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쇼핑 - 아무것도 사지 않은 1년, 그 생생한 기록
주디스 러바인 지음, 곽미경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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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쇼핑을 무척 즐겨한다. 현대 사회에서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쇼핑의 즐거움은 더더욱 늘어났다고 할 수 있겠다. 모든 물건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보고 샀어야 하던 시절에는 정말 시간이 없어서 물건을 제대로 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이 발달하면서 쇼핑의 양상은 조금 달라졌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연결과 카드만 있다면 물건을 마음대로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요즘 오프라인 마케팅 뿐만이 아니라 인터넷 마케팅도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영역으로 간주하고, 오프라인이 아니라 인터넷에서만 장사를 하는 인터넷 쇼핑몰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밖에서 뭔가 물건을 고르는 행위를 귀찮아 하는 나에게는 인터넷 쇼핑이 상당 부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고, 저렴하게 여러 물건을 구입하는 기회도 생겼다. 그런데 굿바이 쇼핑에서 저자는 1년동안 이런 구매행위들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른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길래 물건 사는 일을 중단하게 된 것일까? 물건 사는 것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나는 어떻게 하면 물건을 사지 않고 살 수 있는지 무척 궁금했다. 상당히 두께가 있는 책이기는 하지만 소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무척 기대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경기 침체로 어떤 기념일이라고 해서 소비 심리가 불같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주간을 전후해서 대대적인 소비 의식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백화점에서도 특별 세일이 계속되고, 소비자들은 선물이라는 명목아래 여러가지 물건들을 사들이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그러한 소비를 하는 사람 중의 한 명이었다. 하지만 문득 이 물건들이 모두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에 빠진다. 그래서 급기야는 1년동안 생필품외에는 아무것도 사지 않는 것을 선언하고 만다. 그런데 여기에서 '생필품'의 정의란 조금 모호한 것 같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이 '생필품'인데, 그렇다면 와인은 생필품일까? 와인 애호가에게는 생필품일 수도 있다. 아무튼 어떤 것을 사고, 어떤 것을 사지 않을지 결정하는 것 조차도 그리 쉽지는 않다는 말이다. 사실 내 경우에도 만약에 이런 실험을 하게 된다면 정말 먹을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사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일단 입는 것도 1년은 충분히 번갈아 가면서 입을 수 있을 정도로 갖추고 있고, 읽을 책도 넉넉하게 갖추고 있으니 먹는데만 지장이 없다면 그리 문제될 것이 없을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뭔가를 사들인다. 단지 언제 또 올지 모르는 특가라는 이유만으로 사는 것도 꽤 되고, 갑자기 필이 꽂혀서 사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나마 비싼 것보다는 싼 것을 사는 편이라 가계에 큰 부담은 되지 않지만, 그래도 소소한 것들이 모이면 금액이 꽤 되는 듯 하다. 저자는 이러한 사람들의 소비 행태에 경고장을 보낸 것이다. 무조건 싸다고 사들일 것이 아니라 정말 나에게 필요한 물품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산 물품들은 언제 쓰일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그냥 재어놓는 경우가 꽤 된다. 자신만의 창고에 물건을 쌓아놓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다. 이것은 사실 나의 경험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온 사실이다.

 

영화를 보는 것도 선택사항으로 하고, 외식도 선택사항으로 제한해놓은 저자는 이제 공짜로 문화 생활을 즐기는 법을 강구하게 된다. 책은 공공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문화생활은 시에서 지원하는 공연을 찾아서 본다. 사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자본주의가 발달한 나라이기 때문에 돈을 내는 사람에게 모든 혜택이 돌아가게 되어있다. 돈을 내지 않으면 그 어떤 혜택도 받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문화적인 충족을 해결하기 위해서 상당히 어려운 모습을 보이는데,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기회들이 좀 더 많이 제공되므로 1년동안 생필품만 사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해도 미국보다는 쉬울 듯 하다. 미국보다는 조금더 공공적인 부분이 강화된 것이 우리나라 제도 이기 때문에 공짜로 시민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더 많은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요즘에는 우리나라도 미국의 자본주의를 따라는 경향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공공 서비스를 찾아보기 그리 어렵지 않다. 극도로 자본주의로 진행되는 것보다는 공공 서비스 강화도 그리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이 책을 읽고나서 어떤 물건을 사기 전에 이 물품이 나에게 꼭 필요한 물품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습관이 들었다. 내가 이 물건을 구입함으로써 2개월 안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지 곰곰히 따져보고, 이미 사 놓은 물품이 너무 많거나 비슷한 물건이 있으면 장바구니에서 조용히 빼버린다. 약간은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습관이 들은 것 같아서 왠지 뿌듯하다. 무조건 비싼 것보다는 사람의 정성이 들어간 선물이 더 좋고, 싸다고 막 쟁여놓으면 나중에는 짐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이미 가지고 있는 물품 중에서도 나에게 더이상 필요없는 물품이 있다면 사회단체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기증을 하는 것도 똑똑한 소비를 하는 한 방법이 된다. 요즘에는 벼룩시장이 여러모로 활성화되어 가는 추세이므로 조금만 찾아본다면 중고 물품을 처리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요즘 날씨가 따뜻해져서 야외에서 하는 벼룩시장도 참여해볼까 싶다. 무조건 물건을 집에 쟁여두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순환을 통해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똑똑한 소비자가 더 훌륭한 소비자가 아닐까 싶다. 내가 너무나도 많은 물품을 사들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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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지구를 살려줘 - 지구인이 꼭 알아야 할 53가지 녹색 생활 매뉴얼
도미닉 머렌 지음, 이재영 옮김 / 이른아침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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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날씨가 이상해졌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서 굉장히 살기 좋은 기후를 가진 나라라고 알고 있었는데, 요즘 날씨를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아직까지 교과서에 그런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초등학생들에게는 낯설은 내용일지도 모르겠다. 요즘 날씨는 굉장히 추운 겨울과 무척 더운 여름 날씨로 나뉘어서 그 사이에 봄, 여름이 아예 없어져버린 것 같다. 그래서 간절기 의류도 별로 사지 않게 되는 것이 요즘 트렌드가 아닐까 싶다. 이렇게 기후가 변화된 요인으로는 다른 무엇보다도 화석연료의 남발로 인한 지구 온난화 현상이 그 원인이 아닐까 싶다. 인간이 현대 문물이라는 공업 사회로 진입하면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생산하게 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연료를 소비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나치게 화석연료에 의존한 나머지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마저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환경 보호의 움직임이 거세게 움직이고 있다.

 

이 책 또한 지구 환경 보전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보통의 환경 보존에 관련된 책과는 다른 점이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알고 있었던 환경 보전의 방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그 방법을 실천할 경우 어떤 악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사실 책의 외양만으로 봤을 때는 단단한 하드커버에 조금은 유치한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닐까 싶은데, 책 내용을 살펴보면 어린이가 읽기에는 조금 난해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청소년부터 성인들이 읽기에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책 내부도 단단한 종이에 올컬러로 되어 있어서 마치 그림책을 읽는 것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부담없이, 하지만 그 중요성은 강조하면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점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의 내용 중에서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머그컵을 쓴다고 해서 반드시 지구의 환경을 보전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종이컵은 1회용이고 머그컵은 다회용이기 때문에 좀 더 절약이 될 것 같은데, 머그컵 하나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종이컵보다 더 많은 자원이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머그컵을 얼마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 차라리 종이컵이 더 낫다고 한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유전자 조작 식품이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라고 한다. 지구의 역사에 있어서 생태계는 끊임없이 유전자의 변형을 일으키면서 진화를 해왔고, 유전자 조작 식품은 그 속도를 조금 더 빨리 해주는 것일 뿐이다. 지나칠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면 유전자 조작 식품이 건강에 좋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작지만 우리의 일상 생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주는 이 책은 환경에 관심 많은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은 읽어볼 만하다. 내용 자체도 그리 어렵지 않고, 그동안 일반적으로 환경에 대해 생각해왔던 고정관념을 깨주는 책이기 때문에 진정한 지구 사랑의 길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크기도 작아서 선물용으로도 괜찮을 것 같다. 지구에서 오래 살려면 이런 책 하나쯤은 읽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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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 사용법 - 첫만남부터 프러포즈까지 남자를 알면 사랑이 쉬워진다
스티브 하비.디네네 밀러 지음, 서현정 옮김 / 리더스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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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너무나도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남자들의 속성을 알려주고 있다. 사람이란 각자 개성이 다른 동물임에는 분명하지만, 일관된 특징도 함께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남자나 여자에 관련된 책들이 무수하게 쏟아져나오는 이유도 이러한 공통점을 모아서 정리하고, 이성에게 제대로 전달해주어서 서로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하나같이 다르다고 하면 그것은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했다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뭔가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남자와 여자라는 종족으로 분리가 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남성성이 강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성을 강하게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남자와 여자라는 성을 가지고 있는 이상, 호르몬에 의한 유전적인 특징은 그대로 해당 성의 공통점이 된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에서 유명한 코미디언이라고 한다. 사실 코미디에는 크게 관심이 없고, 이 사람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라디오 프로그램이라고 하니 한국에서는 더더욱 들을 일이 없다. 나는 처음보는 저자이지만 책 내용만큼은 전문가 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수많은 연애 관련 서적들이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여성이 저자가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여성의 입장에서 책을 읽는 여성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면서 왠지 공감을 같이 해주는 내용을 통해 저도 모르게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 비단 책 뿐만이 아니라 연애 상담에 있어서도 여성들은 동성의 친구들에게서 조언을 주로 얻는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과연 그런 조언들이 실제 상황에서 얼마나 쓸모가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사실 여성의 입장에서만 남자를 바라본 것이기 때문에 의외로 엉뚱한 곳을 짚을 수도 있는 법이다. 이 책의 저자는 남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실수를 할 여지를 남겨두지 않고 정말 명쾌하게 해답을 제시해준다. 기존의 연애 서적과 다른 점이 눈에 쏙쏙 들어온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사실 이 책을 다 읽고나니 여자들에 비해 남자들이 얼마나 단순한지 다시한번 깨달았다. 일적인 관계에 있어서는 본능적으로 문제해결력을 발휘하는 남성들이 더 우수할 지도 모르겠지만, 남녀관계에 있어서 남자들이 항상 당하는 것은 그만큼 단순하기 때문이다. 여자들이 연애에 실패하는 이유는 남자는 여성의 기준으로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객관적인 눈으로 자신의 상황을 바라본다면 어떤 연애 문제이든지 답은 이미 나와있다. 남자들의 욕구는 오직 한가지 목표만을 향해있으며, 여성들은 이 점을 어떻게 활용해서 자신이 마음에 드는 남자를 이끌어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다만 자신이 끌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남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교묘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뭔가 특별한 비법은 있지 않지만, 굉장히 솔직하게 털어놓는 남자들의 속성을 읽다보면 적어도 남자에게 휘둘리는 일은 없겠다. 동화속 공주님이 된 것 마냥 로맨틱한 사랑은 못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속거나 헛물켜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미국인이 쓰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의 사회도 많이 서구화가 되었기 때문에 대부분은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적용되는 사례들이다. 왠지 지금까지 남자들에게 속고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드는 여성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남자보는 눈이 조금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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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디자인 도시를 가다
김미리.최보윤 지음, 이덕훈 외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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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10년 세계 디자인 수도가 서울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은근히 없을 것이다. 나도 사실은 이 책을 보고 디자인 수도라는 것에 대해서 새삼스레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니 말이다. 매년마다 공모를 거쳐서 디자인 수도를 선정하는 것 같은데, 올해는 바로 서울이 세계의 디자인 수도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도시 정비 사업이 소소하게 눈에 많이 띄고 있는 듯 하다. 어떤 의미로 하고 있는 사업인지는 몰랐는데, 아마도 디자인 수도라서 이런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디자인이 새삼스레 각광받고 있는 요즘, 세계의 다른 나라 도시들은 어떤 방식으로 그들의 도시를 정비하고 있을지 살짝 궁금해졌다. 이러한 호기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사람들에게 디자인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주고자 '세계 디자인 도시를 가다'라는 책이 나오게 되었다. 세계에는 많은 예쁜 도시들이 있지만, 정책적으로 디자인을 도시디자인에 적용하고 있는 도시들을 위주로 소개하고 있다. 풍부한 사진과 함께 질 좋은 종이로 만들어낸 이 책은 소장용이나 선물용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편집이 깔끔하다. 군더더기 없는 책 표지 디자인은 이 책의 내용을 단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는데 평범함 속에서 특이함을 추구하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는 많은 도시들이 나오지만, 그 중에서도 나의 눈길을 가장 많이 끌었던 도시는 프랑스 파리 이다. 뭐,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기는 하지만 무분별한 개발로 인하여 도시 건축물이 많이 훼손되었다는 점이 우리나라 서울과 흡사해보였다. 프랑스는 이미 옛날에 대대적으로 도시 정비를 하여 나름대로 규칙이 있는 도시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음을 깨닫고 다시 정비 사업을 벌인다고 한다. 물론 서울도 그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는 하지만, 파리처럼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진행을 하는 것인지는 의구심이 든다. 물론 현대적인 것도 좋지만 전통적인 우리의 미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더 중요한 관점이 될 것 같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도시들을 보면 하나같이 옛 것을 보존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현대 사회의 발전에 있어서 조금 흉물스러운 것이라고 해도 역사의 한 자락으로 인식을 하고 그마저도 사람들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최대한 보존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도시에는 양파 껍질이 쌓이듯이 한꺼풀씩 사람들의 손때가 쌓여간다. 미국에서는 거의 반쯤은 부서진 다리를 도시 녹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마 상상도 못할 일이다. 좁은 땅에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아래 공간 및 위의 공간을 잘 활용해야 하는데, 다리위의 옥상정원이라니, 정말 낭만적이고 실용적인 생각이다. 청계천 복구와 같은 방법도 가능하겠지만, 기존의 다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아래쪽을 개발하는 방법도 그리 나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기존의 건축물을 그대로 살리면서 개보수를 하는 방법은 사실 신축보다 어떤면에서는 비용이 더 증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조건 들이밀기 식으로 모든 것을 쓸어버리고 다시 짓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것도 사실이다. 하나의 건물을 새로 짓기 위해서 들어가는 자재와 노력만 해도 어마어마한 금액이 소요되는 작업이기 때문에 환경보존이나 자원 절약의 차원에서 보면 이러한 리모델링이 미래에는 권장할만한 건축 방법이다. 건물 하나를 지을 때 장인 정신으로 설계하고 시공을 한다면 정말 몇백년이 지나도 후손들이 보존하고자 하는 건물이 차츰 많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집장사 집보다는 하나를 짓더라도 사람의 혼이 담긴 건물이 진정한 디자인 서울을 만드는 힘이 아닐까 싶다. 도시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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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고수의 시대
김성민.김은솔 구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기획 / IWELL(아이웰)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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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일이 일상화되면서 토요일과 일요일을 어떻게 알뜰하게 보낼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주말여행지에 관한 책도 많이 나와있고, 그외 레저 생활에 대한 책들도 시중에 많이 나와있는데 막상 그대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내용들도 은근히 많다. 사실 평일에 회사일을 하느라 온종일을 보내고 나면 주말에는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기 힘들정도로 피곤한 날이 일상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해서 그냥 매주 집안에서 TV나 보고 있자니 시간이 아까운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색다른 여가 생활을 해보고 싶은데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온 내용들은 정말 혁신적이다!라고 할만한 여가 생활은 솔직히 많지 않다. 그런 여가생활을 찾는다면 정말 매니아적인 취향을 가진 자신만의 취미를 개발해야할 것이다. 여기에 나온 여가생활들은 보통 사람들이 무난하게 따라할 수 있을만한 내용들을 담고 있어서 읽는데에도 부담이 없었다. 익히 알고 있던 여가생활들이 많기는 했는데, 그래도 실제로 하고 있는 사람들의 체험담을 보니 왠지 나도 따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그냥 생각없이 하루를 보내는 것보다 조금은 힘이 들어도 뭔가는 한다는 것이 꽤나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따라해보고 싶은 여가생활은 세계 각국의 문화원 방문하기이다. 사실 서울에 살면서도 문화원이라는 곳이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 평소에 해외여행을 무척 좋아하는 나로서는 실제로 그 나라들을 방문하기에는 시간상 여의치 않은데, 문화원을 가면 저렴한 가격에 그 나라의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인 것 같다. 이 책에서 보고 시험삼아 영국 문화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는데, 영국 문화원은 어학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영어도 세계화 시대에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도구이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영국 문화에 관련된 프로그램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아직 다른 나라 문화원 홈페이지는 들어가보지 못했으니 좀 더 시간을 들여서 찬찬히 살펴봐야겠다.

 

또 재미있겠다고 생각한 여가생활은 페이퍼 크래프트이다. 한 때 종이로 뭔가 꼼지락거리면서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터라, 새로운 장르에 눈이 번쩍 뜨였다. 프라모델과 비슷한 것인데, 다만 프라모델보다 재료비가 저렴하다. 그리고 성능좋은 프린터기만 있다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작품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사실 가정의 달 선물로 저렴하면서 뭔가 의미있는 것을 선물하고 싶었는데, 이것도 생각보다 좋은 아이템이 될 듯 하다. 체험기에 따르면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했다고 한다. 책에 나와있는 카페들을 방문해보니 상당히 좋은 자료들이 많은 것 같아 나도 적극적으로 동참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가입부터 하고 차근차근 따라하다보면 괜찮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듯 하다.

 

이외에도 재미있는 여가생활들이 많이 실려있어서 동기부여를 하는데 꽤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가사례공모전에 나온 우수작들을 모은 책이라는데, 이런 공모전이 있는 줄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나도 뭔가 의미있는 여가생활을 해서 응모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취미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좋은 여가생활을 즐기는 문화인이 되고 싶다. 집에만 죽치고 있는 주말이 지겨운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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