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서 온 남자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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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자락에서 마주한 연쇄 살인마, 그놈을 잡기 위해 어제로 가야 한다

전건우 작가님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자신의 죽음 일주일 전으로 돌아간 이야기를 다룬 소설을 읽었을 때 느꼈던 다소 지루한 감은 하나도 없이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미래의 시간에서 과거로 간 남자를 다룬 이야기 《어제에서 온 남자》. 그동안 읽었던 호러 미스터리 와는 다른 타임슬립 미스터리가 안겨준 속도감에 단숨에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한때는 면도칼로 불리며 조직의 2인자였던 박진혁은 2년 전 사랑하는 여자 최서희를 잃고 나서 방황의 시간을 보낸다. 그런 시간 뒤 면도칼이 아닌 퇴물이 되어 이제는 자신보다 어린애들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허울 좋은 '이사'라는 직함을 달고 동대문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받게 된 건강검진에서 폐암 판정까지 받게 된 진혁에게 더 이상의 희망은 없었다.

5월 29일 서희를 만나기 위해 추모공원에 다녀가는 길, 진혁은 죽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죽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돌아가는 길에 마주하게 된 추돌사고, 그리고 의도치 않게 마주하게 된 낯선 SUV에 실려있는 짝이 맞지 않는 하이힐. 라디오에서 들었던 연쇄살인범일 거라는 생각으로 그를 뒤쫓던 진혁은 어두운 동굴을 통과해 빠져나온다. 그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고, 그것보다 더 말이 안 되는 것은 자신이 5월 28일에 있다는 것이었다.

5월 29일에서 5월 28일로 넘어오게 된 진혁, 그가 있는 5월 28일의 진혁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최서희라는 여자를 만난 적도 없을뿐더러 여전히 면도칼로 조직의 2인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경찰에게 붙잡혀가게 된 진혁은 자신의 말을 믿어주는 유인하 팀장. 그리고 새로운 세계에서 만나게 된 서희.

자신이 사랑했던 서희를 만난 기쁨도 잠시 또다시 그녀를 잃어야만 했다. 진혁을 노리는 연쇄살인마. 과연 진혁은 동굴을 통해 시간을 역행하여 서희를 살릴 수 있을까? 시간 역행자라는 존재의 색다름과 함께 한 세계에 같은 두 사람이 존재할 수 없다는 설정이 만나 미스터리 비함을 높여주어 더욱 흥미로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북블로그 #책블로그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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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지 않는 삶 - 생각과 감정 너머 존재에 닿는 안내서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서진 엮음, 루카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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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감정 너머에 존재에 닿는 안내서

전 세계 33개 언어, 3500만 독자를 깨운 이 시대의 스승 에크하르트 툴레. 머리로 이해하던 깨어남을 '실재 삶'으로 녹여낸 실천서 《붙잡지 않는 삶》은 모든 것을 영적인 눈을 통해 보게 되었다고 하는 케이티 페리, 삶의 중심을 잡게 해주었다고 하는 패리스 힐튼까지, 우리가 아는 많은 유명 인사들에게도 가르침을 안겨주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수행자들 사이에서 '가장 실제적인 현존의 안내서', '꼭 필요한 수행서'로 회자되며 퍼져 나갔다. 이러한 반응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이 책이 시대를 초월한 가치를 지닌 영적 도서임을 증명했다. 이 책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반응의 패턴을 끊고, 그것을 알아차리고, 멈추는 법을 알려준다. 《붙잡지 않는 삶》을 읽으면서 존재에 대한 순간들의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되었다.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이다.

🏷️ 삶은 오직 '지금'일 때만 존재합니다. p.57

흘러가버린 과거의 시간에 대한 후회는 지금의 순간을 제대로 느끼는 것을 방해할 뿐이며, 미래 또한 다가올 시간일 뿐 실재가 아닌 환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하여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걱정에 조금씩 무관해지는 연습을 하다 보면 평온함이 찾아와 지금 현재에 온전히 머무를 수 있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과거의 실수를 탓하고, 그때의 실수를 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내 삶이 펼쳐지고 있는 지금 순간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임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 사랑은 '존재의 상태'입니다. 사랑은 내면 깊은 곳에서, 그 자체로 이미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사랑은 결코 사라지지 않으며 나를 떠날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랑은 애초에 외부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그냥 거기' 있습니다. 내 안에서. p.174 ~p.175

사랑을 하면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 때로는 그 감정 속에서 아픔이 찾아오게 될까 봐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불행하기를 바라지 않기에 오늘도 사랑을 하고 현재를 채워나간다. 과거에 연연하기보다 현재의 삶 자체에 집중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야말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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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음에 닿는 건 예쁜 말이다
윤설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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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결국마음에닿는건예쁜말이다 #윤설 #페이지2북스 #포레스트 #에세이 #에세이추천 #도서추천

다정한 말은 마음을 살린다

살아가면서 누군가의 말에 상처받게 되거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뒤늦게 내가 상처 준 것을 알게 되며 나의 어떤 말이 상처를 주었던 것인지 생각하게 되고 고민하게 된다. 나는 왜 그런 상황에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을까? 내가 누군가의 말에 상처받았던 것처럼 상처 주는 줄도 모르고 건네는 말들, 말이라는 게 참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결국, 마음에 닿는 건 예쁜 말이다》는 사람에게 상처받은 당신에게 닿기를 바라며 일간 윤설의 작가 윤설이 모아온 예쁜 말들이 담긴 에세이다.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며 깨달은 현명한 관계를 가꾸는 방법이 담긴 이 책을 통해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내가 예쁜 말을 듣고 싶어 하듯, 상대방도 예쁜 말을 듣고 싶어 하는 당연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 결국 마음에 닿는 것도 정이고,
끝까지 마음에 남는 것도 정이다. p.41

광고에서도 등장했듯 우리의 삶은 '정'이 빠질 수 없다. 지금은 자신에게 피해 주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의 일에 많은 관심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어릴 적만 해도 작은 마을에 살다 보니 작은 일만 생겨도 동네 어른들이 다 알 정도였다. 잘 지내냐는 짧은 안부를 쉽게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안부를 묻기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주변 사람들과의 연락도 뜸해진다. 나는 왜 먼저 다가가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 속의 구절이다.

사춘기 접어든 아들과 종종 다툴 때가 있다. 그런 날이면 서로 속상해서 마주하기 껄끄러워지곤 한다. 다툴 때 가장 필요한 배려는 무엇일까? 상대방과 나의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반박만 하기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고 그 말을 받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한다.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고 받아줄 줄 아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다.

어떤 일을 계기로 친해지고 나서 그 사람과의 모든 일상을 공유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하다 보면 그 사이는 돈독하고 가까워진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지나치게 가까워지다 보면 서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만다. 그러다 보면 결국 상대방에게 실수하고, 관계가 틀어지기 마련이다. 결국 모든 관계에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 때가 오기를 기다린다. 너무 서두르거나 지나치게 늦게 대답하면 대화의 흐름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렵기에 더 값진 일이 아닐까 싶다. 적절한 때를 찾기 위해 대화에 집중하는 일. 상대방의 표정과 태도를 살피는 일. 상대방의 시간을 존중하는 일. 결국 마음에 닿는 건 이런 배려가 담긴 말이다. 대화는 '의견'을 나누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나누는 일이다.

좋은 관계는 서로의 시간을 존중할 줄 안다. p.266

다른 사람에게 받은 예쁜 말이 나의 하루를 가득 채우듯이, 내가 건넨 예쁜 말이 상대방에의 하루를 빛나고 포근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며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예쁜 말을 건넬 수 있는 용기와 노력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결국, 마음에 닿는 건 예쁜 말이다》였다.

책 추천해 주는 여자 minimi 님의 필사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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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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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앵무새죽이기 #하퍼리 #열린책들 #몽실서평단 #몽실북클럽 #도서추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이라고 표현할 중도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책인 《앵무새 죽이기》를 리커버판 표지에 반해서 읽을 용기를 내어보았다. 미국 문학 작품 가운데 독자들로부터 가장 사랑받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인 《앵무새 죽이기》는 1930년대 미국의 어느 작은 마을 메이콤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주인공인 스카웃은 네 살 위 오빠와 변호사인 아빠와 함께 살아가는 다소 톰보이 기질이 있는 여자아이이다. 스카웃의 학창 시절은 아빠인 에티커스 변호사가 흑인 톰 로빈슨의 변호를 맡기 시작하면서 놀림을 당하게 되어 곤란해지게 된다. 당시는 아직도 인종차별이 만연하여 톰 로빈슨에게 죄가 없음을 알면서도 백인인 유얼의 편을 들기 위해 강간죄를 인정하여 배심원들은 유죄 평결을 내리게 된다. 이에 오빠인 젬과 스카웃은 낙담하게 되지만 동시에 훌륭한 아빠의 인격도 보게 된다. 이와 함께 자신에게 망신을 주었다고 생각한 유얼이 앙심을 품고 젬 남매에게 위해를 가하려던 위기의 순간 젬과 스카웃이 항상 두려워하며 조롱했던 래들리 아저씨가 구해준 것에 따른 감사 표시로 이 소설이 끝난다.

이 책에서는 흑백과 함께 혼혈들의 문제도 약간 다루고 있다. 혼혈은 다문화시대인 현재 그렇게 주목받는 요소는 아니지만 당시에는 흑인과는 또 다른 어떠한 차별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주인공의 눈으로 관찰된 혼혈은 불쌍하면서도 긴 대화를 나누긴 힘든 어떠한 기이한 '종족'으로서의 존재였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혼혈과 외국인을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던 옛날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아주 그러하지 않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단 신기해하는 단계는 넘어섰다는 것이다. 나와 다르다고 생각하고 신기해하는 것, 이것이 '차별'의 첫 단계가 아닐까.

이 소설에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소외된 이의 재발견인데, 바로 이웃집 래들리씨이다. 스카웃과 젬, 친구 딜은 학창 시절 비행으로 줄곧 집안에 갇혀 지내는 아서 래들리에 대한 공포와 호기심으로 어린 시절 무모하게 도전하기도 또한 조롱하기도 해가며 멀리해왔다. 그러나 나무 위에 소중한 것들을 놓아두는 것이나 자신의 집에 침입한 젬의 바지를 수선해 준 것 등 의외로 따뜻한 면모를 보여왔던 래들리는 결정적으로 유얼의 해코지에 맞서 젬 남매를 구해준다. 이를 계기로 스카웃의 마음속에 드리워있던 래들리에 대한 편견이 해소되고 화해의 국면을 맞게 된다. 이렇듯 겉모습만 보고, 소문만 듣고 지레 판단해버리는 우리들의 나쁜 편견에 대해 진실을 보라고, 진면목을 볼 것을 종용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 그들에겐 분명히 그렇게 생각할 권리가 있고, 따라서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해 줘야 해. p.200

🏷️ 아빠의 말이 정말 옳았습니다. 언젠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정말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래들리 아저씨네 집 현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514p

또한, 이 소설에서 인권운동의 선구자로 보이는 애티커스 변호사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판사가 이 불공정한 재판에서 변호를 맡길 정도로 진솔하며 '정의'의 원칙을 구현하는 인물이다. 정의를 알고, '평등'을 몸소 실천하는 그래서 같은 백인들 사이에서 모진 말과 모욕을 듣지만 포기하지 않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힘이 없어서 약자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힘과 능력이 있지만 약자 편에 서는 인물임을 암시한다. 어릴 때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보지만 조금만 커져도 차별과 억압에 대해 당연시하는 어른이 되어 간다는 사실에 씁쓸해지지만, 에티커스 같은 비범한 사람이 있기에 미래가 암울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해주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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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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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이라고 표현할 중도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책인 《앵무새 죽이기》를 리커버판 표지에 반해서 읽을 용기를 내어보았다. 미국 문학 작품 가운데 독자들로부터 가장 사랑받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인 《앵무새 죽이기》는 1930년대 미국의 어느 작은 마을 메이콤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주인공인 스카웃은 네 살 위 오빠와 변호사인 아빠와 함께 살아가는 다소 톰보이 기질이 있는 여자아이이다. 스카웃의 학창 시절은 아빠인 에티커스 변호사가 흑인 톰 로빈슨의 변호를 맡기 시작하면서 놀림을 당하게 되어 곤란해지게 된다. 당시는 아직도 인종차별이 만연하여 톰 로빈슨에게 죄가 없음을 알면서도 백인인 유얼의 편을 들기 위해 강간죄를 인정하여 배심원들은 유죄 평결을 내리게 된다. 이에 오빠인 젬과 스카웃은 낙담하게 되지만 동시에 훌륭한 아빠의 인격도 보게 된다. 이와 함께 자신에게 망신을 주었다고 생각한 유얼이 앙심을 품고 젬 남매에게 위해를 가하려던 위기의 순간 젬과 스카웃이 항상 두려워하며 조롱했던 래들리 아저씨가 구해준 것에 따른 감사 표시로 이 소설이 끝난다.

이 책에서는 흑백과 함께 혼혈들의 문제도 약간 다루고 있다. 혼혈은 다문화시대인 현재 그렇게 주목받는 요소는 아니지만 당시에는 흑인과는 또 다른 어떠한 차별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주인공의 눈으로 관찰된 혼혈은 불쌍하면서도 긴 대화를 나누긴 힘든 어떠한 기이한 '종족'으로서의 존재였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혼혈과 외국인을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던 옛날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아주 그러하지 않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단 신기해하는 단계는 넘어섰다는 것이다. 나와 다르다고 생각하고 신기해하는 것, 이것이 '차별'의 첫 단계가 아닐까.

이 소설에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소외된 이의 재발견인데, 바로 이웃집 래들리씨이다. 스카웃과 젬, 친구 딜은 학창 시절 비행으로 줄곧 집안에 갇혀 지내는 아서 래들리에 대한 공포와 호기심으로 어린 시절 무모하게 도전하기도 또한 조롱하기도 해가며 멀리해왔다. 그러나 나무 위에 소중한 것들을 놓아두는 것이나 자신의 집에 침입한 젬의 바지를 수선해 준 것 등 의외로 따뜻한 면모를 보여왔던 래들리는 결정적으로 유얼의 해코지에 맞서 젬 남매를 구해준다. 이를 계기로 스카웃의 마음속에 드리워있던 래들리에 대한 편견이 해소되고 화해의 국면을 맞게 된다. 이렇듯 겉모습만 보고, 소문만 듣고 지레 판단해버리는 우리들의 나쁜 편견에 대해 진실을 보라고, 진면목을 볼 것을 종용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 그들에겐 분명히 그렇게 생각할 권리가 있고, 따라서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해 줘야 해. p.200

🏷️ 아빠의 말이 정말 옳았습니다. 언젠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정말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래들리 아저씨네 집 현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514p

또한, 이 소설에서 인권운동의 선구자로 보이는 애티커스 변호사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판사가 이 불공정한 재판에서 변호를 맡길 정도로 진솔하며 '정의'의 원칙을 구현하는 인물이다. 정의를 알고, '평등'을 몸소 실천하는 그래서 같은 백인들 사이에서 모진 말과 모욕을 듣지만 포기하지 않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힘이 없어서 약자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힘과 능력이 있지만 약자 편에 서는 인물임을 암시한다. 어릴 때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보지만 조금만 커져도 차별과 억압에 대해 당연시하는 어른이 되어 간다는 사실에 씁쓸해지지만, 에티커스 같은 비범한 사람이 있기에 미래가 암울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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