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을 자면서 생각을 길게 했더랬다.

할 줄 아는 건 별로 없고, 생각하는 건 욕심 많아 많고, 꿈꾸는 것 보다는 퍼무질러 앉아 있는 거 좋아하고...음...

관심사는 많으니 심심치는 않아 좋겠으나, 그렇다고 거기에 심취해 있다가는 될 일도 안 될 듯 하고...

하여간 심난한 어제였다.

 

그러나 오늘 일어나보니 또 어제 생각한 건 잊어버리고,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재즈를 들어보자...가 또 시작되어 이젠 쳇 베이커와 마일스 데이비스가 같이 연주한 전집을 듣는다... 뭔가 아귀가 맞는 듯 안 맞는 듯.

내 생각이 문제인지, 틀어놓은 음반 소리에 생각이 묻혀 가는 것인지?

참으로 울적 복잡한 기분...(클래식보다는 재즈쪽이 좀 더 생각하기엔 좋은 것 같은데, 내 취향에도 재즈쪽이 좀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그러나 이제껏 나는 재즈는 정말 싫어하지 않았던가?)

 

에구...

잘 살아보세...

이렇게 또 한고비를 넘기는 것이겠거니...

나같이 조그만 사람이 뭘 생각한다고 달라지겠냐만. 다만 바라는 것은 폭주기관차는 되지 말자 하는 것!

생각하고 살아갈 것! 어젠  심난하긴 했지만 최근 9년동안 생에서 좀 건지긴 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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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은 처음에는 내 취향이 전혀 아니었다. 물론 도자기 관련 서적도 마찬가지였다.

로산진이라는 이름은 나름 유명하고 예술인으로도 우리나라에 인식이 박히긴 했지만.

딱히 그 사람이 요리라는 분야 외에 예술가로서 특출했는지는 평전을 읽고도 의아했던지라.(수련이 덜 된 자의 미숙한 판단.)

팻투바하님이라고, 네이버에 미식 파워 블로거로 계신 분이 가온이라는 한식당이 훌륭하더라는 포스팅을 올리셔서, 그때 검색해서 이 책을 찾았다.

 

때마침 그 당시 로산진에 대한 책을 찾다가, 박영봉님의 책을 잡았던 터라.  이 책도 도움이 되겠지. 하면서 중고판으로 구입했다.(죄송합니다.)

제목도 거창하지...다행히 표지는 인상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백자에 검은옷이 잘 어울리는 회장님...

 

내용은 깐깐하고 어렵다. 쉽게 생각하고 덤비면 나가 떨어질 책인지도 모르고 처음에 읽고는 질려버렸다. 내가 삼계탕을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러나, 홍계탕에 흥미도 가지 않았고...

그렇게 1년을 이 책은 내 서고에서 썩고 있었다.(내 기억에는 팔았던 것 같기도 했는데 생각나서 점검해보니 있었다.)그동안 도자에 대한 자료도 조금은 더 모았고, 한식에 대한 일련의 사태(cj의 드론 염탐이라던가...)를 들으면서 아, 이분이 하시는 일은 10년을 미리 보신 거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오늘의 여행에 동참시켰다.

 

읽으면서 대중의 취향보다 훨씬 더 빨리 가는 사람이, 실패할 확률이 많구나...

하지만 시도하지 않은 것 보다는 나았을테지...

 

이 책에 나오는 화요라는 술은 현재 유명 바나 유명 요리집에 가면 나오는 귀한 술이라고 한다.

가온 사업과 낙낙과 녹녹 사업을 접긴 하셨지만, 화요만큼은 지키신 듯.

그 뜻에 걸맞게도 화요는 지금 꽤 인기 몰이 중인 듯 하다.

 

청화백자를 타구로 만들 정도의 패기와 섬세함.

나파 밸리의 콧대 높은 외국인들을 단번에 사로잡은 기품.

조회장님의 취지에 맞는 요리 문화 사업이 성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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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를 들어보고 싶어서, 네이버음악에서 쿨 재즈(그래. 이게 듣고 싶었어. 하드밥같은 건 나오지도 않으니까. 검색하니 단번에 나오는 쿨 재즈.)를 검색해서 들어보니 말 그대로 시원한 것이 답답한 느낌이 안 들어서 좋았다. 내가 예전에 들었던 재즈는 담배연기 자욱한 느낌이어서 목부터 답답했었는데...

 

마일스 데이비스로 검색하다가, 빌 에반스라는 사람이 맘에 걸려서 빌 에반스로 다시 검색.

피아노가 물 흐르듯이 , 그러면서도 고체에 가까운 느낌으로 사람에게 다가온다.

흐늘흐늘하게 다가오다가도 얼음처럼 쨍한 연주가 맘을 울리네.

 

완전판을 틀어놨는데, 꽤 괜찮다.

어제 저녁 운동하다가 틀었던 존 콜트레인의 색소폰 연주도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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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조성진씨가 클래식 한류를 몰고 왔다.

굉장한 열기였는데, 그 와중에 콩쿨의 심사위원으로 있던 윤디 리의 편파적인 심사가 문제가 되었었다.

그 이후에 윤디 리가 내한공연을 했는데, 중간에 곡을 잊어버리는 통에 다시 시작하는 불상사가 있었다. 고 한다.(기사에만 의존한 것이라 정확하게는 모릅니다. 서울에 연주회같은 거 갈 정도로돈이 여유가 있는 게 아니라서.)

분위기는 싸~늘 했고, 윤디 리에 대한 대중감정이 굉장히 나빴다고 한다.

 

그 싸한 분위기하고는 상관없이 그 전전달에 윤디 리의 음원을 받고 있었던 터라(부분만 받아서 또 한달을 기다려야 했음.)그 논란이 된 달에 다시 한 음반의 음원을 마저 다 받았다.

그리고 조성진씨의 음원도 다 받았고.

 

오늘 드디어 들었다.

평소 같으면 비쥬얼 락이나 아이돌 음악을 틀어놨겠지만 오늘은 여행 중이어서 버스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므로 밀어놨던 클래식 음원을 듣기 시작했다.

윤디리의 음원은 베이징 공연 실황이었고, 조성진씨건 요 최근에 나온 음반 음원이었다.

나는 사실 성악가나 일반 연주가가 대중에게 어떤 평가를 받건 상관하지 않는다.

음악만 듣는 터라 그 개인의 성격이 어떻고 저떻고는 내 관심밖의 영역이므로.

윤디리의 연주는 좋았다. 골조가 드러나는 건축물을 보는 느낌이었다. 굵은 뼈대에 튼실하게 올라가는 구조물 느낌이랄까. 연약하다거나 반짝거린다거나 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얼굴로만 보면 반짝거리는 풍이 더 어울릴 것 같이 생기긴 했는데, 의외로 연주가 매끄럽다기보다는 선이 굵은 편에 가까워서 좀 의외긴 했다.

 

조성진씨의 음원은.

음, 이건 콩쿨에서 누구하고 붙던지 간에 결정난 것이었군 싶었다.

이게 콩쿨용이 아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싶기도 했다.

윤디 리가 선이 좀 굵은 편이라면 조성진씨의 음원은 별가루를 살짝 뿌려놓은 듯한 섬세함과

견실함이 느껴졌다. 그 말뜻은 천재라는 뜻은 아니고, 하루하루 쌓아놓은 연습량이 탑을 쌓은  듯이 정교하게 되어 있는 느낌이라는 뜻이다.

하루라도 그냥 넘어가진 않았을 것 같았다.

천재라는 영역을 넘어서 아웃라이어의 영역이라는  느낌.

나는 천재는 인정하지 않는 편이다. 어느 예술 영역이건 간에 천재가 태어나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한다. 타고난 인성에 건실함이 있었야만 어느 정도로 인정받는 게 아닐까 싶은.

랑랑같은 오만한 연주자도 있지만- 랑랑 음원은 3개밖애 없어서 음악적으로 어떤 감정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기사상으로 오만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조성진씨는 관객에 대한 배려심과 전달하려는 성의가 느껴졌다고나 할까.

 

앞으로 연주자로서도 대성하시겠지만 후에 선생으로 남더라도 훌륭한 선생님이 되실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분이 나온 것은 우리나라의 음악 발전에 있어서도 좋은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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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목은 창작블로그에 올라가진 않는다. 개인적인 먹거리 탐방인지라...

대체적으로 이 카테고리에 올라가는 이야기는 한 1~2년 정도 벼르다가 먹고 나서 쓴 이야기이니

사담이 많다.

책과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창작도 아니니...

그걸 감안하고 들어주시면 감사하겠다.

 

 

언제부턴가 내 귀에 빌라 M이라는 와인이 좋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본래 신조가 어떻고 저떻고를 떠나서 나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혈통상 술마시면 안되는 입장인지라...(종교적인거하고는 상관없다.)

물론 마시자고 들면 마시겠지만-내 기준은 내 발로 집까지 걸어나갈 수 있느냐까지이므로 어떨 때는 소주 1병을 다 마시기도 한다.그러고도 걸을 수 있으면 마시지만. 억지로 주는 술 먹고 울고 불고 하는 통에 이젠 1병이고 한잔이고 안 먹고 못 먹는다. 사람들이 마시면 사고 낸다고 주지도 않지만. 물론 주면 그 사람은 내 블랙리스트에 올라간다.-웬만해서는 소주 한모금도 안 마시므로.

핏줄이 술 먹으면 사고 터지고 울고 불고 난리나는 혈통인지라. 거기다가 몸까지 아프다!

 

 

하여간 호기심 가진다고 먹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술이라는 게 문제여서...

2년동안 고민고민 하다가 몇달 전 독일산 빌라 M 세컨드 와인이 나왔다. 좋아~라하면서 카트에 담았다가 보니 독일? 빌라M은 독일 와인이 아니라고 들었는데?

동거인이 독일산 와인이 빌라 M하고 뭔 상관이냐고. 더더군다나 빌라 M이고 뭐고 도로 갖다놓지 못하겠냐고 하시는 통에 도로 갖다놨다.

그리고 몇달이 지나 성탄절 전야에 빌라M을 파는 것을 보고 로소, 로제, 비안코 라고 적어놓은 것을 보고 비안코면 화이트 와인이겠거니 하고 때려잡아서는 비안코를 끌고 개선장군마냥 집으로 돌아왔다.

 

당연하게도 이름값이 있으니 조금은 비쌌다. 우리 집에서는 와인은 그렇게 비싼 거 안 먹어서.

2년만에 다시 빡빡 우겨서 빌라 M을 갖고 왔으니 어디 맛있는지 보자고...라는 분위기.

성탄 전야, 기분좋게 땄는데 마셔보니 맛이...

달달하고 향기롭고 한 건 좋은데, 이 와인은 술이 아니야...

그냥 좀 달달하기만 할 뿐. 알콜이 없어...

맛도 옅고...

내가 아무리 술 안 좋아한다고 해도 이게 술맛이 아닌 건 알겠다만.

 

 

누가 빌라 M 맛있다고 그런 거야?응?

이런 황당한 게 어디있냐고. 술도 아닌 게 왜 그렇게 비싼 거야...

오늘 다시 다른 와인을 한잔하고보니, 확실히 그게 영 별로 라는 걸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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