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의 힘 - 호감 가는 사람들의 5가지 대화 패턴
이노우에 도모스케 지음, 류두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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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자신만의 경험을 기반으로 조언하는 잡담의 힘과 노하우를 담은 책을 읽었다.

책 이름은 <잡담의 힘>. 사회생활하면서 대화가 쉬웠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잡담이란 정말 아무 말이나 하는 스몰토크인데 왜 부담스러울까? 하는 생각 끝에 책에서 조언을 받아보았다.

잡담은 권장하지만 무리해서 하지 않아도 된다고요?

처음부터 저자는 저리 이야기한다. 뭐지? 잡담을 해야 한다는 거 아니었나? 혼란스러웠는데 저자는 잡담에 대해 실없는 대화, 분위기 띄우는 대화, 폭넓은 지식이 필요한 대화라는 강박이 있었다면 다양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거라 말하며 잡담의 다섯 단계를 제안한다. 첫 번째 목적 설정, 두 번째 자아개방, 세 번째 화제, 네 번째 듣기, 다섯째는 말하기이다.

다섯 가지 큰 키워드를 가지고 하나씩 설명해 주는데 목적 설정은 '대접'이다.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고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처럼 대접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잡담에 임한다면 좋은 영향을 가질 수 있으며 약 20분 정도의 시간으로 압박감을 벗어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두 번째 자아개방에 있어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털어놓고 서로의 허들을 낮추라 조언한다. 화제 부분에서는 이름, 학교나 회사, 장소, 소유물이 아니라 안목 칭찬하기 등 가볍고 열려있는 질문하고 두 번째 만남이 있을 땐 '저번에 만났을 때 ~ 는데 ~한 것 같아요'등의 내용으로 관심을 갖고 이야기하라 조언한다. 듣기에서는 내용이 아닌 기분에 귀를 귀우리라 조언한다. 필자의 경우 듣는 부분이 특히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내용을 반복적으로 듣는다고 인식했기 때문에 어려웠다는 것을 알았다. 저자의 조언처럼 내용보다는 기분이 어떤지를 초점을 잡고 듣기를 이행한다면 조금 더 개선된 듣기를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겼다. 말하기에서는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었지만 가장 인상에 남는 부분이 본인 이야기는 10초 이내로 해야 한다고 한다는 조언이 와닿았다.

이 외에도 자연스러운 미소를 위한 앞면 스트레칭, 눈을 보고 인사하기, 이름을 넣어 인사하기, 에피소드는 사진으로 남겨 잡담할 때 공유하기, 음소거 모드로 영상을 보며 관찰력을 단련하기, 잡담 단련의 최적의 장소는 '미용실'이라는 등의 작지만 강한 노하우를 알려주어 유용했다.

책이 얇은 편이라 빠르게 읽을 수 있는데 반해 내용은 알찼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노하우들이 많았고 신선한 아이디어들도 많이 담겨있었다. 대화를 개선한다는 것은 습관이라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는데 그래도 이 책 한 권만 읽어 두고 실천을 잘 한다면 절반 이상은 개선되지 않을까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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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하우스 안전가옥 오리지널 14
김효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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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일단, 표지를 보면 그렇게 읽고 싶지는 않다. 내 개인적 취향이 독특한 편인 탓이다. 상당히 진중하고 무게감있는 글을 선호하는 편이다. 즉, 표지만 봐서는 쉽게 손이 가질 않을 모양새다.

게다가 전직 호텔리어와 추리 마니아면서 대박 소설가 지망생인 두 명이서 풀어가는 연쇄 살'馬'마 사건을 해결하는 스토리라니. 꽤나 유치함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솔직히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그저 추리소설의 구성을 좀 살펴보고자 함이었다. 큰 기대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꽤나 유치하고 동화적인 내용이 무색할 정도로 탄탄하게 추리가 이어졌다. 긴장감이 팽배해서 손에 땀을 쥐게 하지는 않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부드럽게 흘렀다.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은 그렇게 많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목격馬의 파트는 상당히 신선하고 재밌었다.

촉, 그놈의 촉

서울에서 최고급 호텔의 호텔리어로 착실히 경력을 쌓던 구이준은 부당하고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꿈을 잃고, 그나마 비슷한 업종인 게스트 하우스 호스트로 취업을 한다. 하지만 10년 전 짝사랑했던 누나의 친구이자 추리 마니아면서 소설가 지망생인 이제인의 등장으로 고요한 생활에 파문이 인다.

원래 방송작가였던 이제인은 촬영을 하던 에피소드인 제주도 삼해리 연쇄 살'馬'마 사건에 이상한 촉을 느끼고 크리스마스 연휴에 소설 취재 및 사건 해결을 위해 구이준이 일하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를 찾고, 우연인 듯 운명인 듯 만난 둘은 사건을 서서히 해결해 나간다.

퉁명스러운 듯 하지만 아들 같아 마음을 쓰는 부이장과 도리이모, 늘 무심한 듯 힌트를 던지는 '경하난'할망, 수의사인 말 선생, 호감의 눈빛이 무서운 호피 쫄티의 영덕. 여기저기서 버림받은 말들을 종마인 듯 돌보는 목장 사장과 마당발이자 입이 가벼운 기용.

처음엔 그저 둘이서만 캐던 사건을 결국 마을 사람 모두가 힘을 모아 해결하게 되고, 골프장에 이어 카지노 단지 개발로 사라져 버릴 삼해리는 새로운 삶을 찾게 된다.

추리와 동화의 혼조세

처음 느낌은, 솔직히 '지루함'과 '유치함'이었다. 추리물에도 여러 방식이 있다. 이 소설의 경우, 사건 자체에 무관심한 주인공과 유쾌하며 추리능력이 있는 주조연이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하는 형태다. 보통 이런 구성에서는 무관심한 측은 우연히 사건의 실마리를 잘도 캐내고, 추리하는 측은 그런 실마리를 잘 잡아채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보통 무관심한 측이 유머 코드를 담당하고, 추리 측은 긴장감을 담당한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인 구이준은 생각보다 사건에도 크게 관심은 없으면서도 우연찮게 발견해내는 부분도 거의 없다. 그저 이제인이 추리하는 것을 등 떠밀려 도와주는 정도의 수준. 이렇게 되면 주인공이 되려 소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아지는 경향이 생겨버린다.

하지만 구이준이 불미스러운 일을 겪고 제주도에 와서, 그 여파로 평소와 달리 마을 사람들과 거리를 두던 것을 해소하는 모양새로 상투적인 흐름을 바꿨다. 단순히 추리소설의 형태에서, 상처로 닫힌 구이준의 마음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이제인을 통해 마을 사람들과 엮이면서 열리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휴머니즘적인 요소를 첨가한 모양새가 된 것이다.

게다가 이제인과의 로맨스까지 곁들이면서, 단순히 추리소설에서 느낄 수 없는 은은한 미소와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소설이 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특히, 추리의 시작이 살'馬'마 사건 해결이라는, 독특하면서도 약간 무섭지 않은 소재라는 점에서 더욱 그런 방향으로 만들어가기 쉽지 않았나 싶다.

다만,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독자가 기대하는 스릴이나 긴장감이 다소 부족한 부분이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라 하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읽어본 안전가옥의 소설들의 면면을 보자면, 늘 실험적인 장르에 도전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는데, 이번 소설 역시 '추리동화'라는 새로운 장르에 대한 시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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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장 - 매일 10분 가만히 서서 하는 명상 운동
김형찬 지음 / 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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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듦에 따라(그리 많지도 않지만) 조용한 곳이 좋고 혼자 생각하고 싶은 시간이 필요함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만난, 책을 보자마자 내가 지금 필요하다고 느꼈던 책을 만났다. 바로 매일 10분 가만히 서서 하는 명상 운동이다.

<참장>은 운동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자리를 잡고 서서, 몸속을 순환하는 힘을 강화하고 직립의 힘을 키우는 운동'이라고 한다. 한의사인 저자가 처음 접하고 놀라울 정도로 효과가 좋아 한의원을 찾아오는 고객들에게도 전파했다고 한다. 사실 처음에는 가만히 서서 있는데 운동이라는 이름을 붙이기가 왠지 민망했는데 막상 책을 읽고 따라 해보니 명상도 되고 나름의 운동도 되는 것 같았다.

참장은 관절을 열고 몸통을 늘리는 등 가만히 서서 신체 내부로 나름의 운동을 한다. 호흡을 움직이기도 하고 근육을 수축하고 이완시키며 긴장하면서도 편안한 상태를 반복한다. 더 좋은 건 운동과 명상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명상이야말로 하루를 준비하기도 하고 돌아보기도 하는 나를 돌보는 중요한 시간이다. 매일 10분씩 하는 운동이라 부담감도 적고 집중만 할 수 있다면 어디서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도 큰 장점 중 하나다.

특히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된 운동을 하기 어려운 이 시국에 마음 챙김과 몸 챙김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데 있어 메리트가 있는 운동이다. 이 책에서는 참장을 처음 알게 된 사람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며 질문과 답변의 형식도 있어 이해하기 쉽다. 일단 속는 셈 치고 한번 해보시라. 적어도 명상만 한다고 손쳐도 남는 게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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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아내
세라 게일리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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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SF 장르에 일회용 아내라는 제목, 그리고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똑같아 보이는 여성을 집게로 집어 올리는 표지. 누가 봐도 이건 복제인간에 대한 이야기구나 싶다. 여러 번에 걸쳐 언급하지만, 이미 인류의 창작은 거의 한계에 다다랐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진부한 이야기라거나 뻔한 이야기라는 말은, 솔직히 거의 대부분의 창조품에 통용되는 평가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책을 읽는 것은 음식을 먹는 것과 같다. 똑같은 김치찌개라도, 거의 매번 미묘하게나마 맛이 달라지니까. 게다가 어쩔 때는 이것이 내가 알던 그 김치찌개란 말인가! 싶을 정도로 맛있으니까. 그런 면에서 이번 책은, 글쎄.

직업윤리는 해피엔딩에 비하면 중요하지 않죠. 암.

에벌린은 생명공학자로, 어릴 적 강압적인 생명공학자 아버지의 가정폭력과 억압 속에 성장한다. 우연한 기회로(?) 아버지가 실종되고, 그 보험금과 어머니의 전폭적인 지지로 생명공학자가 되었다. 수많은 연구와 고민 끝에 인간의 뇌지도를 통해 복제인간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그런 천재적인 그녀에게도 해결하지 못한 것이 있으니, 임신과 임신을 원인으로 한 남편 네이선과의 갈등이었다.

늘 자신보다 좀 부족하며 신중함이 떨어지는 남편과의 결혼 생활은, 상의 없이 중절을 함으로써 파탄에 다다른다. 그 뒤로 남편은 다른 여자를 만나 약혼을 했다. 어느 날, 약혼녀가 연락을 해 만나기를 원한다. 에벌린은 주위 만류에도 불구하고 만나러 나가고, 네이선의 새 약혼녀가 자신의 복제인간임을 알게 된다. 심지어, 임신한.

에벌린은 임신한 마르틴을 보며 혼란에 빠진다. 네이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자신의 직업윤리와 사회적 성공의 양자택일 문제. 믿었던 보조 세예드의 배신. 그리고 자신과 자신의 복제인간 사이에서 오는 기묘한 열등감과 경쟁심리.

에벌린을 만난 마르틴은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 네이선에게 이야기를 꺼내고, 결국 복제가 실패했다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에벌린을 복제하지 못했다는, 결국 또다시 '그런' 에벌린을 만들었을 뿐이라는 생각에 마르틴을 죽이려던 네이선이 마르틴에게 되려 살해당하면서 이야기는 혼돈으로 치닫는다.

결국, 복제의 시작은 복제로 끝을 낸다. 심지어 나름, 해피엔딩이다. 물론, 내가 과학자는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해피엔딩이어도 괜찮은가 싶다. 영화나 소설에서도 수없이 나오는 직업윤리. 복제인간의 인권. AI의 인격화. 이런 고민들은 '소름 돋게도' 이 소설 안에서는 없었다.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좀 웃기지만, 이 가사가 참 '지시적'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사랑을 내가 볼펜으로 쓰든 라카로 쓰든 무슨 상관인가. 가사의 바람처럼 지우개로 깨끗이 지운다고 상처가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뜬금없이 이 노래를 꺼낸 것은, 이 소설의 필치가 그랬기 때문이다. 감성 SF의 시작인가. SF소설인데 지면의 대부분은 그저 주인공의 내면 표현에 할애되어있다. 주인공의 유년시절에 대한 회상과 유년시절이 주인공의 현재에 미친 영향. 그리고 유년시절 정서적 학대가 세뇌되어 현재로 미치는 부작용. 남편에 대한 비아냥과 무시. 자신의 복제인간에 대한 비하. 그리고 뒤에 따르는 미묘한 경쟁심리와 열등감.

SF소설이지만, 어떤 상상력을 자극하지는 못했다. 워낙 복제인간이라는 소재가 많이 쓰인 것도 있겠지만, 소재를 전달하는 필치가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차라리 순수문학을 표방했다면? 뭐, 그렇다고 하기에는 에벌린의 심리묘사가 또 부족하긴 하다. 스릴러라고 하기에도 조금. 읽는 내내 별다른 긴장감이 생기질 않았으니까.

가끔, 순수문학을 읽다 보면 솔직히 의미 없는 수사와 미사여구에 지칠 때가 많다. 물론, 글로 아름다움을 표현해 내는 것을 좋아하고 동경한다. 그럼에도 의미 없이 긴 문장은 독자를 지치게 한다. 이 소설 역시 그랬던 것 같다. 에벌린의 심리를 묘사하기 위해 갖가지 미사여구와 관용구, 표현력을 남발한다. 문제는 이 소설이 SF면서, 인간복제와 살인, 은폐가 주된 소재라는 것이다.

일견, 인간 복제를 업으로 삼고 있는 에벌린이라면 복제인간의 시체 열댓 구를 봐도 별 감흥이 없을 수 있고, 전 남편에 대한 분노로 그 죽음에 별 감정이 없을 수 있고, 자신과 같지만 자신과 다른 복제인간에 여러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개연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사건 흐름이긴 하다. 하지만 여기까지 들여다보기에는 약간 거추장스럽고 지루한 실험가운을 입은 느낌이랄까.

인간의 본질이라든지, 복제인간을 대하는 심리 같은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모를까 SF 스릴러 같은 소설을 기대한다면 비추천. 뭐, 알고 보니 에벌린도 아버지의 복제인간이었다던지, 혹은 에벌린이 네이선의 1호였다던지, 마르틴이 에벌린과 네이선을 처치하고 진짜로 살기 위한 음모였다던지 하는 내용이었다면, 상투적이긴 하더라도 긴장감과 반전감은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상투적인 반전마저 안타까울 정도로 평이하고 지루한 소설이었다. (마지막 장면이 에벌린의 유년시절과 겹쳐지면서 이게 혹시 반전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냥 내 욕심이 만들어낸 허상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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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봄 우리나라 좋은동화 - ‘우리나라 좋은동화’ 선정 젊은작가 동화선집 우리나라 좋은동화
정재은 외 지음, 빨간제라늄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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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읽은 지도 한참 지난 나이이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도 동화인지라 종종 생각하곤 하는 동화들이 있다.

사실 유치하기도 하고 별거 아닌 내용들인데 가슴 한 켠 훈훈함과 달달함을 지닌 동화들은 상처 입은 마음에 밴드를 붙여주곤 한다. 그래서 어른이 된 지금도 동화를 읽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었는데 이번에 읽은 동화책 <봄 우리나라 좋은 동화>는 어린 친구들은 물론 어른들까지도 함께 읽어도 좋은 동화 9편이 실려있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각기 다른 작가들의 동화는 SF, 판타지, 미스터리 등 장르가 다채롭지만 한 가지 '성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우주를 배경으로 분실물 센터를 운영하는 엄마를 잃고 땅콩 행성에 혼자 떨어진 아이, 열한 살의 '나'와 어른인 '나'가 같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마주하는 이야기, 신비한 냉장고로 인해 마지막 만찬을 맛있게 먹고 가는 할머니까지 모두 주인공의 변화와 성장을 그리고 있는데 '성장'이라는 단어를 마주했을 땐 이 역시도 아이들과 사회 초년생을 떠올렸지만 마지막에 수록된 <할머니와 냉장고>편에서는 그 주인공이 할머니라는 사실이 내게 있었던 편견을 깨주는 새로운 시각이었다. '워매~' 하고 구수한 사투리로 시작하는 동화에서는 할머니, 판타지, 죽음, 마지막 음식, 따뜻함, 마법 소스 같은 다양한 키워드를 흥미롭게 잘 버무린 동화로 죽음을 마주하면서도 당당하고 즐겁게 마무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동화였다.

장르가 동화책인 만큼 가독성이 좋고 짧지만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감동을 선사한다.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기반으로 기괴하고 이상하지만 아름다운 동화의 세계로 가고 싶다면 어른이건 아이이든지 불문하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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