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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의 우리 사람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94
그레이엄 그린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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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비밀 정보 요원의 유쾌한 활약상
고전문학을 읽어가는 와중에 처음 읽어보게 된 그레이엄 그린 작가님의 작품 《아바나의 우리 사람》 속에서 엉뚱한 스파이를 만나게 되었다. 보통 정보를 수집하는 스파이라고 하면 철두철미하고 비밀 유지는 기본인 인물을 떠올리지만, 소설 속 워몰드는 그런 사람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홀로 딸 밀리를 키우며 진공청소기를 팔고 있는 그는 밀리가 말을 사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딸에게 안된다고 이야기해야 했으나 너무나도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민하게 되고, 돈이 필요하게 된 워몰드는 얼떨결에 고용된 영국 비밀 정보부 일을 이용하여 자신의 밑에 다른 요원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돈을 지급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그런 워몰드의 모습에 '스파이가 원래 저런 거였어? 나도 스파이 할 수 있겠는데.'하는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로 어리숙해 보였다.
게다가 더 많은 돈을 타내기 위해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내기까지 하면 암호 편지를 영국 비밀 정보부로 보내게 된다. 게다가 진공청소기의 도면 일부를 보내어 마치 자신이 대단한 무기의 도면을 구해서 보낸듯한 착각을 하게 만든다. 본부에서도 그 도면을 본 호손은 진공청소기를 떠올리지만 알쏭달쏭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렇게 아무 탈 없이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는 워몰드 앞에 그의 비서라며 나타난 비어트리스는 그에게 불청객일 수밖에 없다.
🏷️ 모르겠습니다. 조심하십시오, 워몰드씨. 그 사람들 돈을 받기는 하되, 뭔가를 건네지는 마십시오. 당신은 세구라 같은 이들에게 공격받기 쉽습니다. 그냥 거짓말하고 자유를 누리십시오. 그자들은 진실을 알 가치가 없습니다. p.95 ~ p.96
워몰드가 하고 있는 일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 하셀바허가 건넨 말은 결국 돌고 돌아 워몰드에게 돌아온다. 워몰드가 거짓으로 만든 이야기들로 인해 실존했던 인물이 죽게 되고 워몰드는 왠지 모를 가책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런 일들로 인해 워몰드가 다음 타깃으로 독살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호손이 알려주면서 워몰드는 자신의 생애 첫 연설을 하러 가는 유럽 상인회 연례 오찬 모임에서의 위기를 넘기게 된다.
게다가 그런 배후에 워몰드가 있음을 경찰 서장 세구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워몰드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심상치 않은 일들을 들먹거리며 워몰드의 딸 밀리와 결혼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기까지 한다. 워몰드의 약점을 쥐고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세구라의 모습은 경찰이라기보다는 워몰드의 반대편 조직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게 만들었다. 워몰드는 끝까지 살아남아 스파이 임무를 다 할 수 있을까.
《아바나의 우리 사람》의 플롯의 시작점이 포르투갈 요원들이 보너스를 더 받기 위해 독일에 가짜 보고서를 보낸다는 사실에 착안했다는 점을 보면서 그레이엄 그린 또한 어리숙한 워몰드를 스파이로 내세우면서 영국 정보부를 조롱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지 생각해 보게 된다.
우주님의 서평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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