면요..... 틱택도 게임에서 오빠를 이길 거예요./..... 운동화 끈을 두 겹으로 묶는 법을 배울 거예요!/..... 나도 오빠처럼 만화책을 읽을 거예요./..... 줄넘기를 배울 거예요. 뒤로 넘는 법도요.' 매일 회진 온 저자를 보고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나오미는 그리 자신의 소망을 말하였습니다. 비록 어린이라도 느낄 법한 생명의 위험속에서도 그렇게 '긍정적인 다짐과 희망적인 결심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얼마나 소중한 자산이 되는지'를,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그러한 장애물을 뛰어넘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해 가는지를 저자의 눈앞에서 가르치고 보여 준 것입니다. 여기에 이어지는 많은 소아 환자들의 이야기는 이러한 깨달음과 믿음의 연장입니다. 아이들에게 숨겨진 무한한 용기와 희망, 회복력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니까요....

 또 한가지 책속 이야기중에 언급하고 싶은 환자 이야기는 크리스 램버트라는 악성 뇌종양으로 수술과 화학요법을 반복하였지만, 결국은 생명을 구할 수 없었던 아이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나오미에게서 어떠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어린 환자들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를 발견한 저자가, 각고의 노력으로 성공과 명예를 얻어가며, 그것들의 달콤함에 취하고 오만해지던 순간에 크리스의 어머니에게서 날아온 편지가 있었습니다. 크리스가 죽기 2주전에 썼던 시가 적힌 편지였는데, 거기에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 죽음이 가까이 왔습니다. / 누구라도 상관없습니다. 이렇게 간절히 애원합니다. / 따뜻한 손으로 떨리는 제 손을 잡아 주세요......' 크리스를 살리기 위해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 보았던 저자는 그 편지 앞에서 자신은 그 아이를 놓쳤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아이는 사랑을 필요했던 것이었는데, 나는 그걸 몰랐습니다...... 나는 그때 애타게 나를 부르는 크리스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몹시 후회했지만 때가 너무 늦었습니다. 그 동안 수많은 아이들이 나의 사랑을 필요로 할 때 나는 얼마나 많이 귀를 막고 있었을까요?' 완벽한 의학 기술자가 되기 위해 앞으로만 달려왔던 자신에 대한 깊은 반성의 순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많은 아이들에게 훌륭한 의술을 가진 능력있는 의사가 필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환자를 살린다는 것은 그보다 더 깊은 의미가 담긴 심오한 일이라는 자각을 한 것이지요. 아마도 이러한 자각은 저자와 같은 의사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사람에 대한 애정과 손내밀어 잡아 줄수 있는 따뜻함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저자가 자신이 다루었던 환자들과 동일한 과정을 거치며 회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어린 환자들을 생각하며 쓴 것들입니다. 삶을 성찰할 수 있는 여정 속에서 씌여진 이야기들 속에는 어린 아이들을 통해서 깨달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손길, 내일을 걱정하지 않고 오늘을 충실하게 사는 지혜, 두려움에 과감히 맞서는 진정한 용기, 희망을 꿈꾸게 하는 우리 안의 기적, 마음속에 숨어 있는 위대한 의지, 그리고 죽음과 눈물 속에서 피어나는 끝없는 사랑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저자의 어린 환자들에 대한 감탄과 찬사는 일차적으로는 자신의 처지에서 스승이 되어 준 아이들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라고 해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그에 더하여 독자들에게는, 역경을 이겨내고 위대한 용기와 희망이 담긴 삶이 무엇인가를 보여 준 어린이들의 지칠 줄 모르는 삶에 대한 의지와 회복력에 대한 진솔한 나눔에의 초대가 아닐까 합니다. 저자의 긴 이야기는, 갈수록 현실적이 되고 자기 능력에 대한 벽을 쌓아가는 어른들에게 자신의 질병 앞에서 용감하고 당당했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리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일곱 번 넘어졌다면, 여덟 번 일어나세요!' 그러면 다섯살이 될 수 있을 거예요. 나오미가 그랬던 것처럼.....

두려움을 모르는 것은 용기가 아니다. 용기는 두려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판단하는 일이다

-Ambrose Red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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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지 못한 비즈니스 명저 8
시부이 마호 지음, 황혜숙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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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xt Society>, <좋은 기업을 넘어서 위대한 기업으로>, <블루오션 전략>, <The Goal>, <행동경제학>, <웹 진화론>,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라>, 그리고 <부의 미래>. 저자가 꼽고 있는 비지니스 명저 8권의 이름입니다. 한두 권은 얼핏 들어본 책이라는 생각이 들고, 나머지는 귀에 박히도록 훌륭하다라는 소리를 들어왔던 책입니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아쉽고 부끄럽게도 어느 한권 끝까지 읽지 못했고, 두 권은 지금도 머리맡 책장에 꽂혀 있지만 서문만 읽은 채 언젠가는 읽으리라는 원대한 포부만을 간직한 채 먼지가 쌓여가고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그러한 마음의 원함은 있었지만 이루지 못한 현실이, 아마도 가볍게 8권의 명저의 내용을 읽고 이해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이 책의 유혹에 귀가 솔깃한 이유가 되겠습니다.  원작들을 읽지는 못했지만, 이런 해설서(?) 비슷한 류의 책을 통해서라도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 책을 손에 쥐고 먼저 읽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각 8권에 대한 저자의 이해와 설명은 단순하게 책을 요약했다기 보다는 저자가 나름대로 세밀하게 읽고, 자신의 이해를 바탕으로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저자의 방식으로 쉽고 간결하게 풀어낸 것이라고 해야겠습니다. 단순한 요약집과는 다르다는 이야기지요. 그래서 저자는 8권이 저서가 다루고 있는 방대한 이야기에 대한 것들보다는 각 책들이 지니고 있는 중요한 개념과 식견들을 간추려 내고 거기에 독자들이 좀더 쉽게 이해하도록 살을 붙여 나가고 있습니다. <Next Society>에서는 미래사회가 지식기반의 사회가 될 것이라는 통찰하에 인구 구조의 변화, 노동력의 변화, 그리고 제조업의 지위 변화를 근간으로 사회변화를 탐색하고, 지식근로자와 지식사회의 기업의 변화는 어떻게 이루질 것인가, 그리고 지식사회에서의 경영자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기업을 넘어서 위대한 기업으로>은 단순히 좋은 기업을 넘어서 도약한 기업들의 공통조건을 찾아서 관성법칙, 단계5의 경영자, 고슴도치 컨셉 등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고, <블루오션 전략>에서는 블루오션 전략의 개념에서 시작하여, 가치혁신이라는 토대, 분석적 툴과 프레임 워크에 대한 개념들을 설명하고 지속가능한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The Goal>에서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 물리적 제약, 시장적 제약, 방침적 제약 조건을 찾아내고 관리하는 5단계 시스템 및 이에 대한 평가  지표로 이용되는 스루풋(throughput) 회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요즈음 각광을 받고 있는 행동경제학의 발전과 전통경제학이 말하는 물질적 만족에 감정적인 쾌락까지를 반영하고자 하는 여러 시도와 기본적인 개념들에 대해서 말하고 있고, <웹 진화론>에서는 치프(cheap) 혁명, 불특정 다수 무한대, 총 표현사회, 대규모 협업, 롱테일, API 공개 등 6가지 핵심워드를 통한 웹 2.0으로의 변화라는 의미의 설명과 웹 2.0과 가장 어울리는 기업 구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라>에서는 세계 인구의 2/3를 차지하는 저소득층 시장의 가능성과 의미, 저소득층 시장에 접근하기 위한 12가지 혁신 원칙, 지속가능한 시장활동을 위한 거래 원칙 등에 대한 내용들을 이야기하고, <부의 미래>에서는 농업사회, 공업사회를 거쳐 이미 시작된 제3의 물결로 일컬어지는 지식사회에서 부의 개념, 특히 금전경제에 대비되는 비금전 경제의 확대, 그리고 무형자산의 확대로 인한 자본주의의 변화 예측까지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너무 간결하게(?) 요약되고 정리된 감은 있지만, 두껍고 어렵다는 선입견에 먼저 질려 미처 읽어내지 못했던 8권의 책들의 내용을 저자는 이리 쉽게 풀어내고, 또한 자신이 이해한 것을 어렵지 않게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조금 교만한(?) 또는 잘난체(?) 하기 좋아하고 입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만 읽고도 8가지 책을 모두 읽어낸 듯 풀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할만큼 일목요연하고 간결하게 정리해 주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게 중요한 것은 그러한 이해를 넘어서 다시 한번 그 책들에 대한 읽고자 하는 욕심과 도전의식을 심어 준 것에 있지 않을까 합니다. 8권의 책들이 저자가 다르고 씌여진 장소와 시기가 다르기는 하지만, 그 핵심 내용에 있어서는 서로 일맥상통하는 현재와 미래사회를 꿰뚫는 일관성과 통찰력을 지니고 있다는 면에서, 그 책들이 왜 그리 많이 익히고 중요한지, 그리고 그 책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하게 해 주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내게 없는 6권의 책을 찾아 인터넷 서점으로 날아(?) 갑니다. 쌔앵~~~ 이번에는 기어코 읽어줄거다^^...... 책꽂이에 있는 두 권부터 읽어주는 것이 순서일 듯 하긴 한데...... 이번에도 마음이 앞서 가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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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명화 못생긴 명화 1 - 인물
박수현.이미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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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제목과 내용을 보면서 <잘생긴 그림>은 보기에 좋은 그림, 그리고 많은 평범한 이들 대부분이 '와! 잘 그렸네!!!' 라고 감탄할 만한 그림이라는 사실에는 동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불명예스럽게(?) <못생긴 그림>이라고 뽑힌 명화들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하게 됩니다. 전문적인 화가들이 보기에는 미술사의 한 획을 그었을 작품들도 함께 담겨 있지만, 보이는 대로 느끼고 보는 일반인들의 눈에는 생소하고 못생겨 보이는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니, 이것을 아이와 함께 보면서 뭐라고  말하면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것이 될 것인가를 잠시 고민한 것이지요. 그리고 찾은 생각은...... 마음에 닿은 그림, 즉 마음으로 보고 느껴서 그린 그림이라는 것인데, 어찌 조금이나마 그럴듯한 면을 담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책머리에'에 소개된 <잘생긴 명화 못생긴 명화 맛보기>에 소개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페르난도 보테르의 '12세의 모나리자'라는 패러디 그림과 그에 대한 설명을 읽고나면, 그림에 대한 우리의 눈이 어찌 달라지고, 또한 대상을 느끼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법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분명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훨씬 실물과 비슷하게 그리고 현실에 가깝게 표현한 그림이지만 보테르의 뚱뚱한 모나리자는 그의 독톡한 시각과 표현형식으로 세상을 거꾸어 뒤집어보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똑특함을 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그래서 책 제목이 말하는 '잘생긴'이나 '못생긴'이라는 말은 눈에 보기에 그리 보이는 것이라는 말이지, 그림들이 더 잘 그려졌고 아니고의 문제는 아니겠지요. 잘생긴 그림에는 잘생긴대로의 감동과 느낌이 묻어 나지만, 못생긴 그림은 작가가 대상을 보고 마음이 합당하게 가는대로 그린 것이겠기에, 여유를 가지고 들여다 본다면 훨씬 많은 것들을 묻고 느낄 수 있는 그림들이라는 생각입니다. 

 책의 형식은 주제에 따라 40편의 인물을 그린 그림을, 잘생긴 그림과 못생긴 그림으로 대비시켜서, 각각의 그림에 대한 소재와 그림을 그리는 방식에 대한 설명, 그리고 화가에 대한 간단한 약력 등과 함께 소개하는 모양새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잘생긴 그림은 현실이나 실물과 거의 비슷하게 그린 그림들이고, 못생긴 그림은 현실감보다는 그린 이의 느낌이나 감성이 더 짙게 묻어나는 개성있는 그림들이지요. 아마 아이들의 시선에서 본다면 잘 생긴 그림들은 '정말 잘 그렸다'고 찬사를 받은 만한 것들이고, 못생긴 그림들은 '나도 그릴 수 있겠네, 뭐!' 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더 진보한 그림은 아마도 못생긴 그림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은 나 자신도 두 그림들 중 어느 것 하나를 주겠다고 한다면, 두세 작품을 제외하고는 예외없이 잘생긴 그림을 고를겠지만, 아마도 그 정도가 일반인의 눈과 감성이 지닌 한계이겠지요.^^

 이 책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잘생긴 그림 뿐만이 아니라 못생긴 그림에 대해서도 그 의미를 새겨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어렸을 때는 잘생긴 그림으로 만족하더라도 나이가 들고 세상을 보는 눈이 커질수록 못생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그러한 마음의 깊이도 같이 갖추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건 아마도 아이가 그만큼 자랐다는 의미이기도 할테니까요...... 못생긴 그림의 화가들이 깨뜨린 잘생긴 그림에 담긴 편견의 틀을 우리 아이들도 깨뜨리고, 훨씬 자유롭고 독특한 개성을 담은 그림을 그리고 인생을 그리며 살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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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가 뿔났다
모리스 글라이츠만 지음, 이정아 옮김 / 키움미디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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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의미가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신의 섭리를 생각한다면, 그리고 그러한 섭리를 믿고 사는 존재들에게는 감동스럽게 다가갈 이 말에 대해서, 전혀 그렇지 않은 듯 행동하는 존재를 지적한다면..... 그 제일 앞에 이름을 들이댈 존재는 아마도 인간(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호주의 사탕수수두꺼비들의 수난을 주제 삼아 씌여진 이 동화에서도 인간은 그러한 존재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필요에 의해서 농장의 골치거리인 사탕수수딱정벌레를 퇴치하기 위해 남미에서 들여온 사탕수수두꺼비가 별다른 천적이 없이 번식하여 골칫거리가 되어버린 현실에서, 도로에서 인간들의 차바퀴에 아무런 보호조치없이 납작하게 깔려죽는 두꺼비들의 모습에, 자연의 질서와 생명있는 것들에 대해서 사람들이 어떠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극명한 모습이 겹쳐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그러한 인간들의 태도를 자신들을 미워한다고 생각하는 두꺼비 림피의, 종족들의 생존과 화해(?)를 위한 모험에서 시작됩니다.

  한쪽 다리를 다쳐 절뚝거리는 두꺼비 림피는 날이면 날마다 자동차 바퀴에 깔려 납작하게 죽임을 당하는 사촌들의 죽음을 목격하는 가운데 '왜 사람들은 우리를 미워할까?'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현실가운데 자신의 동족의 생존을 위해서는 사람들과의 화해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서 과감히 모험에 나섭니다. 사람들이 더 이상 두꺼비들을 미워하지 않고, 무시무시한 바퀴로 뭉개지 않고 피해가며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즉 두꺼비들이 생존의 위협을 당하지 않고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선 것입니다. 따가운 햇살과 수시간 동안이나 트럭의 한쪽에 매달려 다니면서도 오직 그러한 방법을 찾기 위해서 참고, 또한 스스로를 격려하며 모험을 계속합니다. 림피가 처음 생각한 것은, 동물원에서 동물들을 귀여워하는 사람들을 보고서는 나비를 흉내내는 것이었지만 인간들은 그를 향해 돌멩이를 들고 달려오는 것으로 보답을 해 줍니다. 중간에 올림픽에 참가한 소녀를 만나 도움을 받기도 하고, 다른 곤충들의 정보를 통해 올림픽 마스코트가 되는 것이 인간들과 화해하고 사랑받고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결국 못생긴 두꺼비들이 그러한 마스코트가 될 수 없음을, 그리고 인간들은 결코 그런 두꺼비들과 화해할 생각이 없음을 철저하게 배우는 기회가 될 뿐입니다. 또한 인간들의 올림픽에 착안하여 동물들의 올림픽을 생각해 내고, 벼룩이 높이뛰기를 잘하고, 캥거루가 멀리뛰기나 삼단뛰기를 잘 하듯이, 두꺼비들이 잘하는 종목을 찾아내서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노력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다른 곤충과 동물들까지 림피와 두꺼비들이 너무 못생겼다고 외면해 버립니다. 모처럼 노력의 결과로 찾아낸 아이디어와 자신들의 특기인 장대높이뛰기를 위한 시도가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림피의 생존을 위한, 희망을 찾아나선 모험에는 절망만 남은 듯이 보입니다..........

  절망만을 안고 무리에게 돌아온 림피..... 장대를 이용하여 차가 오가는 길에서도 치이지 않고 안전하게 도로를 건너는 방법을 가르치던 림피는 스스로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해 가려고 노력하는 어린 두꺼비와 이야기를 통해서, 두꺼비들의 희망은 처음에 자신이 생각하였듯이 자신들의 외부에 있는 것-외부에서 두꺼비들에게 쥐어주는 것-이 아니고, 자신들 안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자신들의 희망은 다른 대륙에서 무리하게 들여와서 무책임하게 내버려둔 인간들에게 책임을 따지는 것도, 인간들에게 의지해서 순쉽게 안락함을 얻는 것도 아닌, 생존을 위해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자신들의 땀과 노력안에 희망도 함께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지요. 림피 자신이 인간들을 찾아나섰던 무모해 보이는 모험, 동물들과 열기로 했다가 외면당한 동물 올림픽의 무산, 골리앗과 같은 무력으로 맞서 보려던 어리석은 용기들..... 그러한 노력이나 시도가 다 물거품이 되었지만, 결국 그러한 시도 가운데 장대를 이용해서 차에 치이지 않고 길을 건널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자신처럼, 용감하고 어린 두꺼비들이 계속해서 더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 나서는 모험과 불굴의 정신 속에 사탕수수두꺼비들의 내일이 담겨 있다는 깨달음이겠지요.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의미가 있다.' 이상주의자들이나 힘없는 존재들이 모든 것을 힘으로 해결하려는 먹이 사슬의 윗쪽에 존재하는 포식자들에게 하는 힘없는 하소연 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절뚝이는 두꺼비 림피의 모험과 깨달음을 통해서, 우리 안에 희망과 꿈이 자라고 있는 한은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의 이웃들의 존재와 삶 속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러한 의미는 남이 찾아주거나 남이 우리에게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노력하여 찾아가는데 있다는 진실을 알려 주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세상의 모든 림피들에게......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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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프로의 재무제표 분석법
카츠마 카즈요 지음, 이성현 옮김 / 지상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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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미들이 팔면 주가가 상승한다.' 우스개같지만 진실을 담은 증시 격언 중의 하나입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절감하면서도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아마도 자신에게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 또는 자신은 다른 개인투자자와 다를 것이라는 자만심 등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 모든 것이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뿐이라는 것이 자명하겠지요. 자금과 정보력, 그리고 전문적인 분석과 예측 능력 등에서 결코 기관과 외국인들을 능가할 수 없는 개인이 명분상(?)으로만 공개된 시장일 뿐인 주식시장에서 그들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리는 것이 모순이겠지요. 그러한 실상의 표현이 '돈을 버는 개인 투자자는 10% 내외이고, 40%는 그나마 수익과 손실의 경계에서 왔다갔다하고, 나머지 50% 이상은 호황에도 손실을 보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일 듯 합니다. 모든 개인들이 10% 안에 드는 꿈을 꾸며 직접투자에 뛰어 들겠지만, 현실은 90%의 절망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나마 10% 안에 들기위한 노력을 강조한다면 어떤 수퍼개미가 말했던 '공부하라!'는 것이 아닐는지.....

 많은 성공한 개인 투자자들은 단타위주의 매매를 하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할 종목을 골라서 보유하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좀더 현명한 사람들은 직접투자를 하지 말고, 펀드 등의 간접투자를 할 것을 권합니다. 하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갈수록 저축의 매력이 떨어지고, 부동산의 가치도 회의적인 말을 많이 듣는 이때, 투자로서의 주식시장에 대한 매력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 부모의 세대가 저축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분명 투자의 시대랄 수 있는데, 그 매력적인 시장앞에서 잠잠하기가 어려운 일이지요. 그렇다면 워렌 버핏을 닮든지, 시골의사를 닮든지, 아니면 다른 수퍼개미들에게 배우든지.... 잃지 않고 버는 방법을 익혀야 할텐데..... 라는 생각에 그나마 시간을 들여 이책 저책을 뒤적이게 되고, 마음이 급한 사람은 먼저 시장에 뛰어들고 보겠지요. 그리고 결과는.... 앞에서 말한 50%의 절망과 40%의 낙망이 아닐는지......

 기업의 재무제표에 대한 분석법을 담은 이 책은 그런 절망과 낙망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90%에 이르는 개미들에게 무엇을 공부할 것인지, 그리고 주식시장이라는 전장에 나서기 전에 나름대로 어떤 칼을 갈고 나갈 것인지에 대한 한 가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라는 말을 쓴 것은 이것이 성공의 확률은 높여 주겠지만 도깨비 방망이는 아닐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 있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제대로 분석하고, 다른 동종 기업과 비교하고, 그 안에 있는 허풍과 진실을 골라내고, 자신만의 안목으로 미래까지 예측하여 투자하는 방식은 아마도 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한 방식이 모든 투자자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버핏의 가치투자와도 일맥상통하는 방식일 듯 하구요. 또한 내용에서 저자는 단순히 재무제표를 구성하고 있는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 현금 흐름표의 각 내용에 대한 단순한 설명만을 나열한 것이 아니고, 그것들을 통하여 그 안에 담긴 내용을 유기적으로 파악하는 방식들을 설명하여, 각 기업의 숨기고 싶은 의도와 부족함을 볼 수 있는 안목에까지 이를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즉 단순한 서류상의 영업이익이니, 순이익이 등의 수치에 현혹되지 않고, 그러한 수치가 정상적인 것인지 믿을만한 것인지, 아니면 회계상의 술수(?)를 통해서 교묘하게 조작된 흔적이 있는 것인지 냉정하게 따져볼 수 있는 방식을 소개하고 있고, 또한 암호같이 보이는 그러한 서류상의 다양한 항목에 대한 설명과 의미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줍니다. 물론 그러한 안목을 얻고 이해에 이르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하는 것은 기본이겠지요.

 이 책에 대한 가장 큰 아쉬움이라면, 저자가 일본인이라서 일본의 회계기준에 의거한 서술들이라는 점, 그래서 우리나라의 회계방식과 다른 점이 분명 있을텐데-이 부분은 전공분야가 아니라서 정확하게 지적할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에 대한 각주나 역주를 통한 세세한 설명이 없는 점입니다. 책의 기본적인 의미와 내용은 물론 크게 변하지 않겠지만, 좀더 세심한 기획이라면 그러한 부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지닌 사람의 감수라도 거쳤더라면 하는 생각을 책을 읽는 중간중간 하게 되었던 것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그러한 아쉬움이 있더라도 저자가 말하는 재무제표의 분석을 통한 성실하고 유망한 기업을 골라 투자한다는 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배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해 주는 책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주식시장을 동경(?)하는 많은 개인들이 최소한의 기본을 소홀히 하고, 무모하게 주식시장이라는 강호로 서둘러 나서지 않았으면 합니다. 찾아보면 이 책과 같이 가슴에 품고 갈 비장의 무기를 담은 책들이 있을터이니, 그러한 칼과 무기 한두개 쯤은 품에 품고 가야하지 않을까 합니다.....정말 가고 싶다면 말입니다..... 모두가 성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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