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파기의 즐거움 - 손가락 하나로 만나는 해방감 (1992)

 

책소개

우리 까놓고 말해보자. 한번도 코 안파본 사람 있으면 손들어보자.  고상한 척 하시는 교수님도, 아름다운 숙녀분도, 조각미남 장동건도 코파기의 즐거움에서 예외라고 말 할 수는 없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전 세계 편집자들을 뒤집어지게 한 책. 인류의 가장 오래 된 취미인 코파기를 통해 뒤집고 비틀어 바라본 기발한 역사 이야기와 코파기의 정석, 섬세한 조언까지를 위트와 해학으로 버무렸다. 코파기로 본 서양사, 코파기 점성술, 실전 코파기 등의 다양한 장르를 다루고 있다.

역사, 예술, 철학 등 다방면에서 시도되는 독특한 패러디는 '코파기'라는 하나의 주제로 엮이며 독특한 통일성을 자아낸다. 저자의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 뻔뻔하게 이어지는 속에서 독자가 가진 상식들이 서로 부딪히며 유머러스함을 자아낸다.

이 책은 코파기의 즐거움 그리고 유쾌함을 말해주고 있다. 작은 걸 기대하고 들어간 손가락에 생각 외로 큰 것이 걸렸을 때와 같은 통쾌함! 당신에게 코가 있다면 정독하며 따라해 보기를 권한다. 코가 있다면. - 김유식 대장 : 디시인사이드 대표

나는 웃음이 행복의 열쇠라고 믿는다. 농담과 웃음에 대한 집착은 언제나 환영이다. 이 책에는 역사, 예술, 철학 그 무엇이든지 농담으로 만들고 그것을 웃을 수 있는 여유가 담겨있다. 뭐 재미있는 일 없냐고 날마다 묻는 당신! 코파기 시합 국제 연맹에 가입해라. 희고 긴 손가락으로 코를 파는 그녀의 우아함을 찬미하며 사랑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행복하다. - 만화가 김풍 : 폐인가족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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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sepicking for Pleasure: A Handy Guide 
제목처럼, 원서처럼 번역서 표지도 좀 더 자극적(?)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너무 점잖은 표지다. 이 책으로 2006년을 웃으면서 시작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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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녀 2005-12-30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올해 재미있는 소식, 파란님 서재 통해서 많이 들었습니다.
내년에도 즐겨 찾겠습니다 ^^

눈보라콘 2005-12-30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호랑녀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 게시물에 꾸준하게 댓글 달아주시니 감사합니다.
 

[BOOKS OF 2005] 올해의 책|‘해리 포터와 혼혈왕자’

16개국서 동시발매 첫날부터 돌풍, 미국서만 1초에 80권꼴로 하루 동안 690만부 팔려
국내서도 발매 시작 후 6주째 베스트셀러 1위... 우리 시대 최고의 문화상품 브랜드로

해리 포터 시리즈의 여섯 번째 이야기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이하 ‘혼혈왕자’로 약칭)가 2005년의 지구촌을 강타했다.

지난 7월 16일 중세의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감도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성에서 저자 조앤 K. 롤링과 전세계에서 초청된 어린이 70명이 참석한 가운데 ‘혼혈왕자’ 출간 축하행사가 열렸다. 현지 시간으로 0시1분 롤링이 ‘혼혈왕자’의 첫 페이지를 낭독한 것을 신호로 미국, 영국, 캐나다, 홍콩 등 세계 16개국에서 동시 발매가 시작됐다. 

책은 발매 첫날부터 전세계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켰다. 발매 첫날 미국에서만 1초에 80권꼴로 하루 동안 690만부가 팔렸고, 영국에서도 200만부 이상이 팔리는 등 종전까지의 각종 출판기록을 경신했다. 첫날 하루에만 세계에서 1000만부가 넘게 팔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혼혈왕자’는 지금까지 대히트를 기록 중이다. 10월 28일 번역출판해 배포한 초판용으로 100만부를 인쇄했다. 아동물에서 초판 100만부 인쇄는 신기록이다.

 

 

 

 

이 책을 번역해 펴낸 문학수첩 김병호 편집장은 “12월 10일 현재 130만부가 팔렸다”고 말했다. 한국출판인회의가 교보문고 등의 집계를 참고해 발표하는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2월 14일 현재 ‘혼혈왕자’는 6주째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다. MBC 인기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자주 언급된 데 힘입어 17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지켜왔던 미하엘 엔데의 ‘모모’는 ‘혼혈왕자’가 출간되자마자 왕좌를 내줘야 했다.

해리 포터 신작이 나올 때마다 벌어지는 현상이었지만 이번에 ‘혼혈왕자’가 발매개시되던 때도 미국에서만 5000여개의 서점 앞에서 사람들은 책을 조금이라도 빨리 받기 위해 전날 아침부터 장사진(長蛇陣)을 쳤다. 뉴욕에서는 타임스퀘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발매시간 카운트다운을 중계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해리 포터가 발매되는 날은 지구촌 축제일을 방불케 했다. 가히 광풍(狂風) 수준인 ‘해리 포터 신드롬’의 열성팬을 가리키는 ‘포터 매니아(Potter Mania)’가 생겨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우리나라만 해도 10만명을 넘는 팬클럽이 결성돼 있다.

혼혈왕자’의 폭발적 호응에 힘입어 해리 포터 시리즈는 이제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다. 세계적으로 63개 언어로 번역된 해리 포터 시리즈는 지난 10월 14일로 판매부수 3억부를 돌파했다. 1997년 해리 포터 시리즈가 첫선을 보인 지 8년 만에 ‘3억부 판매’라는 대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이쯤되면 해리 포터 시리즈가 ‘역사가 시작된 이래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라는 말을 듣는 게 이해가 될 것이다. 해리 포터 열풍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 한글판은 1999년 11월 첫선을 보인 이래 아동물 출판사상 처음으로 판매부수 1000만부를 넘어섰다.

해리 포터 발매일은 지구촌 축제일?

‘혼혈왕자’가 출판 최고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조짐은 진작부터 예고돼 있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서점 아마존닷컴의 ‘혼혈왕자’ 영문판 사전 주문량이 140만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종전 기록은 해리 포터 시리즈 제5탄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의 130만부였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전작(前作)들이 세운 기록을 해리 포터 신작(新作)이 깨는 것이다. ‘혼혈왕자’의 미국 초판 인쇄부수는 1080만부로, 이 역시 출판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혼혈왕자’는 각종 최고기록을 갈아치운 작품답게 해프닝에 있어서도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지난 6월 영국에서는 ‘혼혈왕자’가 발간되기 전에 그 내용을 대중지 두 곳에 팔아넘기려 한 용의자 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혼혈왕자’는 발매 개시로부터 12시간도 안돼 607쪽에 달하는 책이 스캐닝돼 인터넷에서 불법 유통되기도 했다. 또 저자 롤링이 ‘혼혈왕자’에서 “주요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죽게 된다”고 언급하자, 이 책이 발매되기 전에 세계의 도박사들은 이 인물이 누구인지를 놓고 거액의 도박까지 벌였다. 캐나다에서는 서점의 실수로 발매 개시일보다 사전에 ‘혼혈왕자’가 판매되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결국 법원까지 나서서 ‘해리 포터 내용 사전 유출 금지’ 명령을 내렸다.

‘혼혈왕자’에 대해 유력 매체들의 호의적인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롤링이 완벽한 상상력으로 현실 아닌 현실 속에 매혹의 판타지를 다시 한번 창조해냈다. 이 책은 ‘반지의 제왕’과 같은 고전에 필적하는 책이며, 상상력이 풍부하고 완전히 독창적인 세계를 창조하고 있다”고 평했다. AP통신은 “이 책은 대다수의 언론에서 비평가들조차 눈물을 흘리게 하는 롤링의 가장 심오하고 완성도 높은 책이라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 포터는 이제 우리 시대의 일상(日常)이 됐다. 전세계의 어린이들은 해리 포터를 읽고 영화로 보고 캐릭터를 만지면서 자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현재 4편까지 영화로도 제작됐으며 개봉될 때마다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해리 포터는 책의 영역을 넘어서서 우리 시대 최고의 문화상품 브랜드로 등극한 것이다. 포브스지(誌)는 해리 포터의 브랜드 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혼혈왕자’ 한글판은 번역 판권을 가진 출판사 문학수첩이 지난 6월 금강산에서 북측 출판사 관계자와 만나 초판 100만부를 북한에서 임가공 형태로 인쇄하려고 시도해 화제가 됐었다.

그러면 ‘혼혈왕자’는 어떤 책이기에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우선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볼드모트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마법사 세계와 머글(보통사람) 세계는 경계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말포이의 아버지가 아즈카반의 감옥에 갇히고, 말포이는 볼드모트의 명령을 받으며, 스네이프는 말포이를 도와주고, 만일의 경우 그를 대신하겠다는 맹세를 한다. 호그와트의 보안이 강화되는 가운데 해리는 덤블도어의 개인지도를 받게 된다. 그 수업에서 볼드모트의 과거를 보게 된 해리는 볼드모트가 자신의 영혼을 7개의 호크룩스에 나누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해리와 덤블도어는 볼드모트의 영혼이 깃든 호크룩스를 찾기 위하여 볼드모트가 어린 시절을 지낸 동굴을 찾아가지만, 누군가 이미 호크룩스를 가져갔다는 사실만을 밝혀내는데….’

다채로운 마법의 향연으로 시작된 ‘혼혈왕자’의 주무대는 음산하고 암울한 전쟁터다. 이미 제4탄 ‘해리 포터와 불의 잔’, 제5탄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에서 주요 등장인물이 죽었는가 하면, 어린 학생들도 치열한 전투에 참여해왔기 때문에 ‘혼혈왕자’의 이러한 배경은 그리 충격적이지 않다. 오히려 전편들보다 훨씬 암울해진 분위기 속에서 유머와 로맨스, 재기발랄한 대사로 그 내용이 더욱 흥미진진해졌다는 평이다. 또 늠름한 청소년이 된 해리는 덤블도어의 정통 제자로서뿐만이 아니라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존재론적 고민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면서 자아성숙의 과정을 보여준다.

해리 포터 시리즈가 국적과 연령, 성별을 불문하고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것만은 분명하다. 어린이만 좋아하는 작품이었다면 해리 포터가 이렇게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해리 포터가 이처럼 인기 높은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동화

우선 스토리 자체가 재미있다는 분석에 대부분 공감한다. 김성곤 서울대 교수는 “해리 포터가 재미와 감각과 구성 면에서 컴퓨터 게임 같은 소설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즐겨 읽는다”며 “고아인 해리가 겪는 역경과 모험에서 사람들은 진정한 영웅의 모습을 보고 박수를 보내며 마법학교에서 일어나는 환상적인 사건들은 엄청난 즐거움과 대리만족을 준다”고 분석했다. 손향숙 서울대 초빙교수는 “해리 포터 시리즈는 옛 이야기, 학교소설, 모험소설, 판타지 등 영국 아동문학의 계보를 충실히 잇고 있고 사회가 요구하는 코드에 대체로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판타지 소설의 대작(大作)으로 평가받고 있는 ‘나니아 연대기’의 해설서인 ‘나니아 나라를 찾아서’를 쓴 번역가 홍종락씨는 “작가가 재미난 스토리를 뛰어난 필력으로 뒷받침하고 있다”면서도 “분석만으로 ‘해리 포터 신드롬’을 설명하긴 역부족이며 해리 포터에는 분석만으로 설명이 안 되는 그 무엇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이다. 해리 포터에 대한 비판도 만만찮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추기경 시절 “해리 포터 시리즈가 어린 영혼을 유혹하고 이들의 기독교 정신을 왜곡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독일 작가 가브리엘 쿠비는 “해리 포터는 기독교인을 타락시킬 수 있는 교묘한 유혹물”이라며 반(反)해리 포터의 선봉에 섰다. 레바논을 비롯한 일부 기독교 국가에서는 해리 포터를 금서 목록에 올려놓고 있다.

‘혼혈왕자’ 등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품성을 둘러싼 논란도 치열하다. 손향숙 서울대 초빙교수는 “해리 포터 시리즈가 폭발적 인기에도 불구하고 아동문학 고전의 반열에는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창작과비평 2005년 겨울호에 실린 평론에서 “해리 포터가 누리는 인기는 세상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새로운 가능성의 탐색에 기원한다기보다는 기술과 소비에 익숙한 독자의 감성을 파악하고 자극한 데서 얻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책이 대중성을 회복하는 데 해리 포터가 기여했다”는 옹호의 목소리도 높다. USA투데이는 “혼혈왕자는 아직 책이라는 형식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대중 사이에서 화두이자 열광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선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은 “사회적 현실이 마법사회라는 허구적 상상과 결합해 일궈낸 공존의 세계는 이제 사람들에게 현실에 대한 새로운 흥미를 일으키고 있다. 이제 해리 포터는 아이를 위한 동화일 뿐만 아니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동화로서 찬사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영철 주간조선 기자(yc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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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2005-12-29  




[BOOKS OF 2005] 올해의 책|명사들이 읽은 책
노무현 ‘칼의 노래’, 부시 ‘수용소의 노래’, 고이즈미 ‘노부나가의 관’...


지난 11월 1일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71억달러의 긴급자금 지원을 의회에 요청했다. 특히 이날 미국 국립위생연구소에서 가진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20세기 초 스페인독감 사례와 같은 역사적 사례까지 나열하면서 조류인플루엔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이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인 데 대해 USA 투데이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부시 대통령이 최근에 읽은 ‘The Great Influenza’란 책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에서 올 2월에 출간된 이 책은 1918년 발발해 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이 어떻게 전파되었고 이에 대한 당국의 대처방식은 어떠했는지에 대한 과정을 마치 카메라가 목표물을 좇아가듯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저자 존 배리는 뉴욕타임스, 뉴스위크 등에 글을 기고해 온 저널리스트 출신 역사작가다.

‘수용소의 노래’ 저자 백악관 초청

부시 대통령은 또 10년간의 북한 정치범수용소 체험을 바탕으로 쓴 ‘The Aquariums of Pyongyang’(국내제목 ‘수용소의 노래’)을 읽고 지난 6월 저자인 탈북자 출신 조선일보 기자 강철환씨를 백악관에 초청해 담화를 나누기도 했다. 미국에서 2000년 출간됐던 이 책은 부시 대통령이 읽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판매에 불이 붙기 시작해 미국 지방의 한 대형서점에서는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명사가 읽은 책은 정책결정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쳐 사회적으로 파장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켜 단번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우정국(郵政局) 민영화를 둘러싸고 국회가 해산된 뒤 지난 9월에 열린 총선을 앞두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탐독했다는 책 한 권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책의 제목은 ‘信長の棺(노부나가의 관)’. 이 책에는 일본 전국시대의 무장(武將)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가 당시 귀족들의 인습을 타파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고이즈미 총리 스스로 기자들에게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었다”고 밝혔다. 우정국 민영화를 관철시키려는 고이즈미 총리의 모습이 귀족들의 인습에 맞서 싸운 오다 노부나가와 대비되면서 이 책 또한 일본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국내에서도 유명인사가 읽은 책이 곧장 화제의 중심에 올라서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다. 그 중 노무현 대통령이 읽은 책은 여러 차례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 2003년 대통령이 MBC 프로그램 ‘느낌표’에 출연해 “뭐라고 표현할 수 없다. 굉장하다”라고 치켜세운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는 방송 직후 10만부 이상이 팔려나갔다. 

이 책은 대통령이 탄핵 기간에 다시 꺼내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차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초청한 청와대 만찬에서는 참석자들에게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가 지은 ‘노동의 미래’를 선물해 이 책이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에는 ‘한국의 개혁과 민주주의’(강원택 지음)라는 서적이 대통령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글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 책은 교수나 대학원생을 겨냥해 지은 학술서적인 까닭에 초판을 500부밖에 인쇄하지 않았지만, 대통령과 인연을 맺으면서 초판이 모두 팔려나가고도 주문이 쇄도해 추가로 1000부를 더 찍어냈다.

박근혜 대표 ‘블루오션 전략’ 전도사

청와대 홈페이지의 ‘대통령의 요즘 생각’이라는 게시판에는 종종 대통령이 읽은 책 소개가 올라온다. 지난 10월 2일 게시된 글에선 ‘코리아,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서다’라는 책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 5월에 출간된 이 책은 지난 2000년에 걸친 한국과 동아시아의 흥망사를 조망하면서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있다. 저자 배기찬씨는 노무현 대통령의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부터 대통령을 보좌해온 측근으로, 현재는 세종리더십개발원 소장을 맡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공직자가 읽은 책’이라는 게시판도 마련돼 있어 이해찬 국무총리와 각부 장관들이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해 놓았다. 이 중 올해 출간된 책으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추천한 ‘대화’(리영희 외 지음),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이 꼽은 ‘런치타임 경제학’(스티븐 랜즈버그 지음) 등이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올해 각종 행사에서 연설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블루오션 전략’에 대한 언급을 빠뜨리지 않았다. 지난 9월 숙명여대에서는 ‘블루오션 정치’를 주제로, 11월 영남대에서는 ‘선진한국 건설을 위한 블루오션 전략’이란 주제를 가지고 학생들 앞에서 특강을 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출간돼 올해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인 이 책은 지금까지 수많은 아류작을 쏟아낸 올해 최고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다. 이 책이 출시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생소했던 ‘블루오션’이란 말은 어느덧 일상어가 되어 버렸다. 박 대표는 “블루오션이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그동안 찾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을 찾아내는 것”이라며 “정치, 경제 등 국가 전략에서도 블루오션을 찾는다면 선진한국 건설에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청계천 복원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다시 한번 특유의 추진력을 뽐낸 이명박 시장은 유려한 에세이를 추천했다. 이 시장이 꼽은 책은 어릴 적 소아마비로 하반신이 마비된 서강대 영문과 장영희 교수가 올해 3월 펴낸 ‘문학의 숲을 거닐다’. 장 교수는 작년 말부터는 척수암 선고를 받고 투병 중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2001년부터 3년여간 조선일보에 연재했던 문학작품에 대한 에세이를 추려담은 것이다.

책은 문학의 고전들을 작가 본인의 삶과 접목시켜 쉽지만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문장에 담았다. 이 시장은 “머리가 복잡할 때마다 한 편씩 읽으면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정말 문학의 숲을 거니는 것 같은 감흥을 느꼈다”며 “아울러 장애와 질병이라는 난관을 극복하고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장영희 교수를 통해 많은 이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EO 추천서는 경영전략서

최고경영자(CEO)들이 어떤 책을 읽느냐는 해당 기업의 기업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기업환경이 변하는 요즘, 불확실성을 탈피해 안정적인 경영을 꾸려나가려는 것이 모든 CEO들의 소망일 것이다. 재계 지도자들은 독서를 통해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위험)를 줄여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포스코 강창오 사장은 ‘폭풍에 대비하라’란 책을 추천했다. 이 책은 지난 3월 ‘폭풍에 대비하라’란 제목으로 한정출간되었다가 7월에 ‘제목으로 재출간되었다. 저자 폴A로디시나는 다국적 컨설팅회사인 AT커니의 부사장으로서 이 회사의 글로벌 경영정책위원회 위원장 역할을 맡아 경영진과 정부 지도자들에게 기업환경 변화에 대한 자문역을 하고 있다. 책은 내일의 기업환경에서 예견할 수 있는 흐름과 이를 토대로 한 예상 시나리오를 소개하고 있다. 강 사장은 “(이 책은) 우리가 막연히 짐작하고 있던 경영환경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예시함으로써 업종을 막론하고 CEO들이 불확실성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LG 전자 김쌍수 부회장은 ‘잭 웰치, 위대한 승리’를 필독서로 꼽았다. 이 책은 세계적인 가전기업 GE의 CEO였던 잭 웰치가 지난해 결혼한 자신의 세 번째 부인 수지 웰치와 공동저술했다. 웰치는 전 부인과 이혼하는 대가로 1억8000만달러의 위자료를 지급해 한때 ‘가족 경영에는 서툴다’는 비아냥을 사기도 했다. 이 책에서 웰치는 2001년 은퇴 이후 총 25만명이 넘는 사람 앞에서 강연하며 받은 질문에 대해 자신의 40년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답변한 내용을 들려준다. 김 부회장은 “잭 웰치의 가르침이 담긴 이 한 권의 책이 회사나 개인의 삶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열정을 더욱 북돋울 수 있는 촉진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영전략에 대한 실무서를 추천한 앞선 두 명의 CEO와 달리 SK네트웍스의 정만원 사장은 감성적인 시집을 올해 읽은 최고의 책으로 꼽았다. 1년에 100여권을 읽는 독서가인 정 사장의 추천도서는 올해 3월 출간된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이 책은 시인 류시화씨가 마음을 치유하는 시를 주제로 동서고금의 시들을 엮어낸 시집이다.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 서기관에서부터 노벨 문학상 수상자에 이르기까지 4000년에 걸쳐 유명·무명 시인들의 시를 소개하고 있다. 정 사장은 “과거의 경험이나 환경을 두려워하고 안주하려는 대신 그것을 통해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며 “회사 정상화와 글로벌라이제이션을 통한 성장을 위해 많은 과제를 추진해 나가야 하는 나에게 (이 책은) 많은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고 말했다.

독서광 전유성씨 소설 ‘맛’ 추천

끊임없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공급해야 하는 문화계에는 유난히 독서가가 많다. 개그계의 ‘아이디어 뱅크’로 불리는 전유성씨는 한 달에 열 권 이상의 책을 읽을 정도의 독서광으로 알려졌다. 전씨가 추천한 책은 지난 5월 국내에 출간된 ‘맛’이라는 단편소설집이다. 이 책의 저자는 얼마 전 미국의 팀 버튼 감독이 만들어 국내에도 개봉한 영화 ‘찰리의 초콜릿 공장’의 원작자인 . 책의 제목이기도 한 ‘맛’이란 작품은 한 골동품 수집업자가 시골 마을을 다니다 마음에 드는 탁자를 발견하고는 물건값을 깎기 위해 벌이는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전씨는 “반전의 묘미가 있는 책”이라며 필독을 권했다.

가수 조영남씨는 지난 11월 월간 ‘톱클래스’에 기고한 글에서 “단호하게 말하건대 목숨 바쳐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사랑은 없다”며 “내가 집에서 혼자 그림 그리고, 피아노 치며 노래하고, 친구들 만나서 히히덕거리는 사소한 일상, 이것들이 진정한 사랑임을 뒤늦게야 깨달았다”고 적었다. 조씨가 자신의 사랑론을 수정하게 된 데는 얼마 전 읽었던 한 권의 책이 큰 영향을 끼쳤다.

조씨는 한 달 전쯤 절친한 친구 사이인 서강대 영문과 장영희 교수로부터 장 교수가 번역해 올해 2월 출간된 ‘슬픈 카페의 노래(The ballad of the sad cafe)’라는 책을 선물받았다. 미국에서 1951년에 출간된 이 책은 작은 마을의 카페를 무대로 육척 장신의 괴팍한 카페 여주인, 꼽추 그리고 흉악범 사이의 기이한 삼각관계를 그리고 있다. 조씨는 “이 책을 읽고 모든 게 해결되는 느낌이었다”며 “내가 먹고 자고 친구들 만나는, 누구나 갖고 있는 사소한 삶이 우리가 추구하는 전부”라고 말했다.


지난 8월 3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장외인간’을 출간한 소설가 이외수씨는 “이철환의 ‘행복한 고물상’을 읽었습니다. 그의 언어들은 모두 눈물에 젖어 있지만 읽을수록 가슴이 따뜻해집니다”라고 했다. 이씨는 이메일로 올해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 적어주었다. 이씨는 처음엔 “이런 작가들이 있기 때문에 아직도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썼다가 “끝문장이 이상해 다시 수정했다”며 재차 이메일을 보내 “… 인류가 멸망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고쳐 썼다. 평소 조사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고 한 문장을 두고도 보통 수십 번 많게는 백 번씩 고쳐쓴다는 이씨의 작문 습관을 엿볼 수 있었다.

개그우먼 김미화씨도 소문난 다독가. 최근 본업인 개그를 접어두고 MBC에서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이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KBS에서는 작가 장정일씨와 ‘TV 책을 말하다’ 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씨는 특히 책 소개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방송과 관련해서만 매주 2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고 말했다. 김씨가 추천한 책은 ‘쾌도난마 한국경제’.

이 책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와 국민대 경제학자 정승일 교수가 한국 경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나눈 대담 내용을 월간 말지(誌)의 전 편집장 이종태씨가 정리한 것이다. 저자들의 ‘TV 책을 말하다’ 출연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는 김씨는 “자유주의 경제의 개혁과 개방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주고 우리 사회가 직면한 정치 사회 경제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가져다준 점을 높이 사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곤 주간조선 기자(truman@chosun.com)


 

 

 










최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선조들의 늠름한 기상과 호연지기를 본받으라"
며 유럽 리그에서 활약중인 박지성, 안정환 선수 등에게 선물해
주목받은 책 "삼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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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의여유 2005-12-30 0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정국민영화가 미국에게 좋다는 소리도 있는데 음모론인지 사실인지 모르겠네요.^^; 물론 우정국은 일본병폐인 관료주의를 나타내지만요.
 

주간조선 2005-12-29 [BOOKS OF 2005] 올해의 책|해외 출판시장

팩트와 픽션이 결합한 팩션류의 역사추리물 강세... 앤 라이스의 ‘구세주 그리스도’도 주목

비소설 분야는 `목적이 이끄는 삶` `긍정의 힘` `괴짜경제학` `블링크` 등 꾸준한 관심 끌어

2005년 한 해 동안 나라 밖 출판가에서는 어떤 책들이 주목 받았을까? 가장 화제가 됐던 책은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한 점검은 한 해 동안 세계 독자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인 분야는 어떤 것이었으며, 독자들은 또 어떤 정보를 책을 통해 얻으려 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세계 출판시장의 중심인 미국 출판시장을 중심으로 올 한 해의 해외 출판시장을 되돌아보고자 하며, 크게 소설과 비소설 분야로 나누어 살피고자 한다.

소설 분야는 크게 몇 가지로 정리된다. 우선 올해의 최대 화제작이라고 이렇다하게 내세울 만한 소설이 없는 가운데 수없이 많은 소설이 등장했다가 퇴장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둘째로, 이런 가운데 댄 브라운 소설에 대한 열기는 여전히 식지 않은 채 거의 3년째 순위 상위권에서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아직까지도 팩션(팩트+픽션·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것)류의 소설이 강세를 띠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실례로, 과거 10여년 간에 걸쳐 줄곧 뱀파이어에 대한 소설을 써오고 있던 베스트셀러작가 앤 라이스(Ann Rice)가 이번엔 전례를 깨고 이례적으로 분위기를 바꿔 팩션소설을 선보였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셋째로 2003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역사추리소설 분야에 대한 관심이 계속 강세 이어졌으며 이런 흐름은 앞으로 선보이게 될 몇몇 주요 소설을 미루어볼 때 내년까지도 이어질 전망을 낳게 한다.

출판전문 주간지인 ‘퍼블리셔스 위클리’ 베스트셀러 집계에 따르면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는 2005년 11월 말 현재 138주째, 그리고 그의 또다른 소설 ‘천사와 악마’는 135주째 각각 베스트셀러 10위권 안팎에 머물며 그 위력을 3년째 과시해오고 있다. 그러나 댄 브라운의 소설이 이처럼 지속적인 강세를 이어오고 있는 반면 다른 소설들은 유명 작가의 작품이라 하더라도 5주에서 10주 정도 베스트셀러에 머물다가 뒷심 없이 자리에서 물러나기를 반복하는 현상을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올해 주목 받은 소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올해 출간되어 올 3분기까지 강세를 보인 소설로, 수 몽크 키드(Sue Monk Kidd)의 ‘머메이드 체어(The Mermaid Chair)’를 들 수 있다. 제시 셜리반이라는 한 중년 여인의 억눌린 꿈과 욕망이 불편한 어머니를 돌보는 가운데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난다는 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9월 말까지 24주간 소설 부문 상위에 랭크됐다.



그리고 지난 10월 말까지 18주에 걸쳐 소설 부문 1위에서 15위권을 오르내리며 판매순위 상위권에 머물렀던 엘리자베스 코스토바(Elizabeth Kostova)의 ‘히스토리언(The Historian)’ 역시 올 한 해 동안 세계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소설로 분류된다. 이 소설 역시 팩션류의 역사소설로 현재의 소설 트렌드를 반영한 소설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이 분야에 속한 작품으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앞서 잠시 언급한 앤 라이스가 쓴 ‘구세주 그리스도(Christ the Lord)’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소설이 미국은 물론 특히 그 밖의 여러 나라 출판사 및 독자들로부터 더욱 주목 받은 이유는 이 소설을 쓴 작가인 앤 라이스가 오랜 세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 뱀파이어 소설에서 벗어나 새로운 분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사렛 예수의 숨겨진 유년시절을 소설적 구성으로 새롭게 끌어올려 흥미롭게 조명한 이 소설은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면서 그 속에서 치유자로서의 예수, 선지자로서의 예수를 신비로우면서도 미스터리한 장치를 통해 조명하고 있다.

11월에 출간된 이 소설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12월 현재에 이르기까지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올라있다. 각국 출판 관계자들은 앤 라이스의 외도가 일단은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시도가 그의 작품세계의 영역 확장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이 소설이 아무래도 분수령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주위의 일반적인 평이다.

한편 역사적이고 인문학적인 지식과 정보의 기반에 소설적 구성을 덧입힌 형식의 소설에 대한 반응은 내년에도 계속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내년에 선보일 소설들이 현재 원고만 준비된 상황에서도 세계 각국의 수십여 개 출판사가 치열한 판권확보 경쟁을 벌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내년 가을 미국의 헨리 홀트 사가 출간할 예정인 제드 루벤펠드(Jed Rubenfeld)의 ‘네임 오브 액션(The Name of Action)’은 벌써부터 한국을 포함하여 11월 말 현재 22개국에 해외번역판권이 팔린 상황이다. 이 소설은 1909년 프로이트와 융이 실제로 미국을 처음 방문했던 역사적인 사건을 기반으로 전개된다. 뉴욕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사건을 두고 두 학자가 서로 다른 자신의 정신분석학 이론을 사건에 적용하여 풀어간다는 내용으로 일련의 살인사건을 바라보는 두 학자의 고도의 이론이 허구와 맞물려 전개된다는 것이 이 소설의 핵심 줄거리다.

그리고 또 하나의 소설은 레이먼드 커리(Raymond Khoury)의 ‘최후의 템플 기사단(The Last Templar)’이다.  이 소설은 지난 7월 영국에서 출간되어 좋은 반응을 보였으며 미국과 기타 수많은 나라의 출판인들이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 소설의 해외 판권 역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치열한 판권경쟁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11월 말 현재 33개국에 판권이 팔린 상태이고 미국에서는 내년 1월에 출간될 예정이다.

바티칸 공예품들이 전시되고 있는 한 박물관에 기사단 복장을 한 네 명의 사내가 난데없이 나타나 거침없이 경비요원의 목을 베는 한편, 또 다른 사람들에게 총을 쏘아대는 것은 물론이고, 그곳에 전시된 물품들을 약탈해가는 사건이 발생한다. 템플 기사단은 적잖은 부를 누리고 있는 사람들로 어떤 이유에서 그것도 꽤나 낯선 방식으로 여러 사람을 살상하고 또 거기에다 값도 나가지도 않는 공예품들을 약탈해 갔을까? 이 사건을 고고학자인 테스와 FBI(미국 연방수사국) 요원인 숀 라일리가 그들의 비밀을 벗겨간다. 이것이 이 소설의 대략적인 줄거리다.

미 출판계, 기독교 관련서 강세

작년에 이어 올해도 소설 부문에서 역사추리물이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해외출판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면 비소설 부문에서는 종교적인 메시지가 기반이 된 자기계발서와 인문학적인 요소가 가미된 경제·경영서가 두각을 드러냈다.

먼저 기독교 분야의 책으로 비소설 전체시장에서 ‘다빈치 코드’처럼 출간 이후 3년에 걸쳐 장기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책이 있다. 릭 워렌(Rick Warren)의 ‘목적이 이끄는 삶(The Purpose-Driven Life)’이 그것이다. 이 책은 11월 말 현재 무려 145주 동안 베스트셀러 15위권을 고수하고 있는 책으로 ‘가장 위대한 지도자는 타인을 섬기는 이들이다. 훌륭한 지도자는 사람을 위해 존재하지 또 다른 어떤 것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리고 이 책 다음으로 올해 최장수 비소설 부문 베스트셀러는 미국의 신예 목사인 조엘 오스틴(Joel Osteen)의 책 ‘긍정의 힘(Your Best Life Now)’이다. 워너북스의 판권담당자인 레베카 올리버에 따르면 이 책은 지난해 10월 말에 출간된 이래 지난 11월 말까지 13개 나라에 해외판권이 팔렸으며 11월 말 현재 57주간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팔린 부수만 360만부에 달한다. 오스틴 목사는 이 책을 통해서 크게 일곱 가지의 가르침을 전한다. 비전을 키우고, 건강한 자아상을 키우고, 생각과 말의 힘을 발견하고, 과거의 망령에서 벗어나고, 역경을 통해서 강점을 찾으며, 베푸는 삶을 살고, 끝으로 행복하기를 선택하라는 것이 그의 일곱 가지 가르침이다.

그렇다면 미국 출판계에서 기독교 분야의 도서가 일반 도서시장에서 크게 어필하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그것은 각 책 속에 담긴 메시지가 일반 독자에게도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가운데 성경의 가르침과 일상의 상황이 호소력 있게 진행되고 있어 치열하고 숨가쁜 현대 독자에게 편안한 안식과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비소설 분야에서 세계 독자들에게 꾸준한 주목을 받아오고 있는 책을 꼽으라면 누구라도 이 두 권의 책을 꼽을 것이다. 하나는 출간시점부터 11월 말 현재까지 줄곧 32주 연속 부동의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스티븐 레빗이 쓴 ‘괴짜경제학(Freakonomics)’이다. 또 하나는 말콤 글래드웰이 쓴 ‘블링크(Blink)’다. 블링크가 히트친 덕분에 그가 5년 전에 써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던 ‘다시 한번 동반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다.


미국, 영국, 캐나다, 한국 등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판매순위 정상에 오른 ‘괴짜경제학’은 2003년 포춘지가 선정한 ‘40세 미만의 혁신가 10’으로 꼽히기도 했던 젊은 천재 경제학자 스티븐 레빗의 명저(名著)다.
이 책은 일반 상식과 통념을 깨는 기발한 문답을 제공하고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레빗은 이 책을 통해 일상에 숨겨진 사실들을 기초로 구체적이고 치밀한 논증을 통해 우리가 간과했던 부분들을 명쾌하게 파헤치면서 그 속에서 새로운 진실을 끌어내고 있어 지금까지 우리의 사고를 지배해 오던 고정관념을 일거에 허물어버린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레빗의 사냥감은 이국적이고 신비한 장소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데이터 속에 들어 있다. 그의 천재성은 아무 의미도 없어 보이는 숫자들 속에서 일련의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내고 그 의미를 파악하는 데 있다”라고 이 책을 평한 바 있다.

‘블링크’는 사전적인 정의로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깜박이거나 반짝임’이란 뜻이다. 저자 글래드웰은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나 긴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첫 2초 동안 우리의 무의식에서 섬광처럼 일어나는 순간적인 판단을 뜻한다는 의미로 썼다. ‘블링크’는 11월 말 현재 41주 연속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글래드웰은 올해 ‘더 타임스’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하나로, 우리의 일상은 물론 비즈니스세계에서 우리의 순간적인 통찰에서 나오는 직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래서 순간의 선택이 긴 시간의 고민 끝에 나온 선택보다 더 나을 수 있다는 사례들을 이 책을 통해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이구용 출판칼럼니스트(josephlee@imprim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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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도 다양한 역사추리물들이 많이 쏟아질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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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해머 시리즈

내가 심판한다  원제 I, The Jury (1947)

옛 전우의 죽음이 해머를 분노케 한다. 경찰과 달리 자신만의 수사를 위해 뒷골목의 불량배들을 위협하며 단서를 수집하던 그의 앞에 끊임없이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심지어는 길거리에서 목숨을 위협하는 총탄이 날아들기까지 한다. 매혹적인 심리학자 샬롯과 미모의 여비서 벨다의 도움으로 범인의 행적을 추적하던 그에게 헤로인 밀수 조직의 중심에 다가선다. 이제 해머의 처절한 응징이 기다린다.

Average Customer Review: based on 15 reviews.(아마존 독자평점)
(Audio Cassette )

내 총이 빠르다 원재 My Gun is Guick (1950)

바에서 우연히 만난 붉은 머리의 창녀에게 안쓰러움을 느낀 마이크는 그녀에게 돈을 쥐어주고 새 삶을 찾으라고 한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그녀는 교통사고를 위장한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되었고, 해머는 사건의 단서를 추적한다. 정치계까지 연결된 거대한 커넥션이 그의 눈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거대 콜걸 조직의 위협이 마이크 해머를 위기에 몰아넣는다. 그러나 위기 때마다 죽은 창녀의 친구였던 미녀 롤라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해머, 그녀와의 피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거침없이 파고들어 찾아낸 살인자 앞에 해머의 권총이 불을 뿜는다.



복수는 나의 것   원제 Vengeance is Mine! (1950)

어느 날 고주망태가 되어 잠들어 있는 동안, 해머의 총을 이용하여 친구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일순간에 탐정 면허와 총기 면허를 뺏겨버린 해머는 이것이 누군가의 계획된 함정이라고 생각하고 남몰래 사건을 조사한다. 그를 돕는 건 클럽의 여주인 주노. 아름다운 그녀의 도움으로 사건은 진전되지만, 조사 도중 발견된 시체 때문에 살인 용의자 누명까지 뒤집어쓴다. 결국 그 대신 여비서 벨다가 사건의 최전방에 나서지만 오히려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고, 해머 역시 저격된 총에 관통상을 당하고, 둔기에 맞아 기절까지 한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해머. 이제 죽음 아니면 복수뿐.
Average Customer Review: based on 2 reviews. (아마존 독자평점)


책소개

전 세계 16개국에서 1억 8000만 부가 팔린 20세기 최고의 탐정 소설

하드보일드의 절정을 만끽할 수 있는 소설 '마이크 해머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내가 심판한다』, 『내 총이 빠르다』, 『복수는 나의 것』으로 이어지는 3편의 이야기는 레이먼드 챈들러, 대실 해밋과 함께 하드보일드계의 거두로 군림한 작가 미키 스필레인의 작품 중에서도 최대 부수를 기록한 대표작들이다. 터프가이 탐정 마이크 해머가 완력과 뚝심으로 사회악을 척결하는 '마이크 해머 시리즈'는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으고, 세계 각국에 번역 수록되어 불멸의 명성을 쌓았다.

영화, 만화, 방송…… 미디어 전방위를 석권한

'마이크 해머 시리즈'는 선풍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7편의 영화를 낳았고, 9번이나 TV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되었다. 「신시티」, 「라스트 맨 스탠딩」, 「LA 컨피덴셜」, 「딕 트레이시」, 「더티 해리」 등 할리우드의 굵직한 형사 탐정물 영화에 크나큰 영향을 끼쳤는데, 「신시티」의 감독 로드리게즈는 인터뷰를 통해 "미키 스필레인의 마이크 해머 시리즈의 열혈 팬이며, 그의 작품을 그대로 영상에 담고 싶었다."라며 미키 스필레인에 대한 존경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빅 슬립』으로 전세계에 알려진 하드보일드 대가 레이먼드 챈들러 역시 미키 스필레인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그의 주인공 '필립 말로'는 창조된 지 20년이 지난 후에야 마이크 해머의 노골적인 성적 묘사에 자극을 받아 최초로 여성과 잠자리를 갖는 장면이 묘사된다. 만화 「딕 트레이시」나 「배트맨」, 「스파이더맨」과 같은 강력한 ‘반영웅(Anti-Hero)' 작품들 또한 마이크 해머 영향 아래 태어났고, '람보', '더티 해리', '빌리 잭' 등의 터프가이들 역시해머의 그림자를 벗어날 수 없었다.

페이퍼백 출판을 만들어낸 판매왕

전 세계적으로 2억 부 가까이 팔린 이 시리즈는 페이퍼백 출판 시장을 만든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내가 심판한다』가 최초 출간된 1947년, 양장본 출판이 대중에게 외면받자 시그넷 출판사가 이 작품을 페이퍼백 형태로 출간,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출판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마이크 해머 시리즈는 짧은 시일 안에 수천만 권의 판매고를 올렸고 시장에는 짜릿한 흥분을 주는 미스터리, 어드벤처 장르의 대중물이 대거 등장하게 되었다.

전후 미국인들의 어두운 정서를 현대 도시를 배경으로 표출한 작품

‘마이크 해머 시리즈’는 또한 어디까지나 올바른 기존의 수퍼 히어로들과 달리 선과 악을 모두 내재한 반영웅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종전 후 퇴역하여 탐정이 된 마이크 해머는 경찰 요직에 친구를 두고 있고 끊임없는 스카우트 제의를 받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사설 탐정업을 고수한다. 그에게 뉴욕이라는 도시는 정치적 부패, 금전적인 탐욕, 마약과 매춘 같은 사회악이 만연해 있으며 언제어디서든 법망을 피해 살인을 저지를 수 있는 곳이다. 법이라는 울타리 아래에서는 악인을 처벌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몸뚱이 하나와 권총 한 자루에 의지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처절한 응징을 가함으로써 당시 경찰의 무능함과 사회적 정치적 상황에 답답해하던 미국인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
밀리언샐러클럽 시리즈중에 가장 멋진 제목과 표지를 달고 나온 책이다. 그 동안 밀리언셀러 시리즈에 걸맞지 않은 안 팔릴 것 같은 작품들 몇 몇이 보였는데 '나이트 워치' 이후로 시리즈의 취지에 맞는 책들로 다시 회귀한 것 같다.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거나 많이 팔렸지만 국내에서는 선보이지 않았던 작가의 작품들을 꾸준히 만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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