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요즘 어린이책은 이렇게도 기발하고 재미난 책이 많은지? 예전에, 나 어렸을 때 읽은 책들은 세계명작동화니, 위인전이니 하는 게 다였는데(물론 창작동화전집도 읽은 기억이 있으나 생각나는 동화가 없네) 요즘 어린이들 그림책을 비롯하여 어린이도서들의 내용과 그림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동에번쩍은, 기와장이 아저씨가 만든 도깨비기와의 이름이다. 나는 처음에 그게 이름인 줄 몰랐다. 아하하..부끄러워라. 그런데 정말 이름치고는 멋진 이름이 아닐 수 없다.

 

동에번쩍의 모습을 보니 장난기 가득한 아이모습이다. 그런 순진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도깨비기와를 만든 기와장이 아저씨의 마음도 그와 같았겠지? 열정과 정성으로 만든 기와가 보답을 하는 이야기라는 측면에서는 교훈적인 이야기로도 볼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도깨비기와가 아저씨의 정성과 수고를 금화로 환산하는 장면에서는 기와장이라는 직업이 어떤 것인지, 옛 장인들은 어떤 마음으로 물건을 만들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게다가, 열냥 열냥 합해가니 덧셈공부도 되겠다. ^^;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도 따뜻하고 재미나다. 동에번쩍이, 아저씨가 메밀묵을 대접하겠다할 때의 표정, 그리고, 메밀묵을 먹지 못하고 침만 흘리는 표정, 메밀묵을 담장 위에 놓았을 깨 기뻐하는 표정 등이 살아넘친다.

 

아이와 함께 읽기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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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랑이 뱃속 잔치라....어허 호랑이 뱃속에서 잔치가 열리나??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펼쳐본다. 표지 그림만으로는 무슨 책인지 알 수 없다. 강원도 금강산 기슭에서 소금장수가 길을 가는 모습이 보인다. 소금장수와 함께 호랑이 뱃속 잔치 구경가 볼까?? 태산보다 더 큰 호랑이 뱃속에 꿀꺽 삼켜진 소금장수, 그리고 연이어 삼켜진 대장장이와 숯장수는 호랑이 뱃속에서 잔치를 연다. 물론 배고픔때문이었지만, 각자가 맡은 일을 분담(?)하여 성대한 뱃속잔치를 벌인다. 그 잔치 덕에 호랑이 뱃속에서 탈출한 소금장수, 대장장이, 숯장수는 또다시 호랑이를 가지고 잔치를 연다.

참 재미있고 기발한 발상이다. 뿐만 아니라 호랑이 뱃속에서 잔치를 열기에 딱 맞는 직업을 가진 세 사람이 삼켜졌으니 더 말해 무얼할까? 순간, 피노키오가 고래 배속에서 할아버지를 만나는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피노키오 이야기에 비할 바 아닐 정도로 재미나고 기발하다. 게다가, 강원도의 소금장수, 경상도의 숯장수, 충청도의 대장장이가 만났으니 그들의 대화에서 넘쳐나는 사투리도 재미나고, 그들의 직업을 십분 발휘한 장면들은 기발하다.

아이들이 옛이야기를 읽으면서 교훈을 얻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지방의 사투리를 알게 되고, 옛날 직업들을 알게 되는 것도 참 좋은 것 같다.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야기 속 상황이 그러한 것들을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보너스로 세지방의 유명한 산이름도 알려주지 않는가??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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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 & DAD -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학부모 세계의 진실
로잘린드 와이즈먼.엘리자베스 래포포트 지음, 이은정 옮김 / 시공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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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학부모는 아니지만, 세월 흐르는 걸 보면 금방인지라...나도 곧 학부모가 되겠지. 요즘은, 학교에 가기 전, 유치원, 유아원, 어린이집, 거기에 각종 문화센터에서도 학부모로서의 지위를 갖게 되는 터라 그렇게 먼 일만도 아닌 듯하다. 어쨌든, 좋은 학부모 이전에 좋은 부모 되기부터 시작해야겠지.

이 책은, 좋은 부모를 넘어서서 좋은 학부모가 되는 길,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혹은 알면서도 모른척했던 학교와 학부모, 학부모와 학부모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류의 책이 흔히 그러하듯이, 다 읽고나면, 특별할 것 없는 내용이지만, 적어도 우리가 쉬쉬 숨기려고 했던 일들을 까발렸다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선, 이 책의 장점을 꼽자면, 아이의 교육에 관여하는 사람으로 엄마 만이 아니라 엄마, 아빠로 확대하여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학부모를 유형별로 분류하여 특징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그에 따른 대처법을 설명했다는 점일 것이다. 책의 앞부분의 절반을 차지하여 학부모의 유형을 살펴보면서 나는 어떤 유형이며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학부모의 스타일을 알게 됨으로써 그들과 관계를 맺는데 있어서 유의할 점이랄까? 그런 걸 알수 있다. 가만히 살펴보면 나는 몇가지 유형이 섞인 복합형인데, 이 책에서는 복합형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학부모가 된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정서로 따지자면, 가정 내에서 내 아이를 키우던, 집안일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학교라는 사회에 속한 아이를 따라 부모에서 학부모로 지위가 변함을 의미한다. 흔히들, 내 자식 내가 이렇게 키우든 저렇게 키우든 상관마시오라고 말할 때는, 가정사가 되므로 왈가왈부할 수 없지만, 아이가 학교에 가고 나의 지위가 학부모가 된다는 것은, 사회적 역할을 부여받음으로써 가정사가 아니라 공식화된 사회적행동이 된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 말하는대로, 다른 학부모와, 학교를 상대로 한 관계 정립에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상대의 말에 숨어 있는 속뜻을 나름대로 풀이해놓았는데, 이것은 정답이라기보다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의 말에는 속뜻이 있으므로 잘 구분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건 굳이 학부모 세계의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지 이 책에서는 상대를 다른 학부모와 학교, 혹은 교사로 설정을 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이야기로 발전했을 뿐이다. 이 내용을 다른 사회생활에 적용해도 무리는 없어보인다.

이제 이 책의 단점을 얘기하자면, 외국의 사례를 에로 든 외국의 자녀교육서이기 때문에 학부모 세계의 보편적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왜냐면,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은 서방세계의 교육환경과는 다른 독특함이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일본의 자녀교육서였다면 비슷한 점을 많이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우리나라 교육환경에서 우리나라 자녀교육전문가가 조사하고 연구한 내용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음에 있어서 사례로 제시된 내용들이 우리의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는 걸 염두에 두어야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별세개밖에 주지 않은 이유가 설명되리라 생각한다. 학부모가 된다는 것은 또다른 사회 속 관계를 만들고 유지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학부모의 영향이 우리나라만큼 큰 나라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학부모의 사회적 역할은 크다. 자식사랑이 오히려 자녀를 올바르게 키우지 못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우리는 최근의 여타 사건들을 보면서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학부모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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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달콤한 복수 - 현대예술에 대한 거침없는 풍자
에프라임 키숀 지음, 반성완 옮김 / 마음산책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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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때는, 현대사회의 주류로 살아가기 위한 교양을 쌓는다며, 미술관이며 전시회에 쫓아다닌 적이 있다. 그때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그림이나 전시물을 보며, 그림이나 전시물, 그 자체를 두고 다시 그것을 설명한 책자나 자료를 찾아서 머리 속에 꾸역꾸역 집어넣어야하는 수고마저 아끼지 않았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 머리 속에 남아있는 작품은 없.다.

몇년을 그렇게 보낸 후, 나름대로 고흐와 클림트의 작품에 빠져 즐기기도 했는데, 이론서나 코멘트 없이도 내 나름의 미적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었고, 그래서, 그들의 그림에 대한 해석이 다른 전문가들과 다르더라도 '모든 예술이 한가지로 해석된다면 그건 예술도 아니지'라며 건방을 떨었다.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 내가 미술작품이 아닌 책을 읽으면서도 마찬가지로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떤 작품은, 나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구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남들에게는 대단한 책이 되기도 하고, 유치하다 싶은 책이라도 그걸 읽을 때 나의 심리에 따라 괜찮은 책이 되기도 했다. 물론 수많은 책을 두고 쓴 비평가들의 목소리는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기도 하다. 책을 대할 때는 내 주관을 많이 개입시키는데 비해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남들에 맞춰야하지 않을까하는 고민을 하게 되는 건 참 아이러니하다.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면서, 약간의 통쾌함을 느낀 건 바로 이런 점에서일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글은 날카로운 가시가 돋힌 독설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 이는, 인터넷 상에서 알게 된 어떤 블로거의 글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일견 이 책은, 해당 비평가들로부터 미친놈 소리를 들었을 법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거나, 쓰레기 전시장같은 작품들을 비판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작품 자체에 대한 비판보다 그런 작품을 평하는 비평가들에게 향하고 있다. 바로, 피카소가 그린 그림에 조롱이 담겨있다고 보는 그의 시각, 무조건 어렵고 난해하게 만들어놓으면 잘난 비평가들이나 무지한 대중들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작가들을 비꼬는 그의 목소리가 잘 드러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내용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는 아니나, 글의 다양성 측면에서, 예술에 무지한 나같은 독자의 가려움을 긁어준 그 시도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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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신문 읽는 여인
해리엇 스콧 체스먼 지음, 임후성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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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메리 커샛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인상파니 뭐니하며 이름이 오르내리긴 했지만, 메리 커샛의 이름은 나에게 각인된 바가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 조금 망설였다고나할까? 앞 표지의 그림을 보고, 이 여자 이야기인가? 하고 짐작했을 뿐이었다.

인상파를 거론할 때 등장하는 수많은 화가들 틈새에서 메리 커샛을 찾아본다. 그녀의 그림은 많은 수가 아기와 함께 있는 여인의 그림이었다. 그 중에서도 그녀의 언니, 리디아를 모델로 한 그림 중에도 아이와 함께 있는 그림이 있긴 한데, 다른 그림에서 느끼는 것과는 달랐다.

자, 책으로 돌아가보자. 메리 커셋은 프랑스에서 화가로서의 삶을 살면서 브라이트병을 앓고 있는 그녀의 언니 리디아를 모델로 한 몇개의 작품을 그렸다. 이 책은, 리디아의 시각으로 메리커셋을 바라보고 그녀의 연인인 드가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메리 커샛과 드가의 러브스토리는 리디아의 주변에 머물 뿐이다. 병을 앓고 있으면서 하루하루 죽음을 기다리는 여자, 리디아는 자신의 삶을 동생인 메리 커샛의 그림을 통해 연장한다. 그림의 모델이 되는 일은 고되고 힘든 일이지만 메리 커샛에게는 화가로서의 영감을, 리디아 자신에게는 삶의 연장을 의미했다.

병색이 짙어질수록 리디아는 자신의 삶이 다른 이들처럼 지속될 수 없는 아픔을 포착해내는 동생의 시선을 느낀다. 병으로 몸져 누워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사람은 생각이 많아진다. 리디아 역시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수많은 생각에 빠져든다. 그림의 모델로서 시간을 붙잡고 있을 때도 그녀는 그녀만의 생각 속으로 빠져든다. 한 마디로 이 소설은 리디아의 생각 속을 헤엄치며 나아간다. 그림을 소재로 하여 그림 속 모델을 주인공으로 한 다른 소설, 대표적으로는 슈발리에의 [진주귀고리소녀]를 생각할 수 있다. 국내에 먼저 번역되어 나름대로 인지도를 높인 슈발리에의 코멘트는 그것을 노린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지만, 슈발리에의 소설 속 소녀와는 달리 이 소설 속 리디아는 침대에 누워, 혹은 모델로 움직임을 멈추고 있으면서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일까? 인물들에게서 느끼는 생동감, 극적 장치들은 미흡해보인다. 잔잔하고 조용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말대로 리디아에 대한 자료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리디아의 심리 상태를 작가는 상상력으로 복원해낸다. 책을 읽으면서 가끔 나오는 그림은, 그러한 상상력을 확인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는 좀 심심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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