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잡
해원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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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기본적으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소설들은 빠른 장면 전환과 그로 인한 사건의 빠른 전개, 그리고 독자의 시선을 돌림으로써 사건의 이면을 숨길 수 있는 장점 등으로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하지 않나 싶다. 게다가 영상을 목적으로 쓰였기 때문에 장면에 대한 묘사가 꽤나 디테일한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일단은 소재가 얼마나 흥미롭느냐가 문제다. 결국 아무리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그 재료가 달라져 버린다면 영 맛이 없게 마련이니까. 그런 면에서 청부살인과 노숙자를 이용한 정보 단체, 범죄의 흔적을 청소하는 청소업체가 협회를 이뤄 지하세계에서 활약한다는 설정은 어찌 보면 늘 있어왔던 소재이긴 하다.

그런데도 이 소설이 꽤나 흥미로운 이유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주로 영화에서 두각 되는 것이 망나니, 즉 킬러들의 화려한 액션과 살인에의 고뇌 등이었다는 것과 다르게 그 이후 뒤처리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이었다.

굿잡

연희는 아버지가 남긴 빚에 허덕인다. 사고로 동생을 잃고 어머니는 미쳐 요양원에 있다. 하루 먹고 살 돈도 없는데 날마다 사채업자의 독촉에 시달린다. 그러던 중 사채업자가 일을 소개해주는데 그것이 청소업체인 미래클리닝이었다.

미래클리닝은 단순히 청소업체는 아니었다. 사회의 어두운 면, 지하세계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의 흔적을 완벽히 청소해주는 뒤처리 업체. 사회 고위층들의 욕망과 맞물려 법의 범위에서 벗어난 일들을 처리해주는 이 업계에, 연희는 오로지 '먹고살아야 하니까' 발을 들인다.

장 사장, 김여사와 성수. 넷이 일하던 중, 성수가 자신이 동생을 잃었던 그 사고로 부모를 잃었다는 점을 알게 된 연희. 일말의 감정을 갖고 크리스마스 데이트를 약속하지만, 당일 성수는 나타나지 않고 시체로 발견된다. 결국 자살로 종결되지만, 연희는 의아함과 알 수 없는 예감에 뒷조사를 감행한다.

그러던 중 얽히고설킨 정부 관계자, 일본 야쿠자, 북한, 망나니 그리고 미래 클리닝의 사장인 장교동의 관계를 알게 되고, 성수의 뒤를 이어 동료가 된 연남이와 함께 모든 비밀이 담긴 책을 찾아낸다. 하지만 결국 찾아낸 진실은 연희를 모든 집단의 타깃으로 몰아가게 되는데... 믿었던 연남도 처음부터 책을 노리고 자신과 미래클리닝에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연희는 혼란에 빠진다.

누구를 믿어야 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연희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재미는 있되, 긴장감은 글쎄

소설은 장면 묘사보다는 등장인물 간의 대화가 그 주를 이뤘고, 대신 장면에 대한 묘사는 그만큼 줄었다. 대화를 주로 함으로 인해 가독성은 높아지고, 각 등장인물의 대사를 통해 독자가 심리나 상황 등을 추리할 수 있는 요소를 주면서 정말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하지만 그만큼의 단점 역시 존재한다. 소설을 완성하는 것이 독자인 만큼 어느 정도 상상의 여유를 주는 것은 좋았지만, 너무 제한된 배경이나 장면 묘사로 인해서 마치 라디오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달까. 상상의 불씨를 댕기지 않은 화약더미의 느낌.

몇 번, 시나리오를 원작으로 한 소설을 보면서 늘 느끼는 안타까움이 이 소설에서도 나타났다. 물론 내가 많은 작품을 읽어 본 것은 아니지만, 내가 읽어 본 중에서는 가장 퇴고를 잘 한 소설이었다. 애초에 시나리오라는 생각을 안 하고 읽었다면, 그저 묘사나 서사가 조금 약하긴 하지만 대화 중심의 서스펜스 정도로 이해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늘 안타까움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충분히 색다른 소재를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사건을 대화로만 풀어가다 보니 상상에 과부하가 걸린다. 사건을 영상을 보는 것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주인공들이 대사를 하고 있는 장면에서 배경은 희뿌옇게 흐려진 모양새다. 그렇다고 사건이 이해가 되지 않거나 답답한 것은 아니다. 다만 현실감이 떨어져 버린달까.

연희가 업계에 들어서는 과정이나, 적응하는 과정. 사건의 등장과 성수와의 인연, 죽음으로 이어지면서 연희가 파고드는 과정. 연남의 등장과 역할 등. 상당 하달만큼 탄탄한 구성과 개연성에도 불구하고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것은 사건이 벌어지는 배경이 구체적으로 그려지질 않아서 아니었을까.

책의 분량을 봤을 때, 아마 영상으로 라면 모를까 일반 소설로 서사를 포함했다면 개인적 판단으로는 한 권 내로 풀어낼 수 없을 이야기였지 않나 싶다. 즉, 장면에 대한 서사와 개별 이야기 간의 인과에 대한 서사까지 더해진다면 너무 이야기가 길어져 편집 과정에서 꽤 생략했거나, 따로 증량할 생각을 하지 않은 건 아닐까 싶다.

거기다 뭐랄까. 거의다 연희의 시점에서 서술된 소설에서 대부분을 연희와 주변 인물 간의 대화로만 풀어가다 보니 생각보다 긴박감이나 흥분도가 낮다. 엄청난 범죄가 벌어지는 현장, 온갖 음모와 계략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책장은 잘 넘어가지만 긴박하지는 않았다. 읽히는 속도는 빠르지만 긴장감은 떨어진달까.

그럼에도 독특한 소재와 구상, 탄탄한 인물관계와 사건의 흐름 등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만약 영화화가 된다면, 액션신을 더 많이 포함시켜야 하지 않을까. 이 내용대로 영화화라면 글쎄. 고어물이 되어버릴 수도...)


본 서평은 서평단 참여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증정받아 작성하였으며,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로 적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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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형제 동화 Brüder Grimm 팡세미니
그림 형제 원작 / 팡세미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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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동화책을 읽었다. 성인이 된 이후로 동화책은 영역이 다른 분야라 치부하고 읽을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어쩐지 사회생활에 지칠 땐 오염물 없이 깨끗하고 밝은 동심이 그립곤 했다. 마침 적절히 날씨도 좋은 날 그림 형제 동화를 읽었다. 동화 작가는 아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로 잘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그림 형제는 몇 번 들어봤다. 오히려 동화보다는 애니메이션 '라푼젤'로 유명해서 그런지 성공한 작가(?) 느낌이 든다. 동화인데도 뭔가 대작을 본다는 심정이랄까?

이번 책에 수록된 동화는 총 열 편이다. 개구리 왕자, 라푼젤, 삼 형제, 황금 거위,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어렸을 적 읽어봤던 동화들도 있고 난쟁이의 선물, 대단한 도둑 등은 나에겐 다소 생소한 동화도 들어있었는데 읽었던 동화는 어른이 돼서 다시 읽어보는 게 은근 색다른 경험을 안겨주었다. 책 서두에 있던 짧은 소개 글에 그림 형제 동화의 '브레멘 음악대'를 꼭 읽어보길 추천해 줘서 무척 설레었다. 기대하고 읽어서 그런지 결말이 다소 허무했지만 쓸모가 없어져 인간에게 버려질 상황에 처해 떠난 동물들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림 형제 동화는 애니메이션화된 동화가 많아 원작을 읽는 것도 애니메이션과 오버랩되어 색다른 경험이었다.

동화책이라 생각보다 분량이 짧고 빠르게 읽을 수 있다. 안데르센 동화를 읽은 다음에 바로 그림 형제 동화를 읽어서 그런지 작가별로 나타나는 동화 특징들이 느껴져 재미있었다. 출판사 팡세미니에는 또 다른 동화들이 스리즈로 있어서 모두 읽어보면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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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 - Andersen's Fairy Tales 팡세미니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 팡세미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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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동화책을 읽었다. 성인이 된 이후로 동화책은 영역이 다른 분야라 치부하고 읽을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어쩐지 사회생활에 지칠 땐 오염물 없이 깨끗하고 밝은 동심이 그립곤 했다. 마침 적절히 날씨도 좋은 날 안데르센 동화를 읽었다. 사실, 책에 수록된 동화들 중에는 거의 대부분 어렸을 적 읽어봤던 익숙하고 반가운 동화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정작 작가가 누군지 모르고 읽었다는 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지금에서야 작가를 기준으로 책을 선택해서 읽는데 동화는 왜 그저 줄거리만 생각한 건지 모르겠다.

수록된 동화는 총 열한 편이다. 엄지 공주, 성냥팔이 소녀, 인어 공주, 벌거벗은 임금님 등 어렸을 적 읽어봤던 동화들도 있고 다섯 알의 완두콩, 날아다니는 가방, 도깨비는 무엇이 좋은가 등 나에겐 다소 생소한 동화도 들어있었는데 읽었던 동화는 어른이 돼서 다시 읽어보는 게 은근 색다른 경험을 안겨주었다. 여기서 놀랐던 건 내가 기억하고 있던 동화의 내용을 각색하여 기억하고 있는 부분이 꽤 있었다는 것이다. 성냥팔이 소녀만 해도 결말이 소녀의 죽음일 줄은...깜짝 놀랐다 정말. 안데르센 작가의 동화는 성냥팔이 소녀도 그렇고 참 잔혹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분명 동화는 해피엔딩인 게 정석인데 지금 읽어도 슬프다.

동화책이라 생각보다 분량이 짧고 빠르게 읽을 수 있다. 이번 기회에서 안데르센이라는 작가도 알게 되었고 어릴 적 읽었던 동화를 다시 읽어보는 시간이 무척 즐거웠다. 안데르센이 발표한 동화는 150여 편이나 된다고 하는데 또 다른 작품들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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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프리카인가 -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아프리카!
나선영 지음 / 바른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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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긴 하지만 아프리카 대륙을 자동차 타고 한 바퀴 도는 게 꿈이다. 구체적인 계획 없이 그냥 머나먼 로망 같은 거다. 다큐멘터리에서나 보는 코끼리나 기린이 사는 세상에 잠시 발을 들여 넣어본다는 상상 자체만으로도 흥분되고 떨린다. 이 책의 저자는 94년부터 현재까지 45개국을 떠난 세계여행의 달인이다. 역마살을 억누르지 못해 떠났다고 한다. <왜, 아프리카인가>에서는 저자가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여행기를 중심으로 아프리카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 아프리카의 역사, 그리고 분위기 등을 담았다.

첨부된 사진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이색적이라서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 유난히 눈망울이 예쁜 나와 반대의 사람들이 특히 눈길을 사로잡았다. 책 앞쪽에는 아프리카에 대한 기본적이 현황들에 대해 다루고 중간부터 저자의 아프리카 여행기가 나오는데, 내가 아프리카를 간다면 여행을 하러 갈 확률이 높아서 그런지 여행 부분을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케이프 반도 투어가 멋졌다. 해변, 아프리카의 시원한 맥주, 펭귄들까지 생각만 해도 황홀하다.

책을 읽기 전에는 아프리카 하면 '밀림'과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이 책을 계기로 아프리카 곳곳의 아름다운 장소와 사람들에 대해 조금 더 가까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동물과 자연보다는 사람과 문화에 초점을 잡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말 그대로 아프리카에 대한 선입견을 많이 벗겨준 책이랄까? 나처럼 아프리카에 여행할 계획이 있는 사람이거나 아프리카를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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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학원 마케팅 - 동네 1등 학원 만드는 온라인 마케팅의 모든 것
그래서노벰버(윤민옥) 지음 / 대경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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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학원을 차릴 계획이 있거나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님이라면 그리고 학원 마케팅을 어떻게 할지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봐야 할 책이 있다. <그래서 학원 마케팅>은 늘 새롭게 변화하는 우리 사회에 발맞춰 학원 마케팅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뭐부터 해야 하는지, 마케팅을 하면 얼마나 차이가 있고 마케팅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중에서도 온라인 광고는 해야 하는지 또 어느 정도 하는 게 맞는지 더 나아가 3개월 플랜까지 담겨있는 그야말로 학원 마케팅의 A부터 Z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책의 저자는 올해 3월까지 6천 건 이상의 학원 블로그 코칭을 진행한 경험이 있고 또 교육기업과 단체를 대상으로 마케팅 교육 및 코칭도 진행하고 있기도 해서 '사교육 온라인 마케팅'분야에서는 꽤 입지가 있는 저자이다. 사실, 마케팅이라는 게 어디서 배우기도 어렵고 수업료도 비싸다는 측면에서 굉장한 경력이 있는 저자의 노하우를 담은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가성비 측면에서 꼭 읽어야 한다. 마케팅이란 '내 잠재 고객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설득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련의 활동'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수강생을 내 학원에 등록하게 만드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저자는 마케팅 중에서도 온라인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블로그 광고, 키워드 광고, 디스플레이 광고, 인스타그램 광고 등이 있으며, 온라인 마케팅의 핵심은 다양한 채널들의 광고를 통해 고객을 불러 모아 내 학원에 관심을 갖게 만들고, 내 블로그에 이미 정비된 콘텐츠를 통해 신뢰감을 준 후 등록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제는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동네 학원을 운영할 것에 있어서도 온라인 마케팅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필요한지 깨닫는 계기였다. 개인이 하는 학원일지라도 브랜딩을 시작해야 하고 네이버 블로그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도 새롭게 알았다. 네이버에서 학원을 검색했을 때 스마트 플레이스 상위에 노출되려면 어떤 경로로 어떤 핵심으로 진행해야 하는지 사진 첨부터 세세하게 되어있고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정리된 부분도 현실적인 조언을 담아 좋았다. 1주 차, 2주 차, 9주 차, 10주 차까지 주차별로 마케팅 계획을 잡아 내비게이션 해준 부분은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실제 학원을 운영하는 원장님이라면 온라인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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