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의 대중문화비평                

헤럴드경제 2006-01-11

노현정(27) 아나운서의 인기는 웬만한 스타 못지않다. 그녀 인기의 상당 부분은 아나운서이면서 오락 프로그램들을 맡아 보여주는 모습들에서 나온다.

노현정은 `여걸식스` 코너에 출연하다 아나운서가 지나치게 연예인화된다는 비난을 받아 `하차 해프닝`을 벌였던 강수정과는 대조적으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오히려 탈장르 시대 아나운서의 지속 가능한 변신이 될 수 있다는 모델 케이스로 주목받았다. 연예인들과 함께 출연하면서도 그들과는 구분된 역할과 정체성으로 `아나운서성(性)`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 골든벨`과 `상상플러스` `올드&뉴` 코너는 아나운서로서의 노현정의 특색을 잘 살려낸 프로그램이다. 특히 `올드&뉴` 코너에서의 역할은 우리말의 쓰임새를 바로잡아줘야 하는 아나운서로서는 적임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 코너들은 노현정의 아나운서로서의 권력(?)을 이용한 측면도 있다. 최근의 `스타 골든벨` 암산대결 코너는 노현정 구애 이벤트로 흘러가고 있다. 여기까지는 노현정의 잘못은 아무것도 없다. 노현정은 아나운서로서의 정체성만 지키면 된다.

아나운서는 공인이다. 그래서 인터뷰도 잘 안 한다. 거만해서 그런 게 아니라 혹시 자신의 인터뷰가 흥미 위주의 상업적 전략에 이용당할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현정이 최근 출간한 에세이집은 아나운서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녀가 직접 쓴 실제 일기와 학창시절의 추억, 첫사랑에 가슴 아파하던 20대 시절의 노현정의 모습 등을 엿볼 수 있지만 돌부터 대학 시절까지 미공개 사진과 가족 사진 등 사진이 많아 화보집 같은 인상도 준다.

아나운서로서의 경험담이나 가이드 북, 혹은 인생의 고민이 진지하게 배어 있는 책이 아니라 흥미 위주로 제작된 것 같다는 얘기다. 아나운서가 이런 책을 계속 발간한다면 일본처럼 아나운서와 연예인의 구분이 잘 안 될 수도 있다.

노현정 아나운서가 책을 내는 건 개인적 자유지만 아나운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한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건 대중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노현정 주위에는 노현정의 인기에 편승해서 상업적인 전략을 짜려는 생각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침 뉴스 프로그램까지 진행하는 노현정이 거절의 묘를 발휘하지 못하고 상업적인 전략에 넘어간다면 자신은 물론 아나운서 이미지까지 흐릴 수 있다.

한국 아나운서가 20대 여성 위주로 소비된다는 자체가 직업으로서의 전문성을 완전히 인정받지 못했다는 뜻도 된다. 나이 많은 남자 앵커와 젊은 여자 아나운서의 배치 구도는 그래서 불온하다. 혹여 노현정의 이번 책이 대중의 그런 편견을 강화시킬 수도 있음을 노현정은 인식했으면 한다.

아나운서라면 모름지기 자기 분야의 영향력과 신뢰도로 `영향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다. 그게 `인기`의 바탕이 돼야 한다. 예컨대 자신의 분야를 열심히 개척하는 MBC 손석희 아나운서처럼 말이다.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인기를 추구하다가는 어느 순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노현정 아나운서는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 바쁠지라도 대중이 왜 자신을 좋아하고 있고, 또 대중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야 하는지를 고민해보는 시간도 조금은 갖기 바란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댓글(1)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태우스 2006-01-31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주간조선 2006-01-11

애거사 크리스티 타계 30주기
성경,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 장편 66편, 단편 20편 등 총 20억부 넘게 판매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의 타계 30주년을 맞아 세계적으로 애거사 크리스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1월 12일이 30주기다.

크리스티는 한 사람이 일생에서 그렇게 많은 작품을 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장편 66편, 단편 20편, 희곡 18편, 추리소설이 아닌 일반 소설 6편, 기타 시집과 중동에서의 체험담, 자서전 등이 그녀의 작품 목록이다. 작품의 양만 놓고 보면 크리스티는 마치 신에게서 ‘많은 작품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라’는 사명을 부여받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처럼 애거사 크리스티 여사는 대중성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녀의 작품은 셰익스피어보다 14개가 더 많은 103개의 언어로 번역됐고 지금까지 20억부 넘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성경과 셰익스피어의 작품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의 저자’라는 표현은 이래서 나온 것이다. 이런 그녀의 인기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잔인한 장면 없어도 오싹한 소설

우선 그녀는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다. 추리소설작가 백휴씨는 “애거사 크리스티는 ‘구성의 천재’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작가”라고 평했다. 크리스티의 독특하고도 천부적인 재능은 그녀가 기본적인 요소들, 즉 작품 속 인물과 상황설정을 교묘히 다루는 데 있다. 그러한 요소들은 공격과 전율을 느끼게 하는 범죄와는 달리 진정한 추리소설의 틀을 구성한다.

호기심을 끄는 방법에서 본다면 그녀의 모든 이야기는 어느 시대의 배경에도 맞는다. 그녀는 특정시간에 제한받지 않는다. 자신이 성장하면서 함께 보아온 관습이나 규범을 통해서 합리적이고 적절한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녀는 많은 사람의 호감을 받게 되고, 그것은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경험하는 과거에 대한 강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게도 한다.

그러나 줄거리만 재미있게 끌어간다고 해서 문학작품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추리소설 전문출판사 해문출판사의 이경선 사장은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이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이유는, 물론 치밀한 구성과 뛰어난 아이디어도 있지만 내면 깊숙한 곳까지 꿰뚫는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간 본성에 관한 문제는 세월이 지나도 공감을 얻어내며, 끊임없이 문제로 대두된다. 특히 그녀의 작품에는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그녀의 심리 묘사는 다른 추리소설처럼 분석적이라기보다는 무릎을 탁 칠 수 있는 직관에 충실한 심리묘사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각각의 캐릭터가 살아숨쉬듯 생생하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의 줄거리를 좇아가다가도 각각의 인물과 그 특징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대표적인 예다. 이 작품은 탐정이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소설은 아니다. 긴박하게 진행되는 스토리에 등장인물들의 자세한 묘사, 그리고 그들 각각의 위험한 사정들. 이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결말에 이르게 된다. 사람들은 대개 이 작품의 기가 막힌 반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러한 반전에 머물지 않고, 극한 상황에서의 인간 본성을 소름 끼치도록 잘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력은 그녀의 수많은 작품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그녀는 수많은 사람의 상황과 심리 등을 어떻게 생각해내는 것일까? 크리스티는 “당신은 주인공들을 실생활로부터 이끌어냅니까?”라는 질문을 주변에서 반복해서 받곤 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렇지 않아요. 나는 그들을 창조해내고, 그들은 완전히 내 것입니다. 그들은 나로부터 생명을 얻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존재하며, 내 성격과 매우 흡사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들도 그들 생각을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내가 그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지요.”

그녀가 작품의 구성을 생각해내는 다른 방법은 설거지 등과 같은 평범한 가정의 일로부터다. 이런 일을 할 때 그녀는 마음이 들뜨게 된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의 작품에서 또 하나의 묘미는 충격적인 결말이다. 추리소설은 원래 대부분이 결말에 반전의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크리스티의 작품은 늘 독자에게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크리스티는 1962년 데일리 메일지(紙)의 세실 윌슨과 대담을 갖고 “추리소설에서 절대 금기사항은 결말부분에서 안이한 끝맺음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의 작품에는 또 잔인한 범죄수법이 안 나오는 게 특징이다. 예컨대 사람이 죽은 장면을 묘사할 때도 ‘총에 맞아 죽었다’는 정도로만 묘사하지, 살해수법이나 사망상태를 자세히 묘사하는 법이 없다. 이로 인해 그녀의 작품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크리스티는 다른 작가가 그 이전이나 이후에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을 살인사건을 생활 속에서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엮어놓았고, 흥미있는 체스 게임, 또는 만족스러운 크로스워드 퍼즐 정도의 모험 이상을 넘지 않는 범위로 살인사건 자체를 변형시켜 글을 썼다.

이는 추리소설작가에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그녀의 천성 때문이다. 전 생애에 걸쳐 그녀는 폭력과 피를 몹시 싫어했으며, 자신은 살인에 사용되는 수단이나 기구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항상 고백했다. 또한 말년에 이르러서는 그녀가 아는 한 한번도 살인자를 만나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얘기했다.

“나는 피스톨 권총과 리볼버 권총에 대해서 아는 바가 전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나는 보통 내 책의 주인공들을 둔기로 죽인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껏해야 독약을 쓰지요. 독약은 사실 아주 흥미를 돋우면서도 깔끔하다는 점 외에…. 나는 얼굴이 잔인하게 난도질당한 것은 차마 볼 수 없답니다. 그래서 독약에 흥미를 갖고 있는 거지요. 그리고 나는 보통 시체가 되기 일쑤인 최후의 순간을 묘사하지 않는답니다.”

주인공 명탐정 포와로의 죽음

추리소설에는 탐정이 나온다. 매력적인 탐정은 추리소설의 재미를 높이는 양념 같은 존재다. 크리스티의 작품에도 매력적인 탐정이 나온다. 그녀가 만들어낸 탐정 중 대표적인 인물이 에르큘 포와로와 ‘미스 마플’로 불리는 제인 마플 양(孃)이다. 형사 출신의 벨기에인 에르큘 포와로는 추리소설사에서 코넌 도일의 셜록 홈스에 필적하는 명탐정으로 꼽힌다. 그는 암탉이 크기가 다른 계란을 낳은 것을 못참아 할 정도로 균형성(symmetry)에 대한 열정을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 생활습관 또한 규칙적이어서 아침식사로는 초콜릿과 크로와상을, 점심은 반드시 12시30분과 1시 사이에 먹기를 고집했으며, 저녁식사는 7시에 마치는 것을 신조로 삼고 있었다. 간호사 출신의 미스 마플은 안락의자에 앉아 평소 관찰한 현상을 바탕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새로운 유형의 탐정이다.

그러나 크리스티는 말년에 이렇게 매력적인 주인공인 포와로를 죽여버린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그녀의 책을 출판하던 윌리엄 콜린스 출판사의 윌리엄 콜린스 경(卿)은 크리스티의 작품 두 편 중에서 판권 하나를 얻기 위해 그녀를 만나러 갔다. 그것은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가 죽는 내용의 작품인 ‘커튼’과 그녀의 작품 중 마지막으로 출판된 ‘.

처음에 크리스티 여사는 두 작품을 그녀가 죽을 때까지는 출판하지 않겠다고 강력하게 버텼지만, 윌리엄 경은 그녀를 설득했다. 그녀가 자기 손으로 에르큘 포와로를 죽이지 않는다면, 그녀가 죽은 뒤에 다른 작가들이 그를 다른 작품에 이용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한 예로 킹슬리 에이미스가 이언 플레밍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를 내세워서 소설을 쓰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 말을 듣고도 여전히 생각에 잠겨 있었지만, 결국 포와로가 기괴한 통속소설에서 단역으로 나올지도 모른다는 윌리엄 경의 말에 겁을 먹고는 ‘커튼’의 출판을 허락했다.

사실 이 작품은 1910년대 중반쯤 크리스티가 1차 세계대전 중에 종군 간호사로 있으면서 써놓았던 작품이다. 크리스티는 포와로를 죽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포와로는 너무 귀엽기 때문에 내가 죽은 뒤에 다른 사람이 그를 등장시키는 것이 싫어요. 포와로는 제임스 본드와는 다릅니다. 내가 죽은 뒤에 포와로가 등장하는 작품이 나와서는 안 됩니다.”

크리스티는 사망하기 한 해 전인 1975년에 발표한 ‘커튼’에서 포와로를 숨지게 한다. 여기서 포와로는 처음으로 소설에 등장했을 때와 똑같이 관절염으로 약간 절뚝거리는 데다 얼굴에는 주름이 많이 생긴 채 등장한다. 포와로가 젊었을 때의 영광을 나타내는 유일한 것은 그의 전매특허인 번쩍거리는 검은색 머리카락(‘커튼’에서는 염색을 한 것이지만)뿐이었다. 그러한 그가 혈압을 떨어뜨리는 아밀질산염이 들어 있는 작은 주사액 병을 침대에서 치워버렸다는 것을 헤이스팅스에게 알려 자살을 암시했을 때, 50년 동안이나 이 용감한 벨기에인을 작품 속에서 보아온 전세계의 수많은 독자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슬퍼했다고 한다.

미스 마플은 그녀가 등장한 마지막 소설인 ‘잠자는 살인’에서 포와로보다는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크리스티는 자신이 총애하는 이 등장인물을 세인트 메어리 미드 마을에서 활발히 활동을 계속하는, 재치가 번뜩이고 현명하며 예리한 모습으로 남겨두었다.

크리스티가 1920년에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을 발표한 이래, 현재까지도 수많은 팬이 있었고 계속 그녀의 독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저력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추리소설이라는 특징적인 장르 안에 탄탄한 줄거리, 인간 본성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 등이 녹아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티는 자신을 단지 인생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재능이 있는 사람으로서만 볼 뿐, 결코 문학가로 여기지 않았던 겸손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나는 내가 하는 일을 결코 중대하다고 여기지 않아요. 그저 남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출발하는 것뿐이지요. 내가 죽은 지 10년쯤 지나면 아무도 나에 대해 말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신해요”라고 말했다. 추리소설작가 백휴씨는 “크리스티가 확립한 추리소설의 대중성은 그녀의 사후에도 전혀 훼손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철 주간조선 기자(ycpark@chosun.com)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쟈마르쉐콘콘♡ 2006-08-25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잘 읽었어요..퍼갈게요 ^^
 

주간조선 2006-01-11

출판시장 축소 속 예스24,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업계 매출·순익 큰 폭으로 늘어

‘온라인 서점의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멈추지 않는 질주와 성장. 2005년 온라인 서점업계의 성쇠를 결산하면 이 말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도서정가제 입법 추진 등 적지 않은 난제들이 있었음에도 주요 인터넷 서점들은 매출 성장과 이익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대부분 잡아냈다. 이같은 현상은 출판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이뤄낸 성과라서 더욱 의미가 있다.

최대 인터넷 서점인 예스24(www.yes24.com)는 2005년 매출 1445억원에 당기순이익 21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04년 대비 매출은 61%, 순익은 무려 20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예스24는 이미 2005년 상반기 9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역시 주요 인터넷 서점인 알라딘(www.aladin.co.kr)도 2005년에 600억원대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전망. 영업이익은 10억원 안팎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파크 도서 부문(book.interpark.com/bookPark)도 거래총액이 1000억원대를 사상 처음으로 돌파할 전망이다. 이는 2003년 도서 부문 거래총액 478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교보문고도 온라인 부문 성장이 오프라인 부문보다 두드러졌다. 인터넷 교보문고(www.kyobobook.co.kr)의 2005년 매출은 600억원대로 2004년보다 45%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교보문고는 일평균 방문자수에서 11만명대를 돌파하며 24만명대인 예스 24에 이어 2위권에 올랐다.

이같은 온라인 서점의 선전은 전반적으로 출판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온라인 서점들은 2003~2004년 일부 흑자를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대부분 업체들은 잘 해야 1억~2억원의 흑자가 고작이었다. 이는 1999년 이후 인터넷 서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원가도 건지지 못하는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5년은 과거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인터넷을 통한 신규 소비계층이 꾸준히 늘어나는 데다가 전자책·검색광고 등 인터넷 업계 특유의 수익모델이 이익을 내면서 흑자 폭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학습서와 아동도서 등 실용도서가 강세를 나타내는 것도 젊은층의 소비가 많은 인터넷 서점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예스24의 매출 구조가 대표적인 예. 지난해 예스24에서 가장 많이 팔린 도서 부문은 학습·참고서 분야로 매출의 12%나 차지한다. 또 어린이·언어(국어 및 외국어) 서적도 각각 10.4%, 8.4%를 기록하며 예스24의 성장을 도왔다.

다만 이같은 성장과 함께 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속도가 붙고 있다. 현재 예스24와 알라딘은 주요 인터넷 서점 5개 사업자 전체 매출의 절반(49%)을 차지할 정도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1·2위 사업자의 고객이 늘어나는 것은 인터넷 서점업계에도 그만큼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졌다는 의미. 실제로 지난 5월 인터파크가 최저가 보상제를 실시하면서 불붙은 가격경쟁은 적지 않은 논란을 낳았다. 특히 오프라인 서점업계에 미친 영향은 적지 않았다. 2005년 치열했던 도서정가제 개정에 대한 논란도 이같은 온·오프라인 출판업계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것.

현재 도서정가제는 온라인 서점에 10% 이상의 할인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오프라인 출판업계는 이 제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한시조항 철폐, 최소 할인율의 온·오프라인 공동 적용, 적용대상 도서의 확대 등이 오프라인 출판업계의 주장이다. 그러나 소비자들과 온라인 서점업계의 반발도 거셌다. 오히려 인건비나 점포운영비가 들지 않는 온라인서점의 경우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도서정가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부분은 온라인 서점의 성장과 함께 새해에도 적지 않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 등으로 플랫폼을 다양화하는 노력이 본격화된 것도 지난 한 해 온라인 서점업계의 특징 중 하나다. 2005년 1월 SK텔레콤과 교보문고가 제휴해 모바일 서점을 오픈한 게 대표적인 예다. 또 업계는 문학배경지 답사 여행, 콘서트 초대 등 소비자에 대한 혜택을 다양화하려는 노력도 벌였다.

온라인 서점업계의 틈새시장도 지난해 성장을 거듭했다. 가격비교 사이트 마이마진(www.mm.co.kr)은 지난해 11월 도서 가격비교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터파크, 리브로 등 유수의 도서쇼핑몰과 제휴를 통해 신간, 베스트셀러, 추천도서 등 60만여건에 달하는 도서 정보를 동영상과 함께 제공한 게 특징이다. 에누리닷컴(www.enuri.com)·나와요닷컴(www.nawayo.com) 등도 도서가격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격비교 사이트. 또 북마니(www.bookmani.com)·갓피플(kbook.godpeople.com) 등 취급 품목을 문제집·기독교 서적 등으로 특화한 전문 사이트도 활약했다.

백승재 조선일보 산업부 기자(whitesj@chosun.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YTN 2006-01-02 [김석순 기자]

한 서적관련 대형 인터넷 쇼핑몰(예스24)이 중국 해커들에게 공격받은 사실이 YTN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해커들은 접속자들의 온라인 게임 정보를 빼냈는데요, 쇼핑몰 등 대형 사이트들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대표 인터넷 서점

하루에 수십만 명이 방문하는 서적관련 인터넷 쇼핑몰입니다. 지난 달 15일 이 쇼핑몰은 중국으로부터 해킹을 당해 당시 이 사이트에 접속했던 사람들의 컴퓨터가 해킹 프로그램에 감염됐습니다.

중국 해커들은 먼저 쇼핑몰 서버에 악성 코드를 심어 놓습니다.

이렇게 되면 쇼핑몰 사이트에 접속한 네티즌은 자신도 모르게 중국쪽 서버에도 동시에 접속되고 중국 서버에서 보낸 해킹 프로그램이 컴퓨터에 설치됩니다. 그 뒤 이 컴퓨터로 게임 사이트에 접속하면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중국으로 넘어가게 되고, 결국 게임 아이템과 사이버머니가 고스란히 털리게 되는 것입니다.

[인터뷰:예스24 관계자] "iframe 공격을 당했을 즉시 중국 IP는 차단을 시켰고요, 그리고 저희가 모르는 백도어를 제거하기 위해서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 전체 서버를 포맷을 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특징은 보안이 철저한 것으로 여겨진 대형 쇼핑몰 사이트가 공격을 받아 뚫렸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인터넷 언론 등 몇몇 대형 사이트가 해킹을 당한 적은 있어도 대형 쇼핑몰이 해킹 당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녹취:이승원, 안철수연구소 주임연구원] "중소형 사이트보다는 방문자가 많은 대형 사이트 위주로 해킹 공격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 보안업체의 조사 결과 게임 아이템을 노린 해킹이 지난 해 말 2달 사이에만 무려 2천 건이 넘었습니다.
해킹 프로그램이 자동화되면서 더욱 많은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김병훈, 보안업체 지오트 연구원] "조그만 아이부터 시작해서 어른 할 것 없이 툴을 받아서 버튼만 누르면 수천 사이트가 단 몇 초 안에, 몇 분 안에 해킹을 당할 수가 있고.."

[기자] 전문가들은 올해 게임 아이템을 노린 중국 해커들의 공격이 더욱 심해 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으려면 새로운 백신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설치하는 등 노력이 필요합니다.

YTN 김석순[soonkim@ytn.co.kr]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한겨레 2005-12-30

[한겨레] 출판유통계의 ‘고질병’과도 같은 불법 사재기가 또 다시 불거졌다.

단행본 출판사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회장 김혜경)는 27일 교보문고, 영풍문고, 서울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리브로 등 대형 온오프 서점 7곳에 공문을 보내 5개 출판사의 책 5종을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빼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이에 따라 교보문고 등은 12월 넷째주 베스트셀러 집계에서부터 문제가 된 책들을 뺀 목록을 발표했다.

출판인회의의 한 관계자는 29일 “올 초부터 몇몇 출판사들의 불법 사재기가 유통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며 “현장 확인과 대형 서점들의 판매자료 검토 등 자체 조사 결과 5종의 책이 사재기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해당 출판사쪽에 확인 작업을 거쳐 이번 조처를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판인회의는 이미 9월 회원사 등에 공문을 보내 사재기를 뿌리뽑기 위한 자정 노력을 촉구하는 한편, 그래도 사재기가 없어지지 않을 경우 상응하는 법적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행법상 사재기는 공정거래법과 출판진흥법에 위반된다.

익명을 요구한 출판인회의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출판사들은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대신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빼기로 서로 양해한 것”이라며 “이번처럼 눈에 보이는 수법 외에 또 다른 사재기 수법이 있을 수도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조사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출판인회의 쪽은 해당 책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교보문고 주간 베스트셀러 집계의 경우 셋째 주에 각각 종합 4위와 5위였던 <세계 명화 비밀>(생각의나무 펴냄)과 <쏘주 한잔 합시다>(큰나 펴냄)가 넷째 주 순위에서 아예 빠져 있는 등,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올라 있던 책 몇 종의 순위에 ‘이상 징후’가 보였다.

이와 관련해 출판사 큰나의 최명애 대표는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빼는 데 대해 출판인회의 쪽에 양해를 해준 적이 없다”면서 “출판인회의가 하필 10월1일~11월30일 기간을 정해서 조사를 한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처는 출판인회의의 전체 의견을 물어서 결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 출판사는 사재기를 한 적이 없으며, 출판사를 접을 각오를 하고 30일 이번 일과 관련된 전모를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생각의나무 박광성 대표는 “우리 책의 경우 영업자가 친구에게 부탁해 24권을 한꺼번에 주문한 것이 문제가 됐는데, 이걸 사재기로 봐야 할지 억울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출판인은 “이번 사재기 조사를 주도한 출판인회의 핵심 출판사들 역시 사재기 혐의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 아니냐”고 말해 이번 파동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을 예고했다. 출판계의 사재기 파동은 1997년과 200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
중앙일보 2005-12-31

[문화노트] 출판계 사재기 파문 또 번지나

새해 첫날부터 출판계가 시끄럽다. 사재기 파동 때문이다. 사재기란 특정 출판사가 특정 도서를 베스트셀러에 올리기 위해 사람을 동원해 해당 도서를 집중 구매하는 행위를 뜻한다. 현행 출판진흥법에 따르면 형사고발도 가능하다.

사태는 12월 마지막 주 국내 온.오프라인 대형 서점들이 베스트셀러를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교보문고.영풍문고.서울문고.예스24.인터파크.알라딘.리브로 7개 서점에서 매주 발표하는 베스트셀러에서 전 주까지 목록에 들어있던 5종의 책이 갑자기 사라졌다.










해당 도서는 '쏘주 한 잔 합시다'(큰나), '세계명화 비밀'(생각의나무), '위트 상식사전'(보누스), '사랑한다 더 많이 사랑한다' (밝은세상), '오 메시아 NO'(아루이프로덕션)로 알려졌다.

이들 책이 베스트셀러에서 빠진 것은 단행본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와 주요 서점들의 합의 아래 이뤄졌다. 출판인회의가 지난 연말 각 서점에 해당 도서들을 베스트셀러에서 빼줄 것을 요청했고, 서점들이 이를 수용한 것. 출판인회의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간 서점 판매현황, 현장 조사 등을 걸쳐 사재기 혐의가 유력한 책들을 찾아냈고, 관련 출판사도 이에 수긍했다"며 "일단 법적 대응보다 베스트셀러에서 문제가 된 책을 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출판인회의는 사재기로 지목한 책과 출판사들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출판계 자정 차원에서 일을 조용히 마무리하고, 업계의 반성을 촉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파장이 커지면서 관련 출판사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큰나출판사 최명애 대표는 출판인회의의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사재기를 한 적이 없다, 출판인회의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생각의나무 박광성 대표도 "윤리적으로 지탄받을 일을 한 적이 없다.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타까운 건 이번 논란이 출판계 전반의 '고질'이 도진 데 있다. 출판계는 1997년, 2001년에도 사재기 파동으로 홍역을 앓았었다. 한 출판사 대표는 "한국의 많은 출판사는 사재기에서 떳떳할 수 없다. 때론 서점에서 이를 권유하곤 한다"고까지 말했다.

또 다른 대표는 "누군가 솔직히 '제가 잘못했습니다'며 사과를 해야 할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문화의 지킴이인 출판계가 '지적 사기'를 반복해선 곤란하다는 것. "사재기를 한다고 안 나갈 책이 팔리는 건 아니다. 어차피 승부는 기획에서 갈라진다"는 그의 말이 '공자님 훈수'가 아닌 '실천적 윤리'로 자리 잡는 2006년이 되길 바랄 뿐이다.

박정호 기자 jhlogos@joongang.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