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아들의 사춘기 - 뇌과학에서 찾은 아들 소통법
이슬기 지음 / 녹색지팡이 / 2025년 4월
평점 :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사춘기는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말한다. 어려운 한자가 잔뜩 쓰여있어 그 의미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질풍노도란 말은 영어로 'Storm and Stress'라고 표현한다. 한글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 영어로 보니 직감적으로 이해가 된다. 폭풍같은 감정의 기복이 심한 시기, 이것이 아이나 부모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올 것이라는 것만큼은 강력하게 인식된다.
늘 그렇지는 않지만 보통 아이들과 소통을 자주 하는 사람은 아빠보다 엄마다. 아들이든 딸이든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때는 소통의 문제가 발생한다. 같은 여자로서 딸의 사춘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 책은 근본적으로 다른 엄마와 아들의 소통을 다룬다.
항상 엄마만을 향해 있던 아들의 관심이 밖을 향하고, 엄마가 생각하지 못했던 행동들을 반복할 때 엄마는 당황하게 된다. 특히 다른 성을 가진 아들의 사춘기를 겪어본 적이 없는 엄마로서는 모든 것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을 바라보면서 황당한 매일을 보내고 있을 엄마들을 위해 이 책은 사춘기 아들 사용설명서를 제공한다.
사랑스럽고 귀엽기만 했던 아들이 아이에서 소년으로 변하고, 남자가 되어가는 단계인 사춘기에는 아들에 대한 과거의 기억을 지워야 한다. 아들은 완벽하게 변하고 있고, 엄마는 그 동안 아들을 대했던 방식과 작별해야 한다는 것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엄마는 엄마대로 소리만 지르고, 아들은 엄마와는 대화를 아예 거부할지도 모른다. 사춘기에 당황하는 엄마들을 위해 아들을 이해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한다.
엄마들이 제일 먼저 인식해야 할 것은 품안의 자식을 꺼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엄마의 일상은 온통 아들로 가득차 있지만, 아들은 엄마없이도 살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친숙이 강해지고, 독립적인 결정을 하고, 엄마의 통제 없이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조용히 어른으로서의 독립성을 길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들이 사회에서 독립적인 어른으로 자라도록 안내하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같은 상황에서 엄마와 아들의 추억은 늘 다르다. 엄마와 아들의 사고 구조가 다르고, 호르몬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말한 것처럼 사춘기의 아들에게 있어 부모의 역할은 보호가 아니라 험한 세상에서 행복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 동안 부모라는 세상에서 보호하고 있던 아이를 이제는 '아이'라는 세상에 당당하게 나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부모로서 엄청난 내공을 쌓는 일이고, 그 내공의 정점은 '사춘기'라고 말한다. 아이가 배 안에 있을 때는 그 때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다. 태어나면 밤에 잠을 자지 못했을 때 가장 힘들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사춘기가 되면 말을 하지만 서로 소통이 되지 않아 가장 힘들 때가 온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부모의 육체가 괴롭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정신적인 괴로움이 엄습한다.
아들의 사춘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엄마와 아들의 정서적 독립이다. 아들의 독립을 돕지 못하고 어른 아이 취급을 계속한다면 엄마와 아들은 계속 부딪힐 수밖에 없다. 아들의 가장 친한 친구인 엄마는 지적과 통제에서 벗어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아들의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엄마와 아들의 정서적 독립이 사회성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성이 좋다는 것은 친구를 잘 사귄다는 말이 아니다. 갈등 상황이 생겼을 때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친구관계를 잘 유지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엄마 없이도 다양한 갈등 상황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엄마의 역할임을 강조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이 둘 있다. 내 아들들은 다른 가정의 아이들처럼 심한 사춘기를 겪지는 않지만 엄마와 자주 부딪힌다. 나는 이해가 되는 것들이 엄마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 책을 읽으니 그럴만도 하다. 아내에게 이 책을 주고 싶으나 읽을지는 모르겠다. 사춘기의 아들을 둔 엄마뿐 아니라 아빠도 읽으면 좋을 자녀의 사춘기 가이드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