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하지는 않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제주 한상 차림 


춘미향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으로 먹을거리를 찾는다. 물론 예외도 있다. 내가 그렇다. 딱히 맛있다고 느낄만한 음식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만큼 요리에 열정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대신 특별한 경험은 되도록 다 해보려고 한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도착한 날 선물 같은 음식을 만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뷔페로. 제주의 자랑이라 할 만한 돼지고기나 회, 감귤쥬스를 모두 맛보았다. 굳이 흑돼지를 따로 먹을 이유가 없어졌다. 대신 이곳만의 평범한 집밥이 먹고 싶어졌다. 이 조건에 맞는 식당을 찾다 발견한 곳이 바로 춘미향이다. 나름 관광객들에게 알려진 곳인데 처음이라면 정식을 시켜 먹는 게 좋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것저것 골고루 맛보라는 배려겠지. 중간에 브레이크 타임이 있고 저녁은 5시 30분부터 한다. 운 좋게 시간에 맞추어 가서 일착으로 들어가는 영광(?)을 누렸다. 식당 안은 다소 허름하고 낡았다. 실제로 식사를 하고 나서도 고기냄새가 배서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불평을 하기에는 음식 맛이 훌륭했다. 아주 맛있다. 라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제주의 가정집에서 누군가 놀러오면 푸짐하게 내어주는 음식 같은 기분이랄까? 딱새우와 돔탕수어(원래는 갈치구이를 준다고 하는데)를 전채요리로 즐기다 메인으로 성게미역국에 밥을 말아 먹고 디저트(?)로 흑돼지고기를 구워먹는 코스다. 소스는 제주하면 빼놓을 수 없는 맬젓과 강된장을 제공한다. 딱히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허겁지겁 먹는 나를 발견했다. 그만큼 중독성이 있다는 이야긴데. 특히 탕수어가 의외로 입맛을 댕겼다. 사실 식사 전에 해수욕을 해서 입안에 짠 내가 여전히 진동했는데 달콤새콤한 소스와 탕수를 곁들여 먹자 바다 냄새가 별안간 사라졌다. 제주에 와서 별미보다 가정식에 가까운 식사를 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정식은 일인당 2만 원, 이인이상 주문 가능. 재료가 소진되면 바로 문을 닫으니 서두시는게 좋을 듯. 정기휴일은 매주 수요일. 


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imyenaa0525/221548837148


*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먹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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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를 코 앞에 두고 맛난 음식을 먹는 기분이란 


엘 마리노


다시는, 적어도 당분간은 뷔페를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식사를 할 때는 즐거웠지만 늘 뒤끝이 좋지 않아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토를 계속 했다. 한두 번도 아니고 거의 열 번 이상 연속으로. 담석 때문인가 싶기도 하지만 뚜렷한 이유는 알기 어렵다. 언제부턴가 살짝 오기 비슷한 기분도 생기긴 했는데.


서울과 수도권을 벗어나 처음 찾은 곳은 엘 마리노. 제주도에 있는 뷔페다. 당초 신라호텔을 갈 생각이었으나 뷰가 비교도 되지 않게 좋다는 말을 듣고 마음을 바꿨다. 실제로 가보니 절로 감탄이 나왔다. 도착했을 무렵에는 저녁 6시쯤이라 블라이드를 쳐놓아 잘 몰랐는데 어둑해지면서 커텐을 걷자 본 모습이 드러났다. 바로 눈앞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하는 기분이란. 물론 지라마다 살짝 풍경이 다르지만 미리 예약을 하고 간 덕에 좋은 좌석을 안내받았다.


아무리 경치가 좋아도 음식이 별로면 아무 소용이 없다. 괜히 금강산도 식후경이겠는가? 이곳은 특이하게 먼저 수비드(오랜 시간 숙성시킨 고기요리)를 내주신다. 스테이크와 전복, 새우 등을 담아 주는데 속된 말로 맛이 기가 막힌다. 세프께서 직접 가져오셔셔 설명도 해주시고 다 먹고 난 다음에도 어땠냐고 물어봐 주셔서 살짝 감격했다. 참고로 수비드는 저녁때만 적용된다.


뷔페 또한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구색 맞추기 요리가 없어 좋았다. 이것저것 종류를 늘리기 보다는 딱 필요한 음식들만 있는 느낌이랄까? 이를 테면 피자도 여러 가지가 아니라 한 가지만 내놓는 식이었다. 대신 모든 음식이 하나하나 단품으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따로 팔아도 좋을 정도의 두터운 돈가스나 돔배고기, 물회, 모둠회를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탕수육을 포함한 중화요리도 먹음직스러웠고 쌀국수도 별미였다. 다만 엘에이갈비는 다소 짰고 바비큐는 수비드를 먼저 먹어서인지 퍽퍽한 느낌이었다. 과일 또한 관리를 잘해서인지 싱싱했고 감귤쥬스도 아주 맛났다. 디저트도 단출했지만 하나하나 입맛에 맞았다. 특히 치즈케이크는 압권이었다. 이렇게 코스별로 마음껏 먹어도 속이 편했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행복감이었다. 가히 내 인생 최초의 뷔페다운 뷔페였다. 런치는 주중 주말 성인, 청소년 구분 없이 39,000원, 디너는 59,000원.


*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먹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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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가운데 가장 행복한 요일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금요일 저녁이 아닐까 싶다. 주말을 앞두고 맞이하는 설렘이 가장 클 때다. 그렇다면 반대는? 이건 모두가 일치한다. 일요일, 그 중에서도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직전. 시간으로 따지면 밤 11시쯤. 공교롭게도 이 글도 마침 이 무렵 쓰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개그콘서트가 끝나는 시간과도 대충 일치한다. 흥미로운 건 단지 바쁜 직장인들만 해당되지 않는다. 남자를 포함한 주부나 학생, 심지어 무직자들까지 공통으로 싫어한다. 한 때 일이 없었을 때 월요증을 겪기 싫어 무조건 한주의 시작을 오전 등산으로 시작한 적이 있다. 그래, 난 남들이 다 혐오하는 월요일을 가장 즐기는 취미날로 바뀌야지. 그러나 산에 오를 때는 기뻤지만 그렇다고 일요일이 행복했던 적은 없다. 이쯤 되면 요일제가 정착되기 전 사람들도 같은 고민을 했을지 궁금해진다. 이번 한주 대한민국은 다이내믹한 일주일을 보냈다. 다가오는 새 주는 더욱 익사이팅(?) 할 것이 틀림없다. 주 중에 태풍소식도 끼어 있기 때문이다. 다들 무사하고 무탈하게 이제는 소중한 단어가 되어 버린 평범한 일주일이 되시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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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시간여행 21 - 미국 남북 전쟁에서 만난 소년 마법의 시간여행 21
메리 폽 어즈번 지음, 노은정 옮김, 살 머도카 그림 / 비룡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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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하나의 나라가 아니다. 각 주가 독립성을 유치한 채 연방 국가를 구성한다. 많은 미국인들은 자신이 태어난 주의 경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나고 자라서 죽는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미국인하면 떠오르는 하나의 이미지는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마법의 시간여행 21편은 그 기원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려준다. 우리의 고려처럼 느슨한 연방체제로 운영되던 미국은 노예제도를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갖게 된다. 구체적으로 북부는 반대를, 남부는 찬성을 한다. 단지 인권문제 때문이라기보다는 지역의 산업구조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북부는 공업이 발달하여 자유로운 계약을 할 수 있는 노동력이 필요한 반면 남부는 여전히 목화를 포함한 농업이 주산업이었기 때문에 노예제가 필수적이었다. 노예제 반대를 내세운 링컨이 대통령이 되면서 갈등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결국 전쟁에 이르고 말았다. 주인공들은 이번에는 남북전쟁의 한가운데로 휩쓸려 가고 마는데. 그곳에서 아이들은 선두에 나선 북치기 소년도 만나고 전쟁터의 천사로 알려진 간호사 클라라 버턴을 방문하여 참상을 몸소 체험한다. 잭과 에니는 어김없이 교훈을 얻는다. “전쟁은 게임이 아니야. 절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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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우쿠우 평촌


종류도 많고 가성비는 갑이지만 


뷔페는 다양한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언제 맨 처음에 갔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가 아니었을까? 아무튼 자주는 아니지만 일 년에 서너 차례는 부모님을 따라 가곤 했다. 도리어 성인이 되어서는 발걸음이 뜸해졌다. 내 돈 주고 사먹게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간혹 친척이나 주변 지인들의 초대가 있을 때만 가곤 했다. 일단 비싸기도 해서지만 다녀와서 늘 속이 불편했다. 아무래도 과식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희한하게 머릿속이 뷔페로 꽉 찰 때가 있다. 정작 가서는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서 상상 속에서는 먹고 싶어지는 것이다. 결국 도저히 못 견디겠다 싶을 땐 가게 되는데 결과는 항상 좋지 않았다. 심하게 말하자면 토를 하는 일도 있었다. 소화기관이 견디지 못할 지경의 나이가 된 것이다. 7월에 보노보노 삼성점에서 식사를 하고 나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적어도 당분간은 가지 말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결심을 깨고 말았다. 코우지 티브이 때문이다. 일식 셰프가 다녀온 저렴한 쿠우쿠우 뷔페에 가고 싶어졌다. 마침 근처에서 영화를 보고 나서 시간도 5시 30분쯤으로 적당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들렀다. 아직 좀 이른 때라 사람들이 별로 없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는 제대로라는 각오를 다지고 게살스프와 채소로 속을 달래고 차가운 초밥을 종류별로 즐기고 회도 몇 점 먹고 나서는 탕수육과 유산슬, 닭튀김같은 따뜻한 중국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나서 우동을 따로 주문하여 먹고 피자와 감자튀김에 디저트로 와플과 커피를 마신 다음 아이스크림으로 식사를 마쳤다. 중간에 짬짬이 과일도 먹었다. 전체적인 소감은 가성비는 좋았지만 정성스런 음식은 아니었다. 우동, 짜장, 짬뽕, 참치 회를 빼고는 모두 만들어진 음식이라 이른바 온도감이 없었다. 특히 중국음식은 거의 수분이 빠져 있어 말라비틀어져 있었다. 초밥도 회와 밥이 떠오면 다 분리될 정도로 감칠맛이 없었고 회도 싱싱하지는 않았다. 우동도 직접 삶아주기는 했지만 맛은 완전히 인스턴트였다. 그나마 맛있는 건 육회샐러드 정도.


웬만큼 배가 고프지 않고는 다시 찾게는 되지 않을 듯싶다. 그럼에도 서비스는 좋았다. 접시도 바로바로 치워주셨고 사소한 질문에도 친절하게 응답해 주셨다. 평일 점심 16,900원 저녁은 주중주말 상관없이 20,900원. 참고로 저는 평일 저녁에 들렀습니다. 자, 그렇다면 이번에도 다 먹고 나서 똑같은 경로를 밟았을까요? 별로 상상하고 싶지 않으시다구요. 네, 저도 그렇습니다. 


*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먹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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