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종교의 세계사 - 교과서만으로는 배울 수 없는 인류의 사상사
데구치 하루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 까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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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종교의 세계사

 

 

 

 


태초부터 인간이 품었던 물음이 있으니 그 하나가 '세계는 어떻게 생겨났고 또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요 또 하나가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며 무엇을 위해 사는가?'다. 이 물음에 답한 것이 종교이며 철학이며 철학에서 파생한 자연과학이었다. 저자 데구치 하루아키는 특히 자연과학 중에서도 우주 물리학과 뇌과학 둥이 이 질문들에 최종적인 해답을 풀어내고 있다고 본다. 즉, 세계는 어떻게 생겨났느냐는 물음을 우주는 어떻게.생겨났느냐, 하는 물음으로 치환해 빅뱅이론으로 대답한다.여기서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는 굉장히 우주과학적이면서도 다소 감성적인 문장이 탄생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 이는 우리가 동물이라는 관점으로 대답 가능하다. 우리는, 인간은 다음 세대를 남기기 위해서 살아간다. 이로써 인간이란 모든 행동과 사고를 뇌 활동에 의존하는 동물이라는 사실에 이른다.

 

 


인간에게 말이 생겨난 이후 모든 것이 생겨났다!


지금으로부터 약 20만 년 전 동아프리카 지구대에서 태어난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서로 간의 단순한 의사 소통을 위해서가 아닌 머릿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것을 정리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했기에 언어를 만들어냈다. 생각하는 도구로서의 언어를 획득함으로써 인간은 세계와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되었다.

 

 

 

 

 

 

더 맛있고 풍부한 식량을 찾아 동아프리카로부터 세계 곳곳으로의 대여정에 나선 인류는 점차 정착생활로 사고를 바꾼다. 주변 지역을 지배하고자 마음을 바꾼 것이다. 인류의 정착생활은 세계 지배의 시작을 의미한다. 그리고 주위의 대상을 하나씩 차례로 지배하던 인간은 더 나아가 자연계를 움직이는 원리에 대한 지배 욕구를 품기 시작한다. 누가 태양을 뜨게 하는가, 누가 사람의 생사를 주관하는가에 생각이 미친 인간들은 이로써 종교를 일으킨다. 모든 종교의 뿌리라 할 인류 최초의 종교, 조로아스터교의 탄생이었다.

 

 

 

 

 

 

기원전 5세기 전후 철기가 전 세계로 보급되면서 지구온난화가 시작되었다. 이는 잉여작물의 대량생산을 불러 사람들 간의 빈부격차 발생으로 이어졌다. 이제 인류는 먹고살기 위해 농사를 짓는 가난한 사람, 부유한 사람에게 붙어 문화를 즐기고 별의 움직임을 좇는 유한계급으로 나뉘다시피 했다. 유한계급인 예술가와 지식인들은 지식의 폭발로 철학적 사고를 널리.펼쳐나갔고 이들은 이내 '세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하는 대답을 찾아 골몰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보자니 배고픈 소크라테스는 어불성설인가? 서양철학의 근간을 이룬다는 소크라테스나 그에게서 가르침을 받고 훗날 소크라테스에 대한 집필에 힘썼던 플라톤이 들으면 땅을 치려나?

 

 

그리스에서 지식의 폭발은 아르케(만물의 근원)의 탐구를 불러왔고 탈레스(물), 헤라클레이토스(만물유전), 엠페도클레스(4원소), 데모크리토스(아톰), 피타고라스(숫자)를 건너 엘레아 학파의 창시저인 파르메니데스(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다)로 이어졌다. 또한 지식의 폭발은 인도에서는 붓다와 육십이견을 거쳐 아지타 케사캄바린의 4원소, 중국에서는 공자와 노자 등에서 나타났음이니 음양오행설이 그것이다.

 

 

 

 

 

 

 

 

 

 

인간의 생각은 언제나 그 사람이 사는 시대 환경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말의 무게에 진위를 따지는 일 따위는 접어두자.
고대 철학은 소크라테스 전과 소크라테스 후로 나뉜다, 서양의 모든 철학은 플라톤 철학의 각주에 불과하다, 는 말이 있을 정도의 유명 철학자들의 이야기며 곁가지 이야기들이 인간이 던진 물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함께하는 "철학과 종교의 세계사". 고대의 탈레스부터 현대의 레비-스트로스까지, 그리고 서양에서부터 동양까지 방대한 사상들 가운데 핵심만 쏙쏙 뽑아놓은 모양새다. 책 곳곳에 등장하는 연표를 들여다볼 새도 없이 사상가들이 등장한 시대적 배경을 기반으로 주요 인물들의 관계를 따라 가다 보니 그저 푹 빠져 읽었고, 급히 책장을 넘기다 보니 어느새 책이 끝났더라... 하고 쓴다.

 

환갑의 나이에 세계 최초로 인터넷 생명보험을 시작한 데구치 하루아키. 그는 그 성과가 철학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철학, 생각하는 힘 말이다. 인류의 사상 3천 년 흐름을 한 권으로 응축한 대중철학서. 동서양의 사상을 은근히 비교하거나 엮어둔 부분이 많아 흥미롭다. 중고등학교 때 도덕 윤리 시간이 이렇게 재미있었다면 내 역사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잠시 상상에 빠져본다. 자, 그럼 아까 너무 빨리 넘겼던 부분으로 나는 다시 돌아간다.

 

출판사 지원도서*
#철학과종교의세계사 #데구치하루아키 #까치 #철학자 #사상가 #인문교양 #인류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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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옥 - 노비가 된 성삼문의 딸
전군표 지음 / 난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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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 소설 뭐죠? 제목에서부터 느낌이 퐉! 노비가 된 성삼문의 딸 이야기,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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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리바의 집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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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와무라 이치 고딕 호러, 시시리바의 집

 

 

 

 

 


하시구치의 집에 놀러 간 날, 들려서는 안 될 소리가 들렸다. 스윽스윽, 누군가 걷는 소리. 보여서는 안 될 것이 보였다. 불단 위에 놀인 검은 액자 속 죽은 아이가 문 너머로 놀고 있는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유령이다! 거기에 더해 히가는 내가 듣지 못했던 소리까지 들었다. 가, 같이... 놀고 싶어...
얼마 지나지 않아 히사구치네는 야반도주했다. 아무도 살지 않아 폐허가 되어버린 그 집에서는 유령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돌았고 자자자 나는 자자자 머리가 이상해졌고 자자자아아아아아아 히가 역시 자자자아아아아아아아 머릿속에서...!


애초에 히사구치네에서 유령을 본 게 불행의 시작이었을까, 아니면 폐허가 된 그 집에 쫄지 않았다며 들어간 것이었을까? 둘 다일지도 모른다. 여튼 그날 폐허에 함께 둘어갔던 준은 그날 이후 학교에 나오지 않다가 끝내 이사를 갔다. 이사오는 사람들과 말하지 않게 되었다가 어느 밤 차에 치여 죽었다. 나는 다른 사람과 제대로 말할 수 없게.되었고 대학 입시도 취직도 실패했으며 계속 귓전을 맴도는 모래 소리 때문에 집에 처박혔다.
어렸던 그 시절, 어둡고 음침하며 친구가 한 명도 없던 히가 고토코와는 영감 체질이었다. 감수성이 뛰어나 영이나 오라가 보이고 영적 기운을 느끼는 사람 말이다. 그랬던 히가는... 그날 이후 음침한 기운이 사라지고 묘하게 냉정해지고 모든 일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폐허에서 시시리바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했다. 시시리바?

 

 

 

 

 

 


요시자기 가호, 아니 결혼해 사사쿠라 가호가 된 그녀는 도쿄에서 우연히 만난 고향의 초중학교 동창인 히라이와 도시아키의 집에 다니러 간다. 그는 개구쟁이처럼 굴지만 가호는 놀라고 만다. 집 안 마룻바닥이며 계단 구석구석에 쌓인 모래라니! 게다가 아기를 갖고 싶어 미리 마련해두었다는 아기 침대에도 이불에도 온통 갈색 모래가 수북했다. 그런데 이게 보이지 않는다고? 그는 듣지 못하는 소리를 그의 아내는 듣고 있었으며 함께 사는 시할머니는 시시리바와...! 그 집을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 누군가가... 나, 이라가시 데쓰야다. 내가 지켜보고 있는 집은 바로 예전의 하시구치의 집, 현재는 히라이와의 집이다. 그 집에서 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 내 머릿속에도 모래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13년 만에 나는 히가를 만났다. 히가는 내 머릿속에 있는 모래를 없애겠다고 말한다. 액막이를 할 거라고 했다. 히가는 이미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액막이나 악령을 없애는 일을 하고 있었단다. 내가 그녀를 믿어도 될까?

 

 

 

 

 

 

 

(일종의 스포)


시시리바는 이른바 영적인 가정 보안시스템, 즉 수호신이라 할 수 있다. 그것도 혀를 내두를 만큼 강력한 수호신.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의 폭탄 공습에 집을 지키던 시시리바는 폭탄을 막아내고 엄청난 손상을 입은 채 잠들었다가 그 집과 거기 살던 가족들이 모조리 사라지고 죽은 후에야 다시 깨어났다. 이때부터 시시리바의 착각이 시작되었다. 자신의 집이 사라진 것을 깨닫지 못한 수호신은 가족 중 한 사람이 죽으면 빠진 사람을 보충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사람이 부족하면 다음 사람을 끌여들여 조종하는 것, 즉 항상 처음과 똑같은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안전한 집안, 원만한 가정, 번창하는 가족! 그런데 시시라바는 스스로의 맹점을 깨닫지 못한다. 시시리바가 지키기 위해, 시시리바가 관리하기 위해, 집을 지킨다는 목적을 실행하기 위해, 많은 것의 부조리를 무릅쓰고 그저 가족을 끌어모을 뿐이다. 어떻게 이루어졌냐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가족을 지키려는 시시리바와 시시리바의 조종을 받아 정상적이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구하려는 히가. 이제 그들의 피 터지는 대결이 시작된다. 사아아아, 사아아악.... 드디어 시시리바가 두려워하는 것이 드러났다! 그것이다. 그것! 그럼 내 머릿속 모래는 어떻게 되는 거지?

 

사와무라 이치의 히가 자매 시리즈. 아우 실체가 잡히지 않는 존재 때문에 어찌나 마음 졸였는지! 이거 정말 대단한 고딕호러일세! 시간대가 서서히 겹쳐지는 기법도 좋았다. 그리고 역시나! 히가 자매 시리즈가 결국 추구한 해답은, "보기왕이 온다", "즈우노메 인형"을 관통했던 가정이었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시시리바의집 #사와무라이치 #아르테 #호러소설 #히가자매시리즈 #공포소설 #보기왕이온다 #고딕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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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의 세계 - 한 권으로 읽는 인류의 오류사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엮음, 박효은 옮김 / 윌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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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인류의 오류사, 바보의 세계

 

 

 

 


요컨대 문명화된 인간이란 고대 인간의 길들여진 버전에 다름아니다!


신격화된 왕의 협박에 입바른 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 없다. 왜? 그랬다간 공격적인 오록스(소의 일종으로 17세기에 멸종)와 똑같은 신세가 될 테니까. 그러니까 고기를 원한 우리 조상들이 공격성 강한 오록스를 사냥하러 다니기 힘드니 가두어버리고자 한 것처럼 왕에게 대들었다간 가장 먼저 죽임을 당했을 거라는 이야기다. 야생의 밀 가운데 여문 낟알이 이삭에서 잘 빠지지 않아 바람에 날려 가지 않고 퍼지지 않아 홀로 번식하지 못하는 유전적 기형을 가진 불구의 밀이 추수하기에 좋다는 이유로 인간들의 선택을 받아 지구의 평야를 뒤덮게 된 것처럼. 결국 입을 닫고 있어야 더 오래 살아남아 유전자를 전달할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된 셈이다. 이로써 진화의 법칙은 인간을 자발적 복종으로 몰아갔다. 그런데 말입니다. 집약적으로 모여 사는 인간은 집약적 축산으로 살아가는 소들만큼 행복할까? 결국 인간은 스스로 함정에 빠졌음을 인정할 수 없기에 지식이 진보를 가져왔다고 포장하기 바쁘다.

 

 


인류의 역대급 바보짓이 역사를 이루었나니,
그리하여 원숭이는 멍청이가 되었더라!


인류는 떠돌이생활을 접고 정착생활을 함으로써 이전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식량을 확보하였다. 이는 인구 수의 폭발적 증가를 야기했고 수렵채집 생활을 밀어냈으며 나아가 노동, 전쟁, 지배 계급이라는 세 가지 바보짓을 불러왔다. 서너 시간 수렵 채집하는 대신 농사 짓느라 하루 종일 일하고, 인구의 가파른 증가로 이동생활이 줄자 개방되어 있던 마을들은 성벽에 둘러싸인 채 특수한 무기들을 발명해야 했고, 정치로 무장한 신격화한 인간들은 권력을 쥐고 강제적 명령을 집행했고 나머지는 이에 따르다가 반항하다가 이렇게 저렇게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이 와중에 종교는 부자들의 지갑을 털고 자본주의라는 사이코패스가 등장하였으며 어리석은 신들의 멍청한 권력 싸움처럼 차분히 지구를 자멸의 길로 이끈다. 이때 등장한 구원투수, 우화다. 어릿광대의 모험을 토대로 전개되는 대중적인 우화는 익살을 통해 위선의 실체를 드러내고 실질적인 교훈을 제공한다. 이게 다 무슨 말이냐고? 어리석음의 영역은 무한하기에 이 모두가 바보들의 이야기요 바보들을 놀리는 이야기로소이다!

 

 

 

 

 

 

 

 


심리학자이자 과학 저널리스트요 '멍청이 전문 조사관'인 장프랑수아 마르미옹이 인류적 차원에서 어리석음의 역사를 제대로 조명하려 각 분야 전문가를 인터뷰한다. 고고학자, 역사학자, 언어학자, 심리학자, 의사, 철학자, 언론인... 등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35명의 석학과 전문가 들이다. 그런데 이 쏴람들, 유머감각 제대로 갖추었다. 인류의 발전 자취에 대해 진지하고도 코믹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어리석음과 지혜는 쌍둥이처럼 붙어 있고 동전의 앞뒷면과 같으며 몇 번이고 되풀이된다'는, 그래서 인류의 역사는 늘 멍청이가 좌지우지해왔다는 논조를 뾰족하게 들이댄다. 진지하게 읽어 가다가, '으응?' 하는 바보 같은 고갯짓을 하게 만드는 저자와 전문가들. 혹시 그들이 말하는 우둔하고 둔한 면이 있으며 치우친 데가 있고 거친 그 사람, 그 멍청이는 나일까? 지혜를 가졌다고 까불어대지만 결국 그것이 진정한 약점이 되어버리는 "바보의 세계". 인간의 상식이란 어쩌면 인류를 더욱 혼란에 빠뜨리기 위한 장치가 아닌가 하는 뒤집어보기를 하게 만든 세계문화 들여다보기. 혹시 나는 "바보의 세계"에 얼만큼 발 들여놓았는지 슬쩍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직접 읽고 남기는 솔직한 후기입니다*
#바보의세계 #장프랑수아마르미옹 #윌북 #교양세계사 #멍청이 #통찰 #연대기 #인류오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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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의 세계 - 한 권으로 읽는 인류의 오류사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엮음, 박효은 옮김 / 윌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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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게 읽어 가다가, ‘으응?‘ 하는 바보 같은 고갯짓을 하게 만드는 저자와 전문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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