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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ㅣ 바깥바람 11
최윤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8년 12월
평점 :



책을 읽자!!
이 책은 아이에게 좋은 책이 어떠한 것인 왜 좋은 책을 읽어줘야 하는지 그리고 현재 한국 출판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책을 읽어주고 들려주면서 태교를 하는 것은 하나의 전통이
되어 버렸다. 아이가 태어나면 온갖 전집으로 집안을 꽉꽉 채우고 심지어 TV를 없애고 거실에 커다란 책장을 놓는 집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이를 위해 무조건 많은 책을 구입하고 비치 하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까? 아이가
무슨 책을 어떻게 읽는지가 더 중요한 것은 아닐까?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책에 대한 걱정, 염려, 두려움, 믿음, 신뢰 등에 대해 저자는 하나씩 자신의 생각을 피력해 나간다. 더불어
한국에 불고 있는 어린이 문학열풍과 그에 따른 문제점들도 지적한다.
어린 아이들은 책에 담긴 슬픔, 분노, 두려움, 그리움, 즐거움, 외로움 등을 일일이 설명 해주지 않아도 이해를 한다. 5세 이전에
성격의 토대가 거의 형성된다는 심리학의 발견에 따르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른들은 모두 상처 없이
유년을 통과하지 못했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 시절의 한 지점에 고착되어 고통 받고 있다.
아이는 3살이 되어야 비로소 외부 대상을 오로지 좋은 것과 오로지
나쁜 것 두 가지로만 분열시켜서 받아들이던 의식 구조에서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망설이고 생각하는
능력, 망설이는 불안을 견디는 힘이 생긴다. 바로 이 시기에
아이들은 엄마에게서 분리된다는 것은 어떤 아이에게도 충격일 수밖에 없다.
청소년 문학에서 성을 다루기란 여간 쉽지 않다. 특히 스킨십의 수위를
성관계까지 하며 이어 임신, 출산, 낙태, 미혼모 등과 관련된 주제를 찾기란 더욱더 힘들다. 어른들도 성에
대해 터부시하고 죄악시 하는 모습이 아직도 남아 있기에 청소년들에게도 성에 대해 생식기 수준에 머무를 것을 강요 하고 있는 건 아닌가 되돌아 보게
된다.
한글을 읽고 문맥을 이해할 수 있는 고학년이 되면 그림이 없는 책을 읽어야 하지만 아이들은 일러스트레이션(이미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상태가 되어 버려 그림이 없는 책은
아예 읽으려 하지 않기에 출판계는 다시 작품성이 뛰어난 외국 원서를 한국어로 발간할 때 그림을 넣지만 그것이 글 자체가 주는 이미지와 충돌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 한다. 이러한 일들은 아이들의 능동적인 독서를 방해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어린이 책이 어른인 우리 모두에게, 읽기엔 쉽고 만들기엔 정말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건 또한 우리가 독자인 어린이를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좋은 그림책을 만들고자 한다면 어떤 독자에게 읽히기를 원하는지 작가 스스로 또렷하게
알아야 할 것이다. 책을 읽는 것은 아이지만 책을 고르는 것은 부모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실제의 5살 혹은 6살인 어떤 아이를 떠올리면서 책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와
소통하는 법을 익히고 아이를 위한 책을 만든다면 아이와 비슷한 연령대의 다른 모든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어린이 책 출판은 유아 부문과 10세 이상 정도의 아이들이
읽는 책에 편중되어 있다. 그래서 부모가 그림책을 읽어주던 유아기에서 막 벗어나는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이
내용의 질이나 양에 있어서 마음 편하게 읽을 만한 책들이 양적으로도 형편없이 부족하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할 정도로 재미있으면서도 정확하고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쓰인 책, 읽는
맛, 완성감을 다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을 아이들 곁에 많이 놓아주는 것이 아이들을 책과 가까이하게
해주는 지름길이다.
어린이 책은 어른 책에 비해서 훨씬 완성도 높은 글로 쓰여야 한다. 어른에
비해서 비판력이 상대적으로 약할 뿐만 아니라 성장기 내내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 중에 있는 아이들은 좋은지 나쁜지 생각하기 이전에 문장을 그대로
흡수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에게는 책이 선택이며 삶의 부수적인 효과일 뿐일지라도, 아이들에게 있어서 책이란 성장의 필수적인 영양소와도 같다. 어린이
책에 쓰인 문장의 질은 그 책을 읽는 어린 독자의 사고의 질, 언어의 질, 나아가 삶의 질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어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진실을 아이들이 감지하는 것은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눈과 귀가 밝고 마음이 깨끗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누구나 시인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어린
시절 읽고 들은 책은 아이들의 훗날 어른이 되고 나서 큰 밑거름이 된다. 집에 책이 많은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더 좋은 일은 아이가 진정으로 책 읽기를 좋아하고 감동에 젖는 시간이 많아져야 할 것이다. 단순히 독서의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과도한 양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이들에게 좋은 것, 올바른 것, 건강한
것을 먹이는 분별력이 필요할 듯 하다.
<최윤정 작가가 주목한 어린이 책들(1999년)>
샘마을 몽당깨비 –황선미-
너도 하늘말나리야 –이금이-
내 이름은 나답게 –김향이-
우리 아파트 –김우경-
마지막 왕자 –강숙인-
금이와 메눈취 할머니 –우봉규-
칠칠단의 비밀 –방정환-
문제아 –박기범-
가만히 있어도 웃는 눈 –이미옥-
좀더 깨끗이 –강무홍-
도들마루의 깨비 –이금이-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 –이경혜-
짜장 짬뽕 탕수육 –김영주-
<이 책에 나온 목록>
푸른 개 -나자-
알도 -존 버닝햄-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이경혜-
소설처럼 –다니엘 페낙-
길모퉁이 행운돼지 –김종렬-
바람이 불 때에 –레이먼드 브릭스-
개미와 베짱이 –심경석-
아기 코끼리의 똥 –가도노 에이코-
딩동, 하나님 편지 왔어요! –아가페출판사-
보글보글 마법의 수프 –클로드 부종-
이웃사촌 -클로드 부종-
끝없는 나무 –클로드 퐁티-
룰루 –그레고와르 솔로타레프-
어느 할머니 이야기 –수지 모건스턴-
너는 왜 큰 소리로 말하지 않니 –박경선-
거저먹기 외국어 –마리 오드 뮈라이-
달님은 알지요 –김향이-
말의 미소 –크리스 도네르-
연변에서 온 이모 –소중애-
엉뚱이 소피의 못 말리는 패션 –수지 모건스턴-
동네곰 이야기 –최권행 옮김-
모네의 정원에서 –크리스티나 비외르크-
나의 산에서 –진 크레이크헤드 조지-
신라 할아버지 –박경선-
탈을 쓰는 아이들 –김상삼-
이게 뭔지 알아 맞혀 볼래? –박완서-
머피와 두칠이 –김우경-
나쁜 어린이 표 –황선미-
내 짝꿍 최영대 –채인선-
내 친구는 국가 기밀 –크리스 도네르-
속죄양의 아내 –아네스 데자르트-
샬롯의 거미줄 –엘윈 브룩스 화이트-
생명의 저울 –김경호-
개 한 마리 갖고 싶어요 –보물섬-
우리를 둘러싼 공기 –엘리오노레 슈미트-
살아 있는 땅 –엘리오노레 슈미트-
물의 여행 –엘리오노레 슈미트-
집시 소녀의 머나먼 길 –산드라 자야-
이름 없는 너에게 –벌리 도히티-
그냥 들어봐 –사라 데센-
얼음붕대 스타킹 –김하은-
프루스트 클럽 –김혜진-
마틸다 –로알드 달-
변신 –로렌스 데이비드-
알 게 뭐야 –한국아동문학학회-
엄마는 거짓말쟁이 –김리리-
이솝 이야기 –이준연-
이솝 이야기 –러셀 애시-
잠잠이 –레오 리오니-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베르너 홀츠바르트-
강아지 똥 –권정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