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티켓
조 R. 랜스데일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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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티켓은 가벼우면서도 어두운 블랙코미디 같은 소설이다.

온 마을에 퍼진 천연두로 인해 부모님을 잃고 할아버지를 찾아간 소년 잭과 여동생 룰라. 할아버지 또한 별다른 대책이 없어 셋은 이름도 모르는 친척 집으로 떠난다. 그러던 와중 만난 은행강도들에게 할아버지가 죽고 룰라는 납치를 당한다. 잭은 여동생을 찾기 위해 여러 곳을 찾아다니지만 찾지 못하고 좌절하는 그때 함께 추적팀을 꾸려 은행강도를 잡고 룰라를 찾자고 제안해오는 한 사내가 나타난다. 사내를 시작으로 꾸려진 추적팀은 6명의 친구들로 꾸려지고 사건을 헤쳐나간다.

매춘부, 난쟁이와 흑인 인간, 돼지, 보안관 등으로 힘없고 보잘것없던 추적팀은 각기 다른 재능으로 서로를 보완해 주는 한 편, 독특한 특징을 가진 구성원들의 이면을 비춰 인간사의 면모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차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또 소년의 성장을 담았다. 글을 읽고 있지만 대화가 많아서 그런지 영화를 보는 듯 자연스럽게 상황이 그려졌고 가독성 또한 좋았다. 하지만 예상 가능한 결말은 다소 아쉬웠고 흐름에 맞지 않게 잔혹한 부분이 등장해 당황스럽기도 했다. 천연두, 뱃사공, 노새와 같은 단어들로 이솝우화를 읽는 듯한 분위기였고, 긴장감이 넘치거나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이 아닌 등장인물들이 다소 자극적인 상황들을 맞이하며 선택하고 생각하는 과정으로 하여금 독자는 많은 생각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떤 분위기로 연출될지 무척 궁금하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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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꽃
이동건 지음 / 델피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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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이지만 공적인 도움이 된다면 이 범죄자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 소설이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한 남자는 233명을 잔인하게 죽인 범죄자이다. 어릴 적 아버지가 암으로 죽고 어머니 또한 알지 못한 병으로 죽은 이 남자는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33명을 실험했다. 마침내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발견한 이 남자는 세상 밖으로 나와 자신이 233명을 죽였으나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으니 자신을 욕하지 말라고 한다.

이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당신이라면 이 남자가 세상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많은 감정과 생각을 할 수 있었고, 책을 읽기 전 간단한 포맷만을 접했을 때와 책을 읽고 난 뒤 나의 생각은 정 반대 방향으로 바뀌었다. 단편적으로 233명을 죽였다고 하면 당연히 죽어마땅한 사람이지만, 저 233명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독자인 나로서는 세상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은 정말 거부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미 죽은 사람들이 되돌릴 수 없는 이미 끝난 일이다.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능력이라면 세상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미있는 질문이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233명만큼을 살릴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하면 '갸우뚱' 했겠지만 '모든 병' 그리고 '70억 인구'를 대상으로 비교하다니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지 않았다. 가독성은 좋았지만 전반적으로 가벼워 보이는 느낌이 들었고, 독자에게 상황을 이해시키기 위해 설명하는 듯한 문장이 많아 인위적인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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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애다 - 이미 다이어트에 지쳐있는 사람을 위한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살 빠지는 쉽고 건강한 다이어트 일상 습관
이지애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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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의 계절이 돌아왔다. 매년 반복되는 루틴이 되어버린 다이어트는 많은 사람들의 새해 목표이기도 할 만큼 간절하다.

나 또한 더 이상 여지를 주면 안 되는 체중까지 와버렸다. 체중계에 올라갈 때마다 실망하기 싫어 안올라간지도 어언 몇 개월이 흐른 지금, 매일 아침 옷을 입을 때 느껴지는 다이어트의 압박 덕분에, 내 몸이 다이어트를 원하고 있음을 상기한다.

그러던 와중에 반갑게 만난 다이어트 책. 다른 다이어터들과 달리 천천히, 건강히, 쉽게 빼는 것을 강조하는 책이다. 저자는 88kg에서 딱 절반인 44kg을 뺏다고 한다.(대단하다...!) 저자의 비법이 뭘까 몹시 궁금하다. 매번 다짐하고 행동하고 실패하고 받아들이지만, 그저 나에게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찾지 못해 다이어트를 못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 나는 44kg을 감량한 이 저자에게 희망을 걸며 읽어보았다.

현실적으로 도움 되는 내용들이 많았다. 친밀한 필치 덕분에 가독성도 좋고 핵심이 되는 내용도 눈에 잘 보였다. 책은 종이로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일방적 소통인데 '기록해 보자', '적어보자' 등의 여백 부분이 있어 실제 다이어트를 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분이 좋았다.

굶어서 빼는 다이어트는 안 좋다는 내용을 시작으로 정말 다양하고 유익한 내용이 많았는데, 간헐적 다이어트를 좋아하는데 추천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무작정 간헐적으로 하기보다는 좀 더 체계적으로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또한 야식을 좋아하는 나에게 야식을 끊기보다는 횟수를 줄이라는 솔루션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식습관 같은 경우에도 채소를 더 챙겨 먹고, 과식을 했으면 최소 16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최근 과식 등을 했다면 언제 무엇을 어디서 먹었고 얼마큼 먹었는지, 그때 왜 그랬는지 또 같은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대처할 건지 적어보라 하기도 하고 '못먹어'가 아닌 '내일 먹자' 생각하라 하기도 한다. 30번 이상 오래 씹기, 생리 기간에는 자체 브레이크 타임을 설정해 보내라는 조언도 좋았다.

저자의 다이어트 일기? 도 가볍게 적혀있곤 하는데 하루를 기분 좋게 끝내는 문장들이 인상적이다. 급하게 빼는 방법이 아닌 천천히,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다이어트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다이어트만 생각하면 앞 날이 캄캄하고 계속되는 실패에 자괴감이 들지만 이 책에서는 애쓰지 않고 빼는 방법들을 알려주기 때문에 살은 비록 잘 빠지지 않더라도 정신건강에는 무척 도움이 될 것 같다. 도움 되는 조언들이 많아서 당장 모든 것을 하기보다는 일상 속에서 하나씩 실천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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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즈 어웨이 안전가옥 쇼-트 12
배예람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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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

아무래도 좀비를 주제로 한 소설이다 보니 사람 머리가 굴러다니고 창자가 발에 걸리는 상황이 묘사되어 더럽고 징그럽다는 느낌이 든다.

좀비의 머리가 대학입시에 가산점이 되고, 돈이 되는 사회가 되어 인간이 좀비를 쫓는 모습이 기괴하고 어처구니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럴 듯해서 묘한 흡입력이 있는 소설이다.

작은 책 속엔 세 가지 단편이 담겨있다. 각기 다른 내용을 담은 단편이지만 연결되어 있다.

학교에서 피구를 하다가 날아온 좀비 머리로 시작된 학교 좀비물 '피구왕 재니'

좀비가 창궐한 세상을 그린 '좀비즈 어웨이'

기능성 드링크를 개발하다 만들어진 좀비 드링크 '참살이 404'

좀비가 생겨난 이유부터 학교로 퍼져나가는 과정 그리고 좀비 세상을 그린 내용까지 단편이지만 연결된 내용이 탄탄하다.

좀비물이라서 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결코 뻔하지 않는 설정도 좋았고 무엇보다 머리만 남은 좀비에게 인격을 없애지 않고 주인공과 동행하는 모습이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좀비가 된 이후에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은 우리가 여태 생각해오던 좀비의 모습과 사뭇 달라 '좀비이지만 이성적인 생각이 가능하다면' 나는 좀비를 어떻게 대할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또한 백신 부작용으로 인해 인간에서 좀비로 변해가는 과정을 한 달로 늘려놓았다는 것도 꽤나 설득력 있었고, 세 가지 단편 중에 마지막을 장식한 '참살이 404'의 경우 신선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앞선 좀비 시대의 시작을 알려줘 무척 만족스러웠다.

마치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기분이다. 좀비물인 만큼 자극적인 문장들이 많지만 창의적인 시각에서 좀비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소설이었다.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잘린 머리와 대화를 하는 게 흥미롭다면 이 책이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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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꽃길이라 내가 꽃인 거예요
김서희 지음 / 포레스트 웨일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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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시집이 읽고 싶을 때가 있다. 시집을 읽으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고갈된 감정을 다시 순두부처럼 채워 넣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한다. 시집 중에서도 좋아하는 장르가 있는데 바로 달달한 사랑을 주제로 한 로맨스 시집이다. 다소 낯선 장르(?)는 이전에 읽었던 이원하시인의 '내가 아니라 그가 나의 꽃'을 처음 읽으면서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이번에 읽은 시집도 분홍색 표지에 간질거리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었다.

SNS에서 공감을 일으키는 글을 많이 쓰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가 쓴 이 시집은 작은 책에 백여 개가 넘는 짧은 시들이 담겨있다. '너와 나'에 대한 추억이 가득한 시집에는 시인의 감정이 담겨있지만 곧 나의 감정이 담겨있듯 빠져든다. 누군가와 사랑을 할 때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특별해지는 순간이 있다. 이름 없는 파일, 사계절이나 날씨, 물웅덩이만 봐도 상대방이 생각나는데 저자는 이런 일상 속에 묻어있는 감정을 글로 전했다.

책에 담긴 많은 시들 중에는 공감 가고 나의 추억이 오버랩되는 시들이 많았지만, 책을 덮은 지금까지도 생각나는 시는 '환영'이다. 반가움의 환영이 아닌 그와 함께했던 길을 보면서 눈앞에 보이는 그를 떠올리며 담은 시다. 지금의 사랑은 안정되어서 나에겐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같이 추억으로 다가온 책이지만, 사랑의 감정에 격동을 느끼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났다면 아마도 펑펑 울면서 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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