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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용설명서 ㅣ 고래책빵 그림동화 3
김경순 지음, 양은서 그림 / 고래책빵 / 2018년 12월
평점 :



親舊
이 책인 친구,가족을 소재로 다양한 감정들을 잔잔히 풀어 내고 있다. 친구(親舊)의 사전적 의미는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나이가 비슷하거나 아래인 사람을 낮추거나 친근하게 이르는 말 이라고 나와 있다.
점점 살기 좋아지는 시대라고 하지만 반대로 친구를 사귀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가 되어 가는 듯 하다. 살고 있는 지역에 따라 사는 형태에 따라 부모의 직업에 따라 아이들의 친구가 나뉘어지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부유한 동네 아이와 가난한 동네 아이가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지 않기 위해 위장전입을 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아파트에 사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서로 어울리지 않게 부모들끼리 단합을 한다. 또한 같은 아파트라고
해도 브랜드와 평수로 친구를 맺을지 결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계급 사회에나 어울릴 법 하지만 여전히 21세기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 5권의 단편을 읽고 있으면 가족, 친구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마스크맨 명종이>는
조명종이라는 특이한 목소리를 가진 아이가 주인공이다. 성대에 혹이 생겼지만 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
한 채 살아 간다. 그렇기에 이상한 목소리를 가진 명종이를 힘이 쎈 아이들은 놀린다. 이러한 모습을 제지하거나 말리는 친구는 없다. 명종이의 부모님은
명종이가 태어나자마자 교통 사고로 돌아가셨다. 그 이후 할머니와 단 둘이 살게 된다. 더욱더 위축이 된 명종이는 취미로 독서를 선택하게 되고 도서관에서 우연히 마스크맨 이라는 책을 통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결국 반 대표로 독서 골든벨에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단점을 숨기기보다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타인과 당당히 맞서는 모습이 너무나 멋진 단편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가 쉽지가 않다. 주류흐름에서 벗어나 비주류가
되어 비난을 감수하는 것 역시 쉽지가 않기에 이러한 단편이 주는 울림이 상당하다.
<씨앗을 품은 둔지>
<아무도 모른다고!> <얼룩 돌멩이>도
큰 틀에서는 비슷한 느낌을 준다. 땅 밖으로 나가야 하는 지렁이, 엄마가
아파서 쩔쩔매는 아빠의 모습이 못 마땅한 아이, 다른 돌멩이와 달리 구멍이 있는 돌멩이
이 모든 것은 오해와 편견으로 시작 된 것이다. 가만히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려는 시도를 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을 그려 내고 있다. 무엇인가 거대하고
엄청난 것을 해해낸 것 아니지만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일깨워 주고 있다.
마지막 단편으로 <친구사용설명서>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고 가장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 보육원
출신인 주인공은 열심히 정직하게 살았지만 음해를 받기도 하고 오해를 사기도 해서 너무나 속상하고 좌절을 한 상태에 이르렀다. 친구의 놀림에 화가나 교실을 뛰쳐나가긴 해도 마땅히 갈 곳도 없었다. 하지만
선생님의 중재로 인해 아이가 사과를 하고 선생님이 사과를 하고 오히려 칭찬을 받게 됨으로써 아이는 자존감이 높아지는 경험을 하게 되고 이러한 일을
계기로 친구사용설명서를 만드는 것을 한 아이가 제안을 하게 된다.
미움, 다툼, 시기, 질투, 원망, 오해가
없다면 그곳은 천국일 것이다. 그렇기에 위로, 용기, 이해, 베품, 나눔, 사랑, 용서등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