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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동화가 아이를 망친다 - 부모가 아차 하는 사이
유종민 지음 / 타래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해로운 동화?
이 책은 명작 동화의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아이를 낳기
전부터 태교를 위해서 수 많은 부부들이 태아에게 명작 동화를 읽어주고 태어나면 끊임없이 동화책을 읽어준다. 모든
부모들의 바램은 비슷할 것이다. 명작 동화를 통해 상상력을 키우고 언어를 배우고 올바른 가치를 가진
멋진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유년시절 읽었던 그 동화책이 현재에도 여전히 유용하며 그 속에 나온 내용이 현재 문제가 없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부모는 많이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나쁜 동화가 많이 있고 그로 인해 아이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지적한다. 물론 명작 동화가 다 나쁘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명작 동화는 200년전에 쓰여졌기에 현 시대와 걸맞지 않는
여러 부분이 있다. 그 부분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이 없이 동화책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다 보면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긍정적은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부분을 기억 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명작 동화책의 저자인 그림형제의 대표적인 동화로는 백설 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라푼젤, 신데렐라, 헨젤과 그레텔,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 빨간 모자, 개구리 왕자, 피리
부는 사나이, 브레멘 음악대 등이 있다.
또한 안데르센의 대표적인 동화로는 엄지 공주, 인어 공주, 벌거벗은 임금님, 성냥팔이 소녀,
나이팅게일, 눈의 여왕, 미운 오리 새끼 등이
있다.
부모가 나쁜 동화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이유는 결과가 당장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쁜 동화는 아이가 성장하는 전 과정에 걸쳐 조금씩 그 위력을 행사한다. 특히 어린 나이일수록 아이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다. 또한 처음 접하는
모든 것은 아이에게 각인된 이미지로 새겨질 수 밖에 없다.
여기 몇 가지 예가 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동화들이다. 이 동화들의 결말 혹은 줄거리를 요약한 것을 보면 뭔가 현재와 맞지 않고 아이가 그대로 수용해도 되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인어공주’의 결말은 언니들이 건넨 칼로 왕자를 죽이는 대신 물거품이 되는 죽음을 선택한다.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의 결말은 엄마 염소가 늑대의 뱃속에
돌을 집어 넣어 복수를 함으로써 늑대가 물에 빠져 죽게 된다.
‘장화홍련’전에서 큰 딸 장화는 계모에게 죽임을 당하고 홍련은 연못에 빠져 자살을 한다.
‘아기 돼지 삼형제’의 결말은 막내 돼지 집 굴뚝으로 기어들어간 늑대가
팔팔 끓여놓은 솥에 빠져 죽는다.
신데렐라, 백설공주, 콩쥐팥쥐, 장화홍련전 이 책들의 공통점은 바로 계모가 등장한다.
라푼젤, 잠자는 숲속의 공주, 헨젤과
그레텔 이 책들의 공통점은 바로 마녀가 등장한다.
저 둘의 공통점은 여자의 적은 여자이다. 이 책을 읽는 여아들은 자신의
적을 같은 성별로 착각하기 쉬울 수 있고 남아 또한 책을 통해 여자들이 가진 고유한 성질이라고 착각 할 수 있다.
동화는 내용 면에서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권선징악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지혜를 가르친다. 하지만 나쁜 동화는 이분법적, 양비론적(서로 충돌하는 두 의견이 모두 틀렸다는 것) 세계관을 가르친다. 어중간하게 착한 사람과 어중간하게 악한 사람은 동화에 등장하지 않는다. 철저히
착하거나 철저히 악하다. 이렇게 극단적인 것들을 병치함으로써 갈등을 최고조로 이끌어내고 결말을 맺는다.
동화의 내용 중에 누가 누구를 죽이거나, 자살하는 내용과 같은 이야기는
아주 위험하다. 아이는 사람이 사람을 죽일 수 있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현실에서 비일비재하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괴롭힘, 왕따 같은 행위가 아이에게 노출되는 것도 좋지 않다. 아이에게 작은
악을 보여주는 것에도 주의해야 한다. 아무리 작은 악이라도 반복해서 노출되면 악을 일상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흔한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
아이에게 독서는 매우 중요한 활동이다. 상상력을 키우고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현실에서 완전히 선하고 완전히 악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동화에서는 선과 악을 확실히 구분함으로써 이러한 프레임에 있는 동화책만 보고 자란 아이는 세상의 사람들 둘로만 구분할 수 있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동화가 좋은 동화일까? 저자는 편견, 모방, 폭력, 정언명령(Categorical Imperative)이 없는 동화를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현재 나와 있는 명작 동화, 전래 동화를 읽으면서 시대와 맞지
않는 부분은 질문을 통해 아이의 생각을 고찰시키고 현재에 걸맞는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을 한다. 부모들은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여러 문제들이 책 속에 담겨져 있음을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깨닫게 된다. 그런
경우 동화가 주는 교훈과 가르침이 크기 때문에 읽으면서 불편했던 부분들을 넘어가곤 하지만 아이를 위해서 일일이 짚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는 스펀지와 같다. 보고 배운 대로 그대로 따라 하며 아직은 생각의
힘을 키우지 않았기에 무조건 흡수 한다. 동화책에 나온 과도한 인과응보, 권선징악, 남녀차별, 인권문제, 성차별, 폭력, 폭행, 살인 등 현실에서 일어나면 안되거나 흔히 볼 수 없는 문제들을 부각시키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나쁜 동화가 아닌 좋은 동화 올바른 동화를 보여주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