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야구부의 영광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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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잘하는 것을 하는 것이 행복한 삶인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 진정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인가? 우리는 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어릴때부터 공부에 매달리고 하기 싫은 것도 참으며 인내한다. 허나 진정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삶을 사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내 주위를 둘러 보아도 가족을 위해서나 남들에게 보여지고 드러내는 직업을 사는 사람도 있고 남들이 볼때는 하잖고 별 볼 일 없는 일이지만 자신이 좋아서 그 일에 매달리는 사람도 간혹 보게 된다.  

 

오래간만에 코 끝이 찡해지는 감동적인 책을 읽었다. 이미 이 책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은 나온지도 조금 지났고 사람들의 입을 타고 괜찮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여자이고 평소에 야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읽지 굳이 찾아서 읽을 생각을 못했던 책인데 도서관에 갔다가 발견하고 차일피일 다른 책을 읽다가 이제서야 보게 된 것을 안타까워 할 정도로 읽는내내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예전에 서울대 야구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일반 다른 대학교에 전문적인 야구선수들이 모인 집단이 아니라 순수하게 야구에 매료되어 공부만 하던 범생이들이 모인 야구부... 한번도 이긴 적이 없지만 그래도 야구에 대한 열정만은 남다르다는 그들만의 이야기.... TV이를 통해서지만 서울대에도 야구부가 있구나 정도 생각하고 지나쳤었는데 무수히 많은 패배 속에서도 결코 자신들이 좋아하고 언젠가 이길거란 꿈을 잃지 않은 서울대 야구부의 실화를 알 수 있었다.

 

분명 이 책의 주인공은 지웅이란 남자다. 허나 왠지 그의 선배 법학부 장태성이 주인공 같은 것은 왜인지... 일찍 돌아가신 어머님 대신 자신에게 올인한 아버지의 꿈을 위해서 사법고시와 야구에 목숨을 건 남자 그런 그의 모습에 반해 사랑이란 페르몬에 휩싸이는 시간도 훨씬 지난 14년을 장태성 그만 바라보며 그를 따라 부산까지 내려와 그의 꿈인 롯데 2군에서 무명으로 200만원도 안되는 연봉을 받는 남자에게 사랑을 바라는 해바라기 같은 여자 희정... 진정 행복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장태성이란 인물을 통해서 돌아보게 되었다.

 

지웅은 사업 파트너가 사업자금을 가지고 해외로 도피를 떠나고 불륜으로 얼룩진 관계로 인해 아내와도 이혼을 하며 하루 아침에 집을 나오게 된다.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며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영화시나리오를 쓰기로 하고 자신의 대학때 야구부 생활을 떠올린다. 서울대 야구부의 핵심이던 태성 선배를 찾기 위한 그의 노력이 시작되고...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재미를 느끼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한번도 이긴적 없지만 절대 포기할 줄 모르는 서울대 야구부... 저자 이재익님의 책은 서너권 읽었다. 가장 최근에 읽은 '아버지의 길'을 읽으면서 좋았다고 느꼈는데 그것과 다르게 이 책 역시 너무나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요즘은 여자들도 야구에 열광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 서울대 야구부의 이야기도 재밌지만 우리가 모르던 프로야구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으며 시종일관 흥미롭고 스토리 진행도 빨라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고 읽었다. 서울대 야구부의 실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더 현실감 있고 생생하게 다가온 것도 사실이다. 이기는 것만이 승리가 아니라 경기를 하며 즐기는 그들은 한번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했으며 매 경기 승리했다.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낄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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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물건 - 김정운이 제안하는 존재확인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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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물건' 제목부터 심상치가 않다.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이 남자들이 말하는 '자존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며 저자 김정운씨의 말처럼 여자의 물건하면 떠오르는 것이 많지만 남자는 선뜻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노는만큼 성공한다'를 통해서 저자의 유쾌한 이야기를 만난적이 있는데 이번에 나온 '남자의 물건'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남자들의 외로움, 존재 가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여자들의 갱년기 보다 남자의 갱년기가 힘들게 지나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요즘은 너나할것 없이 다들 살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산다. 물가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봉급은 크게 오르지도 않으면서 나이들수록 명퇴라는 말에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중년의 남자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집에까지 가져 갔다가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눈치가 보이고 자상하고 친구같은 남편과 아버지 역활을 해야 그나마 가정에서 대접 받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남자의 물건'의 저자 김정운씨는 남자들의 고충을 하나씩 이야기하면서 대한민국 남자들이 얼마나 외롭고 공허한 마음 상태에 놓여 있는지 이야기한다.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듯이 나이들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몸의 질병이나 건강상태, 공부 잘하는 자식을 두고 싶지만 하루 8시간씩 자는 고3 아들의 모습, 실수로 쏟은 쥬스를 보고 한마디 건네는 아내의 모습, 어여쁜 간호사 팬이 모습 앞에서 받아야하는 검사, 아저씨라는 말에 유달리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점이나 자신보다 잘나고 멋진 사람과는 될수 있으면 멀리하는게 행복하다는 조금은 엉뚱한 면을 드러내 보이는 저자의 이야기는 유쾌하면서도 한편으로 대한민국 남자들의 속 마음을 들여다 본것 같아 불편함도 느꼈다. 여자들의 우울증도 심하지만 남자들의 우울증도 상당히 심각하고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스트레스는 높은데 반해 이를 해소할 이야기 상대인 아내는 바쁘고 아이들은 아버지와 거리감이 있다보니 심적으로 더 우울한 기분에 빠져들게 되고 우울증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2부에서는 각계의 인연이 있는 열두 명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시인이지만 커피 로스팅부터 바리스타가 하는 역활까지 다하며 커피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사랑을 가지고 있는 김갑수 시인이나 영화를 찍을때가 아니면 항상 집에서 혼자 말을 중얼거리며 그림을 그리는 배우 안성기씨.... 그가 이렇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인지 처음 알았다. 누구보다 커다란 책상을 가지고 싶었다는 이어령 교수님의 책상, 4대나 되는 컴퓨터가 다 다른 용도로 쓰이는 것도 놀라웠고 자식에게 등만 보여줘서 미안하다는 말에는 어쩔 수 없는 지식인인 이여령 교수이지만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빠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단답형의 말만하며 말 수가 적은 문재인씨 등의 이야기와 아버지의 영향으로 파카 만년필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비싼 몽블랑 만년필보다 뚜껑이 무거운 파카 만년필을 좋아하는 저자의 이야기도 있다.

 

남자들 스스로가 아끼는 애장품에 담겨진 이야기를 통해 남자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나는 어떤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니 간단히 따져 보아도 2-3가지는 된다. 이것만 봐도 여자들의 물건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옆지기인 남편이 행복해하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였는지 떠올려보며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남편의 하나뿐인 사치?인 물건에 대해 잔소리는 하지 않았나 반성도 해본다.

 

여자들은 감정이 격해지면 울음으로 풀어낼 수가 있지만 남자들이 눈물이 많으면 안된다고 어린 아들에게도 울지 말라고 말했는데 좀 더 자연스런 감정표출 할 기회를 많이 갖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힘든 직장 생활로 기운 빠지는 경우도 많은 옆지기에게 힘내라는 응원과 함께 따뜻한 포옹을 해 줄 생각이다.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은 남자들의 고민이나 불안, 외로움에 대해 생각도 해보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을 알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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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연인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12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지음, 공경희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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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올가미'란 영화를 보면서 섬뜩하게 느꼈던 아들에 대한 엄마의 사랑이 집착으로까지 발전하면 정말 큰일이구나 싶었는데 '아들과 연인'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아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내는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으로 한명의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는데 엄마의 역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한번 느끼게 해준 책이다.

 

책의 주인공 모렐 부인은 유서 깊은 상인 집안에서 태어나 지적 수준도 어느정도 갖추고 있는 여인으로 뱃사람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지만 육체노동을 자랑으로 생각하는 남편은 아내와의 대화를 불편해 하고 자꾸 밖으로만 돌며 부부 사이는 점점 더 멀어진다. 남편에 대한 애정이 급속도로 식어갈수록 모렐 부인의 사랑은 맏아들 월리엄에게 쏠리게 된다. 누구보다 착실하고 영특한 월리엄을 보면서 하루하루 견뎌가는 모렐 부인....  가난하고 힘든 삶에 더 이상의 아이는 원치 않지만 셋째 폴의 탄생은 그녀를 버겁게 한다.

 

남편과 다른 월리엄을 보면서 삶의 낙을 발견하는 모렐 부인은 커갈수록 월리엄 주위의 나타나는 여자들에게 냉정한 판단을 월리엄에게 주입시킨다. 월리엄 역시 엄마인 모렐 부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엄마와 성향이 반대인 여인에게 빠진다. 정작 자신이 상대여성을 사랑하는지 헷갈린다. 사치가 강한 여인에게 온갖 정성을 쏟다가 이른 나이에 죽음을 맞는 월리엄이 너무나 안쓰럽게 느껴졌으며 큰아들 월리엄의 죽음으로 모렐 부인의 관심은 이제 둘째 아들인 폴에게 집중된다. 폴 또한 유달리 엄마 모렐 부인을 좋아하며 아버지 모렐이 술 먹고 하는 행동에 심하게 반응을 보이며 적대시할 정도로 그가 가진 애정은 남다르다.

 

모렐 부인에 대한 애정이 깊지만 커갈수록 폴 역시 끊어 오르는 열정을 어쩌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신과 너무나 흡사한 폴의 여자친구 '미리엄'을 보면서 자신에게 가지고 있는 애정이 미리엄에게 옮겨질까봐 그녀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은연중 폴에게 그녀를 멀리 할 것을 주입 시키기도 한다. 엄마와의 갈등의 원인인 미리엄과 헤어지고 남편과 별거중인  여인과 사귀기 시작하는 폴.... 폴의 이런 모습에 모렐 부인은 어느정도 안심하고 아들의 뿌리가  자신에게 남아 있기를 바란다.

 

모렐 부인의 죽음으로 인해서 자유로워지는 폴..... 허나 그의 가슴 밑바닥에는 어머니의 잔상이 여전히 남아 존재하리라 생각한다. 미리엄과 미래를 꿈꾸는 폴이 행복한 사람을 살았는지 모르겠지만 지나친 사랑은 모자란 것보다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 작품이 1913년에 쓰여진 작품이라니 놀라웠다. 20세기 엄마들의 사랑이 다 모렐 부인 같지는 않겠지만 어느정도 비슷한 면이 많을거라 생각하고 저자 데이비스 허버트 로렌스는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쓴 저자라고 한다. 아들을 연인처럼 느끼는 엄마와 아들 역시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엄마와 연인이 동일시 되어 있는데 이 작품은 이미 외국에서 드라마로서도 만들어져 상영될 정도로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읽고, 생각하고, 토론하라는 책표지의 글처럼 책을 읽으며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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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은 바에 있다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 1
아즈마 나오미 지음, 현정수 옮김 / 포레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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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하면 예리한 직관력과 관찰력을 가지고 세밀하게 조사해 나간다는 생각이 강한데 '탐정은 바에 있다'의 주인공 스스키노의 탐정 '나'는 이런 탐정에 대한 생각을 뒤엎서 앞뒤 구분하지 않고 몸으로 먼저 부딪쳐 보는 한량에 아마추어 탐정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탐정인 '나'를 찾아 나의 오래된 단골 바를 찾아온 대학 후배라고 밝히는 남자에게서 자신의 여자친구를 찾아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후배지만 고객이라고 해야할 남자를 보며 탐정은 자신의 머리 속으로 일반적인 연인들의 헤어지는 순서를 연상하며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 황당하기도하고 이 인물(탐정)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 어떤 것이지 감이 온다.

 

동정심에 단순하게 생각하고 의뢰인 후배의 여자친구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신문기사에 실린 살인사건... 왠지 이 사건과 여자의 실종사건이 밀접한 연관이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행방불면된 여자의 통장 잔고를 확인하며 의뢰인의 여자친구가 했을 아르바이트가 무엇인지 알게 되고 그녀를 찾는 것에 더욱 속도가 붙는다.

 

무턱대고 여자의 소재를 파악하고자 그녀의 엄마가 사는 집에 전화를 걸거나 친구에게 연락을 해보는 '나' 이제는 확실한 상황증거를 확인차 찾아다니는 곳에서 그는 생각없이 행동하는 버릇으로 깨지고 다치지만 아픈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생각하면 무엇인가 항상 빠져 있는 것을 알게 된다.

 

'탐정은 바에 있다'는 탐정 사무실이나 집보다는 바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이는 나를 보게 된다. 야쿠자 같은 차림의 탐정이 사건 해결을 위해 움직이는 모습이 초보 건달과 별반 다르지 않아 나도 모르게 웃게 만든다. 일본의 유흥문화와 그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다양한 모습, 여기에 여자가 의도했던 생각과 달리 질 나쁜 남자가 보여주는 뻔한 행동은 악역은 분명 맞는데 너무나 어설퍼 보이고 탐정 역시 수적으로 열세에 밀리면 맞고 터진다.

 

기존의 탐정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스토리가 주는 재미는 보통정도라고 표현하고 싶다. 긴장감이나 흡입력 역시 크게 높은 점수를 줄 정도는 못되고 오히려 조금 모자란 느낌의 캐릭터들이 주는 재미로 인해 그나마 책을 읽을만하다. 마지막에 막무가내 모자라게 느꼈던 인물이 예상 밖의 반전을 이끌고 있어서 조금 의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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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4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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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버리고 다른 사람으로 살고 싶었던 한 여자의 숨가쁜 인생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 '화차' 저자 미야베 미유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미미여사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이 책의 내용이 영화로 만들어져 다음달 8일에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작품으로 배우들이 마음에 들어 영화보다 먼저 만나고 싶어 구입해 읽은 책이다.

 

사건 현장에서 사고로 인해서 휴직 중에 있는 형사 혼마는 죽은 아내 지즈코의 조카인 구리사카 가즈야가 찾아온다. 가즈야는 자신의 약혼녀인 스물여덟 살의 세키네 쇼코를 찾아 달라고 부탁한다. 의지할 곳 없이 혼자 남겨진 그녀을 위해 기꺼이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감행하려는 가즈야는 쇼코의 신용카드 신청으로 둘 사이에 말다툼이 생기고 이후 그녀가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호기심과 함께 아내의 조카의 부탁을 조금은 쉽게 생각하고 쇼코의 행방을 찾기 시작하는 혼마 형사는 그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수록 끝을 알 수 없는 미로에 빠진 기분이 든다.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사람의 흔적은 오히려 쇼코.... 조카의 약혼녀가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게 누구인지 무슨 이유로 세이키 쇼코 행세를 했는지 의구심만 증폭된다.

 

쇼코가 근무 했다는 근무지를 찾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며 쇼코에 대해 알아갈수록 가즈야가 찾는 사람과 진짜 쇼코가 다르다. 쇼코에 대해 알아가던 중 그녀의 처지를 잘 아는 변호사는 신용불량자로 전략해 버린 사람들을 양상한 정부 정책과 단순하게 생각하고 썼던 현금서비스와 카드빚 이것이 반복되어 결국 사채까지 손대고 개인파산에 이르는 지경에까지 몰리는 사람들의 비극을 적나라하게 일깨어 준다. 잠시나마 돈의 압박에서 벗어나 사람다운 생활을 맛보고 싶었던 일들이 대책없는 경제관념과 맞물러 막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고 단지 행복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쇼코의 아픔이 여기에 있다.

 

가즈야에게 약혼녀 쇼코에 대한 진실을 전해주자 그는 이 모든것을 부정한다. 그의 마음은 끝까지 약혼녀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으려고 하고 오히려 혼마에게 거친 행동을 한다. 가즈야와 상관없이 혼마는 쇼코란 여인과 그녀를 사칭하던 미지의 여인에 대한 수사를 중단할 수가 없다. 진짜 쇼코가 처한 상황이 몹시도 불안한 혼마.....

 

진짜 쇼코와 가짜 쇼코 모두 자신들이 살아온 지긋지긋한 지옥같은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부채라는 것이 대물림 되지 않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높은 이자율을 적용해서 갈취해 가는 악덕 고리대금업자에 의해 말할 수 없는 고통에 허덕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보도를 통해  볼 수 있는데 여전히 우리 주위에는 이런 어려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화차'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이런 현상을 만든 정부정책과 사회구조를 바라보는 저자 미미여사의 날카로운 시선을 볼 수 있으며 가짜 쇼코지만 그녀가 왜 진짜 소쿄가 되고 싶어하는지 그러기 위해서 자신을 버리는 수고를 기꺼이 감내해야하는 아픔을 인간적으로 보여준다.

 

미미여사의 책 중에서 최고라고 생각했던 '모방범' 헌데 '화차' 역시도 적지 않은 분량의 책이지만 전혀 지루함을 느낄새도 없이 읽었다. 어찌보면 단순하게 사람찾기를 담고 있지만 그 속에 담겨진 메시지는 사회성 짙으며 경각심을 갖게 한다. 영화로 개봉되면 책에서 느낀 재미보다 덜할지 더할지는 모르겠지만 장면마다 책과 은연중에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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