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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육아의 사회학 - 스스로 ‘정상, 평균, 보통’이라 여기는 대한민국 부모에게 던지는 불편한 메시지
오찬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8년 9월
평점 :



평범한 부모
이 책은 청춘들이 고민하고 있는 연애,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해 사회학적으로 담고 있다. 10대 사춘기 시절이 흘러 20대 청년 시절이 되면 본격적인 고민과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10대의 가장 큰 고민은 진학 혹은 진로 일 것이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 가면 고민이 끝난다고 생각하는 청년은 없을 것이다. 곧바로
무한 스펙 경쟁에 돌입해야 하며 바늘귀 같은 대기업, 공기업 입사를 통과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쏟아야
한다.
그러다 주변의 시선과 자신의 선택으로 인하여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자녀를 키우는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삶의 패턴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결혼을 포기 한
채 살아가는 비율이 급속도로 급증하고 있고 또한 결혼을 해서도 아이를 낳지 않고 사는 딩크족 (Double
Income, No Kids -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영위하면서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부부를 일컫는 용어)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자녀를 낳아도 한 명만 낳는 부부의 모습은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모습을 단순히 청년들이 기성세대에 비해 고생을 덜 하려는 나약한 모습이거나 자녀를 위해 희생을 하고 싶지 않다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생각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사회가 잘 못되었다. 혹은 청년들이 나약하다. 기성세대의 생각이 틀렸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 그 원인을 이야기 하고 있다. 물론 해답을 제시하는 책은 아니지만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지금의 베이비부머 세대들(1955년~1963년)의
자녀들이 이제 결혼을 하는 시대가 도래 했다. 기성세대들은 으레 나이가 되면 연애을 하고 시간이 지나면
결혼을 했고 시간이 지나면 당연 둘 정도 출산을 하고 아버지는 하루 종일 일을 했고 어머니들은 집에서 육아를 전담 했던 것이 일반 적이었다.
현재 미혼 남성 중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40%이며
여성은 30%에 불과한 현실 속이지만 아직도 절반 이상은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결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자녀 세대들은 부모들이 걸어왔던 길을 똑같이 걷고자 하니 난관이 엄청나다. 우선 연애를 해서 결혼을 하려고 하니 시작부터 낯선 용어에 압도 되고 너무나 많은 지출에 망설이게 된다. 신혼부부의 주거 비용은 평균 2억
6천만원이며 그 중 남자는 1억 7천만원 여자는 9천만원을 지출한다. 과연 이 돈을 남녀가 모을 수 있을까? 대다수는 결국 부모의 노후 자금에서 무상 아닌 무상으로 빌려서 신혼 생활을 시작 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첫 출발부터 기성세대와 다른 시작을 하게 되니 이후 끊임없는 사회적 고통과 어려움에 처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특히 결혼과 동시에 남성 보다 여성의 사회적 고통과 고민은 클 수 밖에 없다.
아직도 만연하게 여기고 있는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라는
인식과 더불어 워킹맘에 대해 회사측에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기에 이들의 고민은 깊어 질 수 밖에 없다.
20대 초반인 경우 결혼 후 확연히 달라지는 성 불평등의 현실로 인한
경력 단절을 염려하고
20대 후반인 경우 새로운 관계를 맺는 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30대 초반인 경우 경제적인 이유가 결혼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어간다.
남성은 결혼을 하고 나서 아버지가 되고 남편이 된다. 그렇다고 기존에
지녔던 정체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한편 여성은 결혼을 하고 나면 으레 어머니의 역할을 기대하는
세상과 주변의 시선에 정면으로 마주치게 된다. 아내, 여자, 어머니라는 역할을 균등하게 나누지 못하고 오로지 어머니라는 역할로 결혼한 여성을 한정 짓고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고 양육하는 것을 남편과 공동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에 모두들 동의를 하지만 실상은 워킹맘이건 전업주부이건
오로지 여성의 몫으로 여기고 판단하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보통 결혼과 동시에 스.드.메라는
신조어를 알게 되고 가격과 종류에 놀라고 본격적인 결혼 준비를 하게 된다.
임신과 동시에 산후조리원 이라는 신세계를 접하게 되고 자연스레 이용하게 된다.
실제로 10명 중 6명이 사용이 한다.
출산과 동시에 육아박람회를 비롯한 아이들을 위한 각종 물건과 준비로 하루가 부족한 삶을 살게 된다.
아이를 낳고 나면 본격적으로 어떻게 아이를 남들과 다르게 자존감이 높고 자립심이 있으며 4차 산업혁명에 알맞은 인재를 키울까 라는 고민을 모든 부모들이 하게 된다. 물론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이러한 생각을 하는 부모는 극히 적을 것이다. 대다수는 아이가 웃는 모습에 즐거워
하고 우는 모습에 같이 슬픔을 공유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가 걷고 말을 하는 시기가 되면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와 미디어에서 쏟아내는 정보로
인해 자신이 뒤처진 건 아닌지 반문 하게 된다.
육아서적은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엄마들의 공통된 관심사는
우리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지만 그것을 하기 위해선 아이와 부모의 지금의 행복은 잠시 뒤로 해야 하는 아이러니가 발생을 한다.
저자는 자신의 초등학생을 비유로 들면서 입학과 동시에 엄청난 사교육 시장에 진입을 하게 되는 것을 이야기 한다. 많은 부모들은 사교육의 폐해를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끊을 수 없는 현실은 외면한 채 외롭고 힘든 경쟁의 길에
같이 올라 설 수 밖에 없다. 그로 인해 많은 아이들은 사교육을 받아야 평범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쉽게 헤어나올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성인이 되면 으레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과 연애를 하고 평생 같이 있고 싶어 결혼을 하고 자신을
닮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현실이 녹록지 않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거대한 사회
구조를 한 명, 개인이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같이
인식하고 공유하고 생각을 맞대면 점차 좋아질 것이다. 그리고 바뀌어야만 한다. 그래야 지금 자라나고 있는 자녀들은 지금 부모세대보다는 더 행복하고 안락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