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15번 진짜 안 와
박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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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피의 법칙이 증폭되어 일어나는 사람이 정말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드는데 '15번 진짜 안 와'의 주인공 고남일이 머피의 법칙을 몰고 다니는 남자다. 이 책의 저자 박상씨의 작품은 처음이다. 인터넷 웹진을 통해서 저자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유머와 위트가 입증되었던 작품으로 웹진을 평소에 접하지 않는 나로서는 이렇게나마 책으로서 박상 작가의 책을 만나서 좋았다. 

 

고남일은 평범한 대한민국의 보통 청년의 삶을 추구하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생활은 아르바이트로 충당하면서도 자신의 삶에 만족감을 가지고 있다. 그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순전히 약간의 술 기운에 취한 정의?로운 행동이 발단이 된다. 이 일로 인해서 밴드에서 키보드를 치던 여자친구 영미와 이별을 맞보게 되고 그의 삶은 조각조각 결국에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오토바이와 기타를 친구에게 팔고서 '롹'의 충만함이 가득한 영국으로 영미가 미술 공부를 위해 떠난 곳으로 무작정 편도행 비행기 표를 끊어 날아간다.

 

첫날부터 고남일은 영국의 살인적인 물가에 놀라게 된다. 한국에 살때에도 계속해서 겹쳐지는 불운 속에서도 그나마 고남일을 지켜 주었던 롹정신을 생각하며 그는 영국에서 성공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우연히 보게 된 전 여친 영미의 뒷모습.... 영미와의 감격?적인 재회와 영미의 도움으로 영국이란 나라의 특성과 고남일이 버티기 위해서 해야할 것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며 덤벼드는데....

 

아르바이트로 하게 된 스시집 배달.... 그곳에서 만나게 된 어여쁜 백인 아가씨... 그녀와 영미, 영미의 남자친구와 고남일은 우여곡절 끝에 한집에 살게 되고 4사람의 기묘한 동거 속에 어느날 영미의 남자친구가 권한 담배를 돌려 피는 와중에 고남일은 롹필이 한껏 든 상태에서 멋진 연주를 선보이는데...

 

고남일의 불운은 영국에서도 계속된다. 다른 사람들은 15번 버스를 기다리지 않아도 금새 나타나는데 고남일은 아무리 15번 버스를 기다려도 좀체로 나타나지 않는다. 15번 버스는 영국에서 버텨보려는 고남일의 마지막 마음과 맞물러 있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는 15번 버스처럼.. 고남일에게 기회란 쉽게 오지 않으며 삶은 힘들기만하다.

 

지금 한창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자신이 하고 싶은 하는게 얼마나 힘든지 살아본 사람들은 다 안다. 먹고 사는 것을 위해 어느새 사회와 타협하게 되고 그래도 가슴 밑바닥에는 끊임없이 꿈에 대한 열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창 힘든 삶을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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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고양이 눈 - 2011년 제44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최제훈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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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끝을 짐작하지 못하는 책을 읽었다. '일곱개의 고양이 눈'의 저자 최제훈씨의 작품은 처음이다. 그의 전작 ' 퀴르발 남작의 성' 을 읽어 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은 우연히 도서관에 갔다가 눈에 띄여 빌려온 책이다. 저자 최제훈씨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열광적이다. 단 두편의 작품만을 독자들에게 선보였는데도 많은 사람들의 그의 글에 매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나역시 이 책을 통해서 최제훈 작가가 얼마나 매력적인 글을 쓰는 사람인줄 알게 되었다.

 

인터넷  한 사이트의 열렬한 매니아로 활동중인 사람 6명이 산장에 초대를 받는다. 이들이 중독되어 있는 주제는 '연쇄살인'이란 일반인들이 꺼리는 것들에 매료되어 살인범들의 특징이나 범죄형태 등.. 다양한 정보 공유를 통해서 만남을 갖게 되었는데 정작 이들을 초대한 '악마'라는 닉네임의  그인지 그녀인지 모르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는다. 6개의 방에 각자의 짐을 풀은 사람들이 한명씩 살해되어  가는 과정을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는 상태로 범인에 대한 윤곽도 잡지 못하며 다만 자신들을 초대한 악마라는 인물에 대한 의문점만 안겨주는데...

 

첫번째 스토리가 끝나면서 슈베르트 현악사중주 '죽음과 소녀' 음악이 나오며 벌거숭이 소녀에게 그녀의 죽음을 암시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신에게 갑자기 일어난 간질 증세에 대해서... 이 일은 그의 어머님에게 커다란 상처로 남아 있던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과 연결되며 남자의 쌍둥이 여동생과의 관계와도 연결된다.

 

이외에도 모호한 이야기는 계속된다. 유명대학 법학부 3학년에 다니는 남자와 그의 여자친구가 뒷산에서 만나게 된 나비 문신의 남자와의 일로 인해 남자의 변화된 꿈과 미래의 생활... 여기에 나중에 여자친구 역시 남자친구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생각했던 일에 대한 회고와 그녀의 남편과 옛남자친구가 연결되어 있는 사연...

 

스토리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하며 읽다가 어느순간 모든 스토리는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한다. '일곱개의 고양이 눈'속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다 다르다. 각자의 입장에서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는 들려주기에 전혀 다른 이야기라 느껴진다. 

 

 고양이 3마리면 당연히 고양이 눈은 6개가 정상이다. 헌데 7개의 고양이 눈이란건 하나의 눈은 누구의 눈일까? 책속에는 계속 이야기가 변화하고 있으며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책을 읽으면서 푹 빠져서 읽었다기보다 책이 주는 재미와 흡입력에 놀라게 된 책이다. 시종일관 이게 뭐지?하는 마음으로 읽게 한 책이기 때문이다.

 

추리소설을 읽다보면 명쾌하게 범인이 밝혀지기를 원하게 된다. '일곱개의 고양이 눈'을 통해서 추리소설이 주는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한 책이다. 책의 내용중에 '완벽한 미스터리를 꿈꾸는 소설'를 이야기하는데 내가 바로 이 책을 읽으며 저자 최제훈씨가 만들어 놓은 미스터리라는 큐브안에 갇힌 기분을 들게 한다. 신선한 충격을 주는 작가다. 한동안 일본 추리 작가의 작품만 읽었는데 우리나라 추리소설도 충분히 재밌다는 생각을 하였으며 저자의 첫번째 작품인 '퀴르발 남작의 성'은 어떨지 기대감을 가지고 읽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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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섬 2
안정효 지음 / 나남출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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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송공화국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자신이 2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변웅호 대령.. 그의 쿠데타 성공은 한국정부에게는 불편함만 안겨준다. 이제는 황송공화국과 한국정부와 솔섬에 주둔하고 있는 파병과 영토 반환 금액으로 500조원의 줄다리기가 시작되고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는다. 여기에 중국은 솔섬이 자신들의 영토라는 새로운 주장까지 가세하며 이 모든 것에는 미국과의 보이지 않은 힘 겨루기가 숨어 있다.

 

누구보다 치밀한 계략가인 변웅호를 제거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충동질하는 역활에 미국측 정보참모의 계략으로 모이게 된 사람들... 변웅호를 눈에 가시처럼 생각하며 그를 피해 한국정부로 망명한 기업인 한재산과 조직폭력배 신세계파 회장되는 사람과 여기에 정부의 고위 관리 3명까지 합세시켜 교묘한 작전을 펼치는 미국측 사람들.. 이들의 벌이는 일생일대의 결전은 그만 미국측 사람들의 발빠른 계산으로 변웅호의 심복인 진무성 총리에게 연락이 가게 되고 이로 인해....

 

기업인 한재산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자신의 씨인 사람들을 불러 유언?을 남기는데 사생아인 이들의 처지는 각각 다 다르고 이들이 한재산의 공식 아들 3명을 빼고 각자의 위치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사생아중 한명은 나중에 아랑도사의 딸 하니와 엮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나오다보니 헷갈리는 것은 '솔섬 1'권에서 경험 했다. 2권을 읽으면서도 이들에 대해 파악도 되고 이들과 황송공화국과의 악연의 시작으로 황송공화국을 둘러싼 음모와 배신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자신을 해치려는 사람들에게 본때를 보여준 황송공화국의 변웅호 대통령... 이 남자 역시 가장 믿고 의지하며 절대 배신이란 것을 모를 남자에게 자신을 배신하지 말라는 의미로 너무 편집된 권력을 주게 되는데 이것이 화를 부르는 결과를 낳게 된다.

 

역사소설이지만 정치풍자가 책의 전부를 차지하다보니 집권하는 사람의 정당치 못한 방법에 의한 권력유지를 위해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따르게 된다. 일반인들도 익히 알고 있는 '떡값'이란 명목은 '떡잔치'로 변해 있으며 정의를 실현한다는 목적을 내세워 크고 작은 이유를 들어 사람들에게 무차별 권력을 남용하며 힘을 행사하고 형벌에 처한다.

 

뻔뻔한 정치인이나 대기업인의 안하무인적인 발언은 이익 창출을 위하여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폭력과 약탈, 착취를 서슴치 않겠다는 발언을 하는 모습은 기업인이 맞나 싶기도 하다. 깨끗한 정치를 해줄 정치인을 국민들은 원하지만 그들이 권력을 소유하고 지키기 위해서 보여주는 모습은 조직폭력배와 전혀 다를바 없다.

 

거액의 선거 자금을 주고 최연소 국회의원에 등극한 신데렐라와 군사정권 끝내기에 커다란 역활을 한 아랑도사의 딸 하니의 도피생활중 어머니의 부탁으로 뒤를 조사하게 된 남자와의 만남은... 너무나 복잡한 구조로 스토리가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전개될 스토리를 전혀 짐작하지 못하게 한다.

 

솔섬 황송공화국의 미래는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우리가 익히 아는 여러정치인들이나 기업인의 모습이 누구를 말하고 있는지 책속에서 충분히 짐작될 정도다.  신랄한 정치풍자로 인해서 저절로 웃음이 나기도 했으며 어쩜 예전과 전혀 변하지 않은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게 되어 불편함도 느끼게 된다.

 

이제는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누구의 손을 빌려서가 아니라 국민 스스로 적극적인 참여 의식을 갖고서 정치에 시선을 집중하여 더이상 정치인들이나 기업인의 파렴치한 모습을 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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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낮은 언덕들
배수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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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아의 신간 서적이 나왔다. 그녀의 소설을 많이 읽어보지 못한 나에게 그녀의 신간 '서울의 낮은 언덕들'은 이해하기 쉽거나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소설은 아니었다. 낭송 전문 배우라는 직업도 생소하고 스토리가 주는 이야기가 자꾸만 끊어지듯 이어지고 있는 것이 불투명한 느낌의 소설이라 읽는내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서울의 낮은 언덕들'의 저자 배수아씨는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한 독특한 문체를 보여주는 작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화학과를 졸업하고 국어를 싫어하던 그녀가 소설가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다는 것부터 남다르다고 느껴졌으며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주로 쓰는 그녀의 작품에 열광하는 매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작가다.

 

주인공 경희의 직업은 낭송배우라고 한다. 경희는 세계 여러나라 여러 도시들에 자신이 살았던 집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우리.. 경희의 이야기를 듣는 우리와 경희의 첫만남은 기차가 출발하려는 역 앞이였다. 자신과 만남을 가질 사람을 만난적도 연락처를 아는 것도 아닌 비엔나에 살고 있는 친구를 통해서 잠시 머무를 집의 주인인 사람과의 만남을 기다리는 경희에게 호기심이 발동한 우리는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빠지게 된다.

 

낭송전문배우 경희가 방랑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몇 년 전 갑작스럽게 헤어져서 그 이후 몇 년 동안 만남을 갖지 못한 독일어 선생이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들게 된다. 그 소식을 접한 경희는 막연하면서도 우울하고 감정이 메말라 가듯 암울한 기분에 휩싸여 독일어 선생을 찾아서 무작정 걸어서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충동적인 마음으로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경희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진다. 나이든 교사부부의 이야기나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 된 사람들끼리 서로의 집을 공유하며 아무런 조건이나 제약없이 집을 제공 받을 수 있는 방랑자 포럼 카라코룸을 마리아를 통해서 알게 되고 마리아를 통해서 낯선이와 잠자리를 공유하는 것이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연히 길을 나선 곳에서 보이는 스타벅스 표지판이 주는 안정감에 들어가게 되고 밀크커피 두잔을 시켜 놓고 앉은 자리 옆자리의 동양인 남성에게 별다른 감흥없이 시작한 이야기는 남자의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정작 남자가 보이는 호기심이 경희는 부담스럽다.

 

자신의 기를 빼앗기면서도 귀에 입술을 대고 흡착하는 치유사, 경제적으로 항상 경희에게 도움을 준 미스터 노바디와 그의 아들 반치, 마리아 등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들을 수 있다. 찾으려고해도 찾을 수 없었던 경희를 마지막에 우연히 보게 된 포스터를 보고 찾아가며 그녀와의 대화를 나누고 싶었던 화자의 희미한 영상처럼 인식되는 나란 존재에 대한 부정...

 

한동안 책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스토리가 주는 모호한 느낌으로 인해서 겨우겨우 책장을 넘기다 어느순간부터 작가 배수아씨가 주는 언어의 유희를 느끼게 되면서 경희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빠지게 된다. 19년을 글을 쓴 배수아씨가 들려주는 다양한 이야기에 귀 기울리고 싶어진다.

 

여행에 대한 치유사의 이야기와 반치가 경희를 보며 하는 이야기는 인상에 남는다. 여기에 반치가 한 말을 적어본다.

 

나는 네가 이 도시를 네가 태어나고 자란 도시와 쉽사리 겹쳐서 생각 할 수 있는 그 방식이 놀랍고도 두려워. 네가 즐겨 말하는 '동시에'란 어휘가 두려워. 그건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하고 무해한 게 아냐. 반복되는 엉휘는 어휘 이상의 힘을 갖지. 나는 이렇듯 바람처럼 홀연히 나타났다 수없이 많은 별의 어휘를 쏟아놓고 다시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사라져버릴 것이 분명한 네가 놀라워. 놀랍고 두려워. 이 도시에 도착해서 저 도시를 떠날 수 있는 너를 감탄해. 너는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이야기를 낭독하는 사람, 그 이야기 속에서 계속해서 살아 있는 사람처럼 보여. 너는 구분할 수 없는 우주만큼이나 현기증나. 나는 네가 어린 시절에 들었던, 사흘 밤 낮 동안 계속해서 낭독되던 옛날이야기 같아. 네 입은 늘 뭔가를 낭송하듯이 말하는데, 너는 늘 너는 없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 어느새 말해지는 것은 너 자체라는 생각이 들어. 변형되고 파생되고 비유되고 한없이 희박해져서 성분이 투명해진 너. 네가 이상하고 놀랍지만.....        -p118-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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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섬 1
안정효 지음 / 나남출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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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정치 풍자 소설을 만났다. 이 책의 저자 안정효씨는 자신의 소설을 '막소설'이라고 표현하며 '솔섬' 속 내용은 현재 우리의 정치와 사회현상을 제대로 풍자하고 있으며 여기에 판타지 요소도 덧붙여서 스토리를 끌고 가고 있는데 올해 2012년에 있을 선거를 앞두고 나온 정치풍자 소설이라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경기도 서해군 송도리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섬의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는 5백 살 먹은 노송 '쥔나무'로 인해서 여기를 '솔섬'이라고 부르고 있다. 작은 섬인 이곳의 18명의 주민들이 12가구뿐이라 투표시간도 고작 20분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빨리 끝나는 곳이다.

 

여기에 474-B 고농축 콜리디움 핵폐기물을 매립장 예정지로 솔섬을 점 찍은 폐기청 목설구 국장과 이계산 청장.. 두 사람의 묘종의 만남을 통해 474-B를 추진하는 시늉만 해도 12조 8천억원짜리 대공사에 달라 붙을 업자들을 생각하며 필요한 정치자금 확보에 어려움이 없을거란 생각에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폐기청 국장인 목설구씨는 사팔뜨기인 자신의 눈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행동을 통해 거부감을 줄이고 뛰어난 권모술수를 보이며 일인자의 자리는 절대 서지 않는다.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이 노인들이지만 나라에서 추진하는 계획으로 사람들의 출입을 통해서 엄청난 금전적 이익을 눈앞에 두고 각자 이익 챙기기에 혈안이 된다. 순수하고 인심 좋던 마을 인심은 돈 앞에서 자취를 감추고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이 돌아오지 않을까봐 오히려 안달하는 모습을 보인다.

 

동양철학원 원장인 아랑도사는 정치인들이나 정부 관료들이 문지방이 달토록 드나들며 그와의 만남을 원할 정도로 그의 예언은 적중률이 높다. 수년동안 아랑도사를 통해서 도움을 받은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그는 부와 명예를 다 가지게 되었고 그의 어여쁜 딸 하니 역시 뛰어난 미모를 이용해서 어린 나이때부터 남자들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이용하며 목설구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며 지낸다.

 

솔섬 탐사에서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목설구 폐기청 국장은 갑자기 솔섬이 주위의 바닷물이 없어지고 땅이 솟아오르자 한국정부로부터 독립을 꿈꾸게 된다. 솔섬이 독립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도움이 절실한데 이를 위해 미국의 관료를 끌어들여 미국의 협조를 이끌어 내며 한국정부로부터 독립을 선언 한다. 이것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한국정부는 그들에게 있어 뜨거운 감자였던 변웅호 대장을 보내 진화에 나서는데...

 

책속에는 정말 많은 정치인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으며 역대 대통령들의 성에 '세환'이란 이름으로 통일하여 부르고 있다. 알만한 이름의 정치인들은 물론 신문사 기자, 폭력배들과 대기업 총수의 숨겨둔 아들과 여자 등등.. 참 다양한 사람들의 이면에는 돈에 대한 욕망만이 우선한다.

 

솔섬인 황송공화국의 2대 대통령에 취임하며 무력으로 잡은 권력을 무마시키기 위해서 대대적인 피바람을 예고하며 '솔섬 1'은 끝이난다. 여자라서 정치에 얼마전까지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아 아는 이름들도 있지만 순간 헷갈리는 인물들도 있는데 이들이 누구였는지 잠시 기억을 떠올려 보기도 했으며 정치풍자 소설을 통해 속 시원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저자 안정효씨가 막소설이라고 평한 '솔섬'은 결코 막소설이 아니다. 오히려 이 소설로 인해서 불편하게 느낄 정치인과 기업인들, 정부의 고위관료들이 많을거란 생각이 든다. 선거철을 앞두고 갈수록 더욱 심해지는 언론탄압으로 인해 국민들은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기가 쉽지 않은데 부패가 판치는 세상이 아니고 소신있고 깨끗한 정치와 기업윤리가 바로 서는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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