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평범한 인생 (모노 에디션, 알라딘 특별판)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모노 에디션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5월
평점 :
#평범한인생 #카렐차페크 #열린책들 #열린책들모노에디션 #고전문학 #2025고전읽기30
#책블로그 #북블로그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평범하게 산다는 것, 참 쉽지 않은 것
《평범한 인생》은 차페크의 대표작 중 하나로, 죽음 앞에서 자신의 '평범한 인생'을 돌아보며 새로운 '자신들'과 조우하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사망한 한 철도 공무원이 자신의 삶에 대해 남긴 기록을 통해, 한 개인의 삶 속에 숨겨진 다양한 자아들을 조명하며 정체성의 진실을 탐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평범한 인생》은 《호르두발》,《뱔똥별》과 함께 차페크의 [철학 3부작] 소설 중 하나로, 세 소설은 각자 독립적인 줄거리로 이루어져 있다. 《평범한 인생은》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작품이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내가 선택한 이유는 단 한 가지 제목에 이끌려서였다. 평범하게 살고자 하지만 그 평범한 것이 가장 쉽지 않다는 것을 살아가면서 느끼다 보니 고전문학 속에서는 어떤 삶을 평범하다고 말할까 하는 궁금증도 일었다.
🏷️ 늘 똑같고 늘 새로운 반복. (중간 생략) 이것이 인생이란 말인가? 그렇다. 이것이 인생이다. p.82
🏷️ 나는 전혀 유별난 사람이 아니다. 나의 삶은 끊임없이 뒤엉킨 몇 개의 운명들로 이루어졌다. 한번은 이 운명이, 한 번은 저 운명이 지배적이었다. 그 후로는 그리 지속적이지 못하고, 전체 삶에 비추어 볼때 그저 바다에 드문드문 나타나는 섬이나 에피소드처럼 보이는 몇몇 운명들이 나타났다. p.213 ~ p.214
어렵다고 느끼는 고전들 중에서도 어렵지 않으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서술로 삶에 대한 물음을 진솔하게 녹여낸 걸작으로 평가되는 이유가 있었음을 책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평범하고 단일해 보이는 하나의 삶에 숨겨져 있는 깊고 섬세한 면면들을 탐구한다. 죽음 앞에서 발굴되듯 떠오르는 낯선 자신들, 자신의 삶에 들어 있었거나 있을 수 있었던 다양한 가능성들을 마주하게 한다. 이를 통해 '인생은 여러 상이하고 가능한 삶들의 집합'이며, 그것이 특별한 누군가의 삶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모든 이들의 이야기임을 보여 준다. 그것이 '진정하고 평범한 인생이며, 가장 평범한 인생'이고, '내 것이 아닌 우리의 삶, 우리 모두의 광대한 생명'임을 말한다.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후회와 미련으로 가득한 생각이 아닌, 나는 평범하게 잘 살아왔다고 느끼던 주인공의 마음, 그런 마음을 나도 언젠가는 느끼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