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보지 못한 숲 오늘의 젊은 작가 1
조해진 지음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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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시 기차역 가스폭발 사고, 동생이 사라졌다.....
작가 조해진의 따뜻하고 깊이 있는 시선과 유려한 문체
매혹적이고도 아름다운 청춘 가족 성장소설」

이라는 문구가 "아무도 보지 못한 숲"의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과연 그 숲은 어떤 곳일까?

「이야기는 숲의 모든 곳에 깃들어 있었고, 시시각각 걸음을 옮기는 빛을 따라 한 줌씩 소년의 귓가로 흘러들었다.p.161」

이 문구에서 처럼 내용은 숲에서 시작되고 숲의 바깥을 얘기하다 숲의 끝에서 끝이 난다. 미수가 만나게 된 숲, 그곳은 우울하고 슬픈 공간이다. 꿈속에서 만나는 숲은 모든걸 다 보여주지 않았다. 어쩌면 미수가 바라보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비칠듯한 미수가 바라 본 어느 누군가,그녀의 얼굴이 비치려하자 수면에 손을 갖다댄걸 보면 말이다.

 자신의 신분조차 없는 소년. 그는 어머니의 사채 빚으로 인하여 그 사람들에게 끌려와 가스폭발 사고에서 사망자로 둔갑하게 되면서 유령이 되었다. 소년이 끌려오던 당시에 전봇대 뒤에 서 있던 엄마의 모습이 실제인지 꿈인지 알 수는 없지만 자신을 유령으로 만든 엄마에 대한 원망보다, 소년을 데리고 와서 자신의 아들 생각에 가짜 신분을 만들어 주고 여러 개의 신용카드까지 만들어준 보스지만 자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하는 적은 현금만을 주고 카드를 쓰게 하는 보스에 대한 원망보다, 자신이 찾게 된 누나인 M에 대한 그리움이 더 클지도 모르는 소년. 자신의 신분탓에 제대로 앞에 나서지도 못하지만 작은 것 하나 하나 세세하게 티나지 않게 챙긴다.

 동생이 사라진 그날을 잊지 못하다 문득 동생의 사고에 대한 의심을 품으면 경찰서,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먀 12년이라는 시간 탓에 동생에 대햐 실마리는 잡히지 않는다. 미수는 왜 1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동생을 찾는 것일까? 지금껏 찾을 생각을 해 보지 않은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내게 생기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누나 앞에서 동생이라고 밝히지 못하는 소년과, 자신 앞에 나타나 얼굴을 빤히 보았음에도 12년의 세월로 인하여 알아보지 못한 미주. 두 남매의 이야기는 숲에서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

 

 나의 신분이 사라진다면 어떤 기분일까? 유령처럼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 위장되어 사랑하는 사람 앞에조차 나타날 수 없다면 너무나 슬플꺼 같다. 그런 슬픔의 시간을 보낸 소년과 자신은 혼자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을 미주의 재회는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함을 더 불러왔다. 숲에서의 마무리는 조금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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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아이 기다리는 엄마 : 실천편 - 통합교과 과정에 대비하는 창의적 글쓰기
홍수현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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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생각하는 아이 기다리는 엄마" 를 읽을적에만 하더라도 결혼을 하기 전이었다. 그때는 결혼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던 시기였다면 지금 [실천편]을 읽고 있는 지금은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어떻게 아기와 잘 놀아주어야 할지, 어떤게 아기에게 좋을지 고민하고 고민하는 육아 스트레스도 겪어 보는 중이다. 육아는 정말 힘들고도 힘든일 같아서 날 키워준 엄마에게 무한한 감사를 절로 드리고 싶어진다.

  1장. 생각하는 아이로 키우는 책읽기
흔히 동화책을 잠들기 전에 읽어주는 경향이 있다. 나도 이것을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고민이었다. 잠자리에서 듣는 동화라면 동화를 듣다가 잠이 들테고, 지금은 어리다지만 커서도 습관이 되어 이야기의 결말도 듣지 못한채 잠이 드는건 아닐까하고 말이다. 동화를 읽어주는 시간이 솔직히 문제는 아니다. 어떻게 읽어주어야 하느냐가 문제다. 동화책을 읽으면서 아이의 상상력을 깨워주고 생각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 「적극적인 책읽기의 시작은 제목부터」라고 한다. 단지 글자로만 읽고 넘어갈것이 아니라 아이가 상상하게 만들고 아이의 상상력을 깨우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책읽기의 시작이라고 한다.
 
  책을 구입할때도 전집과 단행본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엄마 마음이 뿌듯하고 책장 한켠을 차지할 전집일지, 시기적절한 단행본일지 고민하게 된다. 여기서는 「전집은 아이의 수준에 맞는 수평적 책읽기를 돕는다면, 단행본은 아이의 관심도에 따른 수직적인 책읽기를 돕는다」고 한다. 그래서 수평적 책읽기와 수직적 책읽기를 함께하는 균형잡힌 책읽기 습관이 필요하다.

  2장. 사고력이 쑥쑥, 책 속에서 생각 찾기
아이들은 낯선 정보를 주는 책이라면 더 보지 않으려고 한다. 재밌는 책은 아이들이 먼저 알아보고 다가가기 마련이다. 「아이들의 생각을 자극하는 정답 없는 질문」이야말로 아이들의 생각을 깨우고 아이들의 생각을 자극하게 된다. 우리가 커올때 하던 독후감은 아이들에게 따분함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블로그를 하다보니 기발한 독후활동을 하는 분들이 많으셔서 나도 아이가 크면 저렇게 해봐야지 하고 자극을 받기도 한다. 이제는 단순히 글로 적는 것이 아니라 활동으로 연계시켜주어야 한다. 과학책은 따져가면서 읽어야 하고, 아이들의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독서신문」도 하나의 방법이다. 처음엔 어색하고 힘들더라도 하다보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얻고 한다.요즘은 통합적 사고를 하라고들 한다.
「여러 방면의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한 권의 책을 다각도에서 살펴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연산작용으로 다가가다 보면 읽은 책보다 더 폭넓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3장. 창의력 키우는 생각 더하기
  책을 통해서 실제로 겪을 수 없는 일들도 경험하게 되고 넓은 세상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책을 읽은것에서 끝나지 말고 질문을 던져보기도 하고 책과 다르게 생각해보기도 하면서 생각의 날개를 키워주는 것도 좋을것이다.

  4장.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창의적인 글쓰기
「 "글은 물고기를 닮아야 해."」
이 문구에 살짝 당황했지만 생각해보고 뒷 얘기를 읽다보니 이해가 갔다. 글쓰기를 좀더 짜임새 있게 하라는 말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물고기에 비유해서 한말이었다.

「♣ 머리 : 글의 첫머리(내 눈으로 본 첫인상)
   ♣ 등뼈 : 이야기하려는 중심 내용
   ♣ 잔가시 : 우리의 의견
   ♣ 살 : 비유나 예시
   ♣ 꼬리 : 맺음말(앞으로의 계획 또는 변화) 」

  독특한 생각이 담긴 창의적인 글을 쓰기를 바란다면, 공통점을 찾아가는 글쓰기로 부터 아이의 경험을 이끌어 내서 글을 써보는 것도 글쓰기의 한 방법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그림일기부터 시작해서 일기쓰기는 시작된다. 자신의 단순한 하루 일과를 표현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일과의 단편을 자세히 서술하기 까지, 일기쓰기는 글쓰기의 밑바탕이 되리라고 생각된다.

  5장. 고학년의 독서와 자기 주도 학습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글쓰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힘들어진다.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독서를 통한 배경 지식을 많이 쌓아야 할 것이다. 그런 바탕이 되어 생각이 그물을 치듯 넓게 퍼져나가야 글 쓰기에 도움이 된다.

  "생각하는 아이 기다리는 엄마 [실천편]" 은 우리 아이들에게 독서가 얼마나 중요할지 알려준다. 이 책 한권이 독서에 관한 얘기로 가득한 것처럼 말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독서는 너무나 중요하고 그런 독서를 바탕으로 아이는 점점 어려워질 공부에 대비할 수 있을것이다. 이런 흐름에 대비하여 나도 공부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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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다니면 위험해! 또조심과 함께하는 안전이야기 7
토이앤스토어 기획, 문상수 엮음, 한국생활안전연합 감수 / 국민서관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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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다니면 위험해" 는 또조심과 함께하는 안전이야기로 일곱번째 이야기래요. 내가 만나 본 첫 안전이야기이지만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얘기 나눠보면 좋을 이야기라 다음에도 또조심과 함께하는 안전이야기를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해 봐요.
3, 4, 5세 누리 과정 연계 활동지가 들어있다는 문구.
사실 교육과정이 많이 바뀌면서 우리가 공부하던 그때와는 너무 다른듯하네요. 이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도 함께 공부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해요. 더 바빠진 엄마들이네요.
두가지 에피소로 구성 되어있다. 첫번째는 "장난꾸러기들과 쇼핑하기" , 두번째는 "뛰어다니면 위험해".

"장난꾸러기들과 쇼핑하기"
장난꾸러기 아들인 '나장난'과 동생 '나장이' . 엄마에게 백화점에서 얌전히 있을꺼라고 약속했지만 들어가는 회전문에서부터 빙글빙글 돌면서 장난하고, 에스켈레이터에서는 엄마손 안 잡고 뒤돌아서 있다가 뒤로 쿵 넘어진 장난이예요. 장난이를 누가 말릴까요. 엘리베이터를 타서는 손잡이 올라타기 장난에 푹 빠진 장난이예요.

" 뛰어다니면 위험해!"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1층으로 내려가기 위해서 계단을 뛰어내려가는 장난이. 장난이는 올라오는 나라와 부딪혔어요. 미안해서 나라에게 사과하고 화장실로 급히 달려간 장난이는 보리가 양치질하느라 틀어둔 물이 바닥에 있어서 미끄러지고 말았네요.
 
  이렇게 두개의 에피소드가 끝나면,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해 보세요" 라는 문구와 함께 읽었던 에피소드 얘기나누는 구성이라 좋은거같아요. 질서에 대한 지식도 알게 되고 내용도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꺼같아서 좋아요. 그리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부분을 아이가 놓치고 지나갔는지도 알게 될꺼 같아요.
 
  에스컬레이터를 타서 안전하기 위한 위치 선정을 해보는건데요. 이런 종이인형까지있는 세심함에 또 반하네요. 아이와 어떻게 독후활동을 해 보면 좋을지 고민했는데 이런게 있어요. 거기다 내용을 읽고 서로 대화를 나누는 팁까지 있어서 더 좋네요. 잠깐 읽고 잊어버리기 보다 머릿속으로 기억할 수 있는 반복 학습이 되니까요.
 
  마지막에는 「생활 주제에 맞춘 3, 4, 5세 누리 과정 연계표」
아직은 아이에게 이를지도 모르지만 아이와 생활하면서 알려줘야 할 생활속 이야기들이 들어있는 연계표. 이 연계표가 많은 도움이 될꺼같아요. 새로운 교육과정에 맞춘거라 더 좋은, 그래서 다음에 또 읽어보고 싶은 국민 서관의 또조심과 함께하는 안전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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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착한 아이야
나카와키 하쓰에 지음, 홍성민 옮김 / 작은씨앗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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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착한 아이야"를 읽기 전에는 단순히 다섯편의 단편소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을수록 그건 나의 착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다. 사쿠라카오카 초등학교와 그 주변의 어느 정도 범위의 공간, 한정할 수는 없지만 크게 본다면 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들이 그대로 묻어났다. 한 공간이지만 동시간은 아닌 다섯가지 이야기들이 어우러진 "너는 착한 아이야". 어떤 아이가 착한 아이일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밥 잘먹고 잘 노는 아이가 착한 아이일꺼라고 생각했는데, 아이 엄마가 되고 보니 착한 아이라는건 엄마를 위한 말이 아닐까 문득 생각해본다.

사쿠라가오카 초등학교에 대학 졸업하고 갓 부임한 나는 1학년 담임을 맡게 되었다. 나의 표정 탓인지 소변을 참다가 실수하는 아이가 생겼고 학부모와 교장선생님, 부교장 선생님의 지도까지 받게 된다. 아직은 1학년 학생들과 다를게 없는 초보 교사인 나는 그 일이 있은후에 화장실을 가도 좋다고 했더니 아이들의 화장실 순례가 시작되었다.

「덜그럭덜그럭. 툭. 쾅. 털썩. 쿵쿵. 콩콩. 달그락달그락. 덜그럭덜그럭. 아이들의 목소리와 그들이 내는 온갖 소음들이 교실에 울리면서 나를 조여온다. 자리에 앉아 있을 때는 한 덩어리였던 아이들이 소리와 함께 허물어져 각각의 조각이 되어 흩어졌다. 그 조각은 교실 밖까지 튀어나갔다. 내가 맡은 학급의 붕괴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후에도 4학년 담임을 맡게 되고 햇병아리 2년차 교사이던 나는 사소한 사건으로 관심이 가게 된 간다를 주의깊게 살피게 되었다. 간다는 아버지로부터 폭행을 당했음에도 아니라고만 하던 소년이었다. 간다를 도울 수 있는거라고 휴일에 학교로가서 점심 저녁을 사주는 것 뿐이었던 나.

그때의 고통을. 사라지지 않는 부모의 분노의 흔적을. 자신의 몸에 새겨진 그 증거를 볼때마다 자신은 부모한테 미움 받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아이임을 뼈져리게 느낀다. 나이가 들어도 지워지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아이라는 표시.」

엄마에게 받았던 학대 탓일까 어느새 나도 아야네에게 학대와 폭행을 서슴치않고 있다. 신발에 모래를 묻혔다는 사소한 이유에서부터 시작해서 아야네를 때리는 나는 다른 엄마들 또한 좋은 엄마 가면을 쓰고 밖으로 나왔다가 집으로 들어가는 것과 동시에 나쁜 엄마 가면이 자리잡고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엄마에게 학대받았던 기억으로 결혼도 하지 않고 잡지사의 편집장으로 일하는 내게 동생인 미와가 며칠만 엄마를 봐달라고 하면서 나의 조용하던 삶은 흔들리고 내 기억속에 숨어있던 엄마에 대한 증오와 미움이 살아난다. 나를 발로 차고 때리던 기억은 하지 못하고 엄마의 어릴적 사랑받던 기억들을 내게 들려주니 더욱 화가 난 나는 미와집으로 데리고 가는길에 지하철에 버려두고 가려했으나 그러질 못하고 미와집으로 엄마를 버리러 간다.

「나는 안다. 둘이 헤어져서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하고, 함께 했던 장소가 없어져도 행복한 한때는가 있었다는 기억은 평생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아무리 불행한 일이 있어도 그 기억이 힘이 되어 준다.  비에 갇힌 집안. 이때의 기억이 언젠가 유스케와 다이짱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기를.  나는 기억한다.」

학년이 올라가고 아이들끼리의 그룹이 생기면서 유스케는 혼자 어울리는것 같더니 다이짱이 전학오고 난 후 부쩍 붙어다니고 집으로 놀러도 왔다. 알고 보니 다이짱은 새엄마 밑에서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고 있었다. 그런 다이짱을 우리 가족은 여행 다닐때도 데리고 다녔다. 비록 중학생이 되면 지역상 다른 곳으로 다니더라도 나와 못짱의 추억처럼 유스케와 다이짱의 기억속에도 추억으로 자리잡기를 바라면서.

「행복. 이제는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나의 행복. 아키코, 하고 이름을 불러 주었던 어머니 아버지도 죽었다. 누나, 하고 불러 주었던 남동생은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모든 걸 잊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비오는 날에 다른 행복이 찾아오기도 한다는 것을 이렇게 나이를 먹고서야 알게 되었다. 그래서 모든걸 잊어버려도 상관없다.
다시 현관 벨을 울리며 행복이 찾아온다. 봄이 찾아오듯이.」

이제는 어머니 아버지보다 나이가 들어버리고, 어제 일어난 일인지 아니면 오늘 일어난 일인지, 마트에서 장을 보고 계산을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죽은 남동생의 얼굴마저도 기억 나지 않는 나이가 되었다. 그런 나에게 히로야는 아이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들어 준 아이다. 만날 때마다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라고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운 소녀. 알고보니 그 아이는 장애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내게는 활력소와도 같은 그 아이가 내일도 놀러오기를 바란다.

부모에게서 학대당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은 부모를 무서워한다. 맞을까봐 정해준 시간 전에는 집에 들어가지도 않고, 엄마에게 맞던 일로 인해 엄마의 동작만 보고 떨면서 잘못했다고 얘기하는 아이까지. 읽으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어렸을 적 기억으로 학대하는 부모가 되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아이의 안전을 위한답시고 유모차 안전바 위에 발을 걸치면 한번씩 때리곤 했는데 그게 아기의 기억에 학대당하는 기억으로 자리잡을까봐 조심스러워진다. 아기도 하나의 인격인데 너무 내 입장에서만 바라본것인가 하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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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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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의 소설을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책 욕심으로 소장 중이다. 소장 중인 책들을 제쳐두고 읽어보게 된 "살인자의 기억법". 너무나 쉽게 읽혀서 재밌는 소설인 듯 착각하게 만든 소설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수많은 단락들로 나뉘어져 호흡에도 무리가 가지 않았지만 너무나 짧은 흐름들로 인해서 소설에 집중하기에는 좋지 않았다. "살인자의 기억법" 이라는 제목만으로 살인자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자신이 했던 일을 나열할꺼라고 생각했던 것은 나의 커다란 오산에 불과했다. '

 
 '나'는 오랜 세월 많은 사람을 살해하고 땅에 묻었다. 그러다 살인을 접고 자신의 살인 일지를 쓰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글 솜씨가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아 살인 일지를 시로 쓰려고 한다. 그렇게 문화센터에서 시와 관련된 수업을 들으면서 강사에게 시에 관해서 배우던 날 강사는 말했다.
 
 "시인은 숙련된 킬러처럼 언어를 포착하고 그것을 끝내 살해하는 존재입니다."
 
그런 강사의 말에 '나'는 시에 더 흥미가 생겨서 시를 배웠고, 강사의 칭찬에 강사를 죽이지 않고 살려두었다. 강사는 나로 인해 더 살아간다는 것 자체를 모르고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교통사고로 수술을 받은 후에 나는 조금 이상해진듯하다. 그러다 알츠하이머 판정까지 받게 되자 양녀인 은희는 나를 더 걱정했고, 조금은 귀찮아 하는 듯 했다. 자신의 친구에게 한탄하는 소리를 여러번 들었다. 그리고 우연히 보게 된 은희 휴대폰의 문자까지도. 
 
 나의 기억력은 점점 쇠퇴되어가고 어제의 일인지 오늘의 일인지 조차도 헷갈리고 있다. 집에 강아지를 키웠는지 키우지 않았는지, 자신의 집에 언제 누가 왔다갔는지 조차도. 거기다 왠지 미심쩍은 듯한 박주태라는 인물을 은희가 결혼할 남자라고 데리고 왔을때도 처음 만난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내가 경미하게 박은 차의 주인으로 손으로 적은 명함까지 받았던 사람이다. 나의 기억력을 위해 녹음기도 구입하고 메모를 남기지만 나의 기억은 점점 지워지는 듯하다. 박주태를 데리고 온 은희에게 어떻게 만났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은희는 내게
 
 "우연히요. 정말 우연히요."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쓰는 '우연히' 라는 말을 믿지 않는 것이 지혜의 시작이다.
 
 박주태로부터 은희를 지키기 위해서 나는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짧은 단락들로 인해 쉽게 읽혀지던 글이 마지막에 가서 작은 반전에 부딪히고 말았다. 그 반전으로 인하여 내가 읽었던 글들이 어쩌면 그 반전을 더 뚜렷하게 하기 위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그 소소한 반전으로 나의 마음으 달래기에는 너무나 아쉬웠다. 두시간만에 읽은 집중력을 보여준 소설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나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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