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누가 제일 강하지? 따뜻한책 8
마일두 지음, 이양구 그림 / 어린이아현(Kizdom)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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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만이 살길

이 책은 협동과 공존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평화가 주는 진정한 행복을 알게 해준다. 학창시절 학교에서 피라미드 모양을 보여주면서 먹이사슬을 배운다. 무기물->기초생산자->1차소비자->2차소비자->3차소비자로 이루어진 먹이사슬은 점점 위로 올라갈수록 포악한 육식 공룡이 나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훗날 어른이 되면 인간 세계에도 엄연히 존재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아직도 많은 직업은 사람들은 선망과 존경의 대상이 되고 어떤 직업들은 사람들이 하찮게 여기거나 회피하기도 한다. 그로 인해 그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에 대한 인격과 성격마저 동일시 하는 경향이 강하다.

아이들에게 의사 선생님, 판사 선생님 이라고 가르치지만 청소부 선생님, 슈퍼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부르지 않는다. 부모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에게 직업에 대한 선입견을 가르쳐 주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격차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듯 하다.

<세상에서 누가 제일 강하지?>라는 책은 다양한 동물들이 나온다. 우선 사자가 지나가다 푯말을 보고 자신이 밀림의 왕이기에 가장 강하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사자를 단숨에 잡을 수 있는 사냥꾼은 자신이 제일 강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아무리 강한 사냥꾼도 모기가 나타나면 꼼짝을 할 수 없고 이런 식으로 잠자리, 개구리, , 오소리가 차례차례 등장한다.

얼핏 보면 먹이 사슬을 빗댄 것처럼 보이지만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책 후반부에 있다. 그것은 바로 지진이 일어난 것이다. 자연재해 앞에 인간, 동물, 식물 모두 할 것 없이 연약한 존재임을 느낀다. 이럴 경우 서로 돕지 않으면 공멸하게 되므로 서로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생사의 중요성보다 높지 않음을 알게 된다.

지진으로 인해 하나가 되는 모습은 마치 지역감정이 극으로 치닫는 선거철이나 스포츠 경기를 앞두고 한국에 큰 재해를 경험하게 되는 경우 한 마음으로 슬픔을 나누고 위로해주는 모습과 비슷해 보인다. 타인과의 관계가 점점 줄어드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 혼밥, 혼술, 혼영등 혼자 하는 것이 늘어나고 1인가구가 당연시 되는 요즘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제아무리 밀림의 왕이라 하더라도 총 한방이면 쓰러지고 기세 등등하던 사냥꾼도 모기 한 마리때문에 도망치는 모습은 흡사 우리 삶 속에 모습과 많이 닮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우화스럽고 재미난 그림으로 읽어주는 부모들에게는 다시금 삶의 진리를 느낄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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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쩌다 부부가 됐을까
최관하.오은영 지음 / 피톤치드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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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 24

이 책은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하나의 온전한 가정이 되어가는 과정을 이야기 하고 있다. 술주정뱅이 아버지를 둔 소심한 남편, 5대째 믿음을 가지고 있지만 겉과 속이 다른 집안에서 자란 솔직한 아내, 이 둘은 자라온 환경이 너무나도 다르지만 공통점은 각각의 쓴 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그들은 강한 동질감을 느끼게 되고 자신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 결혼을 하기로 한다. 남편은 30, 아내는 25살 때 일이었다. 둘은 같은 학교 교사로 만나서 강한 끌림으로 결혼에 이르렀지만 그 끌림은 오래가지 못했다. 각자의 내면의 쓴 뿌리는 놔둔 채 상대방을 통해 자신의 허물을 덮고자 했기 때문이다.

각각의 사연과 같은 사건을 가지고 남편과 아내는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마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같은 느낌이 든다. 아내는 아버지를 건강하게 경험하지 못하면 딸들은 분노로 성격이 강해지고 아들들은 반대로 나약해진다고 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담담히 고백한다.

부부 사이가 회복되면 자녀는 변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자녀교육의 지름길은 부부가 먼저 소통하고 이해하고 감싸 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부부의 삶의 모델인 예수님을 같은 눈으로 바라보고 닮아 가야 한다.

학교에서는 루게릭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사는 두 명의 담임이자 집에서는 둘째 딸 다빈이의 고통스러운 기관지 천식 폐렴 합병증으로 인해 고통의 시간을 보내던 중 급기야 남편은 신앙을 포기하기로 결심을 하고 아내에게 이혼까지 이야기를 전한다. 그리고 가지고 있던 찬송과 성경책을 모두 찢었다. 그 다음날 다빈이는 눈동자가 돌아가고 열이 40도를 오르내리고 몸을 사시나무 떨 듯 했다. 의사는 죽을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내는 십여 개의 문항이 있는 질문지를 준다. O,X로 구성된 질문에 답을 하라는 것 이었고 이것을 통해 남편은 변화되기 시작한다. 지속적인 말씀 훈련을 받고 어떠한 상황을 속에서도 원망하지 않고 더욱 기도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기 시작했다. 결국 하나님에게 생명의 주권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루게릭병을 앓던 학생 두 명은 증세가 완전히 멈추고 둘째 딸 다빈이도 몸 속에 있던 가래가 없어지고 온전히 회복 되었다.

한 가정의 중심은 남편이어야 한다. 남편이 흔들리면 가정이 흔들린다. 그러므로 남편은 가족을 결속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가족 간의 관계를 잘 맺도록 하고, 포용하며, 섬기는 가장이 되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남성이 되는 길이 가정의 영적 리더로 서는 길이다.

한 가정에서 부부의 삶은 자녀들에게 본보기가 된다. 자녀교육 방법 중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은 '보여주기(showing)'. 저자인 남편은 새벽예배를 통해 한 가정이 하루의 삶을 말씀으로 시작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힌다. 그것이 어렵다면 아침에 간단한 Q.T와 기도로 시작하라고 권면한다. 또 매일 또는 일주일마다 가족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는 시간을 갖는 다고 한다.

부부간의 소통에서 칭찬과 격려는 삶을 풍성하게 한다. 특히 아내에게 칭찬이 인색한 우리나라의 전통적 관습에서 벗어나 아내에게 사랑하고 감사하다는 표현을 의도적으로 많이 해야 한다. '사랑해''미안해''고마워''잘못했어''용서해'라는 표현들은 남편의 권위를 갂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남편을 온전히 세워주는 말들이다. 부부 대화에는 3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는 '시비걸기'이다. 둘째는 '외면하기'이다. 셋째는 '다가가기'이다.

게리 채프먼의 <5가지 사랑의 언어>라는 책을 보면 첫째, 인정하는 말, 둘째, 함께하는 시간, 셋째, 선물, 넷째, 봉사, 다섯째, 스킨쉽가 있다. 이 책을 부부가 같이 보면서 서로가 원하는 언어를 이야기 해줌으로써 대화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날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느낌이기에 더욱더 현실적이고 교훈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많은 동화책 말미에는 항상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고 나오지만 그렇게 서로 좋아 결혼 했던 왕자와 공주도 살면서 수 많은 부분을 부딪힐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결혼이란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영어로 ‘wedding’이라는 진행형을 쓰는지도 모르겠다. 남편이 온전히 하나님앞에 새사람으로 살고 두란노아버지학교 강사를 비롯해 각종 사역을 하고 또한 아내도 두란노어머니학교 강사를 비롯해 여러 사역들을 감당하지만 그 둘 사이에 남은 쓴 뿌리와 사소한 오해로 인한 다툼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여느 가정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이 둘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진솔한 대화를 통해 끊임없이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들을 보여줌으로써 결혼을 생각하고 있거나 혹은 결혼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많은 기독교인 부부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될 듯 하다.

결혼 생활에 대해 다시금 깊은 고민을 하기에 좋은 책인 듯 하다.

멋진 남자, 멋진 남편이 갖춰야 할 10가지

1.인생을 예수님께 드려라

2.성적으로 순결하라

3.예수그리스도를 닮아가라

4.아내의 말을 잘 들어라

5.세상 문화를 우상으로 삼지 말라

6.모든 일에 정직하라

7.부정적인 말을 하지 말라

8.아내와 자녀를 위해 기도하라

9.아내를 배려하라

10.아내가 성장하도록 도우라

멋진 여자, 아내가 갖춰야 할 10가지

1.나의 과거와 화해하라

2.예수님과 지속적으로 교제하라

3.온유하고 안정된 심령이 되어라

4.변화되기 위해 노력하라

5.자존감을 회복하라

6.남편을 가정의 제사장으로 세워라

7.남편을 존경하라

8.자녀들에게 긍정적인 아버지를 경험시켜라

9.잔소리를 기도로 바꾸어라

10.남편과 하나되어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아내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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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노는 애 안 노는 애 못 노는 애 - 아이들의 관계 맷집을 키우는 놀이 수업
얼씨구 지음, 최광민 그림 / 한울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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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노는 법

이 책은 아이들의 유년 시절 놀이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은 놀이에 익숙하지 않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TV, 컴퓨터,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기기가 주변에 있기에 친구들과 몸을 부딪히면서 노는 것 보다 혼자 조용히 만화 영화나 게임을 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거대한 아파트 단지 안에는 잘 꾸며놓은 놀이터가 즐비하다. 하지만 어딜 가나 동일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것은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지 않는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은 미취학 아동들 뿐이고 그것도 주변에 부모들이 죄다 앉아서 혹여나 다치진 않을까 노심초사 지켜보고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는 순간 아이들은 마음껏 놀 수 있는 시간와 여유를 박탈 당한다. 초등학교의 하교시간은 2~3시경이지만 아이들은 방과후 활동, 각종 학원을 다니느라 운동장에서 놀이터에서 놀 수가 없다. 혹여 삼삼오오 모여서 논다고 해도 각자 스마트폰을 쳐다보고 있거나 아이돌의 노래와 춤을 보면서 따라 부르거나 추는 정도이다. 그렇기에 언제부터인지 땀을 흠뻑 쏟고 옷에 흙을 잔뜩 묻힌 아이들을 찾아 보기 힘들어 졌다.

깡통술래잡기, 비석치기, 달팽이, 개뼈다귀, 포수놀이, 호랑이 굴 놀이, 왕과 거지, 술래잡기, 숨바꼭질, 아이 엠 그라운드 자기 이름 대기, 망 줍기, 딱지놀이, 찐드기, 오징어, 왕대포, 안경 놀이, 진치기,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 등등 유년시절 해봤거나 들어본 놀이 명칭들이 보일 것이다.

이것은 저자가 이 책에서 사례를 이야기 하면서 나온 놀이들이다. 물론 더 많은 놀이가 있겠지만 여기에 나온 놀이만으로도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놀이를 강조 하는 것일까? 아이의 어린 시절을 더 많은 학원 보내고 한 개의 영어 단어를 더 외우는 것이 낫지 않을까? 치열한 경쟁 속에 들어간 아이에게 하염없이 놀라고 하는 저자의 주장이 궁금해 진다.

놀이를 하다 보면 아이들 사이의 은근한 권력 관계가 드러난다. 그 일상의 권력을 놀이 속에서 깰 때 아이들은 희열을 느낀다. 놀이라는 비일상에서나마 강자를 이겨보는 경험이 아이들로 하여금 짜릿함을 경험하게 한다.

아이들이 하는 놀이의 가장 큰 재미요소는 바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과 모험을 감행하여 마침내 자신과의 승부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야만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도전과 모험을 감행 할 수 있을 것이다.

발달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아이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건 잘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한다. 거짓말을 하려면 타인의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제어하는 능력이 통합적으로 발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승부에서 이기거나 잘하는 것이 놀이의 전부는 아니다.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고 그 과정을 즐기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하다. 놀이를 하면서 쉽게 포기하는 아이는 일상에서도 쉽게 포기를 한다. 반면 놀이에서 기를 쓰고 도전하는 아이들은 일상에서도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취하게 된다.

놀이는 아이들이 세상에 나아가 부딪치게 될 일상을 미리 경험하고 연습하는 비일상의 판이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전복을 경험하는 동시에 권력의 속성과 세상 살아가는 이치를 배운다.

도전하고 모험하지 않은 아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게 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놀이를 통해 체득한 모험과 도전은 아이들에게 평생의 재산이 된다.

요즘 아이들은 누군가와 함께하는 일에 무척 서툴다. 놀면서 누가 자신을 건드리거나 몸과 부딪치는 걸 유난히 싫어한다. 아이를 하나만 낳아 키우면서 생긴 현상이다. 다 어른들의 책임이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긴 갈등이나 문제를 잘 견디고 풀어나가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능력을 어린 시절부터 길러주어야 건강하고 자존감 있는 아이로 자란다. 많이 놀게 해주는 것이 건강하고 자존감 있는 아이로 키우는 지름길이다. 놀이는 관계의 맷집을 키워주는 출발점이다.

놀이는 아이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해소하는 통로가 되어주고 관계의 갈등을 풀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준다.

놀이 속에서는 온갖 상황이 벌어지고 아이들은 그 속에서 온갖 감정을 쏟아낸다. 아이들이 느끼는 미움, 질투, , 시기심, 좌절, 슬픔이 놀이를 통해 드러난다. 이런 감정들도 잘 다독이면 마음을 단단하게 해주는 힘이 된다. 상대방의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진다.

많이 놀아본 아이일수록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놀이를 주도하고 협동할 줄 알게 된다. 잘 웃고 감정 표현을 적절하게 할 줄도 알게 된다. 놀이는 사회적 능력을 키우는 연습의 장이다.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아이가 건강한 육체와 자아를 가지고 사회에 나가서 당당히 자신의 꿈을 이뤄나가는 모습을 꿈꿀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놀 수 있는 환경과 시간을 허락해야 한다. 그것이 아이의 훗날에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자녀 교육에 관심이 지대한 부모들이 읽으면 좋을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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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여성에게 실패했는가
드루드 달레룹 지음, 이영아 옮김 / 현암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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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쪽짜리 민주주의?

이 책은 오늘날 민주주의 속에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장관, 환경부 장관, 외교부장관, 국토교통부장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여성이라는 이야기다. 이 사실만 가지고 누군가는 여성의 지위가 향상 되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여성의 장관 비율이 낮다고 지적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당시초기 내각은 여성 장관 30%로 시작하고, 임기 내 남녀 동수 내각을 구성하겠다는 공약을 한 바 있다. 그리고 당선 후 공약을 지켜 전체 장관급 고위 공직자의 30%를 여성으로 채웠다. 이와 같은 공약이 등장한 것은 우리나라 정치계에서 여성의 대표성이 지나치게 낮기 때문이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우리나라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7%(지역구 10.3%) 193개국 중 116위에 불과하다. 이러한 한국의 여성 현실 속에서 이 책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단순히 여성의 정치 참여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 하는 것일까? 아니면 남성들의 이기심을 지적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들은 성별, 인종이나 민족 때문에 투표권을 주지 않는 것이 재산, 소득, 납세, 범죄 여부, 정부 지원 여부, 나이에 따라 제약을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재산이나 소득, 나이와 같은 것들은 대체로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지만 성별이나 인종, 민족은 가지고 태어나 평생을 간다. 그렇기에 민주주의라는 말이 지닌 진정한 의미를 되새긴다면 현재의 민주주의가 진정 민주주의인지 다시금 되돌아 봐야 한다.

얼마 전 전체 경찰의 30%를 여자로 채용한다는 공고가 나온 이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주요 논쟁 거리는 여성이 경찰로써 적합하냐라는 문제제기와 더불어 남성들의 전유물로 생각되어 오던 경찰이라는 특수한 직업을 여성들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논리로 요약 할 수 있다. 양쪽 의견을 듣고 있으면 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다만 결과의 평등이 아닌 경쟁의 평등, 기회의 평등이 있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국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의석수는 전체의 1/4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구의 절반이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 의석수는 왜 이런 큰 차이를 보일까? 그것은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조건 중 하나가 바로 국민의 참여이다. 하지만 이 조건은 남성의 참정권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여겨져 왔다. 그래서 여성의 동일한 참정권이 포함되지 않은 시기부터 민주주의가 시작되었다고 많은 나라들이 말하고 있기에 실제적인 민주주의의 발현과 차이가 현저히 나지만 그것을 지적하는 사람은 드물다. 의회 민주주의의 요람이라 불리는 영국은 1918년부터 민주 국가였다고 흔히 알려져 있지만, 여성도 남성과 똑 같은 나이에 투표할 수 있게 된 것은 1928년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해를 민주주의의 시작으로 봐야 할 것인가? 같이 고민해보고 토론해 봐야 할 문제이다.

현재 여성 의원이 전체 의석 수에 10%에 미치지 않는 나라는 전 세계에 35개국에 불과하지만 20년 전만 하더라도 109개국이나 되었다. 세계 모든 지역에서 여성 의원들의 비율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 수는 지역적 차이가 상당하다.

여성 국회의원이 적은 이유는 여성이 정치 업무에 적당하지 않거나 정치에 관심이 없거나 여성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당들은 여성 의원의 비율이 낮은 이유가 적임자를 찾기 힘들어서라는 핑계를 댄다. 과연 그럴까? 저자는 이러한 이유를 조목조목 반박한다. 남성들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기득권을 포기 하지 않고 또한 인맥으로 형성된 정치 세력이기에 여성들이 들어갈 틈이 없다고 한다. 또한 적임자를 찾기 힘들게 아니라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음을 지적한다.

많은 나라에서 강제적으로 여성의 정치 참여를 높이기 위해 할당제를 실행함으로써 여성의 정치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여성 의원 할당제의 정당성을 이야기하려면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공개적인 경쟁을 통해 의석을 획득하느냐를 따져야 한다. 할당제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여성의 수적 대표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여성 후보에 대한 문화적 편견을 깨고, 인맥을 통한 전통적인 후보 선정 방식에 내재되어 있는 장벽을 허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여성 정치인들이 처한 상황은 매우 복잡하다. 여성 정치인들은 성평등과 관련해서 문제를 제기하면 부정적인 반응이 돌아온다고 한다. 또한 모든 여성이 페니미스트는 아니며, 모든 페미니스트가 여성인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여성 정치인들이 과연 누구를 대변 하고 있는가의 문제는 더 복잡할 수 밖에 없다.

다양한 여성들이 정치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수록 성평등 정책을 채택할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지고 정치 기관들의 성평등 정치는 모든 여성 차별을 근절하고 민주주의를 새로이 활성화하는 데 꼭 필요하다.

여성이 정치를 잘 하냐 못 하냐의 문제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는 진입 장벽이 높고 유리 천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 했다. 아버지에 이은 부녀 대통령으로 화려한 조명 속에서 국정을 시작했지만 임기를 마치지 못한 채 탄핵 당한 첫 번째 대통령이 되고 말았다.

많은 이들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한 개인이 아닌 전체 여성의 자질, 능력탓을 하는 경향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왜곡된 시선과 편견은 앞으로 공정한 민주주의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듯 하다. 여성이라는 제약을 두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하지만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무한한 배려를 요구 하는 것도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성별에 차별 없이 누구나 뜻을 펼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진정한 민주주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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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서 해도 돼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110
윤해연 지음, 박재현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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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보단 방향

이 책은 초등학교 2학년생이 겪는 다양한 내적 갈등을 묘사하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경쟁은 시작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명문대, 대기업으로 가야 온전한 중산층의 삶을 영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팽배해져 있기에 더욱더 어린 시절부터 남들보다 앞선 교육을 받기 위해 부모들은 치열한 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주인공 지우는 학원을 9개나 다닌다. 초등학교 2학년 9살이다. 매일 다양한 학원으로 인해 자신의 시간이 턱 없이 부족하고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도 잊은 듯 보인다. 지우가 다니는 학원은 영어, 수학, 바이올린, 피아노, 논술, 축구, 검도, 과학, 영어이다. 지우가 원해서 다니는 학원이라기 보다는 엄마의 강요에 못 이겨 다니는 학원이 절대 다수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다람쥐 쳇바퀴 돌던 삶을 살던 중 지우는 학원차를 혼동하는 일이 벌어진다. 지우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원래 가야 했던 학원을 걸어 가려는 결심을 한다. 그때 민구라는 초등학교 4~5학년쯤 되어 보이는 형이 다가와 말을 건다. 같이 땡땡이를 치고 놀이터로 가자는 제안을 하지만 지우는 그 제안을 뿌리치고 학원에 간다.

엄마에게 늦게라도 자신이 학원에 갔다는 사실을 이야기 함으로써 칭찬을 기대 했지만 엄마는 왜 학원에 늦었냐는 꾸지람만 함으로써 지우는 속이 무척 상한다. 지우와 학원을 2개나 같이 다니는 형우는 엄마 몰래 PC방도 가고 오락실도 종종 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모습에 지우도 결국 친구 따라 PC방도 가고 학원 수업도 빼먹기도 한다. 결국 꼬리가 길어져 밟히게 되었는데 그만 형우때문에 학원에 빠진 것을 집까지 바래다 주는 민구 형때문이라고 엄마는 오해를 하게 되고 민구 형은 한동안 자취를 감춘다. 지우는 민구 형을 다시 보길 바라는 마음이 드는데.. 과연 만날 수 있을까?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어져 버린 지 오래 되었다. 아이들은 학원으로 가거나 혼자 있는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쳐다 보느라 서로 얼굴을 맞대며 웃고 떠들지 않는다. 아이들은 점점 적게 태어나고 각종 수당이 넘쳐나는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행복 지수는 좀처럼 높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주인공 지우가 9개의 학원을 다니는 것은 일반적인 모습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만화 영화에나 나올 법한 소설 또한 아니다. 학원을 1개도 다니지 않는 아이를 찾아 보기 힘들다.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아이들은 학원을 다녀야만 학교 수업을 따라가고 준비 할 수 있도록 구성 되어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아이의 현재의 행복을 위해 학원을 끊고 마음껏 뛰어 놀게 하는 간 큰(?) 부모는 쉽게 보기 어렵다.

주인공 지우를 통해 아이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또한 아이를 위하는 마음으로 이뤄지는 것들이 자신의 꿈을 대신 이루고픈 마음인지 곰곰이 곱씹어봐야 할 듯 하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시작되는 무한 경쟁 속에서 승리 하는 길은 속도가 아닌 방향임을 기억해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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