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대가 그리운건지, 그때가 그리운건지
김하인 지음 / 지에이소프트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이 책은 사랑, 상처, 일상, 그리움등에 관한 시와 에세이로 구성 되어 있다. ‘김하인’ 이라는 소설가를 잘 모르는 사람도 <국화꽃 향기>는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2000년에 발간된 이 책은 당시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연극, 영화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작년 <아내가 예뻐졌다>를
읽고 나서 오랜만에 특유의 김하인 식 사랑에 관한 느낌을 물씬 받을 수 있었다. 이번 신작인 <그대가 그리운건지, 그때가 그리운건지> 역시 사랑을 기본으로 삶과 추억, 기억, 그리고 소소한 조언들까지 폭 넓게 시와 에세이 형식으로 구성 되어 있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와 3부는 사랑에 관하여 2부는 추억에 관하여 4부는 인생에 관하여 그리고 5부는 그리움에 관해 쓰고 있다. 딱딱한 어투와 난해한 문법이 아닌 누구나 쉽게 직관적으로 읽고 이해 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 특징인 작가의
장점이 물씬 풍겨 난다.
특히 2부에서는 다양한 과거 일들을 나열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추억에
빠지게 하고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위암으로 사망한 <국화꽃
향기>의 여 주인공 故장진영에 관한 일, 쥐약을 먹은 쥐를 먹고
죽은 강아지를 묻은 곳에서 자란 호박을 먹지 못한 일, 오리고기를 먹다 문득 날지 못한 하늘 생각을
한 일, 옆집에서 잡던 수탉의 날개 깃털 하나가 날아 온 일, 큰
형 대학 등록금을 위해 황소를 판 일, 8살 때 큰형이 큰 대야에서 홀딱 벗기고 때를 박박 문질러 줬던
일 등등 책을 읽는 독자들이 직접 경험 하였거나 혹은 전해 들어 봤음직한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38살 때까진 거지나 다름 없는 삶을 살았다고 밝힌다. 대학 동기들이 모두 교사가 되었지만 본인은 소설을 쓰고 시를 쓰는 전업 작가의 길을 가겠다고 결심했기에 생활고는
피할 길이 없었다. 그렇게 10년을 걷고 나서 밀리언셀러
작가가 되고 생활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젊은 이들에게
10년동안 최선을 다한다면 뭔가를 이루어 낼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인다.
<물푸레나무>라는
시에서 ‘물푸레나무라는 그 이름이 곱디고운 처녀가 맑은 우물가에 두레박을 들고 서있는 것 같아서다 그렇듯 벌써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너는 어쩌자고 지금도 내 마음 속에 눈물을 길어내고 있는지’라는
부분은 많은 중장년 마음을 대변 하는 듯 하다.
지금 같이 살고 있는 아내를 놔두고 다른 생각을 품는 것이 아니라 가슴 깊숙이 묻어 두었던 첫사랑, 혹은 애틋한 사랑의 감정은 전혀 사그러들지 않고 때때로 나를 찾아 오는 것을 부인 할 수 없다.
<행복>이라는
시를 통해 굳이 행복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을 한다. 기필코, 반드시
행복하게 살아내고야 말겠다라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고 확실한 불행이라는 짧은 시구가 가슴에 와 닿는다.
<독전(獨存)>이라는 시에서 ‘무리로부터 소외되어 혼자되는 것을 두려워 말라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벗은 책과 생각이란 친구다’라는 문구는 중장년의 삶을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 수
많은 이들에게 본인만 혼자 있는 것이 결코 아니며 인생에서 다른 무엇보다 타인을 의지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강조 한다.
책을 읽는 내내 MBC 대표 음악 예능 프로인 ‘복면가왕’에서 하연우가 부른 ‘걱정말아요’라는 노래가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다. 짧은 인행 너무나 많은 것을
움켜쥐려고 혹은 걱정하면서 시간과 에너지와 열정을 쏟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보면서 주변을 되돌아보면서 많이 사랑하면서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은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든다.
<걱정말아요> -들국화-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 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떠난 이에게 노래 하세요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그대는 너무 힘든 일이 많았죠
새로움을 잃어 버렸죠
그대 슬픈 얘기들 모두 그대여
그대 탓으로 훌훌 털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