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

팥죽 호랑이와 일곱 녀석 ㅣ 우리 그림책 18
이준선 그림, 최은옥 글 / 국민서관 / 2015년 7월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는 아이가 전래동화 책 가운데에서도 잘 보는 책 중 하나랍니다. 이 책이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의 뒷 이야기라고 하니 아이가 얼른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부터 또 읽어야한다면서 꺼내 읽더라구요. 그리고 그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하면서 이 책을 손에 잡더라구요. 전편에서 할머니에게 당한 호랑이가 복수를 꿈꾸더라구요. 신령님을 찾아가 방법을 물었는데 신령님이 알려준 방법은 할머니만큼 팥농사를 잘 지으라는 거였답니다. 하지만 팥농사 짓는 것이 여간 정성이 들어가고 시간도 걸리고 어려운 일이 아니네요. 더군다나 팥죽 쑤는 일까지 말이에요. 이 과정에서 호랑이 스스로 느끼는 바가 큰 것 같아요. 할머니가 얼마나 열심히 팥농사를 지어 자신에게 팥죽을 쑤어주었는지 말이죠. 그러다보니 할머니가 보고 싶어졌다나요. ^^ 그래서 할머니 집을 다시 찾게 되는데 정말 이제부터가 더 반전입니다. 호랑이가 복수를 하려다가 그 안에서 스스로 방법을 찾고 자신의 과거 잘못을 뉘우치게 되는데 할머니는 그동안 호랑이를 골탕먹이고 할머니를 도와주었던 일곱 녀석의 심부름을 하면서 지내고 있지 뭡니까... 정말 뜻밖의 스토리였어요.

뻔한 스토리라면 호랑이가 일곱 녀석에게 복수를 하러 다시 찾아가고, 그 속에서 다시 일곱 녀석들에게 당하는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근데 이 책은 정말 새롭고 신선하더라구요.

일곱 녀석들을 오히려 호랑이가 야단을 쳐서 할머니를 잘 도와드리고 모시겠다는 다짐도 받아내고 본인도 할머니와 팥죽을 맛나께 쑤어먹으면서 할머니를 잘 돕는 모습이 정말 아이들로 하여금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더라구요.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의 책을 작가의 상상으로 새롭게 뒷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아이에게도 신선했던 모양입니다.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자기가 읽은 책의 뒷부분을 저자처럼 상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무척 좋은 것 같아요.

타이니 돌리의 꿈꾸는 하루

타이니 돌리의 꿈꾸는 하루 - 내가 꾸미는 종이인형
이윤미 그림, 형설아이 편집부 구성 / 형설아이 / 2015년 7월

우리 어릴 적엔 뭐하고 놀았나 생각해보면 동네에 나가서 뛰어놀거나 아니면 집에서는 종이 인혇을 많이 하고 놀았던 것 같아요. 종이 인형을 사가지고 오는 날엔 설레는 마음으로 오리고 옷을 갈아입히면서 윗부분들을 접고 놀았죠. 우리 아이에게도 종이 인형을 사주고 같이 놀아주면 좋겠구나 싶어서 찾아본 적이 있었는데 동네 문방구에서는 볼 수도 없고 가끔 판다는 곳에서도 보면 가격이 비싸더라구요. 그래서 이 책을 보는 순간 귀여운 그림에 우리 딸 너무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눈이 번쩍 했답니다.

얼굴이 큼직한게 눈에 쏙 들어오고 캐릭터들이 하나 하나 다르면서 귀여워요. 골라 하는 재미가 있답니다. 예전에는 가위로 직접 오리는 재미가 있었다면 그 점은 아쉽긴 하지만 요건 손으로 뜯어서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가위 질이 서툰 아이들의 경우엔 아주 좋아요. 우리 아이도 자기가 전부 뜯는다면서 책 들춰보자마자 마음에 드는 것들 먼저 막 뜯어놓더라구요.

아이랑 함께 인형 놀이 모처럼 실컷 하고 있어요. 배경판도 들어있고, 인형들 뿐만아니라 예쁜 옷들과 악세서리까지 있어서 아이가 엄청 좋아해요. 옷장도 들어있어서 이 곳에 예쁜 헤어밴드나 악세서리들을 따로 정리하면서 아이가 놀더라구요. 상자 하나에 다 넣어놓고 인형놀이 하고 싶을 때마다 꺼내와서 무척 재밌게 잘 가지고 놉니다.

인형놀이도 무척 마음에 들고 예쁘지만 거기다가 컬러링북까지 함께 들어있어서 더 좋아요. 컬러링북 그림들이 작은 것들이 시중에 많이 나오던데 이건 큼직하고 예쁜 인형들이라 그런지 아이가 색칠놀이하는 것처럼 하기에 완전 딱이에요. 엄마들에게는 어릴 때 종이 인형을 가지고 놀던 향수를 자극하고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즐거운 인형 놀이가 되는 것 같아요.

꿀벌이 이사 가요

꿀벌이 이사 가요
임유정 그림, 정란희 글 / 크레용하우스 / 2015년 5월

자연관찰 책은 아이가 덜 보는 책이기 때문에 이렇게 예쁜 그림책으로 만나면 아이가 잘 봐서 좋더라구요. 이 책은 꿀벌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꿀벌이 이사가는 모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꿀벌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갖도록 도와주더라구요.

마당에 날아온 작은 꿀벌 무리를 노란 점으로 묘사했어요. 마당의 석류 나뭇가지에 노란 점들이 콕콕~ 그림책이지만 정말 예쁘게 그려져 있네요. 떼를 지어 무리를 이루는 꿀벌 떼는 무섭게 보이기도 하지만 꿀벌들은 식구가 많아지면 여왕벌과 함께 새집을 찾는다고 하니 아마도 나나네 집 나무 위 새집으로 이사를 온 모양이에요.

한 무리의 엄청 큰 꿀벌 떼를 만난다면 아마도 나나처럼 새집으로 이사왔나보다하고 맘편히 있을 어른들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꿀벌 떼를 보고 짖어대던 강아지 또또도, 장바구니를 휘둘러대던 엄마도, 물 호스로 물로 벌들을 겨냥하던 아빠도 모두 벌에 쏘였네요. 역시 벌떼들을 만나면 가만히 있어야 하는건가봐요. 아무튼 119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니 새로운 꿀벌들의 집을 마련해준다고 하네요. 다행히 여왕벌을 따라서 모두가 새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텔레비전을 보다가 어떤 한 가정집에서 벌떼가 죽음을 당하기도 하고 많이 날라와서 보니 집 벽쪽으로 집을 짓고 살고 있었더라구요. 그래서 전문가가 여왕벌을 찾아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본 적이 있었어요. 그 때 본 장면들이 이 책을 보면서 떠오르더라구요.

책 뒷부분에는 여왕벌과 일벌 이외에도 수벌과 함께 꿀벌의 종류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그들만의 의사표현인 춤과 여왕벌을 따라 이사하는 것에 대해서도 잘 다뤄주고 있네요. 꿀벌에 대한 지식들과 함께 이사하는 모습을 통해 아이로 하여금 꿀벌과 좀 더 친숙하도록 만들어주네요.

생일 도둑

생일 도둑 ㅣ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37
로랑 수이에 외 지음, 프레데릭 필로 그림, 이성엽 옮김 / 지양어린이 / 2015년 8월

해마다 자기 생일만 무척 기다리는 우리 딸 아이에게는 생일이 없어진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랍니다. 매해 1월이 되면 자기 생일이 얼마나 남았는지 한달 한달, 그리고 하루 하루 기다린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생일 이야기는 우리 딸에게 무지하게 많이 듣는 이야기가 되어버렸지요. 막상 생일이 지나고 나면 잠잠해질 것 같지만 우리 딸은 다음 해를 기다리기 시작한답니다. 빨리 한 살 나이 먹고 생일이 오면 좋겠다고요. 어른들은 나이 먹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더군다나 어느 순간 어른이 되고 나니 생일을 기다리는 일을 하지 않게 되더라구요.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인가봐요.

아이들의 생일을 훔치는 괴물 이야기인 이 책은 우리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했죠. 남의 생일을 훔치는 괴물. 그리고 생일을 도둑맞은 아이들은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게 되고, 학교만 다녀야 했다네요. 아이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끔찍한 일일까요.

모든 아이들의 생일 훔치기에 성공한 괴물 빅토르는 어느 날도 생일을 훔치기 위해 꼬마 바스티앙의 방으로 들어갔답니다. 생일을 훔치려는데 바스티앙이 깨어났고, 생일을 훔치는 것은 나쁜 일이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생일 파티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알고 보니 괴물 빅토르는 생일 파티를 해본 적이 없다고 하네요. 생일 선물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빅토르이기에 그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를 수도 있었던 것 같아요. 빅토르의 마음을 잘 헤아려준 꼬마 바스티앙 덕분에 그동안 훔쳐갔던 다른 친구들의 생일도 모두 돌려주었다네요.

생일에 대한 의미에 대해서도 아이가 조금이나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 책 같아요. 늘상 선물 받고 축하받는 것을 아이 입장에서 당연시 생각했었는데 생일을 축하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모양이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우리 아이가 자기가 태어난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은 바람입니다. 생일에 관련된 흥미로운 소재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거기다가 생일을 챙겨주고 축하하는 훈훈한 모습이 잘 그려져 있어 좋았던 그림책이에요.

중학생을 위한 단편소설 베스트 35 (상)

중학생을 위한 단편소설 베스트 35 - 상 ㅣ 중학생을 위한 베스트 문학 시리즈
황순원 외 지음, 김형주.권복연.성낙수 엮음 / 리베르스쿨 / 2015년 7월

학교 다닐 때는 늘 입시를 생각하면서 우리나라 단편 소설들을 접했던 것 같아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시험 대비용으로 늘 접근을 해서 그런지 분석하면서 공부했던 것 같네요. 그래서 전체적인 흐름이나 그 고전의 맛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중학생을 위한 책이지만 저도 같이 보았답니다. 쉽게 쓰여져 있으면서도 새삼 내가 예전에 이 소설을 제대로 읽은게 맞나 싶을 정도로 새롭더라구요. 김유정의 작품 중 <봄봄>과 <동백꽃>의 두 주인공이 모두 점순이라는 것도 이번에 새삼 다시 알았네요.

우선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인물관계도'가 있어서 좋았답니다. 가끔은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들을 확인하는라 앞으로 넘겨서 다시 읽을 때도 있는데 이 책은 그럴 때도 요 인물관계도를 살짝 넘겨서 확인하기도 하고 이 인물관계도에도 인물들의 관계가 명확히 나와 있어서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되더라구요. 아마도 이 책을 보는 중학생들 역시 인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될 듯 싶어요. 그리고 그 밑에 나와 있는 간략한 내용의 줄거리 역시도 앞으로 벌어질 내용에 대한 호기심도 자극하고 좋더라구요.

또 아무래도 옛날 시대를 배경으로 쓰여진 작품들이다보니 다소 생소한 단어들이 나오는데 바로 옆에 작은 글씨로 다 표기되어 있어서 그것도 도움이 되더라구요. 그냥 읽을 때는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다가 잘 몰라서 궁금하면 유심히 보게되는 그런 정도...에요. 그리고 그림들이 사건의 핵심을 콕 짚어주듯이 책을 읽으면서 그림을 보니 더 잘 이해도 되고 재미있더라구요.

중학생을 위한 책인 만큼 작품이 끝나고 나면 작가 소개를 비롯해서 작품에 대한 정리가 정말 잘 되어있더라구요. 기승전결 형식에 맞게 사건의 핵심들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주고 있고, 질문들을 읽어보니 작품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가 되더라구요. 우리나라 소설 이외에도 '어린 왕자'처럼 유명한 작품도 있고, 알퐁스 도데 하면 '별'이라는 작품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이 책에서는 다른 작품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정말 스토리의 묘미를 느끼면서 재밌게 읽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