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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8년 11월
평점 :




正義
이 책은 정의를 밀어붙이는 다양한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정의(正義)의 사전적 의미는 1.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2.바른 의의(意義).3.(철학) 개인 간의 올바른 도리. 또는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4.(철학) 플라톤의 철학에서, 지혜ㆍ용기ㆍ절제의 완전한 조화를 이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이 열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단순히 인기 있는 하버드 교수의 강의에 열광한 것이 아니라 이 땅에 정의가
사라져 가는 현실 속에는 과연 나는 정의로운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되는 화제의 책이었다. 사람들은
정의라는 키워드에 열광을 한다. 그만큼 지금의 사회가 정의롭지 못하고 있고 누군가 정의를 구현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강하다.
이러한 심리는 인터넷 상에서 자주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3가지 사례가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다. 첫 번째는 ‘국거박’ 사건 두 번째는 ‘김포
맘카페’ 사건 세 번째는 ‘예멘 난민’ 사건이다.
국민거품 박병호 라는 닉네임을 쓰는 야구팬을 자처하는 한 네티즌은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박병호 선수가 언급되는
모든 기사에 거의 첫 번째로 댓글을 달고 또한 악의적이고 모욕적인 댓글을 수도 없이 달았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야구 및 스포츠 기사에 내용과 상관없는 박병호 선수를 모독하는 댓글을 달았다. 이러한 형태는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오고 때론 즐거움을 주기도 했지만 멈추지 않는 폭주 기관차처럼 일관적으로 폭언을 다는 익명의 네티즌에게 많은 이들이
그만 멈추라고 경고를 하였지만 결국 그는 끝내 멈추지 않았다.
최근 있었던 김포 맘카페 사건은 새간을 떠들썩 하게 했다. 익명의
제보자가 김포 맘카페에 자신이 본 것도 아닌 들었던 내용을 사실에 부합하지 않은 내용을 올림으로써 어린이집 교사가 끝내 자살을 하게 만든 사건이다. 그는 자신이 던진 돌에 맞아 죽을 지도 모른 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고 자신의 한 행동이 정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또한 그가 쓴 글에 동조한 수 많은 카페 회원들의 댓글과 항의는 결국 한 명의 어린이집 교사를
죽음으로 내 몰았다.
2018년 화제의 키워드 중 하나는 단연코 ‘예멘 난민’ 일 것이다. 이들은
내전중인 자신의 나라를 등지고 난민에 우호적이라는 소문을 듣고 머나먼 한국의 제주도로 대거 입국을 하였다. 많은
국민들은 난민을 받으면 끔찍한 일들이 생겨나고 이슬람이 한국을 지배하고 성폭력 급증, 사회 분란을 야기
한다는 식으로 그들을 매도하여 추방을 당연시 하였다. 하지만 한국은 난민에 대해 절대적으로 우호적인
나라가 아니었음에도 국민들의 염려와 우려는 곧바로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도배하고 난민을 이해해달라고 말한 그전까지 개념 배우라고 말한 정우성에게
비난의 화살이 몰리기도 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신념 혹은 생각이 정의라고 받아들이게 되면 나와 다른 타인의 생각과 이념을 무시함을
넘어 짓밟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폭력적인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일까?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은 인지 복잡성이
낮다. 여기서 인지 복잡성이란 매사를 다각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바라보는 관점이 유일하다는 생각을 하기에 타인이 제시하고 바라보는 관점을 생각하거나 고려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극단적인 발언, 행동을 당연하게 여기게 된다.
또한 메시아 콤플렉스을 가진 이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정당하게 여기며 정의라고 생각을 한다. 이런 이들은 온라인에서 자기주장을 하며 다른 사람이나 특정 기업을 맹렬히 공격하지만 실제 제 현실에서는 아주
얌전한 사람들이 있다. 마치 전혀 다른 사람 같다. 이런
사람들도 알고 보면 평소에 자기 생각을 내뱉지 못해 스트레스가 쌓여서 온라인에서 그렇게 행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주변 사람에게 화풀이하는 것은 보기가 흉하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니 온라인에서
잘못한 대상을 찾아 비난하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대립하지 않더라도 현실에서는 입장의 차지, 즉 전제가 되는
가치관의 차이에 따라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이는 독일의 심리학자 에두아르트 슈프랑거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슈프랑거는 가치관에 따라 인간을 이론형, 권력형(정치형), 경제형, 사회형, 심미형, 종교형 등 6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있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능력에 따라 대우해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능력이
적은 사람은 누구나 차별 없이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만약 전자가 추구하는 평등의
가치를 바탕으로 정책을 만들면 능력이 별로 뛰어나지 않은 사람은 불만을 품을 것이고 사회가 혼란스러워진다. 따라서
이럴 때 부득이 두 종류의 평등을 이용해야 한다.
안일하고 태평한 사람은 매사를 정성 들여 검토하려는 자세가 부족하다. 그래서
경험만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려 든다. 곰곰이 생각하고 판단하기보다 노력을 덜하고 대충 처리하려고 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를 하면서 살기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익명성이 발달되었고 모든 정보의 소비가 급속도로 빠른 현대 사회에서는 더욱더 눈에 보이는 자극적이고
편협적인 내용에 휩쓸리기 십상이다. 이럴 때일수록 냉철한 지성과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타인에 대한 말과
행동을 해야 할 때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