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화해를 희망하며

최근 제 작품에 제기된 표절시비 사태에 대해 제 소설을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의 심경을 혼란스럽게 한 점,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 진작에 이 점에 대해 저의 입장을 피력하고 싶었으나 일부만 인용이 되는 기사문의 경우, 오히려 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것 같아 고민하던 중 전문(全文)을 밝힐 수 있는 지면에 그 동안의 경위와 작가로서의 제 입장을 진지하고 진솔하게 밝히고 싶었습니다.

2005년 1월경 저 자신의 오진 판단의 체험에서 우러난 삶의 비의 문제에 주제의식을 갖고 청탁소설을 구상, 집필하고 있던 중 박경철씨의 글을 인터넷에서 ‘퍼온 글’이라는 형태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갓 태어난 아기가 생사의 갈림길에 선 이야기는 특이한 의학적 사례로 여겨져 작년 봄, 오진의 상황에서 죽음을 가정해 봤던 제 실제 상황과 연결되어 너무나도 강렬하게 문학적 아이디어로 떠올라 제 소설에 부분적인 에피소드로 소설화하게 되었습니다. 사일로 시술 부분은, 그후 인터넷에서 복벽 결손증에 관한 다른 지식을 찾아보았으나 별다른 자료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 시술이 전문적인 임상처치라 생각했고, 그렇다면 이런 경우 실제의 임상처치도 별반 차이가 없을 거란 생각에 그 용어만큼은 의학적 기술 또는 백과사전적 지식이라 여겨 의학적 용어로서 제 소설 ‘봉인’에 사실적으로 인용하게 된 것입니다.
 
 제 소설 ‘봉인’이 발표된 것은 박경철씨의 수필집 <아름다운 동행>의 발행 이전인 2005년 2월, <세계의 문학> 봄호였습니다. 집필 당시엔 출처를 알 수 없어 양해를 구할 수 없었던 그 글이 우연히 박경철씨가 운영하는 “시골의사 블로그”의 ‘유서’라는 글에서 나온 것이란 걸 알게 된 4월 16일, 그의 이메일 주소로 양해와 답을 구하는 메일을 보내고 이후 며칠 연달아 두 번의 쪽지를 보냈습니다. 저는 수신확인이 된 상태에서 답이 없는지라 양해가 된 줄로 알았고 당시는 제 책 “꽃게무덤”의 인쇄시점이라 4월 25일 책은 곧바로 발행되었습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10월 29일 박경철씨가 <문학동네> 출판사로 문제제기를 했고, 저는 바로 박경철씨께 전화를 드려 소재출처를 밝히지 못한 점을 사과하고 다음 쇄를 찍을 때 글의 작가 후기에 부분차용의 사실을 인정하고 그 출처를 밝히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박경철씨는 이 문제는 작가의 양심의 문제이니 작가의 양식에 의거해 행동하길 바란다며 이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자고 했습니다. 10월 30일, 소설에 대한 저의 생각과 도의적인 사과를 골자로 한 메일을 박경철씨에게 보냈습니다만, 답신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한 저의 메일이 박경철씨의 본뜻을 정확히 헤아리지 못하고 미흡했던지 10월 31일 박경철씨는 자신의 심경을 “어느 유명작가의 표절시비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 일은 YTN 뉴스와 몇몇 언론사의 보도로 이어지고 인터넷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 결국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가 소집되는 상황으로까지 확대되었고,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판단을 공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심사위원회의 판단과 법리적 판단 이전에 이미 저는 인터넷상에서 표절작가로 무수한 공격과 비난을 받게 되었고, 마치 사형대 위에 올라서 있는 듯 고통스런 나날을 공황상태로 보내야 했습니다. 

 이제 정신을 가다듬고 돌이켜봅니다. 글의 출처를 알고 난 이후 박경철씨의 묵답을 너무 쉽게 암묵적 동의로 여겼던 점은 저의 큰 불찰이었습니다. 또한 처음에 정확한 출처를 몰랐다 했을지라도 <봉인>의 일부분을 인터넷에서 힌트를 얻어 소재를 차용했다는 사실을 작가 후기에 분명히 밝혀야 했었습니다. 그것이 독자의 사랑을 받는 공인이자 작가로서 취해야 할 신중한 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표절의 논란을 떠나 이번 일로 인해 저는 저의 글 쓰는 자세와 소재를 취하는 작가의 태도를 깊이 생각합니다. 제게 주어진 이런 고통의 시간이 작가로서 더욱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진정으로 바라면서 자숙하겠습니다.

그 동안 저와 제 작품을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과 저와 함께 분란의 중심에 서게 된 박경철씨와 혹 이 일로 상처를 입었을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깊은 사과의 마음을 전합니다. 부디 여러분들의 따뜻한 이해를 구합니다. 이번 일이 어려운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면서 따뜻하게 맞손 잡는 동행으로 아름답게 화해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출처-http://www.munh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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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조금 더 일찍 본인의 입장을 밝혔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글 내용중에서 시골의사에게 여러차례 메일을 보냈지만 회신이 없었다고 언급하고 있는데(그 부분이 역시 조금은 억울한듯..) 이건 양쪽의 이야기를 대질해서 묻지 않는 이상 정확하게는 알 수 없을 듯 하다.

메일 내용에 문제가 있거나 혹은 시골의사분이 보낸 답장이 메일서비스 제공업체의 필터링 등에 의해 귄지예씨에게 전달이 안되었을수도 있을 것이다.(메일 사용하다 보니 그런 경우로 인해서 오해가 가끔 생긴다. 그래서 중요한사항은 꼭 전화확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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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11-12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문점이 두가지 있습니다.
1. 시골의사님의 글은 인터넷에서 워낙 유명했지요. 그런데 출처를 모를 수가 있었을까, 혹시 알려고 하지 않은 건 아닐까요.
2. 박경철님과 나눈 대화가 너무 틀리군요. 님 말씀대로 대질이 필요한 듯 싶네요.

nivea 2005-11-12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묵묵부답...시골의사님 블로그에 가보면 메일이나 댓글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걸요. 양해글도 있던걸로 기억합니다. 메일 쪽지 보내놓고 답장이 없다는 걸 수긍으로 생각하다니, 자기 작품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사람치고 참 무성의하고 무책임하네요.
박경철씨가 두메산골에 쳐박혀 사는 도인도 아니고 무인도에 숨어사는 도망자도 아니고 검색페이지에다 박경철 이름 석자 쳐넣으면 그 분과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데요. 정기적인 방송 출연에 집필 활동에 강연에.. 활동하고 계신 분야도 많고, 심지어 근무하고 계신 신세계 병원 이름까지 한 번에 검색할 수 있는데 아직도 메일 변명에 매달리고 있네요.
 

지난 금요일에 동인문학상 위원회에서 권지예씨의 꽃게무덤에 대한 재심사를 했다고 합니다..

결과는 어차피 예측한 일이라 별로 새롭지 않지만, 다만 그분들의 변()은 예술가가 아닌 필부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다소 놀랍습니다.

사실 문학적 판단의 다양성과 예술적 가치기준은 우리 일반인이 생각하는것과는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이번에 심사위원회의 “전통적으로 문학이 중시한 구성은 줄거리가 아니라 미학적 장치로서의 짜임새다" 라던가, 혹은 "문학적으로 장르가 다른 작품사이에 표절 문제가 성립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이후 문학이 중시하는 것은 줄거리가 아니라 미학적 장치로서 짜임새(구성)여서 설령 같은 장르라 할지라도 구성방식과 복잡성의 정도가 다르다면 두 작품은 완전히 별개의 작품으로 인정돼야 마땅하다" 라는 말씀은 저같은 보통사람이 생각하는 "상식"보다는, 고도의 전문성에 입각하신 말씀일 것입니다

때문에 그분들이 가르치는 학생이나, 혹은 후배문인들, 그리고 저처럼 그분들의 전문성에 대해 감히 이해조차하지 못하는 필부들은 그 의미를 두고두고 반추하면서 이말씀을 앞으로 깊이 새겨두어야 할 금과옥조로 여겨야 당연할지 모릅니다.

아울러 지금은 모양새가 조금 이상하게 되었지만, 사실 제가 지난주에 "책장을 덮으면서.."라는 글을 올린 원래의 복심(腹心)은 "표절이다" 라는 뜻을 주장하기위해서나, 또 단순히 제 개인적 유감을 전하려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자 하는 마음이 컸었기 때문입니다.. 

고백하건데.. 

사실 제가 그날 올린 글은 그 전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동인문학상이 혹여나 그것으로 부담을 받거나, 또 그로인해 예기치 못하게 혹시라도 빛나는 작품을 쓰신 권지예 씨에게 적정선을 넘어서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이 생길것을 저어한 나름의 "심모원려"였습니다. ( 부끄럽지만 당사자가 작가의 양심에 맡긴다는 결론을 냄으로서 법적 부분의 고려없이 단지 문학적 입장만 밝히시도록, 일종의 퇴로를 열어드린 것 이었습니다 )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단지 저 혼자서 "과유불급"을 되뇌이고 있었던 셈이 되었습니다.

어쨌건 그런 생각의 연장선에서 저로서는 언론사 취재요청을 가능하면 거절하고, 불가피하게 전화에 응하는 경우에도 연합통신 이하 각 메이져 언론에도 "문제의 확대를 바라지 않으며. 그것이 혹시라도 권지예씨에게 견책 이상의 결과를 가져오게 되어서는 곤란하고, 저도 당사자 일 뿐 스스로를 피해자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면에서는 제게도 불찰이 있으며. 그래서 언론에서도 가능하면 더 이상은 크게 다루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말씀드렸었고, 또 실제로 저와의 취재과정없이 기사를 받아서 인터넷 언론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아마 그렇게 하신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저로서는 제가 그런 입장에서 권지예씨의 작가적 양식에 공을 넘겼으니, 제가 책장을 덮는 만큼 그분께서도 그에 합당한 적절한 입장을 표하시리라 믿었고, 그렇다면 오히려 작은 소동이 앞으로 유사한 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면서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주말에 권지예씨나 위원회의 반응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권지예씨는 제가 접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그간 제게 보여주신 입장과는 달리 갑자기 “문학적으로 재구성해서 새롭게 이야기를 창조한 것이므로 표절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외의 인터뷰를 하셨고, 아울러 “양심 없는 파렴치한이 돼버렸다. 오해가 계속될 것 같아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혼자 있고 싶다"고 하심으로서, 중간에 문제를 제기하신 분들이나, 그중간에 당사자가 되어버린 저, 그리고 이후에 다양한 의견들을 표시하신 분들을  도리어 "마녀사냥을 하는 파렴치한 "으로 규정하신 셈이 되었습니다

이점 대단히 놀랍고, 깊이 유감스럽습니다...

저는 솔직히 제가 덮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취하면 권지예씨 역시 적절한 유감을 표하고, 차라리 이일을 계기로 관행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정도의 멘트를 하시리라 기대했습니다,  (사실 누차 그러시기를 직간접으로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그러나 권지예씨의 반응은 많이 놀랍습니다...

더우기 문단에서 빛나는 위치를 가지신 이문열씨께서도  " ‘봉인’이 표절이라면 신문 기사나 널리 알려진 일에서 글감을 가져온 ‘보바리 부인’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같은 고전들 역시 표절이 될 것”이라며 “작가에게 치명상이 될 ‘표절’ 의혹을 너무 쉽게 제기하는 것 같아 참 난감하다”..."고 말씀하심으로서 권지예씨가 이 부분에서 힘을 얻어 더 강고한 입장을 취하 실 수 있었으리라 생각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심사위원회는 별도의 의견으로 " 다만 소재가 있었기 때문에 소설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므로, 빛나는 작품을 쓴 소설가가 소재를 제공한 사람에게 사후에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인간적인 예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하심으로서 최소한 글을 쓰시는 분들은 언제라도 다른사람의 글을 가져다 써도 그것은 작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제공"이 되는 것이며, 그럴 경우에는 그것을 가져간 분이 차후에 인간적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한번 드릴 것을 권고하셨습니다.

저는 사실 문단과는 하등 상관도 없고 제 자신이 "작가"라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 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꽤 열렬한 독자이고, 다소 정도가 심한 독서가이며 한편으로는 바람직한 구매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자의 관점에서는 하등 관계가 없는 일이지만 후자의 입장에서는 많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며, 어떤면에서는 그 점이 굳이 이런 이전투구에 제 스스로 발을 들여놓은 계기중의 하나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제가 피해를 입었다는 저작권의 관점이 아니라, 작가와 독자간에 묵계로 맺어진 신뢰와 존경, 그리고 작가적 양식을 훼손한 양심의 문제로 생각했었습니다.

이설이 길었습니다..

어쨌건 위의 의견이야 문단의 거목이신 분들께서 판단하신 일이라 더 이상 말씀드리기가 송구스럽지만, 다만 한가지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너희들 중의 죄없는자 돌로 쳐라.."는 예수의 말씀은 약하고 버림받은 자를 괴롭히는 자들에게 던지신 말씀이지, 그 반대의 입장을 두고 하신 말씀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제가 그 입장은 아니지만.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만약 이것이 제가 아니라 문단의 어느 무명작가가 저와 비슷한 경우였다면 감히 이 문제에 대해 입이라도 뗄 수가 있었겠는지.. 말입니다..

그러고보면 권력은 무서운 것입니다.

우리사회의 곳곳에 존재하는 힘을 가진 정치권력, 돈을 가진 경제권력 , 입을 가진 언론 권력과 같은 대표적 권력들이 아니더라도, 법조계에서는 그안의 이너서클이. 의료계는 그 나름의 메이져가, 문단에서는 문단 나름의 강고한 질서가 권력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니 우리역사가 지향해온 발전은.. 배타적이고 독점적이며 그 영광이 항구하리라고 믿었던 그 강고한 권력구조가 하나씩 껍질을 벗고 평등하고 정의로운 공통선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몸을 낮추기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면 문학상이나, 기타 그것에 의지해야하는 작가들, 그리고 그것에서 파생되는 "힘"들의 관계에서도 이제는 신중한 성찰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단지 저만의 생각일 것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습니다.

을 적다보니 어쩌다가 제가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까지 말이 뻗쳤지만 지금, 저는 이 시점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원점에서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일이 작가 스스로의 최소한의 유감조차 없이 오히려 그분에게 공식적인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면 이것은 별로 정의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사적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유야 어쨌거나 박수는 손벽을 마주하면서 나는 소리 일 것입니다.

그런관점에서는 이것의 본질이 어떠하건 저 역시 당사자임은 분명하고, 또 분쟁의 당사자란 근본적으로 "협량함"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문제가 제기되었다 하더라도, 저는 그저 가만히 있어여 아름다운 행동임을 모를리 없는데 굳이 그 문제의 중심에 서기를 선택했으니 그 역시 도량이 없음이 분명합니다.

이곳 블로그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곳에 블로그를 만든지 벌써 1년 이 넘었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만든 것은 회사나 법인의 게시판과는 달리. 서로 취향이 맞는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블로그라는 매체는 내게 불편하면 출입하지 않아도 되고, 내게 취향이 맞으면 같이 교류하는 공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복이 많은 사람인지 제가 원하던 대로 이 공간을 통해 좋은 분들을 만나고, 그분들과의 보이지 않는 피드백을 통해서 제 스스로를 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지난 일년간 만난 친구분들과 이웃분들은 서로 얼굴도 한번 본적이 없지만 마치 오래된 친구와 같은 우정이 생겼고, 또 그것은 제게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공간은 어디까지나 "평화"를 전제로 하는 곳입니다.

그동안 저와 이웃,친구분들이 누렸던 소중한 평화가 저와 관련한 일로 깨어지고, 서로를 조금씩 이해해가면서 알아가던 이곳의 아름다운 연대가 제가 제공한 이슈로 인해 흐트러졌습니다. 더우기 지난 주말부터는 제 지인이나 친구분들 ( 블로그에서 맺은 인연도 엄연히 제 지인의 범주일 것입니다) 과 또 당연히 그럴 수 있는 일이지만, 그와 입장을 달리하는 분들의 지인이나 친구분들이 이곳에서 저와 상대방을 대신해서 평화를 깨트리는 일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이 책임은 당연히 제 몫입니다.

어차피 이런 논란의 중심에 섰을 때 예견하지 못한 일도 아니고, 그보다 더한 일도 각오를 했던 일이므로, 그로인해 제가 아름답고 소중한 연대를 잃어버리는 것도 결국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여기에서 제기한 것도 결국 제가 쓴 이야기들은 제가 혼자서 썼다기 보다는 이곳에서 이루어진 무수한 피드백과 교감,, 그것이 결국 오늘까지 오게한 힘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지만, 반대로 이 문제를 블로그에 고백한 만큼 이웃들께 그 이상의 심려를 끼친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이  한달, 두달이 될지, 아니면 열달이 될지는 모르지만, 원래의 "평화"를 되찾을 때까지 이곳의 문을 잠시 닫으려 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소중한 인연을 맺은 분들께는 많이 죄송함을 전합니다. 특히 제가 이곳에서 말하려던 "사랑" 이라는 주제를 눈빛만으로 알아주시고 또 그 주제가 곱게 자라도록 키워주신 이웃과 친구분들께는 백번을 머리숙여 한 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다만 이 일의 발단이 되기도 했고, 지금의 논란을 만들어낸 중심축이었던 "인생" 카테고리는 그동안의 평화와 연대를 증거하는 징표로 업데이트 없이 그대로 남겨두고, 아울러 매일경제에 할애를 했던 " 머니레볼루션" 카테고리는 제 임의로 닫아버리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므로 이 카테고리는 매경에서 업데이트 할 수 있도록 그대로 두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염치없지만 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친구로서 친구들께 레볼루션란을 도와주실 것을 부탁 드립니다

사랑과,, 평화...

그러고보니 제가 좋아하는 그룹의 이름이지만 , 지금 돌아보면서 이 두 단어의 의미가 새삼 가슴에 깊게 파고듭니다..

많은 이웃과 친구분들께 다시한번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시골의사 박경철 드림.

 

발췌-http://blog.naver.com/donodonsu/10001922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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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분깨서 바라던 바는 유감표명과 사과 정도 였던것 같은데 권지예라는 분은 휴대폰 꺼두고 나몰라라 하고 있고 주최신문사와 심사위원들은 자기네 수상작 보호하기 바쁘고 출판사는 아예 묵묵부답으로 대응하고 있다.
참고로 꽃게무덤 구매하신 분은 출판사로 연락하면 환불을 해준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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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11-07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박경철님의 아름다운 글에 비해 '저들'의 작태는 얼마나 파렴치합니까...
 

YTN TV 2005-11-05          동인문학상 수상작 재검토

[앵커멘트]

국내 최고의 권위와 역사를 자랑하는 동인문학상의 올해 수상작이 표절 시비에 휘말리자 이 상을 주관하는 조선일보사와 박완서,이문열씨 등 심사위원들이 수상작을 재검토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우장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올해 동인문학상 수상작 '꽃게 무덤' 입니다.

이 소설집에 실린 아홉편의 단편 가운데 책 마지막에 실린 '봉인'에 대해 이달초 인터넷상에서 표절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경북 안동에 사는 박경철씨의 수필집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에 실린 내용 가운데 일부를 차용했다는 지적입니다.

독자들이 시골의사 박경철씨의 개인블로그에 수백 건의 글을 올리는 등 파문이 커지자 동인문학상을 주관하는 조선일보사와 심사위원회가 수상작을 다시 검토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심사위원회는 문제가 된 작품들을 검토한 뒤 '표절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에 대해 박경철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다른 말은 없이 유유상종을 뜻하는 영어 속담과 관련 신문 기사만 올려놨습니다.

저작권 전문가들은 등장인물이나 역사적 사실등 비문자적 유사성만 있어도 국내외 법원에서 표절이라고 확정된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표절이 아니고 차용이라고 해서 저작권 침해로 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최경수, 저작권심의조정위 연구실장]

"우리가 일반 상식적으로 표절이다 차용이다라고 이야기 하는데 저작권으로 들어가면 다 침해냐 여부를 놓고 판단합니다."

박경철씨는 이와관련해 법적문제를 제기 할 의사가 없다고 밝혀 동인문학상 수상작의 저작권 침해 여부는 독자의 몫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YTN 우장균(jkwoo@ytn.co.kr)입니다.

동영상보기 http://news.naver.com/tv/read.php?mode=LSD&office_id=052&article_id=0000097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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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readordie.net  자유게시판에서 발췌

 <아발론 연대기>(전 <아더 왕 이야기>) 소식... 편집자.

공식 출판사 홈페이지(조만간 오픈하면 그쪽을 통해 소식 전하겠습니다)는 아니지만 미리 소식을 알립니다.

1. 아래 쓴 것처럼 <아더 왕 이야기>는 <아발론 연대기>로 이름을 바꾸어 새 장정(표지 시안은 저 아래 사진 참고)으로 11월~12월 중 완간 예정입니다.

2. 저희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역시, 이전 독자 분들이신데요. 출판계에서 유례없는(-_-v) 계획을 진행중입니다. 가지고 계신 책을 업그레이드해 드릴 예정입니다. 덧글 올리고 나서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새 출판사에서 새로 계약해서 내는 책이긴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저희가 작업을 했던 책인지라 책임감 아닌 책임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구요.

독자로서는 출판사가 망했다고 해서 덜컥 새로 전부 구입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게 틀림없고. 그렇다고 어디에 클레임을 걸 수도 없는 노릇이라 이벤트 형식으로나마 이전 구매 독자들을 위한 방편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인 형식은 정해지지 않았고, 아직 검토중이긴 하지만 전에 책 구입하셨다면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값에 새 판본을 구입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옛날 책 버리지 마세요.

3. 아래는 표지입니다. 사진을 찍었더니 직접 보는 것만 한 아우라는 없지요만, 근사하죠? 헤헷. 서점에서 보시면 더 근사할 거예요. 표지로 쓰인 도판들은 가까이서 보면 정말 멋져욥.

4. 출간 기념해서, 제 홈페이지에서 개인적인 이벤트를 하나 할까 합니다. 잘 하면 세트를 공짜로 받으실 수 있는 기회가?! 기대하시라. -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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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독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 글.

이거 참... 제 근황과도 관련된 일인지라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아직 소문을 내지 않고 있었는데 수줍게 질문하시니 피할 수 없겠군요. *Surprise* 하고 싶었는데 ^^;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나쁜 소식부터.
전에 <아더 왕 이야기>를 내던 아웃사이더(뮈토스)는 이러구러한 사정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그래서 <아더 왕 이야기>는 절판된 것이 맞습니다. 서점에 재고가 몇 권 남은 것이 돌아다닐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아웃사이더에서 발행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좋은 소식은, 또 이러구러한 사정으로 같이 일하던 동료와 작은 출판사를 차렸다는 것(정확하게는 동료가 차리고 저는 고용된 것입니다만), <아더 왕 이야기>를 관심 있게 지켜보던 한 분이 출자하여 전권 새 계약, 새 판본으로 겨울 즈음에 나올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이 정도의 책을 그냥 묻어버리기 아깝다는 편집자+투자자+번역자가 의기를 투합했습니다.

제가 어찌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전의 <아더 왕 이야기>를 사주신 분들에게 (심정적으로) 죄송할 따름입니다. <아더 왕 이야기>는 제목도 판형도 편집레이아웃도 전부 다르게 해서 한꺼번에 내보낼 작정입니다. 뒷권을 이어 구입하시려는 분들께는 이중의 부담이 되겠군요. 그래서 재구입을 하시는 분들께 덜 죄송하려고, 더 탐나는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눈이 즐거울 도판도 많이 포함시켰고, 각주도 제대로 살렸습니다. 문장은 더 다듬고 교정에 애쓰는 중입니다.

원고가 크게 바뀌지 않고, 권수도 똑같아 그냥 읽으시려면 이어서 구입하셔도 상관은 없겠지만.... 아무래도 그건 좀 아니겠죠? -_-; 사실, 아웃사이더 시절에 구입하신 독자들 때문에 많이 고심했습니다. 그냥 책을 더 잘 만드는 것 외에는 저희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더군요.

책이 나오면 홈페이지에 간단한 글이라도 다시 올리겠습니다. 다들 잊고 계신 줄 알았는데 기억하고 질문해 주셔서 부끄럽고 고맙습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꾸벅* -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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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아웃사이더가 문을 닫으면서 4권까지 출간된 후 절판되었던 아더왕 이야기가 제출간된다고 한다. 아웃사이더에서 일햇던 직원들이 조그마하게 출판사를 차려 다시 출간한다고 한다. 역시 김정란씨가 번역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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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5-11-06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책이 갑자기 절판되었길레 뭐야!! 이러고 있었는데, 망했었군요 으흣.
다시 나온다니 무지 반갑네요. '망하기 전에 사자!!!!'
오.. 표지 멋있당..

숨은아이 2005-11-07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서재에서 보고 왔어요. 퍼갑니다. 고맙습니다.

눈보라콘 2005-11-07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출간되기를 기다리던 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sharin62 2005-12-03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우째되는 거라요? 2권까지 샀던 저로써는, 3,4권 살려고 왔더니 절판이네.
ㅡ_ㅡ 다른책으로 방황하다가 돌아왔건만,이런 소식이..ㅡ_ㅡ
껍질만 바꿔준다나요? ㅜ_ㅜ 컬컬; 우째되야하나?

이름없는괴물 2005-12-16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격의 압”樗?ㅡㅡ;; 보고는 싶은데 무서울 정도로 비싸네요.

아킬레스 2005-12-16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정말 많고, 훌륭합니다.
 

'침대는 과학'임을 내세우는 어느 침대 전문 업체의 광고 멘트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출판기획은 과학(이 되어야 한다)'이라는 일종의 격률이 부각된 적이 있었다. '출판기획은 과학'이라는 말은 출판기획이 그 동안 과학이 아니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었을까? 보통 '감'(感)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느낌,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 책은 뜬다, 뜨지 못한다' 따위를 판별하는 일종의 영안(靈眼) 같은 것.

'출판기획은 과학'이라고 할 때는 일반적으로, 예상 독자층 분석과 이에 따른 수요 예측, 사회문화적 흐름에 대한 충분한 고려(시의성 문제), 이미 나와 있는 비슷한 성격의 책에 대한 검토, 비슷한 종류의 해외 도서가 현지 도서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반응이 있는지 검토, 출간 시기에 대한 고려, 제목의 적절성, 최근의 일반적인 독서 추세, 기타 다양한 사항을 체계적,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일을 뜻한다 하겠다. 요컨대, 도서 시장 내외적 환경의 불확실성을 줄여보려는 노력이다. 그렇다면 감이란? 감은 결국 앞서 언급한 과학으로서의 출판기획의 최정점을 표현하는 말이 아닐까 한다.

요컨대, 출판기획에서 과학과 감을 엄격히 분리시켜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내가 아는 어느 성실한 번역가/출판기획자 한 분은, 어느 출판사 대표에게 나름의 기획안을 말씀드리고 나서, 다음과 같은 고마운 충고를 대답으로 들었다고 한다. "좋은 말 할 때 충고하는데, 기획 생각 집어치우고, 좋은 번역자나 될 생각하라." 그런 말씀을 하신 분 생각으로는, 출판기획이란 감각이 살아 있을 때까지의 한 철 장사일 뿐이며, 반면에 제대로 된 번역자가 되면 그것은 평생 장사인 셈이다. 출판계에서 쌓은 오랜 경험에 바탕을 두고, 전도유망한 출판인의 미래를 걱정해주시는 취지의 말씀이라고 생각해 본다.

그러나 그 분의 그런 배려에 대한 고마움과는 별도로, 기획이란 책 장사꾼의 '감'이고, 그런 것은 아무나 갖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라는, 기획 및 기획자에 대한 그 분의 생각에는 분명 문제가 많다. 좋은 번역자는 꾸준히 노력하면 되지만, 뛰어난 기획자는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일종의 동물적인 '감'을 타고나야 한다는 사고방식에 가깝다. 그래서 그런지, 출판기획일을 하는 사람들, 특히 제법 성공적인 기획자로 평가받는 사람들은 자신의 동물적 '감'이 얼마나 정확한지 말하기를 좋아하는 듯 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책은 뜬다, 뜨지 못한다'는 판단이라 하겠는데, 어떤 의미에서는 역술인들의 점괘에도 가깝고, KBS 대하 역사드라마 왕건에서 궁예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데 사용한다는 관심법에도 가깝다.

앞서 언급했던 출판기획자 분의 말씀을 들어보면 이렇다. "물론, 출판기획에서 '감'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출판의 색깔을 좌우하는 것일 뿐, 궁극적으로 책을 만드는 일의 모든 것은 아니다. 책을 만드는 일에는 '감'외에 '궁리(窮理)'가 있어야 한다. '된다, 안된다' 따위의 판단으로서의 '감'보다, '이런 쪽으로, 혹은 저런 쪽으로'라는 방향으로서의 '감'이어야 하고, 거기에 덧붙여 '어떻게 되게 만들고, 어떻게 살릴 것인가'하는 '궁리'로의 작업이 뒤따라야, 책을 온전히 만드는 일의 과정이고 그것이 기획의 궁극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예컨대 번역서의 경우, 어떤 책 한 권을 내느냐에 대한 결정으로 모든 것을 거는 기획(?)에는 문제가 있다. 관건은 어떻게 책에 더 많은 생명력을 부여할 것인가, 제아무리 잘나지 못하고 그냥 천덕꾸러기 신세일 것 같은 한 권의 번역 원고일지라도,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운동하는 생명이고, 그 운동성의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주느냐에 따라 생명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그 운동성의 특징을 파악하고 그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것이 기획의 참된 자리이고, 그러므로 기획에는  '감'과 '궁리'라는 양날개가 필요하다."

이상과 같은 말씀에 나 또한 전적으로 동의한다. 동물적 감도 지난한 궁리의 과정을 거치지 아니하면 결코 생기지 않는다. 그런 과정을 생략한 채 감을 내세운다면, 그것은 "지리산에서 수십년 도를 닦고...."를 외치는 떠돌이 약장수의 거짓 내공과 비슷할 것이다. 출판기획에서 관심법 따위는 없다.

발췌- http://www.kungr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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