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식물의 세계 - 끝내 진화하여 살아남고 마는 식물 이야기
김진옥.소지현 지음 / 다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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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존재는 지구에서 살아가지만 지구에서 생존에 있는 시기는 그다지 길지 않다. 그런 지구의 변화 속에서도 진화를 거듭하면서 살아남은 식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극한 식물의 세계를 통해서 만나보게 되었다. 책을 읽어보는 내내 자연의 신비로움에 감탄하고 책의 구성에 감탄했다. 한권의 책을 읽으면서 마치 내손안제 자연이 살아 숨쉬는 기분이 들었다. 식물은 놀라운 진화를 거듭해오며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비록 아주 오랜 시간에 걸친 과정이었지만 식물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해왔다. 그런 극한의 모습은 오로지 생존을 위한 그들의 전략이다.

Chapter 1. 크기 - 크거나 작거나
여기에서는 가장 큰 꽃에서부터 가장 큰 키의 나무와 식물, 그리고 가장 큰 열매까지 다양한 식물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다양한 크기의 식물들의 모습은 결국은 자손을 남겨 생존하기 위한 것이었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면서 다양한 자손을 만들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과도 같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인 자이언트 라플레시아는 잎도 뿌리도 없지만 꽃만큼은 크다고 한다. 왜 거대한 꽃만을 가지고 있을까? 그것은 잎을 만들거나 뿌리를 뻗어나갈 에너지를 아껴두었다가 오로지 꽃을 위해서만 쏟아내어 꽃봉우리가 올라오기전까지는 그곳에 라플레시아가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다고 한다. 이것 또한 자이언트 라플레시아의 생존전략일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키 작은 나무인 난쟁이버들, 그들은 땅에 바짝 엎드려서 살아간다. 난쟁이버들이 살아가는 곳은 북극지역이나 북대서양 주변의 높은 사이기 때문에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 가장 작은 키를 가진 식물로 변화된 것이다.

Chapter 2. 속도 - 빠르거나 느리거나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자라는 식물은 단연 '맹종죽'이다. 뿌리 줄기에서 받은 양분으로 커가기 때문에 구태여 광합성을 할 필요가 없기때문에 빠르게 자라나 4개월이 지나면 엄마식물에게 더 이상 양분을 받지 않고 스스로 양분을 만들 수 있다. 마치 태아가 열달동안 엄마 뱃속에 있다가 태어나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느리게 피는 꽃은 푸야 라이몬디다. 약 100년을 살다가 딱 한번 꽃을 피우고 죽는다고 하니, 우리는 실제로 그 꽃을 보기 드물듯하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가시를 가지고 있으면서 마치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당당하게 있는 모습을 보고 안데스의 여왕이라고 부른다고 하며, 척박한 고지대의 낮과 밤의 기온차이로 인해 빨리 자라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하니 다음대를 잇기 위해 100년간 준비하는 모습이 더욱 더 대단해 보인다.

Chapter 3. 힘 - 강하거나 독하거나 교묘하거나
가장 강한 독을 품은것은 피마자이며, 인간을 피해 돌처럼 보이는데 성공한 식물이 리토포스라고 한다. 리토포스는 다육이의 한 종류로 본적이 있어서 친군하게 다가왔으나 그 모습이 위장술로 인한 것이었다고 하니 놀라웠다. 건조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돌처럼 숨어서 살아가다 번식을 위해서 꽃을 피우는 모습은 호기심을 더욱 자극시켰다. 강한 식물이야기에서 단연 돋보인것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다른 식물의 목을 조른다는 교살자 무화과나무였다.

Chapter 4. 환경 - 지나치거나 열악하거나
적당한 환경이 아닌 극한의 환경에서도 식물들은 살아간다고 하니 놀라웠다.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에 사는 야레타, 남극대륙의 극한의 추위에도 살아남는 이끼. 생긴 모습 마저도 화산을 연상시키는 오히아 레후아는 화산섬의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형태라고 하니 식물은 볼 수록 놀라운 존재인듯하다. 인간도 견디지 못할 극한의 환경속에서 살아가면서 자손을 유지해 나가는 모습이 대단하다.

Chapter 5. 시간 - 오래되거나 최신이거나
어쩌면 지구의 주인은 우리가 아닌 식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 브리슬콘 소나무는 5000년에 이르는 기후의 역사를 겪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20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시들지 않고 살아있는 잎사귀인 웰위치아. 우리의 삶은 이제야 100세 시대라 이야기하고 있어 노년층의 증가를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식물들에 비하면 극히 짧은 시대를 살다가는 것이다.

인류가 진화에 의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듯이, 식물들 또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진화하거나 퇴화하여 지금의 모습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더 오랜 시간이 지났을때 내가 아는 모습과는 다른 모습으로 지구상에 존재할지도 모르겠다. 식물들의 끊임없는 적응력과 변화에 인간이라는 나의 존재가 미비하다. 극한 식물의 세계를 통해 평소 알지 못했던 식물의 세계를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새롭게 변화될 식물들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아쉬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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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 2022년 뉴베리상 100주년 대상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도나 바르바 이게라 지음, 김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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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 전달자》는 이야기 전달자인 할머니와 페트라의 이야기로 시작이 된다. 지구를 떠나야 할 상황에서 할머니와 헤어질 수 없는 페트라와 그런 페트라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떠날 수 없는 할머니. 할머니의 이야기(쿠엔토)를 듣는 것을 좋아했던 페트라이기에 헤어지는 순간마저도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그리고 할머니처럼 이야기 전달자가 되고 싶다는 페트라에게, 자신보다 더 잘할 꺼라는 용기를 주는 할머니의 모습이 애잔하게 다가 온다.

"네가 나를 떠나는 건 불가능해. 나는 네 일부란다. 너는 나와 내 이야기를 지니소 새로운 행성으로, 그리고 수백년 미래로 가는 거야. 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지 모르겠다." p.13

그렇게 페트라는 할머니와의 이별을 맞았다. 할머니께서 주신 흑요석 팬던트를 손에 꽉쥔채로, 할머니께서 마지막으로 해주신 어린 불뱀 나구알과 엄마는 지구고, 아빠는 태양인 이야기를 마음 깊숙히 새기면서.

페트라는 할머니와 함께 하지 못하고 아빠 엄마 그리고 동생과 함께 지구가 혜성 충돌하여 사라지기 전인 2061년 7월의 지구에서 세이건으로 향하는 우주선에 오른다. 그들은 각자 수면 모드에 들어가면서 아이들에게는 지식을 주입한다. 세이건에서 적응하기 위한 지식을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페트라가 원하는 것과는 다르게 엄마의 식물학과 아빠의 지질학만을 다운받을 수 있었다. 페트라의 선택인 신화학은 불가능했다. 페트라는 이야기 전달자가 되고 싶었기에 선택한 것이리라.

그렇게 수면 상태에서 320년의 시간의 흐름 속에서 수면상태를 유지하고 2442년에 깨어났을때 페트라는 페트라가 아니었다. 페트라가 아닌 제타1이었다. 식물학과 지질학에 능하며 콜렉티브에 봉사하기 위한 존재로서만 존재했다. 다른 사람들 도한 제타2, 제타3에 불과했다. 그렇게 기억을 잃고 지식만을 가진 제타들 사이에서 페트라 혼자 만이 자신의 기억을 지니고 있었다. 부모님을 만나고 싶었으나 그들은 재프로그래밍에 실패하여 죽음을 맞이한 기록으로만 만날 수 있었다. 페트라의 동생은 어디로 간것일까?

페트라는 수면 상태에서 벤이 넣어준 이야기들 덕분에 지질학과 식물학 이외의 이야기들을 기억하는 듯 보였다. 페트라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기억했으며 그 이야기들을 같은 방에 머무는 제타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페트라의 이야기를 몰래 들었던 복시는 페트라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어했다.

"정말 마법 같았어. 네 쿠엔토처럼. 각각의 인물과 장소는 모두 달랐어. 그 사람들은 자신이 뭐가 될지, 무엇을 할지, 어디로 갈지 스스로 결정했어. 콜렉티브의 명령을 듣지 않고 말이야. 그리고 네 쿠엔토에 나오는 사람들은.... 쿠엔토 없는 세상에 살아가지 않아." p.260

복시로 부터 책의 존재를 알게된 페트라. 그것을 찾아나서고 결국 자신의 물건이었던 흑요석 팬던트가 그대로 있음을 확인한다. 그렇게 페트라는 제타1이되어 콜렉티브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길 원하고 그럴 계획을 세운다. 페트라의 쿠엔토(이야기)와 그들의 흔적을 찾아낸 덕분에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는 수마와 페더, 루비오. 과연 그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인 페트라는 전달자로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게 될까?

과거가 되어버린 지구와 또 다른 정착지를 찾기 위한 여정 속에서 세뇌되어버린 기억을 되살리는 듯한 이야기(쿠엔토). 부모를 잃었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그 속에서 헤쳐나가려는 용기를 지닌 페트라가 더 많은 곳으로 나아가 자신이 아는 이야기들을 우리에게 더 해주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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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려는 치열한 노력, 세상이치 - 고대 그리스철학부터 현대입자물리까지, 단 한 권에 펼쳐지는 지혜
김동희 지음 / 빚은책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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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려는 치열한 노력, 세상 이치》는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신 김동희 작가님이 쓰신 책으로 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현대 입자 물리까지, 단 한 권에 펼쳐지는 지혜를 확인할 수 있는 책이랍니다. 대학 시절 4년간 물리학을 전공하기는 했으나 어느새 멀어져버렸지만 이 책으로 하여금 그때의 추억을 떠올려봅니다. 이 책은 책의 머리말에도 언급되었듯이, 철학과 물리학의 관점에서 세상을 이해라려고 치열하게 노력한 방식을 말하는 책으로 철학이나 물리학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 물리학과 철학의 내용만 획일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책의 차례에서 보듯이, 우리에게 익숙한 분들이 주로 나오기 때문에 읽기에도 수월하답니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갈릴레이, 데카르트, 뉴턴, 칸트, 헤겔, 아인슈타인.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플라톤의 경우에는 철학적인 면이 많이 나와서 내용이 다소 어려웠답니다.
이데아는 만물을 있게 해 주는 존재 근거이기도 하고, 가치 근거이기도 하다. 모든 만물은 이상을 추구한다. 그러므로 하위 이데아는 상위 이데아를 추구한다. 가장 상위에 있는 선은 추구되어야 하는 것으로 모든 존재의 행동 목표이며 역으로 모든 존재를 행동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P.25
플라톤이 이야기 하는 추상적인 이데아는 우리의 일상 생활 뿐만 아니라 우주에도 존재하며 우리가 살아가면서 겉모습에 현혹되지 말고, 내면을 바라보아야 함을 이야기 하고 있답니다.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이 말하고자 하는 이데아를 믿지 않고 자신의 경험으로 탐구할 수 있는 분야들 위주로 받아들였기에, 그의 저서들 또한 정치학, 윤리학,심리학, 생물학, 지구과학, 철학, 논리학, 예술 등의 분야를 총 망라하고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물을 구별할 수 있는 그 무엇을 '형상'이라고 했고, 사물은 무엇이든지 그 형상으로 존재한다고 하였다. P.45
또한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원전 5세기에 제기한 물질의 4원소(흙,물, 불,공기)설을 더 발전시켰으며, 개인과 사회의 윤리학적인 측면에서는 국민이 국가가 정한 법률을 따르게 되면 이상국가보다는 현실국가로 발돋움 할 수 있음을 이야기 했답니다. 이렇듯 아리스토텔레스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갈릴레이는 실험을 바탕으로 확인한 사실을 믿으려고 했던 것인지 많은 학자들이 당연시 믿어온 사실들에 대한 실험으로 증명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었던거 같습니다. '더 무거운 물체가 더 빨리 떨어진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틀린것을 증명하고자 피사의 사탑에 올라가서 무게 차이가 나는 두 물체를 떨어뜨려보기도 했답니다. 그 이외에도 경사면 실험을 하거나, 네덜란드에서 발명된 망원경을 통해 관찰한 후 지동설을 주장했다가 종교재판을 받기도 했답니다. 이렇듯 무언가의 사실을 확인하고자 했던 갈릴레이의 도전정신 덕분에 우리가 배우는 물리학이 더 어려워진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인물인 뉴턴은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지구가 우리를 당긴다기고 있음에 확신하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으며, 아인슈타인은 속도의 상대성이론을 발견하고 뉴턴의 법칙에 대해서 알아보기도 하는 등 과학의 발전을 이끈 인물이랍니다.

고대철학자부터 현대물리학자까지 그들이 했던 모든 생각은 세상을 이해하려는 치열한 노력이었음을 알려준 이책은 다소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너무 전문적인 지식을 염두해두기 보다 그들의 노력에 초점을 맞춘다면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읽을 수 있을것입니다. 그들의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고, 우리의 치열한 노력이 우리 아이들의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되리라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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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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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팬으로 신작 소식에 주저없이 소미미디어 출판사 이벤트에 참여했던 저는 《외사랑》이 《아내를 사랑한 여자》의 개정판이라는 사실에 다소 당혹스러웠었던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정판이 제목도 디자인도 다 세련되게 바뀌었기에 오랜만에 다시 읽게 될 내용에 설레임이 가득했답니다. 역시 번역하시는 분이 다르다보니 전체적인 내용은 같으나 분위기가 바뀌었음을 책을 펼쳐보고 다시 느낄 수 있었지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이 쓰신 《외사랑》은 시대를 앞서간 젠더감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답니다. 11년전 읽었을때는 소재 자체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니 그때의 충격보다는 덜 할 정도로 시대의 흐름을 탄 소재라고 볼 수 있을꺼 같네요.

이야기는 매년 11월 세번째 금요일로 정해둔 데이토대학의 미식축구부 모임으로 시작되고 있답니다. 시끌벅적한 모임에 빠지는 멤버는 있지만 여전히 그 시절의 경기가 화두가 되어진 술자리에서 헤어지려던 찰나에 나타난 히우라 미쓰키를 만난 니시와키 데쓰로는 그녀의 낯선 분위기와 말 대신 메모를 건네는 모습에 당혹스럽지만 자신의 집으로 함께 가게 됩니다. 데쓰로와 스가이, 그리고 미쓰키. 세사람은 데쓰로의 집에서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답니다. 그녀의 모습이 이제는 그가 되어 돌아왔기 때문이죠. 그런 모습에 당황하는 데쓰로와 스가이는 그간의 미쓰키의 사정을 듣게 됩니다.

"쉽게 말하자면 나 자신을 포기하고 싶었어. 나는 여자고 여자로 살 수 밖에 없다고 설득하고 싶었지. 결혼하면 포기 할 수 있을 줄 알았어. 이상한 꿈을 품는 일도 없어질거라고." p.34

자신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와 심정을 이야기 하는 미쓰키. 자신의 감정을 숨긴채 결혼했으나,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었고 남자가 되고 싶었던 그녀는 결국 남성적인 모습으로 친구들앞에 서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갑작스런 고백에 당황스러웠던 데쓰로와 스가이, 두사람과는 다르게 데쓰로와 결혼한 아내이자 미쓰키의 친구였던 리사코는 너무나도 짐착한 반응이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으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집을 나왔었다는 미쓰키의 말에 잠시 머무르도록 한 데쓰로와 리사코는 뒤에 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이 함께 일하는 여자의 스토커를 죽였다는 것. 그 일로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돌아가려는 미쓰키를 데쓰로와 리사코는 붙잡았다. 그리고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서 다시 여자의 몸으로 돌아가기를 권하게 된다. 그리고 데쓰로는 리사코로부터 또 다른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됐어. 알아. 다 내 만족이고 혼자 난리인거지. 영원한 짝사랑이라는 거야. 하지만 그래도 내게는 소중해." p213

대학시절 리사코를 사랑했다는 미쓰키의 말에 데쓰로는 너무 당황스럽다. 자신의 아내를 사랑한다는 사람에게 화를 내야 하지만 그 상대가 여자인 미쓰키이기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 지 알 수 없는 데쓰로였다. 몸은 여자이지만 남자의 마음을 가진 미쓰키. 그녀가 말한 사건에 다가갈 수록 조금 더 복잡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데쓰로와 리사코였다.

히기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이번 작품은 남자 아니면 여자라는 이분법적인 판단으로 누군가의 성정체성을 문제 삼게 되는 우리의 모습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외사랑》은 결국 남자나 여자가 아닌 젠더도 존재함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아닐까. 젠더에 대한 보편적이지 않음에 우리는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그것도 또 다른 우리의 모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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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잡초 주간 고양이
이제 지음 / 자연과생태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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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농사를 짓다보니 주위에 보이는 풀들이 자주 보이다 보니 눈길이 갔었다. 그렇게 하나 둘 이름을 알게 되기도 하고 모르는 풀들은 잡초로 치부해버리기도 했다. 그런 시절을 보내고 자라서인지 아이와 함께 길을 걷다 보면 보이는 풀들을 이름을 아는 건 알려주기도 하고 강아지풀을 뜯어서 간지럼 태우는 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아이도 자연스럽게 강아지풀을 보면 꺽고 싶어하고 꽃을 보면 한번 더 눈길을 주곤 한다. 그런 아이를 보면서 자연 속에서 살면 너무 좋을꺼 같다는 생각에 주말에는 등산을 가서 산속에서 나무들을 보면서 뛰고 놀게 해주기도 했다. 월간 잡초 주간 고양이는 우리 곁의 식물에 대한 '월간 잡초'와 우리 곁의 동물 '주간 고양이'부분으로 이야기가 나뉘어져 있다.

봄이면 해마다 옥상 화분에 고추, 상추, 깻잎 모종을 심곤 한다. 모종을 키우기 위해 심어둔 화분에는 어느새 이름 모를 잡초들이 키우려고 심어둔 모종들보다 더 많이 자라 그곳을 채우기도 한다. 이름 모를 잡초는 씨앗을 뿌리지 않아도 부지런히도 자란다. 그런 잡초의 모습을 볼때면 신기하기도 하고 과연 저 잡초의 이름은 무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름을 알고 싶어 뽑지 않고 자라게 두었을때 강아지풀이 되기도 하고, 명아주이기도 하던 식물들. 뽑아버렸으면 알지 못했을 식물들을 보면서 가끔은 그냥 내버려둬도 괜찮다는 걸 느끼곤 했다.

책속의 산초나무를 보자 어릴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산초나무인지도 몰랐던 시절, 가시를 하나 톡 떼어 코에 붙이고는 코뿔소라며 놀던 때가 있었다. 산초나무로 장아찌를 담기도 한다니 색다르다. 그런 재료를 가지고 놀았다고 생각하니 괜시리 웃음이 나는건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풀들이 많이 자란 곳을 지나다보면 바지에 어느새 달라붙어 있는 도깨비 바늘. 어릴적에 도둑놈이라고 부르면 붙으면 떼어내서 버리기 바빴던 그 도깨비 바늘이 붙은 고양이의 모습을 보니, 고양이가 안쓰러워 보이면서도 고양이 털에까지 붙어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자연의 신비로움을 다시금 느낀다. 도깨비 바늘을 보니 덩달아 도꼬마리도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가죽나무의 그림을 보니 어릴적에 무심코 뜯어먹어보았던 나무의잎이 이거였구나 하고 알게 되어서 좋았다. 사실 주위에 식물이 맡아도 이름을 제대로 알고 있는 건 몇개 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아이들에 가르쳐줘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서 반갑지 않은 사냥꾼과의 동거를 보면서 어릴적 집 마당에 고양이가 잡아서 물어다 둔 참새가 생각났다. 날아다니는 새를 잡아서 물고 있는 모습에 경악하고 참새를 묻어주었던 일이 떠오른다. 지금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반려묘는 길고양이였던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 집 밖에서 키우려고 했었다. 밖에서 놀면서 매미를 잡거나, 바퀴벌레가 보이면 잡곤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은 집안에서 크는 집냥이가 되어 매미를 잡는 일은 없지만 가끔 집으로 들어온 파리를 잡느라고 뛰어다니는 모습을 볼때면 귀엽기그지없다.

강변을 거닐다 본 비둘기에게 빵을 조금 뜯어 준 적이있었다. 그 모습이 재밌어 사진을 찍어 올렸다 어느 카페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면 안된다는 말에 그 뒤로는 비둘기 모습만 보고 지나치곤 한다. 그런데 비둘기가 유해조류였다니. 새로운 사실을 책을 통해서 또 배우게 된다.

특별한 생각없이 눈길을 주고도 지나쳤던 식물과 동물들. 그런 우리 주변에 보이는 식물과 우리 주변의 동물들에 대해 너그러운 관심을 보여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월간 잡초 주간 고양이》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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