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너, 기다리는 나에게

떠난 너, 기다리는 나에게 - 그를 떠나보내는 길
하혜련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9월

내게 다른 많은 책들로 연결시켜 준 책이 있다.

바로 이 책. <떠난 너, 기다리는 나에게>라는 책이다.

내용은 저자가 힘들 때 손 내밀어 준 책들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 실종된 후 6년 동안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다. 그 기다림의 시간들을 버틸 수 있게 해준 디딤돌이 바로 책이다.

대체로 많은 사람들은 그저 행복해 보이지만 개개인의 아픔이 있다. 나도 있고 내 주변 사람들도 있다. 나 같은 경우에도 업무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지칠 때 미친 듯이 두근거렸던 가슴을 차분하게 만들어주고 나를 다독이고 중심을 잡을 수 있게 해준 것이 책이라는 도구라는 점에서 저자가 책을 읽은 동기와 같아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책이라는 연결고리로 찾아온 이 책은 누군가의 이야기와 더불어 다양한 책을 연결시켜주는 기능이 있다. 39개 꼭지로 이뤄진 이야기의 목차는 아이러니하게도 책 제목은 없다. 그저 담담하게 그려진 저자의 책 지도를 따라, 인상 깊었던 문구들은 인용한 글들을 따라가다 보면 신기하게도 나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다른 이야기지만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부분들이 많았다. 저자가 책으로서 위로를 받고 새 삶을 영위하는데 책이 큰 역할을 했듯이 나에게도 책은 큰 존재이다. 예전에 읽었지만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어진 책들이 있었고, 새롭게 읽어보고 싶은 책들도 많이 남겨졌던 책이다.

독백이 담겨있고 의구심과 질문으로 이루어진 꼭지 제목에서 저자의 사색이 묻어난다. 누군가의 서재를 보면 그 사람이 보이듯, 작가가 인상 깊게 읽은 책과 구절을 따라 보면서 작가의 이상에 대해 알아갈 수 있기도 했다. 저자는 가까운 사람의 떠남이라는 사건을 겪고 마음이 방황할 때 책에 의지하고 인생에 전환점이 되었듯, 이 책이 괴로운 일들로 힘들어하는 이들이게 조용하지만 묵직한 위로가 될 것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 - 플라톤부터 BTS까지, 음악 이면에 담긴 철학 세계 ㅣ 서가명강 시리즈 19
오희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9월

이 책을 쓴 오혜숙 저자는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대음악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미학적으로 탐구하는 작업에 큰 관심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럴까, 교과서적이고 정리가 잘 되었고 저자가 주장하는 바가 본문에서 논리가 정확하고 근거가 있어 조금은 전문적인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는 총 3부로 나눠있는데, 1부 음악은 어디에나 있다, 2부 음악에는 철학이 있다, 3부 음악은 결국 사회를 품는다로 구성되어 있다. 드뷔시의 달빛, 슈베르트의 송어, 크라이들러의 간접광고와 같은 음악과 철학을 연결 짖는데, 다양한 곡들을 제시하며 이야기한다. 내가 아는 곡은 봄날과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3부에 있는 BTS의 봄날과 리얼리즘 미학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유독 인상 깊었다. 음악이 사회의 영향을 받으며 사회를 반영하지만, 사회도 음악의 영향을 받는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봄날의 뮤직비디오에서 노란 리본을 건 놀이 기구, 푸른 바다, 나무에 건 신발 등을 통해 추모의 노래라는 것을 유추했다. 그저 노래가 좋아서 아무 생각 없이 듣곤 했는데 깊은 의미가 있는지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모방미학, 표제음악, 감정미학, 절대음악, 음악적 포스트모더니즘 등에 관한 단어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위와 같은 단어들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낯선 용어들이 많이 등장해 어려웠지만 그런 음악적 지식이 없는 나조차 읽는 내내, 읽고 난 이후 "음악은 언제나 나에게 말을 건넨다"라는 저자의 마지막 말이 어떤 뜻인지 지레짐작을 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등장하는 노래 중에 어떤 노래인지 궁금해서 몇 가지 들어보기도 했다. 음악적 영역이 넓어짐을 느꼈다. 음악과 철학을 동등 히하고, 음악 속에 담긴 철학적 사유를 추적하며서 음악이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책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이만하면 괜찮은 결심

이만하면 괜찮은 결심 - 예민하고 불안한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정켈 지음 / 아몬드 / 2021년 9월

눈이 너무 좋아서 먼지까지 보이는 시력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게 소설이었는지 세상에 이런 일이었는지 서프라이즈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내용은 참 신선하고 충격적이라서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그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세상을 살고 있었다.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 보여 세상이 너무 더럽게 보이는 것이다. 음식을 먹을 수도 없고 화장실에 가는 것도, 만지는 것도 힘겨운 세상이었다. 시력이 좋으면 좋은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때 들었던(혹은 보았던) 시력 좋은 사람 이야기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에세이는 크게 두 줄기로 나뉘는데, 이다. <이만하면 괜찮은 결심>은 이 둘이 한 집에 살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에세이툰이다.

여기서 나온 불안은 '갑자기 전쟁이 나면 어떡하지?', '감전되면 어떡하지?', '책상 모서리에 다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수시로 하고 문을 제대로 잠갔는지 수없이 확인하는 사람이다. 강박 같은 경우는 땅에 떨어진 머리카락 하나 놓치지 않을 정도로 청결과 위생에 민감하고 분 단위로 시간표를 만드는 계획형 사람이다.

남들과 조금은 다르고 예민한 시각을 가진 그녀들의 삶을 동행하다 보니 종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생각보다 공감 가는 에피소드가 많았다. 빨간 글씨로 적은 이름을 검은색으로 덧칠한 강박('이제 다들 안전할 거야. 빨간색 이름이 아니니까'라고 혼잣말하는 부분은 좀 귀여웠다 ㅋㅋㅋ) 특히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부분은 방역에 있어서 정말 취약한데 '손잡이를 꼭 잡으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모순적으로 보였다!! 정말 계속 소독을 하고 있는 걸까 궁금했다.

나의 무심한 성격 탓인지, 청소도, 위험 강박증도 약간 피곤할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던 한편,

강박이가 라식수술하게 된 경위를 보면서 은근 '단순하다'. 조정하기 쉬운 친구인데? 생각했고

이라는 그녀를 보며 웃음 지었다.

예민한 그녀들이 사는 세상은 위험하기도 하고 때론 무책임해 보이기도 하다.  상상해 보기도 했다. 에세이툰이라서 빠르게 볼 수 있었고 공감도 하고 새롭게 보인 세상이 신기하기도 했던 책이다. 가볍게 읽기 좋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슬기로운 수면생활

슬기로운 수면생활 - 당신의 생활을 활기차게 바꾸는 숙면의 힘!
서진원 지음 / 북산 / 2021년 9월

아무리 노력해도 잠이 오지 않을 때 얼마나 괴로운지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은 분명 공감할 것이다. 눈을 감고 잠들기를 기다려도 잠이 오지 않을 때 괴롭다. 그래서 나는 어차피 잠 못 들 괴로운 시간 불을 켜고 책을 보거나 못다 한 일을 하다 보니 일정한 수면패턴을 갖기 어려움을 느끼곤 했다. 어제는 3시간 40분을 잤고, 오늘은 7시간을 잤다. 내 주변 지인들 중에서도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이 종종 있다. 수면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만 또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속상한 와중에 눈에 띈 책이다. 바로 <슬기로운 수면생활>이다.

이 책의 저자는 슬기로운 수면생활의 시작은 수면을 제대로 아는 것이라 하며, 수면은 양이 아니라 질이라는 말을 강조한다.

수면 무호흡증, 치매, 당뇨병, 비염, 우울증, 비만, 피부 노화 등 수면 부족으로 생기는 몸의 신호와 질병들의 가정을 분류해서 상황에 맞게 슬기로운 수면생활 방법을 제안한다. 그래서 자신이 해당되는 질병을 찾아 가장 적절한 방법을 취할 수 있다.

숙면에 좋은 체조,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 되는 방법들, 숙면에 좋은 음식인 키위, 아몬드, 캐머마일 차, 시리얼과 우유, 바나나 등의 정보를 취득할 수 있고 마지막 부분에는 매트릭스 사용법이 제법 디테일하게 소개되어 있다.

매트릭스 사용법은 참고 자료 느낌으로 가볍게 읽었는데 생각보다 꿀팁이 많았고 쉽게 망각했던 분야임을 알았다.

우리가 잠을 자면서 몸에서 생각보다 많은 양의 노폐물이 배출된다고 한다. 방수커버를 씌우고 순면커버는 매일 교체하며, 3개월에 한 번씩 매트릭스 방향을 변경해 주라 권한다.(변경 안 해도 되는 매트릭스는 논플립매트릭스라고 부른다.) 매트릭스 수명은 3CM 이상 꺼짐 현상이 보이면 수명이 다했다고 판단하면 되고 매트릭스도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고 한다.

베개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높이인데 보통 7~9CM 높이의 베개가 적당하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올바른 수면방법은 물론 수면에 대한 기초 상식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매트릭스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알아본 것은 처음이라 신선했고, 잠을 자는 데 있어 수면습관도 중요하지만 주변 환경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평안한 밤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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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몽냥처럼

사랑한다면 몽냥처럼 - 웹툰보다 더 내밀하고 사랑스러운 몽냥 에세이
몽냥 이수경 지음 / 꿈의지도 / 2021년 9월

너무 귀엽고 달달하고 사랑스러운 책이다.

사람에 따라 오그라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정도로 깨가 쏟아지는 순딩한 강아지 몽이와 까칠한 고양이 냥이의 꽁냥꽁냥 몽냥부부에세이다.

함께 산책을 보내는 시간에서 큰 행복을 느낀다는 부분이 크게 공감되었다. 나도 결혼해서 너무너무 좋다고 느끼는 사람이라 그런지 더 관심 있게 몽냥부부의 이야기를 들여다보았다. 맛있는 음식 조금이라도 나눠 맛보는 것, 장난치고 싶고 괴롭히고 싶은 것, 항상 붙어있고 싶은 것, 뭐든 함께 하고 싶은 것, 나중에 늙어서도 서로의 곁에서 의지하며 살고 있을 모습을 그리는 것들이 하나같이 내 생각과 같았다.

미래를 생각하며 현실에 있는 이 순간을 더 소중하게 후회 없도록 살자는 부분도 많이 공감했다.

몽냥부부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잠시나마 걱정은 내려두고 몽냥부부의 달달함을 보고 행복하고 편안해졌으면 좋겠다고 전하면서 날카롭고 거칠어진 마음이 몽글몽글 해지면 좋겠다고 한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결혼생활에서 좋은 부분과 애틋한 부분만을 모아놓은 내용들이라 이 책을 보고 결혼생활을 상상하다면 곤란하다.

그저 그냥 밝은 에너지를 받고 싶을 때 보면 좋고 내 생각엔 결혼생활에 권태기가 왔을 때 보면 공감 가는 부분들이 보이고 이전의 좋았던 추억을 부각시켜 줘서 전환점이 되는 기능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