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기, 괴담의 문화사
김지선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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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이라면 못참습니다. 얼마나 재미있을지...ㅎㅎ 괴담에 대한 모든 진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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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메인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유재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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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영 소설 | 교유서가

소설에 대해 한마디로 말하자면 기묘하고도 무서웠다. 소설 자체의 내용은 우리가 누구가 접할 일상의 이야기와 특정 직업군의 이야기, 행여 인생에서 잘못 인연이 된 악연과의 만남 등등이 날실과 씨실처럼 교차한다.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아무리 생태통로가 지어지고 있다지만 그것은 한계가 있다. 나날이 새로운 자동차길은 늘어가고 동물들이 다니는 길들은 줄어든다.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로드킬... 방송국에서 재연배우 역할을 하면서 커리어를 쌓아가는 현진이 접한 알 수 없는 이야기들... 그리고 그날 캠핑에서 목도한 변사 시체...

어느 것이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사건은 벌어지고 이야기는 시작된다. 지혜가 캠핑장에서 털어놓은 로드킬 사건... 과연 지혜에게 꼬리를 흔들던 개는 애초에 주인이 누구였을까? 행여 진언이 예전에 키웠다던 설기 닮은 개는 아니었을까? 지혜가 자신의 이야기라고 짐작한 현진의 이야기... 정말 그 이야기는 현진이 소개팅에서 만난 사람의 이야기, 본인 즉, 현진의 이야기였을까?

이야기는 모두 진실을 숨기고 돌고 돈다. 결국 서로가 다 연결되어 있다. 사람이 드문 곳에서 열심히 반짝여 생을 유지하는 반딧불이를 누군가는 방송을 위해 에프킬라로 죽이는 현실 (아.. 방송국 놈들...) 가짜 티파니 보석은 어두운 밤에는 진짜처럼 보인다. 아침이 되어서야 보이는 진실... 알게 모르게 사람들은 모두 가짜를 진짜로 착각하면서 이 생을 사는 지도 모른다. 정말 중요한 것은 이미 사라지고 없을 지도 모르겠다. 설기와 임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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슌킨 이야기 에디터스 컬렉션 14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영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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슌킨 이야기

다니자키 준이치로 | 김영식 옮김 | 문예출판사

언제였던가? 다니자키 준이치로란 소설가를 처음 접한 건 영화와 책들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언변을 소유한 이다혜 작가님의 코멘트를 어딘에선가 읽게 되면서부터였다. 아마 내게 준이치로의 첫 책은 [치인의 사랑]이었던 것 같다. 한 노인의 은밀한 성적 판타지를 다룬 소설은 약간은 충격이었다. 특히 여성의 발목에 대한 그의 애정 어린 시선들... 그리고 그것들을 전혀 이상하게 보지 않고, 결국에는 인정하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이랄까?

그리고 그다음 작품이 [슌킨 이야기]였는데 대중적인 [치인의 사랑]같은 류의 작품은 아니었다. 그저 지독한 맹인의 자기 사랑과 제자의 절대적인 어떤 의지가 엿보이는 작품이자 어떤 면에 있어서는 총체적으로 잘 짜인 완결작이랄까? 지금에 와서 다시 읽게 된 [슌킨 이야기]와 단편들... 역시 미사마 유키오가 왜 다니자키를 천재라고 칭했는지 알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유키오의 [금각사]라는 작품을 너무도 좋아하는데 그런 유키오가 칭찬했다면 인정이다. ㅎㅎ 아무래도 누구도 다루지 않은 소재를 대담한 형식으로 다루는 작가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의 다른 작품인 [세설]은 전혀 다른 맛으로 씌었다. 아무래도 다니자키는 정말 천재인가 보다. 이런 단편들도 내고 [세설]같은 장편도 쓰는 것을 보면 말이다.

[문신], [호칸], [소년], [비밀], [길 위에서], [갈대 베는 남자], [슌킨 이야기]까지 문예출판사의 에디터스 컬렉션에는 총 다니자키 준이치로 단편 일곱 편이 실려있다. 개인적으로 순서대로 읽어가는 것이 그의 작품 세계를 면밀히 관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문신에서 슌킨 이야기까지 이어지는 동안 왠지 그가 변했다고 느낀 것은 나만의 착각인 걸까?

다니자키는 개인의 성욕을 문학으로까지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데 나는 그것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다. 개인의 성욕이란 게 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인간의 보편적인 성욕 아니던가? 그것을 솔직하게 말했다고 해서 작가 자체를 너무 그쪽으로 몰아붙이는 것이 좀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물론 개인으로 다니자키는 문제적 인간이었다. 그의 삶은 사실 여타의 사람과 좀 다른 괴팍한 구석이 있었지만.... 생전에 했던 그의 인터뷰를 모두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는 과연 자신을 어떻게 평가해 주기를 바라는가? 성에 미친 괴짜 할아버지 작가 취급하지 마! 하면서 화를 낼 것인가? 아니면 그것이 솔직한 자신이라고 말할 것인가? 사실 노인의 성에 대해 그 누가 알고 싶어 하겠는가? 하지만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 노인을 예약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문학작품으로 끄집어낸 그는 어떤 부분에서는 선구자라고 할 수 있겠다.

[슌킨 이야기]를 읽으면 저절로 슌킨의 신들린 샤미센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리고 맹인과 맹인이 사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일부러 자식을 눈을 멀게 한 지독한 한 맺힌 소리에 대한 영화 [서편제]가 떠오르기도 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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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섯 개의 돌로 남은 미래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박초이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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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섯 개의 돌로 남은 미래

박초이 소설 | 교유서가

책을 읽고 메모리얼 스톤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고인 혹은 모든 죽은 생명을 기억하는 방법도 참 여러 가지가 있구나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소설 속 나는 한차례의 파혼을 겪고 새로운 남자친구인 구를 만난다. 과연 그의 여자친구였는지도 사실 의문이다. 어쩌면 나는 그저 구의 필요에 의해서 구의 반려묘인 미래를 돌보아주는 집사에 지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화자와 구가 헤어지고, 구는 다시 자신의 반려묘를 돌봐 줄 누군가를 집안에 들인다. 구는 철도 기사로 집에 없는 일이 간혹 있으니까 혼자서 외로워할 미래를 위해 여자친구에게 기꺼이 자신의 방 열쇠를 내어준다.

그런 구의 고양이 미래가 어느 날 죽는다. 원인도 알지 못한 채, 겨우 6년을 살았을 뿐인 미래가 죽었다. 소설 말미에는 구의 고양이가 죽은 이유가 간접적으로 나오지만 정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는다. 그저 추측할 뿐이다. 구는 미래의 장례식장에 미래를 아꼈던 자신의 여자친구들? 혹은 집사를 부른다. 그러고 나서 화자에게 이런 말을 한다. 지금 그의 곁에 있는 손톱이 지나치게 화려한 여성 지안은 과거 같다고... 현재는 화자밖에 없다고 말이다.

진정한 소통을 원했던 화자는 결국 어느 것과도 소통하지 못했다. 고양이 미래조차 이제 별이 되어버렸고, 구에게 연락은 오지 않는다. 나는 한가한 간이역에서 일할 꿈을 꾼다. 그곳에서라면 미래를 만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말이다.

아... 고양이 미래가 진실로 다가오는 미래로 여겨지는 소설이다. 미래를 먼저 만나고 떠나보내는 느낌... 나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그저 우리는 추측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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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표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이대연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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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표

이대연 소설 | 교유서가

소설을 읽고 나서 바로 검색해 본 단어는 바로 담치였다. 담치와 홍합의 차이랄까? ㅎㅎ 전문적인 직업인의 묘사가 잘 되어있어서 소설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상상이 되었다. 그 치열한 현장, 자칫 잘못하면 거대한 쇠사슬에 딸려들어가는 아찔한 순간들...

소설 속 화자의 아버지는 어느 날 뺑소니 사고로 죽는다. 아버지의 유품에서 발견한 장기이식 기증자란 증서... 결국 아버지는 뇌사자 판정으로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각막을 기증하고 이승을 떠난다. 평생 아버지 노릇 한번 못한 채, 생활비 몇 푼도 받지 못했던 화자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죽은 후 손에 삼천만원을 쥔다. 아버지는 배를 타는 줄로만 알았던 가족들... 한번 떠나면 소식도 없고, 모진 세월을 어머니 혼자서 애태워야 했던 시간.... 아버지는 무리한 주식 투자로 여기저기 돈만 빌리고 다니고, 고시원 신세를 지면서 일용직 노동을 해나가던 중이었다. 그러면서 한번 보여줘야지, 내 한번 보여줘야지가 혼잣말이었다고 하니.... 그런 아버지는 바다가 아닌 횡단보도에서 신호위반 차량에 의해 뺑소니를 당했다.


부표를 손보는 아들, 머나먼 항해에서 안전을 위해 필히 해내야 하는 것들.... 그에게 부표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아버지의 부표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아버지가 마지막에 먹었던 홍합 국수.... 그것이 담치였다는 것을 아버지는 아셨을까? 삼우제를 준비하면서 어머니가 한솥 가득 끓였던 미역국... 그 속에 든 것이 홍합이었던 담치였던... 우리는 그저 그러려니 하고 살아가는 것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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