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2005.12.11

'연말연시 사랑과 감사의 뜻을 책으로 전하세요.'60쪽 안팎의 얇은 책자를 카드 봉투 속에 넣어 보내는 선물용 성탄·연하 도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카드를 별도로 구입할 필요없이 책 앞페이지에 메시지를넣을 수 있고 무게도 가벼운 데다 내용도 따뜻해 찾는 사람이 많다.

 

 

 

 

도서출판 성서원은 시인이자 수필가인 김영진씨의 '사랑과 희망의 노래' '나의꿈,나의 비상' '감동이 있는 풍경' '세계 신앙 위인들' 등 성탄·연하 도서 7종을선보였다. 가격은 권당 2800원. 마음을 담아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우표만 붙여 보내면 되도록 기획했다. 시와 에세이,성경 이야기 등을 파스텔톤 삽화와 함께 편집해 읽기 쉽고 보기 좋게 만들었다.

이 시리즈는 발간한 지 한 달도 안돼 단체주문이 1만부를 넘어서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앞서 가교출판 새론북스 수선재 월가조선 주변인의길 등이 카드 봉투를 곁들인 연하도서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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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출판사가 출간한 선물용 도서는 임동헌의 사진이 있는 에세이 '가족'을 비롯해 정희성의 '제가 당신의 행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등 20여종. 표지 하단에'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문구도 실었다. 가격은 각권 2800원. 특허청에실용신안까지 출원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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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와 연말 편지만 덩그러니 있는 것 보다는 저렴한 연하도서 한권 같이 선물하면 좋을 듯 하다. 메세지까지 넣을 수 있도록 요즘은 되어 있다고 하니...
 
도서 > 사전/전집/기타 > 2006년 달력/다이어리 > 연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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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인간의 존엄을 묻다 (2005)

 

책소개

 

『사마천, 애덤 스미스의 뺨을 치다』에 이은 오귀환의 21세기 역사 오디세이 두 번째 책. 아주 힘든 상황과 환경 속에서도 모든 고난을 이겨내고 기적을 일구어낸 인물들의 삶과 사상을 소개한 인물탐구서이다. 역사의 큰 획을 긋고 자신만의 길을 추구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하여 사람들에게 많은 교훈을 남기고 있다.

세상을 뒤집은 혁명가, 최고 경영자, 부자의 철학, 역사를 만드는 길, 수도의 탄생 등 7부 2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10여 컷의 사진을 통해 다각도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인물, 역사의 새로운 발굴을 통해 인물의 삶과 사상들을 더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으며, 어떤 고난을 만났고, 고난을 어떻게 헤쳐나갔는지를 보여주면서, 성공 요인들도 이야기한다. 검투사 경기, 나눔 경영, 마로코 폴로와 선교사들 등 조금 더 흥미로운 이야기로 구성된 박스글들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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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애덤 스미스의 뺨을 치다"라는 역사적 인물들의 기상천외한 삶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설명하면서 21세기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인문교양서로 인기를 얻었던 저자의 두번째 책이다. 역시 책을 잡고 싶게 만드는 독특한 제목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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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덕한 카리스마의 매혹
- 우리는 왜 부도덕한 리더에 끌리는가? | 원제 The Allure of Toxic Leaders (2004)

책소개

지지자들이 부도덕한 리더들을 떠받들게 되는 원천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또한 우리가 조직과 직원, 국가, 구성원들에게 파괴적으로 행동하는 리더를 참고 견디며 끊임없이 충성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탐구한다. 저자는 이러한 리더를 추종하는 무리들이 평상시에 느끼는 욕구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들여다본다.

또한 이 책은 한 리더가 치명적인 리더로 타락하는 위험을 사전에 막기위해 리더의 임기에 제한을 두는 제도의 중요성을 서술하고 있다. 아울러 리더들을 선출하는 과정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도 논의된다. 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연임한 나머지 더 이상 쓰임새가 없게 된 리더들이 그래도 박수를 받으며 퇴임할 수 있는 가능성들을 모색하고, 아울러 현재의 리더들을 곧고 좁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감시할 수 있는 다른 시나리오들을 연구한다.

이 책의 초점은 치명적인 리더들이 지지자들을 무아지경에 빠뜨리거나 아니면 적어도 그들로 하여금 그 리더의 뒤에 줄 서게 만드는 그 역학관계에 특별히 맞춰진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질 나쁜 리더들을 받아들이게 하고 그들을 고무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그런 존재를 뒤엎는 일에 무기력하고, 겁을 먹으며, 마음 내켜 하지 않고, 서투르게 만드는지를 탐구한다.

Average Customer Review:
based on 8 reviews. (아마존 독자펴점)
Amazon.com Sales Rank: Today: #124,881 in Books  (아마존 판매순위 200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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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프로에서 불굴의 의지로 성공한 기업가들의 성동담을 찬양하듯이 방송하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저게 본 모습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결국 몇년 후에 그들 중 상당수는 각종 비리로 수갑을 찬 체로 감옥에 들어가거나 회사가 온데 간데 없어지는 경우를 허다했다. 나쁜 리러쉽은 모두를 망치게 할 수도 있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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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후의 템플 기사단 1~2 원제 The Last Templar (2005)

 

책소개

 

2005년 7월 영국에서 출간된 <최후의 템플 기사단>은 2005년 하반기 유럽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전세계 32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저자(레이먼드 커리)는 역사적인 사실을 스릴러 소설에 결합시켜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시켰으며, 언뜻 어려워 보이는 철학적 물음들을 재미있는 역사 스릴러물로 풀어나가고 있다. 이 소설의 중심축은 템플 기사단의 역사와 그들이 지니고 있는 비밀이며, 주제는 템플 기사단이 내걸었던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에 대한 되물음이다. <최후의 템플 기사단>은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넘나들며 펼치는 스릴러 소설로, 현대와 중세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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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코드>보다 더 후한 점수
오마이뉴스 2005-12-31 정아은 기자

오랜 시간에 걸쳐 많은 사람에 의해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던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언제나 호기심을 끈다. 최근의 역사 추리소설 붐을 타고 또 한권의 역사 추리스릴러가 나왔다.

'바티칸의 보물'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중세의 기사단원의 복장을 한 괴한 네 명의 습격과 연달은 살인. 그리고 이 사건의 배후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는 로마 교황청.

<다빈치 코드>와 너무나 흡사한 구조가 아닌가. 왠지 식상할 것 같아 지나쳐버릴까 하다가도 결국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다빈치 코드>를 읽고 받았던 충격, 기존에 알고 있던 세계가 깨지면서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듯한 느낌을 기억하는 탓이리라. 이번엔 또 어떤 충격을 주겠다는 것인가. <다빈치 코드>를 모방한 싸구려 아류가 아니길 은근히 기원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긴다.

 
단순한 <다빈치 코드>의 아류가 아님을 직감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소설은 뉴욕의 커다란 박물관에 말을 탄 기사들이 등장하는 장면과 주인공인 테스가 아이와 함께 박물관에 들어서는 장면, 이어 FBI 요원인 라일리가 사건수사를 시작하는 장면, 같은 시간대에 교황청에서 일어나는 회의 장면이 각각 한 장씩을 이루며 시작된다.

소설을 이루어갈 핵심 인물들이 각각 다른 곳에서 어떤 계기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지 간결한 어조로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 마치 영화의 첫 장면을 보는 듯 하다. 잠깐 책장의 맨 앞에 붙어 있는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니 역시나, 이 작품은 원래 시나리오였단다.

각 등장인물이 어떤 사연으로 사건에 휘말리게 되었는지, 그들이 이 극에서 가지는 중요성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책의 1권이 끝나 있다. 극전개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다시 말해서 이것은 만들어낸 가짜 이야기라는 사실을 생각하고 그 자연스러움에 혀를 내두를 쯤이면 이미 작품의 반이 끝나 있다는 것이다. 놀라운 이야기 전개 능력이다.

댄 브라운식 스릴러, 콘웰식 심리 묘사

이 작가는 전반적으로 <다빈치 코드>의 댄 브라운과 <스카페타 시리즈>로 유명해진 퍼트리샤 콘웰을 반씩 섞어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오랜 권위를 가진 가톨릭의 교리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 역사 스릴러라는 면에서 전자와 닮았다면 등장인물 개인의 내면풍경에 심리학적 색채를 입혀 그려놓았다는 면에서 후자를 닮았다.

그러나 댄 브라운에 비해서는 문체가 더 간결하고 분위기에 과장이 없다. 퍼트리샤 콘웰에 비해서는 심리묘사가 좀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독자를 숨도 쉬지 못하게 끝까지 박진감있게 끌어가는 '스토리텔러'로서의 능력에서는 이 작가, 레이먼드 커리가 압도적이다.

잘 읽히는 탓에 이 작가가 보내는 메시지도 굉장히 솔깃하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그리스도교도, 유대인, 이슬람교도가 자신의 종교가 모두 아브라함에 기초한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하네. 그는 세 종교의 창설자이자 유일신을 세웠어. 모순된 이야기 같지만 <창세기>에서 하느님은 인간들 사이의 분열을 해결하기 위해 아브라함을 보냈어. 그는 인간이 각기 언어나 문화가 달라도 모든 창조를 지탱하는 유일한 하느님 앞에서 인간 가족이라는 하나에 속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 그런데 그 고귀한 메시지가 왜곡된 거야...

...아랍인과 유대인은 아직도 서로를 죽이고 있어. 지구상에서 가장 뜨겁게 주장되는 땅 때문이지. 아브라함이 거기에 묻혀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 작은 동굴에는 각 종파마다 개별적으로 들여다보는 구역이 따로 있어. 만약 그가 실존한 인물이었다면 후손들이 편협한 마음으로 싸움질이나 한다는 생각만 해도 무덤에서 돌아누울 거야....


기독교는 유대교에서 떨어져 나온 종교이고 이슬람교는 그러한 기독교에서 떨어져 나온 종교이다. 마치 기독교내의 신교가 가톨릭에서 떨어져 나온 종교인 것처럼. 또한 기독교 교리와 이슬람 교리 곳곳에서는 불교의 교리와 일치하는 부분이 상당량 발견된다고 한다.

결국 이 모든 종교의 근원은 하나라는 것. 같은 신을 믿으며 그 방법을 달리 하고 있을 뿐인데 그 방법의 상이함 때문에 인류가 '신의 이름으로' 서로를 죽이고 싸우는 치욕스런 역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빈치 코드>보다 더 인간적인...

이 작품에 <다빈치 코드>보다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건 이 작가가 기독교 교리가 근본부터 흔들리면 그 여파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절망과 허망함을 심어줄 것인지, 그로 인해 인류가 얼마나 큰 불행을 겪게 될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까지 텍스트에 포함시키려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 지구상에는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있는가. 기독교인이라는 이름을 달고 파렴치한 짓을 자행하는 자들도 있지만 기독교인의 이름으로 이타적인 정신을 실천하며 인류의 역사에 아름다운 빛을 비추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이 자신이 인생을 걸고 실천해온 많은 것들의 출발점이 한낱 지어낸 이야기임을 알았을 때 이들이 맞게 될 공허함과 절망은 무엇으로 채울 수 있단 말인가.

...교회는 단점이 많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생애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백만이 신앙에 의지해서 매일 살아가고 있어요. 종교는 여전히 안식처를 제공합니다. 그들이 죄를 범했다 하더라고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환영합니다. 궁극적으로 신앙은 우리가 생존하는 데 필수적인 그 무언가를 제공합니다. 죽음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 죽음 너머에 있을 것에 대한 두려운 마음을 극복하도록 도와줍니다. 부활한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수백만의 영혼은 그저 허공을 떠다닐 겁니다. 명심하세요, 라일리 요원. 그것이 이 세상에 폭로되는 순간부터 이 세계는 최악의 절망과 환멸의 상태로 빠져들 겁니다...

추기경의 입에서 가톨릭의 출발 자체의 비밀을 인정하는 이 말이 나올 때, 그리고 자신이 그 비밀을 인정하면서도 일반에 공개되는 것을 철저히 막는 이유를 말하는 때만 해도 작가가 결국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독자는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결국 이 비밀은 온 세상에 알려질 것인가? 아니면 추기경의 염려와 같은 이유에서 결국 다시 봉인될 것인가? 작가의 선택은 의외이다.

...그들에게 그렇게 할 수는 없어.

그들에게도, 그들과 같은 수백만에게도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사본을 발견한 이후 매일 밤낮으로 그 생각이 그녀를 괴롭혔다. 지난 며칠간 만났던 모든 사람들, 그녀에게 아낌없이 친절과 사랑을 베푼 사람들. 이건 그들에 대한 문제였다. 그들 모두, 그리고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이것은 그들의 삶을 파멸시킬 수도 있다...


작가는 가톨릭 교단의 최상부에 있는 추기경의 입을 통해서보다는, 누구보다도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했던 한 끈질긴 고고학자의 입을 통해서 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고고학자가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생활에서 그녀가 만난 평범한 이웃사람들이라는 사실은 이 소설이 왜 <다빈치 코드>보다 더 인간적인지를 설명해준다. 추리 문학과 순수문학을 접목시켰다는 평을 받는 퍼트리샤 콘웰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작품은 역시 역사 스릴러물. 작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 걸 단번에 뒤집어버린다. 마지막 장면을 읽고 나면 독자는 자신을 깊게 짓누르는 것 같던 커다란 의문에서 풀려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가볍게 한번 작품을 툭 치는 것으로 작가는 독자들의 마음에, 그리고 오랜 세월 인류의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기독교라는 종교에 작품 내내 불어넣었던 무거운 기운을 덜어주려 한 것이다. 하하, 이건 픽션이라구요. 어차피 지어낸 얘기라니깐요.

하지만 영리한 독자라면 금세 눈치 챌 것이다. 이 영악한 작가가 자신이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는 이미 충분히 던졌다는 것을. 이것이 아무리 허구라고 해도 독자의 가슴에 한 번 던져진 질문은 두고두고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다. 성경은 누가 쓴 것인가? 성경이 사실이라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예수 사후 40년 후에나 쓰여진 성경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실을 담을 수 있었을까? 성경은 왜 이천년 동안이나 절대교리로 군림해 왔는가?

Average Customer Review:
4.0 out of 5 stars (아마존 uk 독자평점)
Amazon.co.uk Sales Rank: 208 (판매순위 200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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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스릴러가 아니길 바랫건만 또 다시 종교스릴러다. 지난 여름 <히스토리언> 으로 3개월간 반짝 히트작 대열에 올라 짭짤한 재미를 봤던 김영사에서 역시 출간했다. 여러 출판사에서 눈독을 들인 작품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스토리는 꽤 괜찮아 보인다. 그런데 홍보문구처럼 유럽에서 성공했다면 판매부수도 좀 공개를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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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기회 넘치는 '평평한 신세계' 열었나

중앙일보 박정호 2005-12-09

 

날아가는 일자리 보지 말고 자원 배분의 합리성을 봐야 피하려 하면 되레 빈곤의 덫에
-
공병호(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강자에게만 '평평한 세계'일 뿐 빈부격차.불평등의 그늘…비판적 성찰 좀 하시죠
-이해영(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부)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는 동독 사회주의의 몰락만을 알린 사건이 아니었다. 통제.관료주의 빗장을 굳게 걸어두었던 인도는 91년 외환위기에 직면하자 드디어 경제개방을 선택했다. 그리고 개혁 3년 만에 연 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오랜 빈곤에서 탈출하기 시작했다. 하버드대 교수로 노벨상을 수상한 인도 경제학자 아마르타 센은 "베를린 장벽은 미래를 세계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막는 수단이었다. 장벽이 존재했을 때 우리는 세계를 글로벌 관점에서 생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신간 '세계는 평평하다'(도서출판 창해)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저자는 세계화와 민족주의의 충돌을 다룬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로 유명한 미국 저널리스트 토머스 L 프리드먼(사진). 그는 베를린 장벽 붕괴와 함께 PC 대중화에 불을 댕긴 '윈도 3.0 버전'이 90년 등장하면서 "세상이 평평해지기 시작했다"고 단언한다. 국경.민족의 경계를 뛰어넘는 지구촌 경제체제, 즉 누구에게나 동일한 기회와 자유가 주어지는 세계화를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다고 말한다.

'평평한 세계'는 국가.기업.개인 모두에 해당하는 말이다. 아니, 저자에 따르면 개인에게 더 절실한 단어다. 세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국가→기업→개인으로 서서히 이동 중이라는 것. 저자는 심지어 자기 자녀들에게 "중국과 인도의 아이들이 네 일자리를 가져가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충고하기도 한다.

지은이는 세계화가 빈부격차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일부 공감한다. 그러나 가속도가 붙은 세계화 물결을 되돌릴 수 없다는 입장에는 흔들림이 없다. 과연 그럴까. "미국과 유럽기업이 누리던 독점적 지위가 끝날 것이다"는 그의 주장을 찬.반 양론으로 살펴본다.  박정호 기자 jhlogos@joongang.co.kr

*** 그렇다

날아가는 일자리 보지 말고 자원 배분의 합리성을 봐야 피하려 하면 되레 빈곤의 덫에

세상에는 통제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마치 자생적 질서처럼 우리들의 삶의 곳곳을 새롭게 규정하고 있는 것이 바로 '세계화의 거센 파고'다. 이를 두고 토머스 L 프리드먼은 '세상은 평평하다'는 은유를 사용한다. 어찌할 수 없는 추세라면 우리가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와 사고방식을 바꾸면 된다. 강력한 변화지향적인 태도와 개방적인 사고, 이 두 가지면 누구든지 흥미진진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 갈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것들이 쉽지만은 않다. 인간이란 조그만 변화라도 일단 반대해 놓고 보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적응성과 수용성 두 가지로 무장하지 않은 사람들이 당면하게 될 미래는 더욱 가혹할 수밖에 없다.

세계화와 개방을 비난하고, 그런 변화를 주도하는 적으로 미국과 서방세계를 질타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그들에게 "감정적이지 말고 냉철하게 시대의 변화를 직시하라"고 권하고 싶다. 아무런 대책 없이 반대에 익숙한 사람들을 기다리는 것은 가혹한 가난과 빈곤의 나락이 될 것이다. 그것은 개인, 조직 그리고 국가 모두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프리드먼의 저서들은 뛰어난 필력에다 누구도 도전할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한 인맥으로부터 얻어낸 정보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한편의 장대한 파노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신간도 그렇다. 이 책을 통해서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사람들이나 과거의 이론이나 이념에 젖어 여전히 꿈꾸듯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학수고대하는 사람들이 시계를 한층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세계화는 세계 전체가 자원 배분의 합리성을 더욱 높여가는 일련의 과정이란 특성을 갖고 있다. 협소한 시야에서 보면 날아가 버리는 일자리에 분노할 수 있지만 시장의 확대는 대다수 사람에게 전문화와 분업의 이점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세계를 대상으로 공급체인이 어떻게 확대되고 있는 가를 보는 것만으로 세상은 부정문이 아니라 긍정문임을 확신할 수 있다. 나는 자주 "피할 수 없다면 즐기면 된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프리드먼은 개인 차원에서 끊임없이 능력을 키워가라고 말한다. 평평한 세계에서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것은 조직이나 국가가 아니라 바로 자신이며, 그 누구도 자신을 대체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늘 자신의 일이 "아웃소싱의 대상이 될 수 없도록 하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은 사람들이 바로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다. 이 세계는 세상을 어두컴컴하게 보는 사람들에게 암울함과 불안감으로 가득 차 있겠지만 변화의 흐름을 직시하고 본질을 이해하는 사람에겐 대단히 역동적인 미래가 펼쳐지고 있다. 이런 미래에 이 땅의 모든 이들이 기회를 잡고 이용할 수 있는 데 지적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미를 찾고 싶다.

공병호(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아니다

강자에게만 '평평한 세계'일 뿐 빈부격차.불평등의 그늘…비판적 성찰 좀 하시죠

잘 팔리는 책에는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프리드먼이 안내하는 세계화의 꽃밭은 향기로웠다. 미국인이 쓴, 무슨 상받은 이런 유의 책을 접할 때마다 나는 미국식 글쓰기의 '힘'에 놀라곤 한다. 참 이다지도 일관되게 피상적일 수 있구나. 나는 이를 '서핑'형 글쓰기라 부른다. 현상의 표면만 긁어 모아 자신이 설계한 가상공간에다 마치 새 가구를 갖다 놓듯 나열하고, 여기에 저널리즘 특유의 갖가지 인터뷰를 엮은 다음, 괜찮은 제목을 붙인 그런 글 말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 책은 저자 스스로 말하듯 '조용한 위기', 즉 철두철미 미국의 조용한 위기에 대한 미국 와습(WASP), 그 가운데 '자유무역분파'의 세상읽기에 속한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이른바 '뉴요커'의 정서에 바탕하기에 부시를 '위험하고 멍청하게' 보고, 세계화의 수혜계층이기에 어떻게든 세계화로 평평해진 신세계가 얼마나 멋진 곳인지 세일즈에 여념이 없다. 하기야 자유무역에 대한 미국 내 상류계층의 충성도가 50%대에서 20%대로 반 토막 나고 있는 조건에서 그래도 미국적 가치에 기반해 자유무역을 계속해야 하지 않느냐고 주장하는 그의 책은 미국 기준으로 볼 때 시의적절하고 또 팔릴 만하다.

이 책은 분명 엄격한 학술서도, 딱딱한 이론서도 아니다. 그래서 학자들의 '사투리'로 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 터무니 없이 두꺼운 책에 널린 억설을 읽어 내자면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그의 논지가 갖고 있는 최대의 약점은 세계화에 대한 과도한 가치적재 곧 '세계화=절대 선' 식의 암묵적 전제이며, 이는 세계화 자체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가로막는 치명적 걸림돌이다. 과도한 전제는 언제나 논리적 비약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해서 빈곤의 원인도, 전쟁의 원인도 세계화가 덜 되어서 그렇다는 강한 암시가 전개된다. 세계화로 평평해진 세계 그 자체가 불평등의 원인이 되고,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은 이미 출발점에서부터 배제된 터라,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인터뷰 녹취를 푸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너무나 미국적인 그에게 '자유무역주의는 강자의 보호주의'라는 국제정치학자들에게는 이미 진부해진 진실이 스며들 여지가 없다. 그의 말처럼 '맥도널드'뿐만 아니라 특히 '글로벌 공급사슬'이 전쟁을 억지한다면, 그 본산인 미국은 왜 전쟁을 도발할까? '그리운 식민지' 인도의 IT산업에 대한 인상비평은 이 책을 끌어가는 엔진이다. 하지만 최첨단 빌딩 숲 사이에 따개비처럼 붙어 사는 수억 명 인도의 '하루살이' 인생에도 세계는 '평평'할까?

정치학을 미래의 '성장산업'이라 부르기에 나로서는 그저 고맙다. 과도한 시장과 경제, 과소한 국가와 정치, 그래서 나는 저자에게 정치를 진지하게 고민해 주길 권장한다. 하지만 그래도 미국을 알고자 한다면 다 같이 이 책을 읽자. 단 빌려서!

이해영(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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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니다" 쪽에 편을 들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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