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동안 두 사람은 반짝이는 거리를 걸었다. 그리고 어느 한 레스토랑 앞에서 멈췄다.

"와, 여기서 식사하는 거에요?"

"음..."

길준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한나에게 물었다.

"한나, 귀걸이 하니?"

"아. 구멍이 다 막혔을 거에요."

길준은 그말에 고개를 저었다.

"안되겠군."

"뭐때문에 그러세요?"

"이거 오늘 끼워주려고 가지고 온 건데..."

그는 주머니에 넣어놓았던 조그만 상자를 꺼냈다. 자그마한 진주 귀걸이가 있었다. 언뜻보면 비싸보이진 않지만 제법 값어치가 나가는 귀걸이었다.

"언제 해도 하겠죠. 저 주세요."

"잃어버릴텐데. 그냥 나중에 하자."

"안 잃어버릴게요."

그렇게 애인처럼 실랑이 하는 두 사람 앞에 한 남자가 나섰다.

"가린상사분이시죠?  선생님이 기다리십니다. 빨리 들어가시죠."

검정 선글라스에 온통 검은 옷.
한나는 잠시 길준의 뒤에 숨었다. 한때 그녀를 데리고 가던 거친 남자들의 복장과 같아서였다.

"무서워할거 없어 한나야."

길준은 부드럽게 말하면서 한나를 끌어냈다. 
 
"저기서 만날 사람은 널 해치지 않을 거야. 아버지같은 사람이니까."

"아버지?"

"음. 그런 사람이야."

"좋아요. 들어갈게요. 하지만 그 사람보다는 저는 당신이 더 좋아요."

"저런. 하지만 첫사랑을 나로 정하는 건 그닥 좋은 일은 아닌걸."

농담하듯이 길준이 그녀에게 말했다.

"위험한 사람은 좋아하는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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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마음의 재테크 #2

구입하는 책권수를 줄이자.

나는 책중독이랄까 취미취고는 조금 위험하게 발달한 취미가 있다.
책값이 싸게 나올 때도 사놓고 재어놓는 경우가 있었고, 요즘은 그나마 덜 재어놓긴 하는데
열심히 책을 사모은다. 그래도 초기에는 만화책은 많이 제외를 시켰는데, 요즘은...이북으로 나온 양질의 책이 많아서...크윽...
그러다가 재정빵꾸가 날 것 같아서, 다음달부터는 온라인 구매를 줄일(오프에서는 책이 덜 보이지만, 온라인에서는 책이 너무 많이 보인다....T.T)계획이다. 이긴 한데...그래도 많이 살 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한달에 약 15만원치의 책을 구입하는지라, 이젠 예전처럼 한달에 4만원 예산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우선 지출을 막으려면...나는 홈쇼핑도 안 하고, 아이패드를 끼고 살긴 하지만 인터넷 서핑도 두군데 밖에 안해서 더 줄일 게 없다. 꾸준하게 간식도 먹었었지만 간식도 끊었고. 이제 마지막으로 끊을 건 책밖에 없다...
필요한 책만 구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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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통 만화와 음악을 잘 이어붙이지 않는다.
한때 만화에 심취했다가 본분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생각이 나기  때문이다.
그건 한동안 내 생활에 큰 생채기를 냈다.
그래서 괜한 만화에 화풀이를 해서 약 200권짜리 만화책을 몽땅 다 버린 적이 있다.
그런데 이 버릇이 다시 나오는지...리얼 클로스 13권짜리를 질러버렸다!

마키무라 사토루는 이매진, 사랑의 아랑훼스, 맛있는 관계, 두다 댄싱 , 리얼 클로스.. 등.
일하는 여성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보여준 작가다. 라곤 해도 나하고는 성향이 안 맞다.
마키무라 사토루 본인 자체가 아버지 뺨을 갈긴 후  성인으로 거듭났다! 주장을 하는 사람인지라.
좀 과격하다 싶은 면도 없잖아 있다. 바로 리얼 클로스의 아마노 키누에...;;;;;;;
나같은 게으름뱅이가 보기에 아마노 키누에 같은 여성은 겁이 난다고나 할까...아니면 로봇같아보인다...고할까.
하지만 그녀도 속은 말랑말랑하고 말캉말캉하고 보드랍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저런 여성이 되면 , 감성도 잃지 않는 보드라운 여성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생각만?)
다 읽고 자려고 누웠는데 네이버 뮤직에 랜덤으로 틀어놓은 곡이 아마노 키누에인것 같아서 깜짝.
포터블 그루브 09의 아멜리에...
아멜리에를 부러워하는 상큼한 보컬인데, 순간적으로 아마노 키누에가 부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매우 강렬하게...
그렇게튀는 보컬도 아닌데 박자가  딱딱 맞는 듯한 그런 느낌의 영업여성이라는 느낌이니...
워낙 TV에서 자주 나오는 노래라고 하니 한번 들어보시고 리얼 클로스도 한번 읽어보시면 느낌이 색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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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가 절실한 여름...나도 슬슬 다이어트를 다시 시작해야 되는데...
중얼거리면서 집어든 소설가 백영옥의 다이어트의 여왕.
예스 24에서 잠시 둥지를 틀었을때 연재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었지만...
막상 연재중일때는 흥미가 없어서  안 봤다. 그 이후로도 한동안 관심도 없었고...
다만, 마지막 연재때는 읽으러 갔었는데 희망찬 결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그 뒷편이 단행본으로 나온다기에 별 다를 게 있겠어? 라고 잊어버렸는데...
어느날 단행본이 나왔길래 그 부분만 읽다가 쇼크를...(굉장히 충격받았다.하마터면 트라우마가 될 정도로...
내용을 다 모르는 내가 쇼크를 받았으니 읽었던 분들이야 오죽 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쇼크를 받거나 말거나 전체 내용에는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으므로 구매하진 않았다.
(난 내가 소설을 쓰건 말건 소설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내 책은 주로 논픽션이거나 수필이므로.)
그런데 며칠 전 이동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왔다.
읽으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소설에 숨조차 죽이고 천천히 읽어나갔다.
이게 추리 소설이 아닌데, 이래도 되는건가.

하여간 굵은 결말이 여러개 묶여있는 실같아서 마음을 조이면서 읽었다
인경의 거짓말과, 연두의 컴플렉스 없는 삶이 나중에 오히려 더 그녀의 마음을 괴롭히는 그 내용에 눈물이 날 뻔했다. 송준희 그 년(!)은 왜 막판까지 사람 애먹이는지!
하여간 조만간 읽는 걸로 끝나진 않고 구비해놓을 책인것 같다.
난 스타일보다 이 책이 더 좋았다. 스타일도 재미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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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가의 동생은 천천히 요플레를 먹었다. 오물오물...이제 10대가 된 소녀에게 여기는 마치 천국같은 곳이었다.
비록 갇힌 몸이지만 필요한 건 다 있었다. 나갈 수는 없었지만 밖에는 아름다운 화장품 가게, 옷가게가 있었다.
밤이면 번쩍대는 빛이 안까지 들어왔다. 잠은 잘 수 없었지만 그녀는 그 화려한 풍경이 맘에 들었다.
그리고 낮이면 그가 온다.
사람들은 그가 온다고 하면 당황하면서 치울 것도 없는 방을 치웠다.

"잘 있었니? 한나?"

길준의 말에 그녀는 빙긋 웃었다.

"잘 있었어요, 당신은요?"

"나도 잘 있었지."

하나마나한 말을 나누며 길준은 의자에 앉았다.
예전에 그를 만나기 전에는 한나는 손발을 꽁꽁 묶인 채로 한 구석에 처박혀 있어야 했다.마치 짐짝처럼.
"그래. 이젠 슬슬 여기서 나가고 싶지?"

그를 만난 건 기적이었다.
오빠와 강제로 헤어져서 오게 된 다른 곳은 먼지투성이였고, 청소만 계속 해야했다.
예쁘게 클때까지는  부려먹을만큼 부려먹어야된다고...
하지만 이곳은 달랐다. 모두 그녀를 공주처럼 곱게 다루어주었다.

"나갈 수 있나요?"

"...음, 넌 어떠니?"

"오빠를 만나고 싶어요...그때 그렇게 헤어진 후로 잘 있는지 모르겠어요. 어디 심하게 다치거나 죽거나 한 건 아니죠?"

"잘 있단다. 귀가 잘 안 들리긴 했지만 그것도 고쳤어."

"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나요?"

"...그 사람들?"

길준은 못 알아들은 척 하면서 말을 흐렸다.

"그 사람들은 다른 데로 갔겠죠? 오빠를 빨리 만나고 싶어요..."

"...음, 그 전에..."

길준은 손가락을 튕겨서 사람을 불렀다. 불려온 사람은 붉은 색의 화려한 드레스를 한 손에 쥐고 있었다.

"모처럼이니 우리 산책이나 나갈까? 한나. 저 드레스를 입어주지 않으련?"

"좋아요."

3분 뒤 한나와 길준은 각자 성장을 하고 그 옷에 어울리는 구두를 신은 채 방을 나섰다.
한나의 눈에 거리는 한없이 빛을 발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더 빛나는 것은 자신의 옆에 서 있는 길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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