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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기, 괴담의 문화사
김지선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22년 11월
평점 :

『수신기 괴담의 문화사』
김지선 (지음) | 뿌리와 이파리 (펴냄)
예부터 이런 말이 있었다. 그것은 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는 말이었다. 이야기는 화수분 같아서 끝도 없이 나오고, 재미있는 이야기는 중독되기 쉬워서 더.. 더.. 더를 외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요즘은 이야기의 힘이란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 막강해진 것 같다. 좋은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는 잘 팔리는 이야기가 되어 영화로 드라마로도 만들어지고, 지구촌을 넘어서 이 나라, 저 나라에 서로 판권을 사들인다. 그야말로 이야기 좋아하다가 돈방석에 앉는 꼴이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 실린 수신기가 나온 유래는 과연 어떠할까? 저자 간보는 스스로 이 황당한 이야기를 쓴 것이 자못 공격받을까 걱정했는지 서문에 이 이야기는 거짓이 아니라는 밝히기 위해 썼다고 한다. 귀신의 세계란 자고로 존재하며 스스로 믿고 들은 세계관을 집필 했다고 말이다. 후에 학자들은 이 황당한 이야기 모음집 수신기를 간보가 과연 왜 썼는지를 논의할 정도라고 하니, 그 당시에도 이야기는 그저 이야기로 즐기는 법을 잘 몰랐던 듯싶다. 간보가 정말 말하고 싶은 말은 이 모든 것은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이며 그것을 오롯이 즐기면 될 일이라는 것이다. 몰래 펼쳐보고, 숨겨서 매일 보게 되는 이 이야기 괴력난신의 이야기... 그것은 절대로 사라질 수가 없다. 현대에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소설 등등이 절대로 재미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사라질래야 사라질 수 없듯이 말이다. 이야기에는 어떤 힘이 있다. 그것은 사람들을 뭉치게도 하고, 어리석게도 한다. 자칫하면 허황된 이야기를 믿어서 잘못된 주장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족히 이야기란 이야기일 뿐이라는 조항, 웃자고 한 말을 죽자고 덤비는 꼴은 삼갈 일이다.
책에서 정리해 놓은 [수신기]를 읽다 보면 개중은 익히 알았던 이야기도 있고, 몰랐던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괴담의 문화사 수신기는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 모음집이라는 것이다. 나중에 기회에 된다면 꼭 수신기를 통으로 읽어보리라 다짐해 본다. 그러기 전에 이 책이 훌륭한 마중물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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