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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를 지배한 여인들 - 천하는 황제가 다스리고, 황제는 여인이 지배한다
시앙쓰 지음, 강성애 옮김 / 미다스북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저 넓은 중국 땅을 자신의 손 안에 넣고서 호령하던 황제... 막강한 황제의 권력 뒤에 숨은 여인들의 암투와 사랑, 시기, 권력에 대한 탐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는 책을 만났다. '황제를 지배한 여인들' 부제로 "천하는 황제가 다스리고 황제는 여인이 지배한다."고 밝히고 있다. 옛날부터 베갯머리 송사를 통해서 왕의 여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손아귀에 넣었다.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여인들 중에는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던 여인들과 전혀 모르던 여인들도 있었다.
중국 역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진시황제... 그를 중심으로 수 많은 여인들과 남자들이 있었지만 진시황제의 근원적인 아픔인 어머니 조씨 부인과 출생에 대한 비밀 이야기나 노력 끝에 자신의 손으로 천하를 얻은 유방 곁에는 남자보다 뜨거운 야망을 가진 여인 여태후가 있었다. 그녀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 자신의 가문 사람들로 왕과 왕후로 만들며 자식의 죽음 이후에도 오랜 기간 권력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서태후인 측천무후가 권력의 중심에 있을 당시가 가장 번성하고 안정된 시기란 것은 다 알고 있다. 무미 누구보다 담력과 지혜가 뛰어났던 그녀가 황제(이세민)보다 그의 아들(당고종)에게 사랑을 받으며 권력의 중심에 오르기는 길이 결코 평탄치 않았으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남다른 지략과 권모술수도 보여준다.
미인들로 쌓였던 당현종과 그의 마음을 빼앗은 여인 양귀비, 무제 사마염의 아들 사마충의 아내로 어머니의 기질을 그대로 물려 받아 남달리 난폭하고 포악한 성질을 가진 여인 가남풍.. 사마충이 황제의 자리에 오르자 가황후는 더욱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며 자신의 뜻대로 권력을 휘두른다.
책에는 여인들만 나오지 않는다. 중국 황제들은 유달리 여색을 밝히고 좋아했지만 미소년 남자들에게도 끊임없이 성욕을 발산한다. 황제에게 아름다운 남,녀 모두는 하나의 오락거리였고 유희의 대상이였다. 황제의 쾌락을 즐기도록 갖가지 성생활의 기교를 담은 서적들과 그림에 담아내고 있다. 또 황제를 가장 가까이서 모시는 환관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황제를 지배한 여인들'은 흥미로운 주제만큼이나 재밌게 술술 읽히는 책이다. 권력을 가진 여인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때론 잔인하고 난폭하며 사람이 맞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남자들보다 더 큰 포부와 지혜, 여기에 담력까지... 그들이 살기 위해 권력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했던 행동들도 많을거라 짐작한다.
황제보다 황후의 숫자가 더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수많은 여인들에 둘러 쌓여 있으면서 황제를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암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일이겠지만 권력의 중심에 있던 여인들이 허망한 최후를 맞는 모습은 한편으론 인생이 덧없음을 새삼 느끼게 한다. 중국 황실 전문가인 저자를 통해서 중국 황실의 성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만의 필체로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조선왕조나 그 이전의 삼국시대에도 분명 왕을 둘러싼 여인들의 암투 또한 만만치 않았음을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중국 황실의 비밀스런 이야기를 만난 재밌는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