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다리기 신나는 새싹 182
조시온 지음, 지우 그림 / 씨드북(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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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대항 축구 시합이 펼쳐지면 승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이기면 환호성과 웃음이 파도처럼 넘실대고, 지면 교실이 온통 울음바다가 되곤 했다. 무엇이 그리 분하고 속상했는지, 옷소매가 축축히 젖을 정도로 펑펑 울게 된다. 그런데 다 같은 시합이지만, 청군과 백군으로 나뉘어 싸우는 운동회에서 정작 우리 팀이 졌다고 운 적은 없었다. 뭐랄까, 운동회는 시합이라기보다는 축제에 가깝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이런 운동회의 화룡점정은 뭐니뭐니해도 줄다리기다. 개인적으로 이어달리기와 기마전이 가장 심장이 쫄깃해지는 종목이었지만, 가장 고되고 가끔가다 부상자가 나오곤 하는 시합은 줄다리기였다.

대중동원의 힘겨루기로는 스케일이 가장 크고, 그만큼 힘들고 고된 시합이 줄다리기다. 오죽하면 월드 드라마 '오징어게임'에도 등장했겠는가. 줄다리기는 힘보다 기술이 중요하다. 정확히 말하면, 배꼽이 하늘을 보는 누운 자세, 선수들 머리가 하나로 정열된 상태가 중요하다. 발의 버팀대가 되어줄 땅 파기도 기본이다. 줄다리기는 마찰력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줄다리기를 시작하자마자 몸을 뒤로 젖혀 무게 중심을 낮추면 작은 힘으로도 버틸 수 있다. 이게 줄다리기에 숨은 과학이다. 우리 땐 청군과 백군이 싸웠는데, 여기선 '최강 청군'과 '무적 홍군'이 대결을 펼친다. 

독후활동지가 별책부록인 점이 맘에 든다. 여러가지 독후 질문들이 이어진다. 이를테면, 줄다리기 경기 중에 벌이 나타나는데, 나라면 어떻게 할까?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무엇인가?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 중 어떤 인물에게 가장 눈길이 가는가? 청군에 힘세고 몸집이 큰 학생들이 많은데도 경기에서 진 이유는 무엇일까? 반면 홍군이 승리한 비결은 무엇일까? 줄다리기 응원 구호로는 어떤 게 좋을까? 내가 듣고 싶은 응원의 말은 어떤 것이 있나? 줄다리기 경기를 할 때 어느 모둠에 들어가고 싶은가, 팔씨름을 이긴 학생들로 구성된 모둠 아님 몸무게가 무거운 학생들로 구성된 모둠? 학교에서 어떤 모듬원과 함께하고 싶은가, 똑똑하며 자기 주장이 강한 친구인가 아님 상대방을 배려하는 친구인가? 자, 아이의 답변을 들어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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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영양학 교과서 - 내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의학적으로 알고 싶을 때 찾아보는 인체 영양학 도감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장은정 옮김, 가와시마 유키코 외 감수 / 보누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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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영상 기술의 발달로 우리 인체를 시각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가능해졌다. 가령 MRI를 통해 뇌 영상을 찍을 수 있고, 내시경을 통해 위와 대장의 상태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우리가 삼킨 음식물이 통과하는 소화 과정을 시각적으로 지켜볼 수도 있다. 그런데 아직 영양소의 작용과 대사는 디테일한 시각화가 보편화되지 못했다. 

무병 장수하려면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의 적절한 섭취가 중요하다. 면역 세포를 활성화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지름길이 바로 영양이다. 영양은 몸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도 영향을 끼친다. 현대인이 매일 영양제를 챙겨먹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영양제 같은 여러 건강 보조식품을 먹지만 이게 어떤 생리적 기제로 효력을 발생하는지, 영 그림이 그려지지가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가와시마 유키코의 《인체 영양학 교과서》(보누스, 2022)를 참조하면 어떨까 싶다. 각 영양소의 작용과 대사에 대한 그림을 그려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 '비타민'을 예로 들면, 다양한 비타민의 구조와 생리적 기능, 미니지식, 용어 해설, 중요 어구, 식사 섭취 기준 등으로 내용을 구성했다. 덕분에 비타민이 어떻게 소화 흡수되는지, 몸속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생겨나는지 시각적으로 머릿속에 떠올려 볼 수 있다.

평균 수명의 연장과 코로나 펜데믹의 영향으로, 영양과 면역력, 건강 보조식품과 장수에 대한 관심이 그 어떤 때보다도 뜨겁다. 막상 영양제를 챙겨야 한다고 결심했을 때, 나는 뼈 건강을 우선 생각했다. 그래서 비타민 D3와 비타민 B군 보충제를 택했다. 비타민 D가 결핍되면 소아의 경우 구루병과 성장 장애가 있을 수 있고, 성인의 경우 골연화증과 골다공증이 있을 수 있다. 비타민 B군(B1, B2, B3, B6, B12)은 당질(탄수화물), 지질, 단백질의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피로회복에 좋다. 특히 '마그네슘의 단짝'이라 할 수 있는 비타민 B6는 천연 스트레스 예방 비타민으로 불린다. 비타민 C는 면역력 증강을 위해 꾸준히 메가도스를 하고 있다. 흔히 뼈 건강을 거론할 때 비타민 C는 주연급이 아닌데, 의외로 비타민 C가 콜라겐 합성에 필요한 영양소라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되었다. 

"비타민은 뼈의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뼈를 만드는 골아세포는 먼저 뼈의 토대가 되는 뼈 기질(콜라겐 섬유와 오스테오칼신)을 합성한다. 뼈를 건물에 비유하면 콜라겐은 철의 골조, 인산 칼슘은 콘크리트에 해당한다. 오스테오칼신은 칼슘과 결합하는 단백질의 일종으로 인산 칼슘과 결합하여 이를 침착시키면서 뼈를 만들어나간다. 

오스테오칼신의 합성에는 비타민 K와 비타민 D가 필요하다. 비타민 K에는 오스테오칼신을 활성화시키는 기능이 있다. 그리고 비타민 C는 콜라겐의 합성에 반드시 필요하다. 활성형 비타민 D는 칼숨과 인의 흡수를 촉진하여 골아세포와 파골 세포를 활성화한다."(122쪽)

'콜라겐 합성'하니 필수아미노산의 하나인 아르기닌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Lㅡ아르기닌을 먹고 있는데, 항산화 효과와 더불어 운동 퍼포먼스를 증진시키고, 혈관 확장 효과가 있어 협심증 예방이나 남성 정력 증진에 좋다고 한다. 소량의 미네랄 가운데는 마그네슘은 꼭 챙기고, 아연은 간헐적으로 먹고, 셀레늄은 몸에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중단한 지 오래다. 아연은 강력한 항산화제이고, 남성성의 활력을 유지하는 작용을 한다. 아연이 풍부한 식품으로 굴과 게, 소고기, 닭고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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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버리는 날 물구나무 세상보기
사라 룬드베리 지음, 이유진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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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잘 잃어버리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내가 이제껏 살면서 분실한 물건 목록을 떠올려보았다. 어릴 때 정말 애지중지하던 팽이들과 구슬들, 딱지들 그리고 남이 볼까 무서운(허나 좀 유치한) 비밀일기장부터 가방, 신발주머니, 실내화, 책들, 어학교재, 사전, 필기구, 필통 등이 먼저 떠오른다. 

흠, 내가 보기에 집중력과 건망증은 반비례한다. 어릴 때 나는 집중력이 강하고 소심한 편이어서 물건을 거의 잃어버리지 않았다. 그래도 이처럼 행방이 묘연해진 물건들의 목록이 꽤 되는 편이다. 분실한 사물들이 누군가의 수중에 곱게 들어갔으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어딘가에 그냥 버려지고 뭉개지고 말았을 것이다. 스웨덴 작가 사라 룬드베리의 그림책 『잊어버리는 날』(작가정신, 2022)을 읽고 나면, 누구나 그동안 잃어버린 물건들을 잠시 애도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내가 분실한 물건이 혹여 남들의 소중한 추억을 부르는 의미 있는 매개물이 된다면 기쁠 것 같다. 

생일파티 같은 행사날이 되면 정작 아이보다 엄마가 더 마음이 바빠지고 조급해진다. 노아 엄마도 예외는 아니다. 일단 평화로워야 할 토요일이 첫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운수 사나운 날이 되어버렸다. 엄마는 알마 생일 파티 날짜를 착각하고 급하게 선물을 사느라 동분서주한다. 내성적인 노아는 엄마와의 외출이 그리 내키지 않지만 고집을 부리지 않고 따라나선다. 

노아도 엄마도 의외로 주의력이 그리 좋지 않은 편이라 쓰고 나온 모자나 구입한 생일 선물을 이리저리 흘리고 다녀 되찾느라 애를 먹는다. 선물은 포기하고 생일 파티 참가에 의의를 두지만 결국은 그마저도 헛탕을 친다. 게다가 생일 선물로 준비한 왕관은 알마가 이미 가지고 있던 것이었다. 

노아가 잃어버린 반짝이는 왕관이 길가의 쓰레기 신세가 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여러 동물들의 분주한 '계주' 덕분에, 결국은 들쥐들의 보금자리를 꾸미는 소중한 물건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노아야, 다음 주 알마 생일 선물로 뭘 할지 생각은 해봤어? 이번엔 분실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파티를 신나게 즐겨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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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저널 - 상처받은 영혼을 위한 치유 라이팅북
마이클 싱어 지음, 노진선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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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 방식은 다종다양하다. 호흡에 중점을 둔 수식관이나 '옴마니반메훔' 같은 진언을 외우거나 '이뭐꼬' 같은 화두를 잡는 선수행이 전형적이지만, 문학치료나 일기처럼 자기성찰을 이끌어내는 의례적인 행위라면 모두 진지한 명상 실천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숲속의 명상가'로 불리는 미국의 영성가 마이클 싱어의 《명상 저널》(라이팅하우스, 2022)이라는 책을 접하니, 문득 군복무 시절 때의 일기 습관이 떠오른다. 청소를 끝마치고 점호를 준비하는 동안, 일기장을 작성하는 여유 시간이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책에서 찾은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마중물로 삼아, 하루의 감상을 정리하고 내일을 위한 소소한 다짐을 하곤 했었다. 일기 쓰기가 정서적 치유의 느낌을 준다는 것을 그때 확실히 깨달았는데, 군에서 병사들에게 양장본 고전의 느낌이 물씬 나는 근사한 일기장을 보급한다면 어떨까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명상 저널》이 바로 그런 군복무 일기장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마이클 싱어의 대표작 《상처받지 않는 영혼》이란 책에서 직접 고른 문장들을 길잡이 삼아 독자들을 이른바 '저널링'이라는 '쓰는 명상'의 길로 인도하고 있는데, 군복무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멋진 일기장이자 명상 지도서가 아닐까 싶다.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이라면 일련의 영성 문구를 발판으로 삼아 자기 내면을 탐구하고 성찰하는 '쓰는 명상'이 반가울 것이다. 이 책은 '몸'과 '마음'이 아니라 '영성'에 큰 방점을 찍고 있어, 건조한 경전 필사나 일기 쓰기와는 또다른 차원의 경계를 선보인다. 적극적인 관찰자 입장에서 몸의 만능 언어인 '통증'과 마음의 만능언어인 '두려움'을 이해하고, 묵혀둔 자기의 얼어붙은 그림자를 밖으로 끄집어내 포근한 일광욕을 시켜주는 방식이 매력이자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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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사고를 방해하는 64가지 오류
알베르트 뫼스메르 지음, 이원석 옮김 / 북캠퍼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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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작가 알베르트 뫼스매르는 합리적 사고를 방해하는 64가지 잘못된 추론을 소개하고 있다. 오류 추론 또는 잘못된 추론은 논증에서 거짓 전제나 논리적 실수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틀린 추론이다. 크게 형식적 오류 추론과 비형식적 오류 추론으로 나뉜다. 

형식적 오류 추론은 실수가 논의 구조에 있을 때 나타난다. 비록 전제가 참일지라도 전제에서 결론을 유추할 수 없을 경우다. 예를 들면, "몇몇 남자는 의사다, 몇몇 의사는 키가 크다, 그러므로 몇몇 남자는 키가 크다"의 경우, '키가 크다'는 속성을 '여자다'로 바꿔보면 논리적 오류가 매우 쉽게 보인다. 한편, 비형식적 오류 추론은 실수가 불분명하거나 다의적이거나 틀릴 수 있는 내용에 있다. 가령 "확인할 수 없는 비행 물체는 UFO다, 어제 나는 하늘에서 그런 알 수 없는 비행물체를 보았다, 그러므로 나는 어제 UFO를 본 것이다"의 경우다. 

인간은 타고난 인지 구두쇠이기 때문에 잘못된 추론의 길에 쉽게 빠지곤 한다. 탈진실의 메카인 대중매체와 유튜브, 그리고 인터넷 댓글이 마르지 않는 잘못된 추론의 근원지이기 때문에, 오류 추론의 목록은 무작정 늘어난다. 소피스트 같은 논객들이 아고라에서 맹활약하던 고대 희랍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13가지 오류 목록을 작성한 적이 있다. 그런데 요즘이야 맘만 먹으면 130가지에 이르는 오류 목록도 작성할 수 있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누구나 소피스트가 될 수 있는 세상, 누구나 자기 손안에 아고라를 지니고 다니는 세상, 그리고 가짜뉴스와 거짓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논리적 오류 추론을 체계적으로 다룬 최초의 철학자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적 오류 목록은 크게 표현 방식과 관련 있는 오류 여섯 가지와 표현 방식에 기인하지 않는 오류 일곱 가지로 나뉜다. 표현 방식과 관련 있는 오류는 애매어(동음이의어)의 오류, 모호함의 오류, 결합 오류, 분할 오류, 강조 혹은 억양 오류, 표현 형식의 오류이고, 표현 방식에 기인하지 않는 오류는 부수적인 것(우연)의 오류, 문장 자체가 참인 것과 맥락상 참인 것으로 구별하지 못한 오류, 논점 일탈에 근거한 오류, 선결 문제 요구의 오류, 순환에 의한 오류, 원인이 아닌 것을 원인으로 삼은 오해의 오류, 복합 질문의 오류다.

독자 여러분이 이 책에서 제시하는 64가지 오류를 제대로 숙지했다고 치자. 덕분에 토론과 대화에서 신경써서 합리적인 주장을 전개하고 상대방의 논리적 오류나 비약을 충분히 격파할 수 있다고 치자. 그래도 여전히 한 가지 골치 아픈 문제가 남는다. 바로 상대의 추론과 논증이 잘못되고 불완전하다는 점을 아무리 지적해도, 상대방이 꿈쩍도 하지 않고 그 주장과 의견을 그대로 고수하는 매우 답답한 경우 말이다. 정치 시사 프로그램을 보면 논리에 논리로 응수하는 이들보다는 감정과 신념으로 응수하는 이들이 더 많다. 설령 상대방이 자신의 오류를 신사답게 인정했다 해도 내세운 의견과 주장을 철회할지는 또다른 미지수다. 때문에 나는 토론과 대화에서 논리보다는 공감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책을 덮고서 자칫 '논리가 최고'라는 식의 발상은 유치하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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