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그려봐?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59
조르단 레이 지음, 김지연 옮김 / 꿈터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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想像力

이 책은 상상력을 가진 아이에 대한 이야기다. 부모들은 누구나 자신의 아이가 무한한 상상력(想像力)을 가지고 세상에 나가 남들보다 우위에 서기를 바랄 것이다. 상상력의 사전적 뜻은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그려 보는 힘이라고 한다.

, 자동차가 날아가는 모습을 본적이 없지만 상상을 해본다거나 비행기가 물 속에 들어가지 못하지만 물속을 비행하는 모습이 바로 상상이다. 이러한 상상은 어린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특권이라고 할 수 있다. 간혹 어린 아이들이 검은 색으로 스케치북을 가득 채우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 모습을 보는 많은 부모들은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나 조바심을 갖지만 실제로는 아이는 아무런 생각이 없을 수도 있고 혹은 단지 검은 색이 마음에 들 수도 있다.

어른이 되면 단순한 색깔에서도 선입견을 가진다. 이 동화의 주인공인 로사는 상상력이 뛰어난 아이이다. 어쩌면 동물들의 기이한 모습 속에 다른 동물들이 나오고 그것을 끊임없이 연결 하면서 자신의 상상의 나래를 끝없이 펼친다.

천재 화가 중 한명인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을 보면 말년으로 갈수록 점점 더 단순해지고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흔히 말년 작품만 보면 천재라는 칭호가 어색하지만 그가 추구했던 것은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음 밝혀졌다.

어른들의 눈에는 피카소의 작품을 해석하거나 이해하기 어렵지만 5~7살 아이들의 눈에는 모든 것이 보이고 해석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시금 천재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음이 증명되었다.

아이들은 누구나 엉뚱한 상상을 하고 그러한 상상을 행동에 옮겨보기도 한다. 이럴 때 부모의 역할에 따라 아이의 상상은 더욱 날개를 펴고 날아갈 수도 있고 그대로 추락 할 수 도 있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고취시키기 위해 많은 것을 보여주고 경험 하게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호응하고 반응 하는 것이다. 이 동화의 마지막에 로사의 그림을 보고 같이 그림으로 화답하는 엄마의 모습이 과연 나에게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상상력은 시간이 지나면 차츰 현실을 알아가고 타협하게 되면서 소멸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상의 시간과 능력이 아이에겐 훗날 어른이 되어서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벽을 넘게 해주는 밑거름이 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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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 어떻게 해결할까? 10대가 꼭 읽어야 할 사회·과학교양 3
이충환 지음 / 동아엠앤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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晩時之歎

이 책은 지구 온난화가 무엇이며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뜻은 때늦은 한탄(恨歎)이라는 뜻으로,시기(時期)가 늦어 기회(機會)를 놓친 것이 원통(寃痛)해서 탄식(歎息)함을 이르는 말이다.

산업 혁명으로 인해 인류는 기하급수적인 물질의 풍요를 누리게 살 수 있었다. 그로 인해 자연은 심각하게 파괴되었고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그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고 현재도 인류는 지속적이고 이전 시대보다 더 빠르게 지구를 파괴 하고 있다.

미래를 그리는 영화, 소설의 배경은 우울하고 음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현재의 상태를 되돌릴 수 없고 더욱더 빨리 파괴 될 것이 분명한 것을 모두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라는 단어는 익히 들어 왔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고 현재 상태는 어떠하며 과연 막을 수 있는 것인지 궁금증이 생긴다.

지구 온난화는 산업 혁명 이후 인류가 뿜어낸 온실가스로 인해 발생한 것이고, 지구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폭염, 가뭄, 홍수 등 기상 재난이 빈발하며 해수면 상승, 지역적 기후 변화, 농작물 및 생물종 변화, 기후 난민 발생, 질병 증가 등이 나타나고 있다.

온실가스 농도가 급증하는 원인은 인간 활동에 의한 것이다. 화석 연료의 사용에 따라 온실가스가 과다하게 배출 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예를 들어 이산화탄소는 화력발전소, 제철공장, 시멘트 공장 등에서뿐만 아니라 건물 냉난방 시설, 자동차, 비행기 등에서도 화석 연료가 많이 쓰이기 때문에 다량으로 발생한다.

지구 온난화는 사막화를 가속화하는 것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막화 현상은 기존의 사막이 점점 넓어지거나 가뭄과 기상 이변으로 농토 등이 사막으로 변하는 것이다. 산림 벌채, 지나친 경작과 목축 등으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극심한 가뭄과 장기간에 걸친 건조화 현상도 사막화를 부추기고 있다. 특히 사막화 현상은 전 지구에 황사 현상을 일으킬 뿐 아니라 전 지구적인 기후 변화도 유발시킨다.

탄소발자국이란 마트에 있는 즉석밥이나 탄산음료처럼 CO₂ 그림이 들어 있는 식품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식품은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정부로부터 인증 받았다는 표식이다.

탄소발자국을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제품에 라벨을 붙이게 하는 제도를탄소라벨링 제도라고 한다. 이 제도는 2007년 영국에서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모인카본 트러스트사가탄소감축라벨을 인증 받은 것에서 시작됐다. 이후 탄소의 발생 자취를 뒤쫓는다는 의미에서발자국모양을 사용했기 때문에 탄소발자국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고기를 적게 먹고 전기, , 가스, 종이 등의 자원을 아껴 쓰며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사용하고 자동차를 비롯한 각종 기계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 한 켠이 답답했던 것은 행복하기 위해 인간이 계발한 것을 통해 인간이 고통을 받는 다는 사실과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북극곰의 멸종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빠른 속도로 줄어가는 동,식물도 마찬가지이다. 침식당하고 침몰하는 나라, 섬들도 마찬가지이다.

제주도에서만 자라던 귤이 전라북도에서 키우는 것이 이상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해가 갈수록여름은 점점 극렬히 더워지고 그 날수는 늘어나고 있고 겨울은 점점 짧아지는 것도 방치 할 수 밖에 없다. 6번째 멸종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시점이다. 성서에 나오는노아의 방주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 반문이 든다.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세계 각국의 정상들과 기업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는 양면적인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미세먼지는 점점 심해져서 봄, 가을에 마스크는 필수가 되어버렸다. 이제는 에어컨이 없는 여름은 생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구에서 백년, 천년 후세들이 살기 위해서는 하루 속히 이러한 온난화 문제를 해결 해야 할 듯하다. 또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노력을 다해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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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맘의 독박육아 일기 - 육아 퇴근하고 치맥 하고 싶어
루니맘 지음 / 넥서스BOOKS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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育兒

이 책은 독박육아로 고생하는 모든 엄마들이 웃으면서 즐겁게 볼 수 있는 코믹 에세이다. 책의 저자는 루니맘이란 닉네임의 아기엄마로, 웹디자이너로 일하다 엄마로서 제2의 인생을 살며 독박육아의 현실을 귀엽고 사랑스런 만화로 그려낸다. 룬이라는 아들을 키우며 느끼는 육아맘의 고충들을 유머있게, 때론 눈물나게 짠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육아맘들의 마음을 위로한다.

하루 종일 아이를 안고 씨름하느라 힘들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5살 어린이가 되었다. 육아의 ''자도 모르던 나는 초보 중 왕 초보였다. 아이와 함께 엄마도 한살이였던 시기에..

이 루니맘의 독박육아일기를 봤다면 어땠을까? 같이 공감해줄 친구도, 그 흔한 조리원동기도 없이 외로운 육아 중이던 나에게 무척이나 위안이 되어주었을 것임에 틀림없었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사진1)

저자는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의 이야기도 빼 놓지 않는다. 만삭 임산부가 똑바로 눕지도 못하고 옆으로 누워도 힘들고  뒤척이는 모습, 수시로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불편함까지 겪는데 주위에선 다들 뱃속에 있을 때가 편할 때라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던 그 말이 뒤늦게 뼈에 사무치게 와 닿는 시기가 왔었더랬지..

(사진2)

아이를 위해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인다는 자부심과 정성으로 버텼던 수많은 밤들..아이를 재우고 나서 쓰러질 것 같아도 내일 먹일 밥을 준비하느라 불 켜진 주방에 서있었던 내 지난 모습과 겹쳐진 장면이었다. 역시 '젖먹일 때가 좋았다'는 마지막 구절은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모유만 먹이던 신생아시기보다 이유식 먹이는 시기가 어찌나 더 힘들던지..지금도 생생하다.

(사진3)

보면서 웃음 참느라 혼났다. 이건 요즘도 내게 일상이다. 애가 잠들면 왜 그리 정신이 말똥 해지고 핸드폰 보는 게 재밌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애 앞에서 못 즐기던 나만의 휴식시간이 쉽게 포기가 안 된다.

(사진4,5)

이 컷은 보자마자 소오름...이 돋았다. 어쩜 이리 나랑 똑같을까? 누가 마치 우리 집을 보고 그린듯한 느낌이었다. 전혀 알지 못하는 아이와 엄만데 어떻게 이리 비슷한 고된 육아의 한 장면을 공유하는지 참 신기하다.

(사진6)

룬이도 많이 커서 어린이 집에 다니게 되는 시기도 담겨있다. 정말 내 모습과 흡사해서 내가 그린 만화인줄..걱정과 기대가 반반이였던 어린이집적응시기도 내 이야기처럼 저 귀여운 얼굴의 아기엄마가 나인 듯 빙의 되어 미소 짓게 된다. 잠깐이나마 꿀 같은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건 지금도 여전하다. 하원시간이 다가올수록 몸에서 반응이 오는 것도 여전히..

(사진7)

저자는 전업주부이지만 워킹맘의 애환 또한 잊지 않는다. 주위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 본인의 지난 직장생활을 되돌아보고 퇴사를 결정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내린 결정일지 누구보다 잘 알 것 같다. 워킹맘은 어디서나 미안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부분이 너무 마음이 짠했다. 난 전업이지만 그 고충을 왠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나 또한 그러한 이유로 쉽사리 맞벌이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보는 내내 '맞아,이땐 이랬지' 하며 자꾸만 웃음이 났다. 룬이를 보자니 우리 아들과 성향도 비슷한 것 같아 더 그랬다. 중간 중간 빵 터지는 공감됨에, 옆에서 자는 아이가 깰까 봐 손으로 입을 틀어 막은 게 한두번이 아니다. 지나고 보니 이제는 그 시기가 그립기도 하다. 하루가 너무 길어서 힘들었던 그때.. 그 시간이 너무나 빨리 흘러버렸음을 이제야 실감한다. 말 못하는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지친 몸으로 동네를 어슬렁거리는데 지나가던 할머니가 참 좋을 때라고, 그때가 제일 살아있는 것 같을 때라고 하셨던 말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독박육아 빨리 퇴근하고 치맥하고 싶다는 표지의 문구처럼 매일 매일 치열하게 살았던 이때가 가장 좋았던 때가 되는 걸까 싶기도 하다. 모처럼 육성웃음으로 빵빵 터졌던 유쾌하고 소중한 기억을 되살려준 고마운 책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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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꿈꾸다
이사벨라 파글리아 지음, 소니아 마리아루체 포센티니 그림, 유지연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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離別

이 책은 전쟁으로 인한 소년과 소녀의 이별(離別) 이야기이다. 책의 내용은 복잡하지 않다. 어쩌면 너무나 단순하고 여백을 많이 둔 탓에 책을 덮고 한번 생각하게 한 다음 다시금 책을 보게 만든다.

1950 6 25일에 발발된 전쟁은 19537 27일 휴전을 하게 되었다. 현재 존재하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가 된 한국에서는 아직도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남북 정상이 만나고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언제든 북의 도발과 위협이 가능하다는 것은 한국 사람들은 누구나 알고 있다.

남북 정상이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제일 먼저 한 것 중 하나는 바로이산가족상봉이다. 전쟁으로, 휴전으로 인해 가족, 친척, 친지, 친구들과 떨어져 볼 수도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이 살다가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1985년 역사적인 첫 상봉이 이뤄진 뒤 2018년까지 스물 한 차례의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됐다. 가장 최근인 2018 8 20일부터 8 26일까지 제21차 이산가족 상봉에는 남측 이산가족 89명과 동반 가족 등 197명과 북측 가족 185명이 참여해 23일 동안 총 7, 12시간의 만남을 가졌다.

이 만남을 두고 정치권을 비롯해서 여러 각계에서 다양한 소리가 들려온다. ‘잠깐 만나서 뭣하냐?’ ‘늙어서 만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하지만 가만히 자신이 당사자라고 생각을 한다면 저런 소리가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소년은 소녀와 친구로써 서로 잘 살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참혹한 현실 속에서 서로 떨어져 지낼 수 밖에 없었고 소년은 소녀를 보기 위해 배를 타고 바다로 가고자 한다. 하지만 폭격으로 인해 집은 다 무너져 내리고 소년도 어디로 갈지 몰라 방황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가 달을 보면서 소녀를 생각하자 소녀가 나타나 소년의 손을 잡고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산가족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은죽기 전에 한번만이라도 직접 보고 싶다라는 호소이다. 그들이 왜 그토록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보고 싶어 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추측할 수 조차 없을 것 같다.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들은 어른이지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역시나 어린이들이다.

전쟁은 두 번 다시 어떠한 형태로든 절대로 일어나선 안 된다. 또한 전쟁으로 인해 집이 망가지고 삶의 터전을 빼앗긴 아이들에게는 하루 속히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듯 하다.

불과 몇 십년 전 전쟁을 겪었지만 어느덧 먼 나라 옛 이야기처럼 생각하고 있는 어른들과 전쟁이라는 단어가 낯설고 생소한 아이, 모두 읽으면 좋을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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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봄날은 간다 - 우리 가슴에 어머니가 살아계시는가?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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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생 김지영

이 책은 일제 시대에 태어나 몸으로 견디며 살아온 어머니, 할머니들의 이야기이다. 읽는 내내 마치 ‘82년생 김지영같은 느낌을 받았다. 페미니스트 느낌은 전혀 없지만 한 여인이 태어나 자라고 또한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해 담담히 적어 내려가지만 당시의 시대 상황과 개인이 겪은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 진다.

<죽음은 생명이다>의 책을 읽어본 독자로써 이 책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이 가득 묻어 나와 있어 더욱더 공감이 된다. 저자의 어머니가 이 책의 주인공이자 롤 모델로 등장한다.

아이가 태어나는 날(1929 4 20) 돈을 벌기 위해 바다에 나간 아이의 아버지는 물에 빠져 죽는다. 동네 아낙네들의 입은애비 잡아먹는 딸년이 태어났다는 흉흉한 말을 옮기기에 바쁘다.

그 아이가 다섯 살이 되자 그의 어머니마저 2 3녀를 두고 돌아가신다. 그 아이는 나중에 1 4녀를 홀로 키워야 하는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된다.

 

그녀의 기구한 삶을 이 짧은 책으로 다 설명 할 순 없지만 몇몇 핵심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저자가 느끼고 생각하는 어머니의 기억과 감정을 서술하고 있다. 태어나는 순간 환영을 받지 못하고 숙모 손에 겨우겨우 풀칠하면서 살아가고 학교는 배우지 못해 4년간 야학으로 겨우 일본어만 배운 어머니, 말 한마디 해보지 못한 첫사랑을 뒤로 한 채 언니에게 소개 받은 남자와 결혼을 하지만 바람기가 다분한 남편의 폭행과 모진 시집살이, 혼자서 아이 5명을 제 손으로 낳아 키우면서 자신의 여성성 대신 강인한 어머니로 살아간다.

하지만 이러한 어머니에 대한 반감은 저자는 졸업식에 참석을 하지 못하게 한다. 여러 가지 사건으로 가슴에 대못을 박고 이혼 후 자신의 자녀들마저 어머니 손에 맡기는 삶을 살게 된다.

저자는 20여년간 정신분석상담을 하면서 새삼 놀라는 것은 사춘기 시절을 어떻게 부모님이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아이의 미래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부모는 사춘기를 통해 드러나는 아이의 억압적인 상처를 어떻게 끌어안고 자녀들과 살아가야 하는 고민해야 한다.

사랑은 많이 받고 적게 받고 하는 양()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사람은 버림받고 고아원에서 지냈는데도 부모님 사랑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충분한 사랑에도 결핍을 느낀다고 말한다.

한 여인의 힘들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삶의 이유는 자식들일 수도 있고 자신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숭고한 희생은 평생을 철학을 공부하고 정신분석을 한 자식에게 큰 울림을 주듯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어머니들의 무조건적인 희생과 헌신이 있기에 지금의 부모세대들이 큰 역경을 이겨낼 힘이 되어준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살아 계실 때 잘 해드려야 하는걸 알지만 생각과 몸이 따로인 이 땅에 많은 아들, 딸들이 읽으면 좋을 책인 듯 하다.

<나봄> (29p)

혼자인 것을 처절하게 겪은 사람은 사람을 사랑할 줄 안다.

외로움을 아는 자는 혼자인 삶을 많이 살아온 사람이다.

깊고 깊은 두메산골에 사는 사람은 사람을 그리워할 줄 알고 사람을 귀하게 받아들인다.

혼자인 자신만을 사랑하는 사람은 외로움을 모른다.

그런 사람에게 밀려드는 문제들은 외로움이 아니라 괴로움이다.

괴로움은 자신이 아닌 타자가 문제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정서이기에 남 탓을 한다.

나의 어머니는 남 탓을 하지 않으셨다.

그녀의 외로움이 바다만큼 깊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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