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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손턴 와일더 지음, 정해영 옮김, 신형철 해제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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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을 위로하는 불멸의 고전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는 1714년 7월 20일 금요일 정오 페루에서 가장 멋진 다리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가 무너지면서 다섯 명의 여행자가 죽음을 맞게 된 이야기를 주니퍼 수사가 조사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그들의 죽음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 다리에서 죽음을 맞은 다섯 명의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를 건너기 전의 상황들을 이야기한다.
🏷️ 우리는 우연히 살고 우연히 죽는 것일까,
아니면 계획에 의해 살고
계회에 의해 죽는 것일까. p.10
🏷️ 어떤 이들은 우리는 절대 모를 거라고, 신에게 우리는 여름날 사내아이들이 죽이는 파리 같은 존재일 뿐이라고 말하는 반면, 어떤 이들은 하느님이 손가락으로 쓸어내지 않는 한, 참새의 깃털 하나도 그냥 빠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p.19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신이 내린 선물일까, 아니면 신이 우리에게 주는 벌일까.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삶을 온전히 만족하고 사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잊어버리고 싶은 순간의 기억들을 품고 살아가게 된다면 삶을 이어가기보다는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를 건너다 죽음을 맞게 된 이들은 자신의 삶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얻지 못한 채로 살아가다 다시 한번 시작해 보려고 마음먹은 이들의 죽음은 단순히 우연일까? 신의 의도일까?
딸을 너무나도 사랑했던 몬테마요르 후작부인은 자신의 딸에게 편지를 보내며 안부를 묻곤 했다. 딸의 곁에 머무르지 못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의 가장 위로가 되는 시간이 바로 편지를 쓰는 시간이었던 몬테마요르 후작부인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사는 것 같이 살겠다는 결심을 하며 도냐 마리아와 리마로 향하는 길이었다.
쌍둥이로 태어난 에스테반과 마누엘. 그들은 카밀라의 편지 대필을 하게 되면서 갈등하게 된다. 마누엘이 카밀라를 사랑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된 에스테반은 마누엘이 그녀와 행복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마누엘에게 주어진 미래는 에스테반의 희망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렇게 마누엘을 곁에서 지켜본 에스테반 역시 살아갈 힘을 잃었을 때 알바라도 선장은 자신의 뱃일을 도와달라고 한다. 망설이던 에스테반을 데리고 리마로 출발하는 길에 물건의 운반을 감독하기 위해 다리 아래 강으로 내려간 선장은 살았지만 에스테반은 다리를 건넜고, 다리와 함께 추락했다.
카밀라를 사랑했지만 자신과 다른 마음임을 알게 된 피오 아저씨. 게다가 자신의 사랑을 부정당하게 되자 그곳을 떠나려고 한다. 하지만 피오 아저씨는 혼자 떠나는 것이 아니라 카밀라의 반대를 무릅쓰고 몸이 약한 하이메를 리마로 데리고 가서 교육을 받을 기회를 주려고 했다. 카밀라가 없는 리마에서 다시 시작하려고 했던 피오 아저씨도 그렇게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와 함께 떨어지고 만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가 추락한 이후 새로운 다리가 세워지고 그 사건은 잊혀갔다. 하지만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를 읽은 우리에게는 잊히지 않으리라. 사랑하는 이들이 떠나고 난 뒤의 기억, 그 기억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 어떤 심정으로 살았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인생은 때로는 희극이고 때로는 비극임을 증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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