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따라 갈까 보다 접시 위에 놓인 이야기 2
황교익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0년 10월
평점 :
품절


화장실(?)에서 천천히 읽었던 책이예요^^

맛집을 소개하는 책이라서 그냥 가볍게만 읽으려고 골랐는데,

맛에 대한 소개와 함께 그 맛의 기원과 이야기를 함께해서 좋았습니다.

타지에 생활한지도 어언 4년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 신랑이랑 한국에서 먹던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가면 이것을 먹을테야, 저것을 먹어야지 하지만
정작 직접 먹어보면 어쩜 옛날의 그 맛이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말했어요.

<우리는 때로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 그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먹는다. 그 이야기가 맛이다.>

무척 와 닿는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음식의 맛을 그리워하지만, 진짜는 그 속의 추억을 더 그리워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면에서 이 책은 참 좋았답니다.

한가지 새로운 사실은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구찜'도 새롭게 보게 되었는데,
진짜 아구찜은 말린 아구로 한다는 사실도 놀라웠구요.

맛에 관한 이야기를 찾으신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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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05-03-05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제대로된 아구찜 맛을 보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맛따라 갈까 보다 접시 위에 놓인 이야기 2
황교익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0년 10월
품절


사람은 자신이 처음 들은 정보를 전적으로 믿는 버릇이 있다. -22쪽

보리밥은 아직도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라는 이미지와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공유하고 있다. 이 땅에는 건강 때문에 보리밥을 먹는 사람과 쌀밥을 못 먹어 보리밥을 먹는 사람이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안현필 등 건강, 장수 비법 전파자들은 보리만한 건강 식품이 없다고 주장을 하지만, 돈 때문에 보리밥을 먹는 사람은 숟가락 놓고 뒤돌아 방귀 한번 뀌면 속이 텅 비는 질 낮은 식품이라고 말한다.-43쪽

비빔밥은 국내 항공사 국제선 기내식으로 나오고 있다. 김치, 불고기 등과 함께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 중의 하나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기내식으로 비빔밥을 먹는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비비라고 나온 나물을 하나씩 반찬 먹듯이 먹는단다. 밥과 반찬을 한꺼번에 비벼 먹는 의미를 알지 못해 그런 것이다. 우주를 먹는다는 그 의미를.-90쪽

향토 특산물은 다들 진상품이라고 제 자랑을 하는데, 돌산 갓김치도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지역 특산물 중 유명하다 싶으면 다들 진상품이니 하는 말들을 붙이는데, 실제로 맛이 있어서 진상된 것도 있지만 대부분 탐관오리들의 축재 수단으로 진상이 이용된 것이 조선 시대의 현실이었다. 따라서 진상을 많이 했다는 것은 그 지역에 가렴주구가 횡행했다는 말이다. 그러니 진상품이라고 자랑할 만한게 못 될수도 있다. 오히려 ‘옛날부터 서민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었다.’고 하는 게 더 정감 있지 않을까 싶다.-113쪽

갈비에 대한 열망은 여타 음식에도 전이되어 나타난다. 갈비가 아닌 게 틀림없는 부위로 조리된 닭갈비와 돼지갈비를 우리는 ‘갈비’라는 이름으로 맛있게 먹는다. 심지어 한때는 고등어 구이에다가도 고갈비란 근사한 이름을 붙여 먹었다.-133쪽

과연 미식이란 부르주아만의 것일까. ‘면사또의 잔칫상’에서나 정말 맛을 느낄수 있는 것일까. 단단히 오해들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 앞 구멍가게의 10원짜리 쫄쫄이에서 최고의 맛을 느낄 수도 있고, 서울역 앞에서 부랑자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는 밥에서도 지고지순의 맛을 볼 수 있다.-154쪽

우리는 때로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 그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먹는다. 그 이야기가 맛이다.-155쪽

메밀이든 메밀이든 한 식물을 말하므로 크게 신경쓸 일이 아니라고 말할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신경을 쓸 일이다. 언어란, 특히 그 언어를 재료로 하는 문학이란, 말하여지고 창작되는 그 시기와 장소, 사람의 시대적, 문화적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메밀이 사투리라도 이효석의 소설 속 메밀은 그대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규정은 규정이고 문학은 문학이다. 모든 것을 ‘중앙의 규칙’에 따르려는 발상은 문화를 주눅들게만 할 뿐이다.-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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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뎁, "아카데미, 지루하다"
전 세계 영화팬들의 '소문난 잔치'가 된 아카데미 시상식이 할리우드의 모든 배우를 설레게 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적어도 영화배우 조니 뎁에게는 말이다.

27일(현지시간)영국 일간지 '아이리쉬 이그재미너(irish examiner)'등 주요 외신은 아카데미 남우주연 후보로 지명된 영화배우 조니 뎁의 "아카데미 수상을 원치 않는다"라는 깜짝발언을 보도했다.

조니 뎁, "아카데미 수상 원치 않는다" 깜짝 발언

다음달 열리는 제 7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조니 뎁은 영화 '파인딩 네버랜드'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있는 상황.

조니 뎁이 '피터 팬'의 작가 J.M 베리를 연기한 이 영화는 지난해 12월 전미 비평가협회(National Board of Review)가 선정한 최고의 영화로 뽑힌 수작이기도 하다.

다소 의외라고 여겨지는 뎁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지루했던 기억 때문.

지난해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그는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어디 뭐 마실 곳은 없을까?',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거지?'라는 생각들을 하기에 바빴다"고 말했다.

남우주연 후보 지명, "과대평가 된 측면도 있다"

뎁은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소감에 대해 "남우주연 후보에 올랐다는 말을 들었을 때 첫 반응은 '내가 왜?'였다. 그는 이에 대해 "어떤 측면에서 내가 너무 과대평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해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내 이름이 호명되지 않았을 때의 기분은 그야말로 황홀함 그 자체였다"며 "황홀함을 만끽하며 수상자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영화 '파인딩 네버랜드'를 통해 '명배우'에 한발짝 더 다가선 조니 뎁이 과연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지루함을 견디고 수상의 기쁨을 안을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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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7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7편에서는 악순환 되는 역사의 고리를 볼수 있었습니다

.

예비검속의 피해를 받은 가족들이 경찰가족이나 청년단 가족들에게 보복을 합니다.

물론 저지를 했지만, 피는 또 다른 피를 부른다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요.

 

하지만 태백산맥을 읽으면서 민간인의 죽음보다는

경찰가족, 청년단의 죽음에서 쾌감을 느낀 저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인간의 목숨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인데, 저도 모르게 저울질을 했나봅니다.

 

7편의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는데,

바로 김범우의 형 김범준의 귀향이었습니다.

다들 죽었다고 생각했던, 일제시대 때 독립투사였던 그가 좌익의 측에 서서 돌아왔습니다.

 

사실 좌익, 우익 편가르기 이데올로기에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서도,

그 당시 시대 상황은 독립투사=좌익, 친일파=우익 의 관계를 보면서

 제대로 인식이 있는 사람이었더라면

어쩜 좌익을 지지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7편에서 기억나는 사건 중에 양쪽을 다 미워하는 아이였습니다.

아버지는 빨갱이라고 형은 반동이라고 탄압(?)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 한쪽도 지지할수 없었던 아이. 그것이 어쩜 그 당시 우리나라의 현실이아닐수가 없었습니다.

 

권서장 마저도 예비검속을 시행했던 것을

율어 지서장이었던 이근술이 예비검속을 시행하지 않았다는 대목을 읽었을 때

 저 사람은 꼭 이데올로기에 피해를 받지 말고 잘 살아주었으면..하는 심정이었습니다.

결국 사직서를 냈지만 어쩜 그로써는 그 편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김범우는 부녀자를 희롱하는 미군을 상대하다가

결국 반민족행위(?)라는 통역사 일을 하게 되지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무언가 큰일을 해주길 하는 바람이예요.

 

또 다른 놀라운 변화(?)는 선우진 선생님이 특무대 소속이 되어

학생들을 상대로 전기고문을 가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아무리 좌익을 미워한다고 해도 한때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들을

무자비하게 고문하는 그를 보면서 그 역시 시대의 희생양이라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중공군의 투입으로 또 다른 전쟁의 양상을 띠게 되는데

어떻게 흘러가는지 다음편을 읽어보지 않을수 없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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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7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1년 10월
절판


어무님, 제가 어찌 당신의 괴로운 심정을 모르겠습니까. 두 자식사이에서 차마 못 당할 고초시지요. 자식으로만 친다면 저희 두 놈이 모두 천하에 불효자식들입니다. 핏줄이 먼저지 사상이 먼저가 아니라는 말씀, 옳습니다. 어무님 생각을 제가 어찌 감히 원시혈연주의니 원시감상주의라고 비판할 수 있겠습니까. 제 어무님이 왜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가 아닌가를 어찌 따질 수가 있겠습니까. 아닙니다. 고리키의 ‘어머니’는 다행이도 아들이 하나지 둘이 아니로군요. 그어머니에게 우리처럼 딴 생각을 가진 아들이 둘이었다면 그 어머니는 어떻게 했을지 궁금하군요. -20쪽

그래, 누가 더 옳은지는 세월이 지나가봐야 알 일이고, 지금은 서로 총을 맞댄 어지러운 세상이다. 사람이 권세를 지녔을 적에 그것을 여러 사람을 위해 쓰면 겸손해지고, 자기를 위해 쓰면 교만해지는 법이니라. 실인심하지 않도록 하거라.-46쪽

추접하고 비열하게 전쟁을 한다고? 그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린가? 추접하고 비열하지 않으면, 청결하고 품위있는 전쟁이라도 있단 말인가? 전쟁이 도대체 뭔가? 일단 일어났다 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을 무찔러 이기는 게 그 목적 아닌가? 목적이 그런데 추접하지 않고, 비열하지 않고, 잔인하지 않고, 악독하지 않은 전쟁이 어디 있겠나. 전쟁에 이긴 쪽일수록 그만큼 추접하고, 비열하고 잔인하고 악독한 짓 많이 했다는 거 아니겠나. 다만 인간이 교활함으로 그런 추악한 것들을 승리라는 포장지로 싸서 은폐시키고, 또 반대로 미화시키고 하는 거 아닌가. -69쪽

욕심은 마음의 눈을 어둡게 하고, 어두워진 마음의 눈은 헤어날 길 없는 고통의 수렁을 만드는 법이었다.-92쪽

"알겄소, 투전판이야 자리럴 털고 일어나야 누가 땄는지 아는 법이고, 쌈이야 끝나봐야 누가 이겼는지 아는 법잉께, 깨끔허니 이겨갖고와서 큰소리럴 쳐도 치든지, 여맹에 가입허라고 권해도 권허든지 허씨요. 그때넌 여맹에 가입만 허는 거이 아니라 위원장놀이라도 요러타께 헐 수 있응께로."
이지숙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만에 하나까지의 위험도 경계하는 죽산댁의 태도에서 자식을 지키고자 하는 모성의 철저성과 그녀 나름대로 갖춘 삶의 슬기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101쪽

지주들이 논두렁의 콩이나 밭고랑의 고추를 못 본 체하고 넘긴 작은 혜택은 결코 소작인들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고양이도 쥐를 막다른 길로 몰지 않는다는 것처럼 그건 소작인들의 숨통을 미리 틔워버리는 지주들의 교활한 지배방법이었다.-141쪽

전쟁은 명분으로 시작되어 광적인 살인과 파괴를 거친 다음 잿더미로 끝난다.-159쪽

선임하사는 예의 바른 태도를 취해보였다. 그러나 속으로는, 하 드런놈, 외다리 게다짝 하나 붙였다고 나이도 새파란 새끼 좆같이 놀고 있네. 이 새끼야, 사람 무더기로 죽이자고 폭탄 저리 쏟아붓는 게 뭐가 그리 근사하고 재미난 구경거리냐. 네 놈이 저쪽에 있다고 생각해봐, 참 근사하기도 하겠다. 그러고 말야, 저 폭탄 속에서 죽어가고 있는 게 따지고보면 다 우리 동포야, 동포. 원 개새끼, 드러워서 못 참겠네. 그는 되는 대로 욕질을 해대고 있었다.-162쪽

여순사건을 계기로 반공이 강화되었던 것처럼 이번 전쟁을 계기로 반공은 더욱 더 강화될 것이 틀림없었다. 인공 삼 개월을 통해서 공산주의 의식은 급속하게 일반화되었던 것이다. 그 일소를 위해서도 부역자 처벌은 가차없을 것이고, 반공의 강화는 필연적인 일이었다. 악순환이었다. 삶의 악순환이고 역사의 악순환이었다. 지긋지긋한 일제치하의 기억이 생생한 채로 다시 이념의 격랑에 정신없이 휘말리며 부서지고 깨지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민중들이었다.-233쪽

국경선, 북쪽 땅의 끝 – 이학송은 압록강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백두산에서 발원하여 서쪽으로 칠백 리를 흘러내리는 강, 단순히 물이 모아져서 흐르는 물길이 아니라 반도땅의 수만 년 세월과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강, 이 강 앞에 이런 심정을 설 줄은 몰랐던 것이다.-3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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