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셰프 서유구의 만두 이야기

조선셰프 서유구의 만두 이야기 ㅣ 임원경제지 전통음식 복원 및 현대화 시리즈 10
우석대학교 전통생활문화연구소 외 지음, 임원경제연구소.이윤호 옮김, 곽미경 감수 / 자연경실 / 2022년 10월

집마다 없어서는 안 될 만두. 냉동실에 쟁여놓고 오랫동안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국민 음식 만두. 제목에 등장하는 서유구는 조선 후기 실학자이면서 요리사이다. 서유구는 임원경제지를 통해 전통문화와 실용지식을 기록하여 남겼고 우석대학교 전통생활문화연구소에서 그중 정조지의 만두 편을 복원하여 이 책에 담았다.

<조선셰프 서유구의 만두 이야기>에서는 <정조지>속에 등장하는 만두에 대한 내용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전통 만두와 현대의 만두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의 만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에 대해 담았다. 레시피와 함께 소개된 만두 종류만 해도 60~70여 종이 되고 한반도 만두의 특징이나 다양한 만두 모양에 대한 내용, 만두피 반죽법, 만두피에 사용되는 곡류 등도 자세히 나와있다.

가장 관심 있던 부분이 아무래도 만두에 대한 이해였는데, 만두의 기원은 정확하게 어떤 나라에서 먼저 만들어 먹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중국이 만두의 종류가 많고 우리가 부르는 만두라는 이름이 제갈량 때 처음으로 사용되어 흔히 만두는 중국에서 시작되었다고 알고 있었지만 만두처럼 생긴 음식은 제갈량 이전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만두에 대한 기록은 고려사 효우열전에서 보인다고 한다.

역사적인 만두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만두를 만드는 레시피가 함께 들어있는 게 특징이다. 보편적이지 않은 토란 만두나 석류탕, 육만두 등을 만드는 방법이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다. 만두를 좋아하는 사람도 이렇게까지 다양한 만두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 시대에 각자 주어진 재료를 최대한 활용해서 만든 만두들을 보면서 역사 공부가 함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옛 기록을 복원하여 만든 책인 만큼 셰프라는 단어보다는 요리사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만두 이야기 외에도 과자 이야기, 김치 이야기, 술 이야기 등 시리즈로 있으니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거의 모든 것의 과학

거의 모든 것의 과학 - 사람의 호기심에서 시작돼 혁신을 이루는
YTN 사이언스 〈다큐S프라임〉 지음 / 다온북스 / 2022년 10월

'YTN사이언스'라고 들어보셨을지 모르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뉴스채널로 유명한 'YTN'과 함께 운영하는 국내 유일한 과학기술전문방송이다. 필자 또한 이 책을 읽다 보니 'YTN사이언스'의 존재를 알았다. 이 책은 'YTN사이언스'에서 방영된 내용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그래서인지 책 중간중간마다 TV에서 방영된 장면들이 사진으로 많이 등장하는데, 마치 TV를 보고 있는 것 같은 실감이 나서 독특한 기분이 들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분야가 넓다. 예를 들어 AI 신체 인식 기술, 미시 세계를 관찰하는 방사광 가속기, 하늘을 나는 자동차, 초고속 열차와 전기선박, 4차 산업혁명 핵심 산업 미래 자원 바나듐, K-베터리, 초소형전기차, 탄소저장 CCS기술 등이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이나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현시점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고, 미래 산업에 대한 전망까지 예측해 보는 내용이 있어 무척 유익했다. 대부분의 과학은 사람의 호기심으로 시작해 무모한 도전이 실현이 되면서 세상이 바뀌는 흐름이다. 더 이상 발전이 없을 것 같으면서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과학의 유동성을 많이 체감했고, 과학의 범위가 정말 넓고 우리 미래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아쉬웠던 점은 현재 실현된 과학기술에 대한 내용의 비중보다는 미래 과학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심도 있는 내용이 더 많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이 있었고, 티브이에서 방영했던 자료를 별다른 편집 없이 옮겨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기회가 되면 방송으로도 보고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처세술

처세술 - 개그맨 김형인의 뼈 때리면서도 담백한 세상에 대한 처세 이야기
김형인 지음 / RISE(떠오름) / 2022년 10월

개그맨 김형인의 뼈 때리면서도 담백한 세상에 대한 처세 이야기라고 책 표지에 설명되어 있다. 사실 개그맨 김형인씨가 책을 내서 이 책을 본건 아니다. 처세술이라는 제목이 좋았고, 강렬하고 불만 있어 보이는 표정의 일러스트가 눈에 띄어서 읽게 된 책이다. 막상 책을 받아들이고 보니 개그맨 김형인씨가 쓴 책이라는 것을 인식했고, 유쾌하게 세상에 소리치는 내용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읽었다. 책은 생각보다 유쾌하지 않았다. 개그맨이 책을 냈다고 하니 유쾌할 거라고 생각한 것 자체가 편견이었다는 뜨끔함과 동시에 오히려 진중한 면모를 볼 수 있어서 더 담백한 장점으로 다가왔다.

책에서는 사람을 대하는 처세, 나락에 대비하는 태세, 세상을 견디는 자세, 성공도 실패도 쿠세라는 제목으로 4개의 파트로 나눠 있다. 핵심은 잘못을 했으면 사과하는 것, 관계에 있어서 상대방이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하는 것, 등에 칼을 꽂지 않는 것,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 마냥 무언가를 바라기만 하기보다 기꺼이 해주고자 하는 것으로 꼽을 수 있다. 너무도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게 세상을 살아가는데 삶의 기본적인 자세가 아닌가 다짐한 대목이기도 했다. 책은 강렬하지만 작고 여백이 많아 지하철이나 출퇴근 시간에 들고 다니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아무래도 저자가 연예인이다 보니 많은 구설수에 오르기도 하고 경제적 자유로움과 사회적 지위 부분에서 입지가 온전치 못하지 않았나 싶은 내용들이 많이 있었다. 멘탈이 강해야 연예인도 할 수 있는 것인 만큼, 멘탈을 꽉 붙잡고 싶을 때 가볍게 읽어보며 좋을 책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쉽게 방전되는 당신을 위한 에너지 사용법

쉽게 방전되는 당신을 위한 에너지 사용법 - 쓸모없는 것은 버리고 중요한 것에만 집중하는 오늘 치 에너지 배분의 기술
게일 골든 지음, 한원희 옮김 / 갤리온 / 2022년 9월

반복되는 하루에 번아웃이 오고, 주변 사람들이 매번 바뀌면서 새로운 사람에게 적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쉽게 방전되는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까 하고 고민하던 찰나 이때다 싶어 읽은 책이다. 대책 없이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낭비했던 내가 에너지 사용법에 대해 알게 하고, 조절할 수 있으며,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방법을 알게 해준 책이 바로 <쉽게 방전되는 당신을 위한 에너지 사용법>이다.

저자는 경영 심리 컨설팅 회사 대표이자 임상심리학 박사로 20년 넘게 심리 치료사로 일하고 있는 게일 골든(Gail Golden)이다. 책은 8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우선순위 설정의 기술에 대한 내용을 비롯해 중요하지 않은 일에 에너지를 빼지 말라 강조하고, 에너지를 얻는 공간을 만드는 방법, 업무 효율이 높은 사람들의 비밀은 뭔지, 자기 인생의 큐레이터가 되는 방법을 담았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자신의 우선순위에 맞춰 에너지를 쓰면 자신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일에서 탁월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이전의 생활보다 더 의미 있고 생산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부분이 많았고, 그 질문들로 하여금 책을 읽는 동안 나 자신의 내면에서 수없는 질문과 답변이 끝없이 이어졌다. 무게감 있는 질문들이 많았기에 결론이 나지 않은 질문이 대부분이었지만 어느 정도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 방향성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 사사로운 일에도 원하는 만큼 깔끔하게 진행이 되지 않을 경우 화가 나곤 했는데 굳이 그런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고 또 다짐했다. 책에서 소개된 오늘의 에너지를 잘 쓰는 방법을 정리해 봤다.

● 중요하지 않는 사람의 의견에 휘둘리지 말고 '이 사람의 의견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라며 마음속으로 생각해 본다.

● 사사로운 일에 엄격함을 두어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

● 당신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아라

● 나에게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라

● 에너지 투자 대비 이익을 따져라

● 완벽주의를 버리고 적당한 수준을 허용하라

● 내 에너지가 쓰여야 할 곳을 파악하라

상대방이 서운해할까 봐 '안돼'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 내가 원하는 것을 잘 모르겠는 사람, 사사로운 일에 신경을 많이 써서 피곤한 사람, 에너지를 어떻게 분배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이 읽으면 분명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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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치료하는 당신만의 물망초 식당

마음을 치료하는 당신만의 물망초 식당
청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1월

<물망초식당>은 쌤앤파커스와 리디북스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1회 K-스토리 공모전의 일반/드라마 부문 최우수상 수상작으로 사람의 슬픔을 보듬고, 마음을 치유하는, 오직 나만을 위한 1인 맞춤 식당 물망초식당을 배경으로 한 한국 장편소설이다. 어쩌면 보편적이고 특별할 것 없는 줄거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에게 감동의 잔상을 남겨 최우수상으로 뽑혔다고 한다.

레스토랑 '금귀비정찬' 사장 금귀비는 딸 문망초에게 가게를 이어받기 위해서는 '물망초'라는 간이식당에서 손님 7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다. 그렇게 시작된 물망초식당은 100%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고정된 메뉴가 없고 찾아온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요리사가 손님에 맞는 음식을 만들어 처방을 내린다. 손님 중에는 두려움, 실연, 가난, 미성숙함 등의 트라우마를 가진 손님들이 등장한다. 망초는 손님들의 아픔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면서 음식을 만들고, 조금씩 치유하며 자신 또한 위로받는다. 망초는 간이식당을 운영하면서 요리는 곧 사람의 슬픔을 보듬는 일, 더 나아가 사랑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물망초식당 이름의 뜻은 물망초의 꽃말이 '진실한 사랑,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뜻으로 물망초식당의 요리사의 '요리하는 사람이라면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라는 신념이 녹아든 식당 이름이다. 처음에 책을 읽을 땐 엉뚱한 면모를 가진 아빠, 정찬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망초가 직접 손님의 고민을 해결하려 애쓰는 과정 중 요리로서 누군가의 아픔을 치유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망초식당이라는 공간에서 요리를 통해 치유하는 과정 자체가 힐링이고 아픈 기억을 치유하는 시간이었다. 저자는 상처 입은 사람들의 아픈 기억을 음식으로부터 요리사가 치유해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고안했다고 했는데, 용기, 슬픔, 변화, 용서, 당당함, 용감함 그리고 사랑에 이르기까지 꽤 많은 키워드를 다루면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치유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소설이다. 앞으로 있을 제2회 K-스토리 공모전 또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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