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느끼지만 사람의 일은 항상 어렵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주관이 있습니다.

그점은 제게도 소중하지만 권작가님께도 그것은 더 소중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일면식도 없는 두사람의 생각과 주관은 가끔 서로를 이해시키지 못하고, 때로는 필요이상의 갈등과 충돌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저는 이번일을 대하는 저와 권작가님의 입장도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처음부터 제가 견지했던 입장은 "사회적 인정" 이라는 것은 항상 그것에 부합하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 이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이 문제를 처음부터 저작권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고, 다만 그것은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저명작가라는 위치에서, "규범적 판단" 이전에 행해져야 할 치열하고 엄격한 "자기검열"의 문제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제 개인에대한 권작가님의 사과여부는 처음부터 문제의 본질이 아니었던 것 입니다.

그러나 권작가님께서는 저와는 달리 글을 쓰시는 분으로서의 관점이 계셨고, 또 그런 권작가님의 관점에서 볼 때는 글의 "원저자"인 저에 대한 양해가 가장 우선적인 것이라고 여기셨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이일에 대해서 권작가님께서는 "일차적으로는 권작가님과 저의 문제"로, 저는 "권작가님과 독자"간의 문제로 보면서 처음부터 입장이 갈라졌고, 이렇게 미묘한 두 관점의 차이가 서로가 원치않는 방향으로 에스컬레이트되어 결국 많은 분들께 걱정거리를 남겨드리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이번 주말에 권작가님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대화에서 전업작가가 아닌 사람은 쉽게 짐작 할 수 없는 권작가님의 깊은 고뇌과 아울러 한사람의 자연인으로서의 인간적 고민의 일단을 경청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제가 미봉책으로 여겼던 "4 판부터 책에 출처를 명기하겠다는 입장"을 권작가님께서는 왜 굳이 이 문제의 해법으로 여기셨는지를 충분히 이해했고, 아울러 그후에는 독자분들께도 적절한 해명을 하실 준비가 되어 있었음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권작가님도 "그것보다는 작가적 양식에 입각한 자기견책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저의 뜻에 대해서 충분한 공감과 이해를 표시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권작가님께서 지난 금요일에 밝히신 "유감표명"에 담긴 진정성을 이해하고, 이제 그것을 "소중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권작가님께서 어렵게 내미신 그 손을 늦게나마 기꺼이 마주 잡고자 합니다...

곱고 아름다운 가을에..

때아닌 폭풍우가 매섭게 휘몰아치고, 그로인해 많은 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것에 부끄러움이 앞서지만, 그래도 지금은 내려놓음으로서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下心" 이라는 말의 의미가 제 마음속에 새삼 깊이 와닿습니다...

p/s : 제가 이 문제를 여기서 이렇게 "내리는 것"은, 하나의 어이없는 해프닝처럼 그저 쉽게 "물러섬"이 아니라, 제 나름대로 "사건이 아닌 사람"에 대한 깊은 고려와 인간적 고뇌가 있었음을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아울러 이 문제를 같이 고민하시는 저의 좋은 이웃과 너그러운 친구 분들께도 저와 같은 마음으로 거리에 쌓이는 낙엽처럼 이 문제를 이곳에다 그대로 소복히 내려놓아 주시기를 감히 청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이일로 인해 걱정을 끼쳐드린 많은 분들께 깊은 감사와 사과를 드립니다.......

2005.11. 13  박경철 드림..

출처-http://blog.naver.com/donodonsu/100019439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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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무리를 지으려나 보다. 뚜렷한 결론없이 끝을 내려나 보다. 표절시비의 불씨는 언제든 다시 발생할 여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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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보이네
김창완 지음 / 황소자리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브라운관에서 만나게 되는 몇 몇 연예인들중 자꾸 정이가고 친근하고 이웃처럼 느껴지는 편안한 이들이 있다. 영원한 순돌이 아빠 임현식이 있고,  항상 너무 착해서 손해보고 사는 달수시리즈의 강남길, 그리고 오늘 리뷰를 쓸 책의 저자이자 가수이자, 배우이자, DJ 이기도 한 팔방미인 김창완이 있다. 이 책은 사실 크게 기대하고 본 건 아니다. 연예인들이 쓴 책이라는게 전문작가가 아니다 보니 덜 다듬어지고 감동을 주려고 약간의 오버도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자서전이나 성공담은 절대 아니고, 그렇다고 세상을 바라보는 그냥 그런 산문집이라고 하기도 어중간하다. 그냥 그때 그때 잠시 잠시 김창완 본인의 생각들이 이것 저것 정리되지 않고 생각을 그때 그 때 글로 옮겨놓은 것 같다. 책 내용중에도 매니저와 잡지책에 기고할 글을 쓰냐 마냐에 대해 투정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 그냥 김창완의 하루하루 일과를 엿보는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예전 사진들과 추억들을 김창완이 얘기할때도 감동보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얘기들만이 걸러지지 않은체 그냥 그냥 담담히 그리고 있다. 

그냥 평소에 김창완 이라는 인물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시절 같은 세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들을 담은 담담한(밋밋히다고 볼 수도 있다)  글모음 정도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기식없이 손 가는 대로 쓴 그런 느낌이다. 
옛날 사진들이 책 속 중간 중간에 삽입이 되어 있는데 설명이 없어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아쉽고, 신곡과 책 속 내용을 저자의 목소리로 직접 읽어주는 오디오북 cd가 같이 들어있다.


인용:

내 나이 스물둘, 대학 졸업하고 방위 소집해제된 두어 달이 지난 한 여름, 유난히 취업이 힘들었던 해. 흑석 2동 침수지구. 하늘색 페인트로 덧칠이 된 진초록색 대문의 아래쪽 반은 지난해 물이 찼었기 때문에 칠이 다 일어나 있었다. 그 대문이 유독 기억에 선명한 것은 그 대문을 안에서 열 때는 언제나 희망이었지만 들어와 빗장을 걸때마다 절망이었기 때문이다. 그 대문 앞에서 얼마나 망설였던가. 술냄새 나는 숨을 푹푹 몰아쉬고 잡은 문고리. 그 문고리를 잡고 늘 되뇌는 소리는  "나는 얼마나 무력한 인간인가." 였다.

...............p.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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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두려워하지 않는 세계 유일의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말을 바꾸어, 일본 관련 도서가 좀처럼 맥을 못추는 유일한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 역시 맥을 못추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본을 알기 위한 요량으로 서점을 방문한 사람이 만나게 되는 책은 무척 제한되어 있다.

일본은 없다느니 있다느니 하는 따위의 책, 일본 대중문화의 현실을 소개하는 책, 교과서 투 또는 '알기 쉬운' 류의 일본사 도서, 일본 천황가의 조상이 한반도인이라는 주장을 담은 책 또는 그와 비슷한 내용의 책, 일제의 만행에 대한 책.... .

개인적인 독서 체험이지만, 서구인들이 뇌리 속에 일본 문화의 본질이 선(Zen)이라는 인식이 뿌리박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스즈키 다이세쓰의 저서의 경우, 국내에는 그가 집필한 일본 문화 관련 저작은 소개되어 있지 않다. 유명한 볼링겐 시리즈의 하나로 현재까지도 판을 거듭하며 출간되고 있는 Zen and Japanese Culture 같은 책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도 세계 일본학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전문 연구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문학 분야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일본 고전 문학 작품을 만나기란 여간 힘들지 않다.

결국 변죽만 울리는 셈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당위와 제대로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 현실 사이의 간격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한다. 혹시 일본의 고전이나 수준 높은 일본 관련 도서를 출간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출판사 관계자 분이 계시다면, 일본국제교류기금(Japan Foundation)의 출판교류프로그램(http://www.jpf.go.jp/e/about/program/publi.html)을 자세히 검토해보실 것을 권하고 싶다. 자세한 조건은 직접 검토하면 알겠지만, 인쇄 및 제본비, 종이값 등 도서 제작 총 비용의 50%(학술 도서)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번역서의 경우에는 학술 도서 60%, 일반 도서 40% 이며, 교류기금 자체 추천 목록에 수록되어 있는 책을 번역할 경우에는 80%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목록은 일본 문화원에서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 나라는 일본의 지원을 받는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어 지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올해부터는 그렇지 않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라 하겠지만, 우리 나라의 일본학 연구 수준과 읽을만한 일본 관련 도서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 현실이 악순환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 얼마 전에 서울대학교가 '드디어' 학부 또는 대학원에 일본학 과정을 개설하기로 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만시지탄이라는 말이 이처럼 어울리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민음사에서 1997년부터 '현대일본의 지성' 시리즈가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근대문학의 기원>을 필두로 출발하기도 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 뒤로 소식이 뜸하다. 정확한 사정은 모르지만,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판단이야 당연히 출판사의 소관 사항이니 무어라 할말은 없지만, 그래도 안타까운 심정이 드는 것인 어쩔 수 없다. 다행히 이산 출판사에서 수준 높은 일본 관련 도서 내지는 일본 필자의 도서가 꾸준히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 나라 출판계에서 일본 관련 도서의 풍경은 아직까지도 삭막하기만 하다.

당위와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새로운 세기 우리 나라 출판계의 중요한 과제들 가운데 하나가 일본을 '제대로' 소개하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특히 일본의 고전을 제대로 번역하여 소개하는 일이 무척 중요하다. 물론 언제나 어렵기만 한 출판계 자체 역량만으로는 이루어지기 힘든 일이다. 국내의 관련 학계가 출판사의 일본 관련 기획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한일 문화교류가 온통 일본 대중오락상품 개방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대중오락상품의 교류도 중요하다. 현재의 일본 대중들이 느끼고 즐거워하고 슬퍼하는 감수성의 세계에 대한 우리 나라 일반인들의 이해가 깊어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역사의 지층을 이루는 보다 깊고 다양하고 풍부한 그들의 세계에 대한 이해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현재의 정부가 정말로 지식정보화 사회의 실현을 화두로 삼고 있다면, 일본 관련 지식정보의 편식에 대한 정책적인 고려도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출처-http://www.kungr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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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봉인’의 표절시비에 부쳐
 
한겨레 2005-11-12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한겨레] 최재봉의 문학풍경

한동안 잠잠하던 표절 논란이 또 한 번 불거져 문단 안팎을 달구고 있다. 이번에 문제된 것은 권지예씨의 단편소설 <봉인>으로, 올 4월 펴낸 소설집 <꽃게 무덤>(문학동네)에 실린 작품이다. <꽃게 무덤>은 얼마 전 동인문학상을 받았다. 때문에 표절 논란이 수상의 적정성에 관한 시비로까지 확대되었다.

<봉인>이 ‘표절’한 것으로 지목된 글은 인터넷 인기 필자인 의사 박경철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이 글은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제목의 책에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어라>라는 소제목으로 실렸다. <…아름다운 동행>은 <꽃게 무덤>보다 조금 먼저 출간되었는데, 작가 권씨는 책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박씨의 글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인>에 대한 표절 혐의는 크게 두 가지 점에서 제기된다. 하나는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어라>의 이야기가 <봉인>에 고스란히 들어갔다는 ‘소재 차용’의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구체적인 문장 차원의 ‘베끼기’다. <봉인>은 죽음을 둘러싼 세 가지 삽화를 통해 삶과 죽음의 관계를 천착한 작품인데, 그 중 한 삽화가 <사랑이 깊으면…>의 이야기와 동일한 스토리라인을 지니고 있다.

복벽결손인 상태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의료진의 노력과 엄마의 간절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결국 숨을 거두게 되며 그 뒤 산모 역시 목을 매 죽는다는 내용이다. <봉인>은 의료진이 ‘사일로’라는 치료법을 동원한다든가, 투병하는 아기의 손에 엄마가 묵주를 쥐어 준다는 설정까지도 그대로 가져왔다.

‘사일로’라는 치료법을 설명하는 문장은 베끼기라는 좀 더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

“장을 배의 중간으로 모아 바셀린을 바른 거즈로 장을 둘러싼 다음 아이스크림의 콘 모양으로 만들면, 중력으로 아래쪽 장부터 배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게 됩니다.” 인용한 문장은 소설 <봉인>에서 ‘사일로’를 설명하는 대목이다. 이 문장은 <사랑이 깊으면…>의 문장과 거의 똑같다. 차이가 있다면 “거즈로” 다음에 “장을”을 한 번 더 썼다는 점뿐이다. ‘사일로’란 전문적인 의료 용어이며 그에 대한 객관적인 설명을 박씨 고유의 창작이라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작가가 다른 사람의 문장을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고스란히 가져온 것은 잘못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말 박경철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어느 유명작가의 표절 시비에 대해’라는 글을 올리면서 점화된 논란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뜨겁게 확산되었으며 박씨는 결국 지난 7일 자신의 블로그를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박씨는 블로그를 닫으면서 마지막으로 쓴 글에서, 애초에 <봉인>에 대해 법적인 문제 제기를 하지 않겠다던 태도를 바꾸어 향후 대책을 “원점에서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음을 밝혀 불씨를 남겼다.

어찌 보면 사소한(?) 실수로 지나칠 수도 있었을 문제가 이처럼 꼬인 것은 작가와 출판사 쪽의 미숙한 대처 탓으로 보인다. 작가 권씨는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소설에 써먹은 것을 두고 표절이라고까지 할 수 있겠느냐면서 책의 다음 판을 내면서 출처를 밝히겠노라고 했다. 동인문학상 심사위원들 역시 소재 차용일 뿐 표절은 아니라며 박씨에게는 사후 감사 표시 정도가 합당하다는 공식 견해를 내놓았다.

관찰자가 보기에 사태의 핵심은 의외로 단순하다. 권씨가 사전에 출처를 몰랐다면 사후에라도 사실을 인정하고,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힌 박씨에게 사과했어야 마땅하다. 진심에서 우러난 사과가 생략됐기 때문에 박씨와 그의 블로그 방문자들을 비롯한 문단 바깥 사람들에게 이 사태는 문단 권력자들의 횡포로 비치는 것이다. 논란의 두 당사자가 서로 상처 입지 않는 방향에서 원만한 해결책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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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munhak.com/

깊은 유감을 전합니다.

원래는 이곳의 게시판에 답글을 남길 생각이었으나, 이곳에는 복사기능이 적용되지 않아 제 블로그에 답을 남깁니다..

http;//blog.naver.com/donodonsu/100019377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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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blog.naver.com/donodonsu/100019377438

권지예 작가님께.... (2005.11.12)

권지예 작가님께..

방금 방송 녹화를 마치고 막 돌아와 문학동네 게시판에 권지예 작가님께서 발표하셨다는 입장을 보았습니다.

먼저 저 자신도 이것이 결국 이전투구가 될 줄 알면서도 이일에 휘말렸고, 그리고 결국 닫았던 입을 다시 열어야 하는 상황이 많이 부끄럽지만, 그래도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일은 이제 심정적으로는 더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버린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좀전에 서울에서 돌아오는 차안에서 제가 사적으로 존경하는 어떤 지인으로부터 밤 9시경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그 지인께서 권작가님측 관계자분으로부터 이런 부탁을 받으셨다고 하셨습니다.

"이일이 발생한 이후 권작가님께서 대처가 다소 미숙하셨고, 권작가께서도 여러모로 미안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므로 이 부분에 대해 사과하는 글을 문학동네 게시판에 올리는 형식으로 사과를 대신하면 어떻겠느냐.."는 뜻을 전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저를 잘 설득해 달라는 뜻을 전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사실 그 지인의 말씀 이전에, 이미 이 일에 대해  "아름다운 화해"를 맺겠다는 뜻을 권작가님측에 전달했었기 때문에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다만 권지예 작가님께서 시종일관 고집하시는 문학동네 게시판에 조용히 유감을 표하는 방식은 이 사건의 파장이나 성격으로 볼 때 그 방식이  적절하지 못하고 많이 비겁한 것이므로, 유감표명의 방식은 앞으로 서로 잘 상의해서 적절한 수위에서 마무리 하겠다는 뜻도 아울러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안동에 도착해서 확인한 결과는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그것은 지난 며칠간 저와 권작가님 사이에서 오갔던 사전조율에 대해서는 일체 고려가 없이 쉽게 이해하기가 쉽지않은 변명을 담은 글을 "사과의 형식"을 빌어 문학동네 홈페이지에 게시하셨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오늘 밤 늦게 저의 지인을 통해 부탁하신 말씀들은 결국 권작가님께서 이미 저녘 8시경 문학동네 게시판에 이미 해명글을 올리신 후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또 한번의 "사후통보" 절차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닿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제가 "사회속에서 이정도로 당황스러운 경험을 한 것은 정말 유례가 없습니다"라는 말씀을 드릴만큼 놀랍습니다.

외람되지만 저는 이제 더이상은 권작가님의 진정성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먼저 권작가님의 그동안의 해명에 따르면...

이일은 권작가님께서 "누군가로부터 인터넷에 떠돌던 글을 메일로 받으신 다음, 그 글에서 "힌트"를 얻으셔서 소설로 구성하려는 생각을 하셨고, 실제 그것을 소설로 구성하시면서 심지어 문장 자체를 그대로 옮기기도 하셨지만, 그것은 의학적인 부분이라 백과사전을 참조하는 기분으로 하셨으며, 아이의 손에 묵주를 쥐어 준다거나, 아이의 상태를 살피는 주변사람들의 심경은 병원 24 시를 보고 스케치한 정도의 느낌으로 하신 것이라, 그것을 작가적 양식에 비추어서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 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우연이란 놀라운 것인가 봅니다..

공교롭게도 그 내용이 그렇게 소설로 구성하고, 이미 인쇄까지 들어가시려는 즈음에 우연히 제 블로그를 알게되셨고, 더구나 제 블로그에 실린글이 책으로 묶여진다는 사실을 알게되시면서는 제게 메일까지 보내셨지만 제가 그 메일에 답을 하지않아 그냥 그대로 책으로 묶어 내셨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권작가님께서는 제가 이웃들께 그동안 블로그의 "작위성"을 피하기 위해 원래 블로그 메일이나 쪽지를 읽거나, 답장을 드리지 않으며, 심지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댓글이나 인삿말조차 보지않음을 양해해 주십시오"라는 입장을 누차 글로서 밝혔고, 그때문에 지금까지 수많은 메일과 쪽지를 보내신 많은 저의 이웃분들께서 제게 서운함을 가지실 줄 알면서도,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는것이 아니라, 이웃과 오래도록 "공유"하기위해 메일이나 쪽지를 읽거나 답을 드리지 않음을 많은 이웃들께서 양해하고 계신다는 사실 역시 권작가님께서는 진정 모르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권작가님께서 계간지에는 이미 그전에 글을 발표하신 다음, 그로부터 몇 달뒤 책을 인쇄하실 때에야  제게 문제의 메일을 보내심으로서, 작가적 양식에 입각한 책임을 다했다는 생각을 하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일은 그렇게 끝날 수 있었고, 어쩌면 그랬었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거의 반년이 지나서 공교롭게도 권작가님께서 문학적 역량이 인정받아 "동인문학상"을 수상하신다는 발표가 나시면서 님의 책이 새삼 많은 분들의 주목을 받게되었고, 그것이 6개월전에 출간된 제 책과 대비되면서 북까페를 비롯한 몇군데 인터넷에서 논란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것은 문학동네나, 그외 언론 그리고 제게도 지인들로부터 사적메일로 이야기가 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처음에 그 사실을 가볍게 넘겼습니다.

이미 말씀드린대로 저는 처음에 지인들에게 "동인문학상 수상작가가 표절 이야기가 나올정도로 제 이야기와 비슷한 소설을 쓰셨다면 그것은 가문의 영광이다 "라고 말하면서 웃었넘겼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목요일에 모 언론에서 확인과 취재요청 전화가 오고, 그로인해 제가 그 책을 서점에서 직접 읽고는 그때는 정말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묘함 불쾌감이 들었음을 고백합니다.

마치 폭행을 당한 여인의 마음이 이럴까.. 싶은 느낌,,

작가이시니 아마 이점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그날 오후에 출판사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권작가께서 쓰신 책의 내용이 표절 여부를 떠나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뜻을 전했더니, 출판사에서는 이미 그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출판사에 제 전화번호를 남기면서 " 언론에는 문제삼고 싶지 않다고 이미 말했으며. 실제 제 스스로도 법적인 문제를 삼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그래도 권작가님의 직접 해명과 입장표시는 듣고 싶다"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나 그날 제게 전화를 주신 권작가님의 말씀과 뜻은 제가 부모님과 학교에서 배워서 아는 상식과는 많은 거리가 있었습니다.

권작가님께서는 제게 말씀하시기를 " 표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다음 4판이 출간 될 때는 책의 뒷머리에 블로그에서 소재를 얻었다고 명시하겠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도 그것은 권작가님께서 많이 잘못하신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권작가님은 후기에 그 소설집에 실린 다른작품 하나도 악명높은 모 드라마작가처럼 " 지인의 대화를 듣고 작품을 썼다, 소설가 앞에서는 말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라는 표현으로 처리하신 것처럼, 이 문제 역시 그렇게 처리하려고 하시는 것은 권작가님의 작가적 위상에 비추어 그리 당당하지 못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님에게 ""...작가적 양식에 따라 님을 믿는 독자들에게 믿음에 실망을 주셨다면 최소한의 "자기견책"은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잘못해도 한대의 회초리는 맞듯이, 어떤 사람이 그것도 공인의 입장에서 한사람도 아닌 다수의 사람에게 실망을 주었다면 그것은 "적정수준"에서 자신의 양식에 입각한 자기견책이 필요한 것이며. 잘못을 무조건 회피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시는 것은 곤란합니다. 제게는 아니어도 좋으니 작가적 양심에 입각해서 어떤 방식으로던 견책을 동반하는 방식의 유감을 표명하시기 바랍니다.." 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에대해 권작가님께서는 분명히 동의를 하셨습니다,

권작가님도 잘 아시다시피 대개 이런문제의 시발점은 열에 아홉은 일단 " 출판물 판매금지와 회수 가처분 신청"과 함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변호사의 내용증명서 송달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저의 양식으로는 그것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이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처음부터 법적인 대응은 배제하기로하고 저와 권작가님 두사람이 주말동안 진지하게 숙고해서 "문제가 확대되지 않으면서 적절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는 방식을 찾아서 월요일까지 서로 의견을 교환하기로 약속을 했었습니다. ( 아울러 그와 동시에 결과적으로는 기우였지만, 혹시라도 동인문학상 위원회에서 수상취소라도 결정 할 것을 우려해서 저는 문제확대를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언론에 누차 설명 했었습니다 )

그러나 권작가님이 같은날 저와 나누신 대화와. 그날 언론에 내보낸 입장은 그야말로 "표리부동"이라는 말로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님은 제게 월요일까지 서로 고민하기로 하신 다음 메일을 주고 받기로 하셨는데, 다음날 아침에 신문지상에 게제된 님의 입장은 "황당하다.. 하루아침에 파렴치한이 되었다.."는 것 이었습니다, 그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것은 그전날 저와 나눈 대화와는 전혀 성격을 달리하는 말씀이며, 저로서는 권작가님이 정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로서의 신의를 가지신 분인지를 의심케 하는 것 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월요일에 제 블로그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글을 올렸던 것입니다.( 오늘 님이 해명하신 내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토요일자 조선일보,동아일보를 검색해 보시면 이 부분은 명백하게 정리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님의 해명은 지금 이러한 사실을, 특히 저의 진의를 상당히 왜곡하고 계십니다.

이것은 제가 처음부터 줄곳 고수했던 입장, 즉 "법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선의를 이용한 것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 더구나 실제 님이 이점에대해 제게 보내신 두번째 메일은 사과는 차치하고서라도 사실은 제가 마음이 상할 정도로 비례( 非禮 )하기까지 한 것이었습니다. )

그 결과 제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좁아졌었습니다.

이제는 동인문학상을 심사하신 이문열님의 문학적 입장과는 별개로 진실을 가리기 위한 법적 판단을 구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님의 말씀대로 제 스스로 법적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이상 제 스스로 친 올가미에 제 목을 걸고 이 문제를 그대로 덮는 길 두가지 뿐 이었습니다.   

님은 후자에 무게를 두셨던 것 같습니다

고백하건데..

저역시 불민한 사람이라 감정적으로는 전자를 택하고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가장 꺼려했던 부분은 법적판단을 구함으로서 "제가 말을 뒤집은 사람이 되는것" 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조용히 추스려갈 수 있었던 문제가, 그렇게 할 경우 님의 작가적 미래를 매장하는 그야말로 엄청난 결과를 가져 올 가능성이 컸고, 만약 그 경우에는 그것이 악연이던 인연이던 저와 연이 닿은 분에게 그런 큰 결과를 초래케함으로서 제가 부담져야 할, 평생의 업(業)을 감당하기가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님과 저 사이의 메신져 역할을 자임했던 분에게 이번주까지 다시한번 깊이 한번 재고해보시고 법적 분쟁을 택하지 않고 "아름다운 화해"를 바라는 제 마음을 전달해 주실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님도 알다시피 그 아름다운 화해의 시나리오는 이랬습니다..

어차피 이 문제는 정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미 문제가 커졌으므로 이제는 님이 문학동네 게시판에 조용히 유감을 표시하고 넘어가시는 것은 ( 그나마 이 말씀도 책의 후기에 사과가 아닌 블로그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사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에 비하시면 큰 진전이었지만,..), 님으로서도 표절작가라는 오명을 벗을 길이 없고 아울러 회피로 일관하시는 것은 양식적으로도 문제가 있으며, 저 역시 즐겁지 않은일에 연루되어 이름이 오르내려 주변의 걱정들이 크시므로, 적절한 방법을 찾되... 

그것은 "어느 조용한 찻집에서 이 일을 기사를 다루었던 해당 기자분들을 비공식적으로 초청해서 같이 차를 나누면서 권작가께서는 "비록 관행으로 여겨졌던 일이라 하더라도 이제 저명작가로서 깊이 고민하지 못했던 실수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일을 계기로 삼아 좋은 작가로 거듭나는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을,, 저는 이일은 "권작가님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인터넷문화라는 아직 입장이 정돈되지 않은 일에 대한 해프닝이라고 볼 수 있으며, 권작가님의 작가적 능력이나 양심을 믿고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라는 입장을 말씀드림으로서 이 문제를 가장 부드럽고 원만하게 처리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라는 것입니다..

제가 그렇게 말씀을 드린것은 저는 진정으로 어떤 어렵고 복잡한 일들도 회피하기보다는 당당하게 부닥치고, 이후에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함으로서 아름다운 결말을 맺음으로서 그동안의 서로의 허물을 모두 씻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또 일의 모든 정황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문학동네 게시판에 숨어서 형식적인 몇줄의 글을 올림으로서 "할일을 다했다"라고 생각하시는 것 보다, 그것이 훨씬 책임있게 행동하시는 것이라 생각했고, 아마 그렇게 하셨다면 모든 님의 독자분들도 님에게 격려의 덕담과 박수를 드렸으리라고 믿습니다............  

아마 이것은 제가 님께 전달한 내용을 토씨하나 빼지 않고 제대로 기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이런뜻에 대해 권작가님께서는 며칠 기다려달라는 뜻을 제게 두번이나 전하셨고, 제게는 그 기다림의 결과가 오늘 제가 존경하는 분을 통한 부탁과 아울러, 님이 게시판에 "해명과 유감"의 표시가 아닌 "변명"을 일방적으로 게시하시는 것으로 돌아왔습니다..

권작가님....

외람되지만 질문을 드립니다..

혹시 지금 제가 쓴 장문의 글에서 혹시 한치의 틀림이라도 있으신지요.. 또 제가 쓴 글이 조금이라도 진실을 가린것이 있는지요...?  그리고 진정 님의 작가적 양심은 오늘 문학동네 게시판에 게시하신 글로서 이 긴 과정의 경과를 마무리 하는것이 옳다는 판단을 내리셨는지요..? 또 님의 오늘의 결론은 정녕 회피가 아니라 작가적 양식에 입각한 당당한 자기견책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님의 유감표시를 진정성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아무래도 저의 협량함 때문인지요...

그리고 이번에는 소이부답(笑以不答) 함이 분명히 옳겠음에도 결국 얼굴이 붉어진 소인배의 모습으로 이글을 쓰는 자신을 자책하며,. 아울러 제가 제안했던 "아름다운 화해"가, 정작 님의 해명글로 등장하였음을 보면서 쓴 웃음이 지어지는 제 스스로가 부끄러운 밤입니다.....

박경철 드림.


관련글-아름다운 화해를 희망하며-권지예(표절관련 입장표명)
 
(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68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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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예씨의 입장표명이 시골의사분이나 다른 독자들에게는 해명성 글로 판단이 되는지 오히려 사태가 더 커질 듯 하다. 법정공방도 배제할수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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