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우주에 대해 알면 알수록 인류의 지위가 점점 강등되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아마도 우주라는 것은 너무나도 광대하지만 인류는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작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인식에 기반하여 우리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우리 주변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코스모스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추가로 든 생각은 ‘이게 비단 코스모스에만 해당될까?‘ 하는 것이었다. 내가 어디에 있든지 내 현 위치를 알고 지금보다 나은 위치로 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대상이 뭐가 됐든 간에 말이다. 이는 분야를 막론하고 적용되는 말 같다.
.
.
.
뒤이어 읽다가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이론에 관한 예시를 하나 만날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이 이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과알못(?) 인 나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 가슴과 가슴 깊숙한 곳에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며 초점이며 지렛대의 받침목이기를 바라는 아쉬움이 아직 숨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정녕 코스모스와 겨루고자 한다면 먼저 겨룸의 상대인 코스모스를 이해해야 한다. 여태껏 인류가 멋모르고 부렸던 우주에서의 특권 의식에 먹칠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는 코스모스를 제대로 이해해야만 한다. 자신의 위상과 위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주변을 개선할 수 있는 필수 전제이기 때문이다. 우리와 다른 바깥세상이 어떠한지 알아내는 것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개선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 P386

우리의 행성 지구가 우주에서 중요한 존재로 남기를 간절히 바란다면 지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용기와 던져진 질문에 대한 깊이 있는 답변만이 우주에서 지구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 P386

세대를 거듭하면서 유년기의 호기심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커져 갔다. 별들은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 - P387

탐험의 욕구는 인간의 본성이다. - P387

우리는 나그네로 시작했으며 나그네로 남아 있다. - P387

하늘과 땅이 내 나이와 같고, 만물이 결국은 하나다.
- 장자, 기원전 3세기경 - P389

별들은 서릿발 같은 전설들을 우리의 눈에 휘갈겨 남겨놓았으며, 번쩍이는 장시長時의 시편들을 정복 불허의 공간에 내다걸었다. - 하트 크레인, <다리> - P389

해안에서 부서지는 물결의 출렁임도 따지고 보면 태양과 달의 중력 작용이 만드는 조석 작용의 결과이다. 태양과 달이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음에 틀림이 없지만 그들이 주는 중력의 영향을 우리는 이곳 지구에서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중력은 부정할 수 없는 자연의 실체이다. - P390

세월이라는 인내의 도움 - P390

우주에는 별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고 또 많다. 지구상의 해변이란 해변 모두에 깔려 있는 모래알들보다 우주에 있는 별들이 훨씬 더 많다. - P390

고대 천문학자와 점성술사 들은 하늘에 보이는 밝은 별들을 이리저리 이어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내고자 무척 노력했다. 이렇게해서 생긴 것이 별자리이다. 그러나 별자리는 실제로는 어둡지만 가까이 있기 때문에 밝게 보이는 별이나, 멀리 있지만 원래 밝아서 밝게 보이는 별들을 마음대로 무리를 지어 만든 것에 불과하다. - P391

별들 사이의 평균 거리가 3~4광년이므로, 별자리의 모양은 몇 광년은 족히 움직여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변할 것이다. - P391

1광년이 거의 10조 킬로미터에 이르는 엄청난 거리인데 비하여 지구의 지름은 겨우 1만 3000킬로미터에 불과하다는 점을 기억해 두기 바란다. 따라서 3~4광년 정도의 거리를 이동해야만 어떤 별이 그 별자리에서 달아나고 또 어떤 것은 그 별자리로 들어오는 것같이 보여서, 주어진 별자리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모할 것이다. - P391

로르샤흐 검사 Rorschach test : 본래는 잉크 얼룩 같은 도형을 해석하게 해 그 사람의 성격을 판단하는 정신의학의 인격 진단 검사법이었으나, 현재는 성격심리학, 임상심리학, 문화인류학 등의 분야에서도 검사도구로 널리 쓰인다. - P392

별자리의 모양은 공간적으로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바뀐다. 즉 별자리를 이루는 별들과 관측자의 상대 위치가 바뀌어도 주어진 별자리의 모양이 변하지만, 관측자가 한 장소에서 충분히 오랫동안 기다리기만 해도 별자리가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별들이 무리를 지어 한 덩어리로 함께 움직일 뿐 아니라, 때로는 어떤 별 하나가 주위 동료들보다 훨씬 빠르게 달아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별은 본래 있던 별자리를 떠나 결국 다른 별자리로 편입된다. - P392

우주 공간에서는 쌍성계를 이루던 두 별 중 하나가 폭발하여 우주 공간으로 흩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게 되면 나머지 동반성은 상대방과 이루던 중력의 속박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므로, 폭발 이전의 궤도 속도로 우주 공간에 내팽개쳐진다. 하늘에도 고무줄 새총이 있는 셈이다. - P392

별도 새로 태어나서 진화하다가 죽어 사라진다. 그러므로 충분히 오랫동안 기다린다면 새로운 별들이 하늘에 나타나고 늙은 별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하늘에 그려진 별자리들의 모양은, 그래서 아주 천천히 변하다가 결국엔 영영 사라지고 만다. - P393

태양의 겉보기 위치는 1년에 한 차례씩 천구상에 원을 그리며 완주한다. - P394

태양의 천구상에서의 이동 경로를 우리는 황도黃道라 하며, 황도 근처에 있는 열두 개의 별자리들이 이루는 띠를 황도대黃道帶, zodiac 또는 황도수대黃道獸帶라고 부른다. - P394

‘zodiac‘ 이 동물원을 뜻하는 ‘zoo‘에서 온 말임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동물원이란 말인가? 그것은 별자리 열두 개 모두가 사자와 같이 동물의 형상을 본뜬 것이기 때문이다. - P394

우리가 ‘zodiac‘ 을 그냥 ‘황도대‘로 하지 않고 짐승을 뜻하는 ‘수(獸)‘자를 굳이 더 붙여서 ‘황도수대‘ 라고 번역한 것은‘zodiac‘의 어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 P394

오리온자리는 황도 12궁에 속하지 않는 별자리이다. 오리온자리는 사냥꾼의 모습을 이루고 있는 네 개의 밝은 별과, 별자리 전체를 사선을 그리며 둘로 나누는 사냥꾼의 벨트 같은 세 개의 별로 이루어진 별자리이다. 허리띠에 매달려 있는 듯한 약간 흐릿한 세 개의 별이 실은, 천문학적 전통에 따르면, 오리온의 칼이다. 하지만 세 별들 중에서 가운데에 있는 것은 별이 아니라 오리온성운이라 불리는, 별들이 태어나고 있는 거대한 가스 구름이다. - P395

오리온자리에 있는 많은 별들은 표면온도가 높고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는 매우 젊고 무거운 별이다. 이들은 빠르게 진화하여 초신성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폭발 현상을 일으키면서 자신들의 생을 마감할 것이다. 이렇게 무거운 별들이 태어나고 죽는 주기는 몇 천만 년 정도이다. 만일 컴퓨터에서 시간의 흐름을 빠르게 진행시킨다면, 많은 수의 별들이 태어나고 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오리온자리의 별들이 마치 밤의 반딧불과 같이 반짝이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 P395

태양의 가장 가까운 이웃은 켄타우루스자리에 있는 알파별이다. 그런데 알파 켄타우리 Alpha Centauri, 즉 켄타우루스자리 알파별은 사실 삼중성계三重星系로서 세 별 중의 둘이 서로 마주 보고 돌고, 나머지 프록시마 켄타우리 Proxima Centauri가 멀리서 이 둘의 주위를 또 공전한다. 가깝다는 뜻에서 유래된 프록시마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궤도상에서 이 별이 어떤 특정 위치에 올 때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특별한 별이 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별들은 이렇게 쌍성계 또는 다중성계의 구성원으로 존재한다. 홀로 떨어져 있는 태양이 오히려 이상한 별이다. - P396

안드로메다자리 베타별의 영어 이름인 베타 안드로메대 Beta Andromedae에는 이 별이 안드로메다자리의 별들 중에서 두 번째로 밝은 별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Andromedae는 Andromeda의 소유격이다.) - P396

안드로메다자리 베타별은 태양에서 75광년 정도 떨어져 있으니, 현재 우리 눈에 도착하는 별빛의 광자들은 사실 75년 전에 그 별을 떠난 것들이다. 암흑의 성간 공간을 가로질러 우리에게 도착하기까지 75년이 걸렸다는 이야기이다. - P396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을 것 같지는 않지만, 만일 그 별이 지난 화요일에 폭발했다 해도 우리는 이 별에서 그런 엄청난 사건이 터졌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앞으로 75년을 더 지낼 것이다. 비록 빛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는 하나, 빛이 안드로메다자리 베타별에서 지구까지 오는데 75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P396

공간과 시간은 서로 얽혀 있다. 시간적으로 과거를 보지 않으면 공간적으로 멀리 볼 수가 없다. 지금 이 순간에 우리가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어떤 천체를 들여다보고 있다면, 시간적으로 그 천체의 과거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다. - P397

빛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별 사이는 텅 비어 있고 서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 75광년이라는 거리도 천문학적 척도에서 볼 때에는 매우 가까운 이웃까지의 거리에 불과하다. - P397

태양에서 우리 은하의 중심까지가 3만 광년이고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나선 은하인 안드로메다자리의 M 31까지는 200만 광년이나 된다. 오늘 우리가 M 31에서 보는 빛이 지구를 향해 출발했을 당시 지구에는 인간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우리 조상들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기는 했겠지만 말이다. - P397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퀘이사 quasar까지의 거리는 80억 내지 100억 광년이다. 오늘날 우리가보는 그들의 모습은 사실 우주 먼지가 뭉쳐 지구가 되기 전, 심지어 우리 은하가 만들어지기도 전의 상황이다. - P397

천체들의 경우에만 시간과 공간이 얽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천체들 사이의 거리를 생각할 때 비로소 우리는 광속의 유한성을 실감하게 된다. - P397

같은 방 안에서 나와 3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앉아 있는 친구를 바라본다면, 나는 사실 그의 ‘지금‘ 모습이 아니라 1억분의 1초, 즉 100분의 1마이크로초 전의 ‘과거‘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다. 빛의 속도가 초속 30만 킬로미터이므로, 3미터를 움직이는 데 걸리는 시간은, 3미터 나누기 초속 3×10^8미터이기 때문에 10^-8초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지만 친구 모습의 지금과 10초 전의 모습에는 변화가 전혀 없을 것이다. - P397

그러나 준성체準星體, 또는 퀘이사와 같이 수십억 광년 떨어진 천체의 경우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지금 80억 광년 떨어진 퀘이사를 보고 있다면 그것은 그 퀘이사의 현재 모습이 아니라 80억 년 전의 모습이라는 말이다. - P398

(은하 형성 초기 단계에는 격렬한 폭발이 발생하는데, 그 폭발이 퀘이사의 현상으로 우리에게 관측되는 것이다. 한편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오래전의 모습, 즉 형성 초기의 모습일 것이다. 그러므로 멀리 바라볼수록 퀘이사를 더 많이 보게 된다. 실제로 50억 광년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퀘이사의 숫자가 급격하게 증가한다.) - P398

지구에서 여태껏 발사된 물체들 중에서 그래도 가장 빨리 움직이는 것이 두 대의 보이저 우주선이다. 지금은 광속의 약 1만분의 1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켄타우루스자리 알파별까지 가는 데에도 4만 년이 걸린다. - P398

동정심의 발로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부모가 막스 탈메이Max Talmey라는 아주 가난한 학생을 자기네 집으로 저녁 초대를 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막스는 대중 과학책을 열두 살의 어린 알베르트에게 건네줬는데 알베르트는 그 책을 읽고서 자기 안에 숨어 있던 자연과학에의 흥미를 일깨울 수 있었다고 한다. - P399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아이디어가 그것의 진위가 주의 깊게 고찰되지도 않은 채 하나의 확실한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 P400

당신은 나한테서 반사된 다음 당신을 향해 움직이는 태양 광선을 통해 나를 알아볼 것이다. - P401

어떤 물체에서 반사되거나 방출된 빛은 그 물체가 움직이든 움직이지 않든 상관없이 동일한 속도로 진행한다. ‘그대는 그대의 속도를 빛의 속도에 더하지 말지어다."가 반드시 준수돼야 하는 규칙인 셈이다. - P403

또한 어떠한 물체도 빛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없다. 그러므로 또 하나의 규칙은 "그대는 빛의 속도로나 빛의 속도보다 빨리 움직여서는 아니 되느니라."가 된다. - P403

이론적으로 우리는 빛의 속도에 원하는 만큼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빛의 속도의 99.9퍼센트로도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빛의 속도의 100퍼센트로는 절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 이 세계가 논리적 모순 없이 존재하려면 반드시 보편적인 속도의 한계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페달을 계속 밟음으로써 어떠한 속도에라도 도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P403

19세기가 20세기로 바뀌는 시기에 대부분의 유럽 인들은 세상에는 어떤 특별한 기준 좌표계가 존재한다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독일 또는 프랑스 혹은 영국의 문화와 정치 체제가 다른 나라보다 더 낫다거나, 유럽 인이 식민 지배를 받아 마땅한 다른 인종들보다 우수하다고 믿었다. 사회나 정치에 대한 아리스타르코스나 코페르니쿠스의 생각을 적용하는 일은 거부되거나 무시되었다. - P403

그러나 젊은 아인슈타인은 그가 정치에 대해 그랬던 만큼 물리학에서도 절대적 의미의 기준 좌표계를 거부했다. 이리저리 어지럽게 공간을 배회하는 별들로 가득 찬 우주에서 ‘정지해 있는‘ 장소라든가 우주를 관측하기에 더 좋은 좌표계 같은 특권이나 특전은 있을 수가 없었다. 적어도 그에게는 말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상대성 이론‘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바였다. - P404

상대론적 상황에 접하게 될 때마다 요술 덫에 걸리는 듯하지만 아이디어 자체는 매우 간단하다. 즉 우주를 보는 데에 있어서 모든 장소가 공평하다는 것이다. 대자연의 법칙은 그 누가 설명하든지 간에 동일해야 한다. 이 규칙이 사실이라면 아무도 빛보다 빠르게 여행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의 위치가 우주에서 어떤 특별한 의미를 갖는 곳이라면 이 또한 이상한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P404

채찍을 휘두를 때 생기는 ‘휙‘ 하는 소리는 채찍이 소리의 전파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여 소규모의 충격파를 만들기 때문이다. 천둥소리도 비슷한 원리에서 발생한다. - P404

한때 사람들은 비행기가 소리보다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늘날 초음속 비행은 아주 일상적인 일이 돼 버렸다. 그러나 빛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빛의 속도를 넘을 수 없다는 것은 초음속 비행기를 만드는 것과 같은 공학적 문제가 아니라, 중력과 같은 대자연의 근본과 관련된 문제이다. 그리고 경험상으로도 진공 속에서 빛보다 더 빨리 움직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현상을 찾을 수 없었다. 채찍 소리라든지 천둥 소리 같은 현상을 빛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말이다. - P404

그렇지만 빛의 경우에는 채찍 소리나 천둥소리는 비교할 수 없는 이상한 현상을 연출한다. 입자 가속기 속의 입자는 속도가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무거워지고, 빛의 속도 가깝게 움직이는 원자시계는 느리게 간다. 우리는 이런 이상한 현상의 효과를 특수 상대성 이론으로 아주 정밀하게 예측하고 측정할 수 있다. - P404

소리는 통상적으로 공기와 같이 형체를 가진 매질을 통하여 전파되기 때문에 소리의 경우에는 빛의 동시성 패러독스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친구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음파는 공기 분자들의 진동 운동에 따른 것이다. 반면 빛은 진공 속을 돌아다닌다. 공기 분자들에게는 만족시켜야 할 일련의 운동 규칙들이 있지만 그 규칙들이 진공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 P405

태양에서 방출된 빛은 태양과 지구 사이의 빈 공간을 가로질러 우리에게 도달하지만, 아무리 귀를 기울여 들어 봐도 흑점의 탁탁거리는 소리나 태양 플레어의 우레 소리 따위는 들을 수가 없다. 상대성 이론 이전 시대에는 빛이 공간에 충만한, ‘에테르 aether‘라고 불리던 특별한 매질을 통하여 전파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실험을 통하여 에테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실험이 바로 저 유명한 마이컬슨-몰리 Michelson-Morley의 실험이다. - P4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난번 포스팅에서 약물 복용이 단기적인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몸(특히 어린 아이의 뇌)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반복적으로 얘기했었는데 오늘도 이와 관련된 내용이 이어진다.
.
.
.
뒤이어서 일란성, 이란성 쌍둥이에 관한 한 연구 사례를 소개하면서 저자는 유전자보다 환경이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고 말한다. 이는 저자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과학적 연구 결과들을 인용한 것이기에 객관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유전자의 영향력이 강력하다‘고 하는 그동안에 들어왔던 말과는 다른 얘기였기에 읽으면서 조금은 의아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본문에서 저자가 관련 연구들의 근거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를 비교적 상세하게 말해주었기에 저자의 말에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었다.
.
.
.
다음은 절을 바꿔서 이 책의 마지막 챕터인 14장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감금된 아이들‘ 이라는 제목의 글이 나온다. 여기서 소개되는 한 사례를 보면 과거에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놀게 했었는데, 요즘에는 아이들을 감시하고 (안전을 위해) 통제하려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시 되는 사회가 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감시와 통제가 아이들의 집중력에 좋지 않다는 점을 다양한 과학적 근거를 통해 역설한다.

또한 이와 더불어 ‘놀이‘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는데, 해당 내용을 읽으면서 놀이라는 것이 단순히 책으로 학습하는 차원을 훨씬 뛰어넘는 고차원의 학습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뛰놀게 해야한다‘라는 말을 종종 하는데, 이 말이 전혀 근거없는 얘기가 아니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
.
.
이어서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에 관한 내용도 나오는데, 핵심은 내재적 동기가 집중력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
.
.
총 14개의 챕터가 끝나고 에필로그에서는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느꼈던 점들과 실생활에 적용할 사항들을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특별히 실생활에 적용하는 것과 관련된 내용 중에서 ‘현장 전투‘ 라는 개념이 독자인 나의 눈길을 끌었다. 이것은 나에게 시작은 미약해보일 수도 있으나 그 파급력이 일파만파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와 관련된 보다 자세한 개념과 사례들은 밑줄 친 부분을 참고하기 바란다.

각성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누구나 내성이 생긴다. 몸이 약물에 익숙해져서 똑같은 효과를 내려면 복용량을 늘려야 한다. - P360

각성제 복용의 가장 큰 효과 중 하나가 수면 시간의 감소 ...(중략)...그리고 이것이 어린 친구들의 뇌 발달에 매우 우려스러운 영향을 미친다 - P361

ADHD 발생에서 개별 유전자의 역할을 조사한 "모든 연구가 어떻게 측정하든 매번 그 역할이 매우 작으며 언제나 환경의 영향이 더 크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 P365

유전적 요인을 전면 부인하는 것은 잘못이지만, 유전자가 문제의 전부이거나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말 또한 틀린 것 - P366

"유전자는 운명이 아니다. 그보다는 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더 가깝다" - P366

"유전자는 진공상태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유전자 연구에서 알게 된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유전자는 환경적 요인에 따라 발현되거나 발현되지 않는다." - P366

"우리의 경험은 말 그대로 우리의 살갗 아래로 들어와" 우리의 유전자가 표현되는 방식을 바꾼다. - P367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달릴 때(어떤 형태든 운동에 참여할 때) 집중력이 개선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방대한 증거를 발견해왔다. 예를 들어 이 현상을 조사한 한 연구는 운동이 어린이의 집중력에 "이례적인 추진력"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378

"자라나는 아이들의 경우 유산소 운동이 뇌 연결망과 전두엽, 자기 통제와 집행 기능을 돕는 뇌 화학물질의 생성을 돕는다." 운동은 "뇌를 더 크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변화를 일으킨다. - P378

뛰어다니려는 자연스러운 욕구대로 행동하지 못하게 아이들을 막는다면, 아이들의 집중력과 전반적인 뇌 건강은 악화될 것이다. - P378

사실 아이들이 가장 중요한 기술(평생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는 때는 놀 때 - P379

친구들과 자유롭게 놀때 아이들은 어떤 기술을 습득할까? 우선 어른 없이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있는 아이는 "일이 벌어지게 만드는 방법을 파악"한다 - P379

놀이를 생각해내려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다음에는 자신이 떠올린 놀이가 가장 재미있는 놀이라고 다른 아이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게임을 지속하기 위해 다른 아이들의 마음을 읽는 법을 알아"낸다. 아이는 언제가 자기 차례이고 언제가 다른 친구 차례인지 협상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그러므로 타인의 필요와 욕구, 그것들을 충족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또한 아이는 실망감과 좌절감에 대처하는 법을 배운다. 이 모든 것을 "배제되고,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내고, 길을 잃는 경험을 통해" 배운다. - P379

"나무를 기어오르다 누군가가 말합니다. ‘더 높이 올라가자!‘ 아이는 그럴지 말지 결정하지 못해요. 그러다 결국 더 높이 기어오르고, 짜릿함을 느끼고, 다음번에는 더 높이 올라갑니다. 아니면 좀 더 높이 올라갔다가 너무 무서워서 울어버릴 수도 있죠. 그래도 이제 그 아이는 꼭대기에 있습니다. 이것들이 전부 집중력의 중요한 형태입니다." - P380

"놀이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아동 발달의] 세 부분이 있으며, 그중 하나가 창의력과 상상력" - P380

아이들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통해 문제를 생각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배운다. 두 번째 부분은 타인과 상호작용하고 어울리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사회적 유대"이며, 세 번째 부분은 즐거움과 기쁨을 경험하는 방법을 배우는 "살아 있다는 느낌"이다. - P380

우리가 놀이를 통해 배우는 것들이 제대로 기능하는 인간이 되는데 추가적으로 따라붙는 사소한 요인이 아니라 그것의 핵심이라고 - P380

놀이는 견고한 인격의 토대가 되며, 이후에 어른들이 자리에 앉아 설명해주는 모든 것은 이 토대 위에 쌓인다. - P380

오롯이 정신을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자유로운 놀이라는 토대가 필요하다 - P380

"우리의 뇌는 놀이를 통해" 배울 기회를 얻을 때 "더욱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변"한다. - P382

분명 우리가 바라는 건 적응력이 뛰어나고, 맥락을 평가할 능력이 있고, 비판적 사고가 가능한 뇌를 만들어내는 거예요. 이 모든 기술이 놀이에서 단련돼요. - P382

어린이는 놀이를 할 때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습득한다. 아이들에게서 이러한 도전을 박탈하면, 자라면서 공황 상태에 빠지고 자신이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고 느낄 때가 많을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유능하다거나, 어른의 지도 없이 일을 벌일 수 있다고 생각지 못한다. - P382

불안할때는 집중력이 나빠진다는 강력한 과학적 증거가 있다. - P382

동기가 외재적일 때 (그래야만 해서, 또는 나중에 무언가를 얻으려고 그 행동을 할 때)보다 동기가 내재적일 때(자신에게 의미 있기 때문에 그 행동을 할 때) 더 잘 집중하고 지속할 수 있다 ...(중략)... 동기가 내재적일수록 집중력을 유지하기가 쉬워진다. - P383

사람들 대다수가 "자신에게 매우 중요하거나 흥미로운 일을 하면서 집중하는 법을 배운"다 - P384

"우리는 무엇인가가 너무 흥미로워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면서 집중하는 습관을 익힙니다... 흥미로운 것… 내 마음을 빼앗거나 전율을 일으키는 대상이 있을 때는 집중하는 법을 자동으로 배우게 되죠." - P384

렛그로우Let Grow는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집중할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려면 어린 시절 내내 더 높은 수준의 자유와 자율성을 경험해야 한다는 생각에 기반한다. - P387

본인이 ‘통달‘이라고 칭하는 감각, 즉 자신이 무언가에 능숙하다는 감각이 모두에게 필요하다 ...(중략)... 그 감각은 기본적인 심리 욕구다. 자신이 무언가를 잘한다고 느낄 때는 그 일에 집중하기가 훨씬 수월하고, 자신이 무능하다고 느낄 때는 집중력이 소금에 전 달팽이처럼 쪼그라든다. - P391

자신감은 작은 것들이 만들어주는 것 - P392

작가 닐 도널드 월시Neale Donald Walsch가 한 말을 떠올렸다. "삶은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는 순간 시작된다." - P393

"역사와 인류 이전의 역사를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동물을 쫓아가서 잡아먹어야 했어요. 우리를 잡아먹으려 하는 동물에게서 몸을 숨기고, 다른 동물들을 찾아야 했어요. 쉼터를 지어야 했고요. 백만년 동안 모두가 그렇게 살았는데, 우리가 지금 세대에게서 그걸 전부 빼앗은 거예요. 아이들은 자기가 쉴 곳을 직접 만들지 않고, 다른 아이들과 숨바꼭질을 하지 않아요... 아까 그 소년은 기회가 주어지자 숲으로 들어가서 자기 쉼터를 지었어요." - P393

사람들은 자신이 본 것만 믿어요. - P394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지 않는 건 자신을 상자에 가두는 것과 같아요." - P399

수렵채집 사회의 아이들은 놀고, 배회하고, 어른을 모방하고, 질문을 엄청 많이 하며, 정식 교육을 별로 받지 않고도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유능해진다. - P401

현대적 학교는 매우 최근인 1870년대에 고안된 것으로, 자리에 가만히 입 닥치고 앉아 시키는 일을 하도록 아이들을 훈련해 공장 노동을 준비시키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 P401

아이들이 호기심을 느끼고 자신이 처한 환경을 탐험하도록 진화했다 - P401

아이들은 자연히 배우기를 원하고, 흥미로워 보이는 활동을 추구할 수 있을 때 자발적으로 학습한다. 아이들은 주로 자유롭게 놀면서 배운다. - P401

성체가 되었을 무렵 놀이를 박탈당한 쥐들은 두려움과 불안이 훨씬 컸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다른 쥐와 함께 놀았던 쥐들은 더 용감했고, 여기저기를 탐험할 확률이 더 높았으며,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 P402

"억지로 강요받는다는 느낌이 안 드니까 의욕이 생겨요" - P402

몰입 상태를 추구하는 것이 자기 처벌적인 수치심보다 훨씬 효과적 - P414

생각이 배회하게 내버려두는 것은 집중력이 허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한 집중력의 한 형태 - P414

우리의 생각은 주변 환경에서 멀어지도록 내버려둘 때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그려보기 시작하며 그동안 알게 된 다양한 정보를 연결한다. - P414

요즘은 핸드폰을 비롯해 나를 방해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반드시 매일 한 시간 산책에 나선다. 생각이 자유롭게 떠다니며 예상치 못한 연결 고리를 찾아내도록 내버려둔다. 내 주의력에 배회할 공간을 줌으로써 나의 사고가 더 예리해지고 더 좋은 생각을 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 P414

집중력을 개선하려는 개인의 노력은 집중력을 파괴하는 요인으로 가득한 환경 속에서 별거 아닌 것이 될 수 있다. - P417

우리의 집중력이 잘 자라서 잠재력을 온전히 피워내려면 특정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성인에게는 몰입이 필요하고, 책을 읽고, 자신이 집중하고 싶은 유의미한 활동을 찾고, 자기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생각이 배회할 공간을 마련하고, 신체 활동을 하고, 잘 자고, 뇌가 건강하게 발달할 수 있도록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고, 안정감을 느껴야 한다. - P420

우리의 집중력을 방해하고 성장을 막기 때문에 차단해야 할 것들도 있다. 지나친 속도와 전환, 지나친 자극, 우리를 공격하고 중독시키는 침략적 기술, 스트레스, 탈진, 우리를 각성시키는 식용색소로 범벅인 가공식품, 대기오염이 그러한 것들이다. - P420

오랫동안 우리는 자신의 집중력을 당연시했다. 마치 집중력이 가장 건조한 기후에서도 잘 자라는 선인장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집중력이 선인장보다는 난초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안다. 난초는 조심해서 다루지 않으면 말라죽을 것이다. - P420

현장 전투는 전반적인 전투의 상징이 되는 장소를 선택해 그곳에서 비폭력 싸움을 시작하는 것을 뜻한다. 로자 파크스 Rosa Parks가 앨라배마 몽고메리에서 버스 좌석에 앉은 것이 좋은 사례다. - P423

영국에는 비상 상황일 경우 일부 규칙을 어겨도 된다는 법 조항이 있다. 예를 들면 사람을 구하려고 불이 난 건물에 침입할 경우 무단침입죄로 기소되지 않는다. - P423

현장 전투를 통해 "더 커다란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전달"
할 수 있으며,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현재 벌어지는 일을 깨닫게 함으로써 "전국적 대화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 P424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곡 2025-01-01 16: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도 꾸준한 독서생활 응원합니다~

즐라탄이즐라탄탄 2025-01-01 16:07   좋아요 1 | URL
예 서곡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독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우리가 먹는 음식이 집중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오늘은 각종 유해한 화학물질들이 우리의 집중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저자는 말한다.

추가로 이와 관련한 한 가지 사례가 나오는데, 여기서는 납이 인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기업들과 과학자들의 작당(?)으로 인해 일반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은폐되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일반 대중들은 외부적인 요인(납)에 의해 건강이 나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을 내부적인 요인(예를 들어, 개인의 위생 관리 부족 등) 탓으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사례를 보면서 독자인 나는 ‘아는 것이 힘이다‘ 라는 문장이 떠올랐다. 과학적 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대중들이 지식의 우위에 있는 과학자들의 말을 제대로 검증해 보지도 못한 채 그냥 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자, 기업가들은 과학자들에게 로비를 하여 어떤 물질의 위험성을 축소, 은폐하려 한 것이었다.

과학관련 지식들을 익히는 것이 비록 난해하게 느껴지더라도 뭐든 알아야 권위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일반 대중들도 과학관련 지식들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는 작년인가 재작년에 읽었던《가습기 살균제 리포트》라는 책의 내용이 문득 생각 났다. 거기서도 여러가지 신종 화학물질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독자들에게 화학물질에 대한 지식을 갖춰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었는데, 오늘 본문에서도 우리들의 집중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화학물질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번 포스팅의 기본소득 사례와 마찬가지로 오늘 본문에 나온 사례에 대한 해결책으로 저자가 제시한 것은 정부의 개입(여기서는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이었다. 독자인 나는 지난번 포스팅에서 기본소득이 집중력을 키우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당연히 효과가 있긴 하겠지만 저자가 경제적인 측면(인플레이션 같은 문제들)을 고려한다면 정부가 그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었다.

오늘 본문에 제시된 유해한 화학 물질에 대한 저자의 대책은 유해한 화학 물질을 사용하는 기업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지 않는 과학자들이 화학 물질의 유해성을 연구하자는 것이다. 이 말은 얼핏 보기에는 굉장히 그럴싸해보이지만,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정부의 재정이 투입되어야 하고 그 결과 국민들이 내야할 세금이 증가해서 국민들의 삶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기업이 아닌 정부의 지원을 받을 경우 반드시 정부가 부정부패없이, 낭비없이 세금을 쓴다고 보장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사회에 부정부패, 뇌물 등 비리가 비일비재한 것이 어디 하루 이틀인가.

어차피 기업이든 정부든 다 믿을 게 못된다. 결국 불완전한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좀 더 믿을 수 있는거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좀 순진한 생각이 아닐까 싶다. 정부 조직 내에서도 공공기관들에서도 얼마나 많은 부조리와 부패가 일어나는가. 굳이 여기에 특별한 사례를 인용할 필요도 없다. 뉴스를 보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 않은가.

결국 정리하자면 연구비용을 기업이든 정부든 어디에서 지원받든 관계없이 돈을 주는 곳과 받는 곳 간에는 이해관계가 생길 수밖에 없기에 온전히 신뢰하기는 어렵지 않나 하는게 내 생각이다.

이런저런 복잡한 이해관계들이 얽히고 설켜있기에 나는 저자가 본문에 제시하는 정부의 개입 방식보다는 위에서 언급한 ‘아는 것이 힘이다‘ 라는 말처럼 각자가 유해한 화학 물질들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참 근데 이것도 피곤한 일이긴 하다. 공부해야 되니 말이다. 근데 뭐 어쩌겠나. 내 건강은 내가 챙겨야지 다른 사람한테 챙겨달라고 하는 건 내 몸에 대해 좀 무책임한 것 아닌가 싶다. 여기서 내가 얘기한 것을 유일한 정답이라고 마냥 우길 생각은 없다. 다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말해보고 싶었다.
.
.
.
다시 절을 바꿔서 13장에서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 라 불리는 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와 관련된 얘기가 나온다. 이것은 집중력과 관련이 있는 주제이기에 본문에 나온 것으로 보여진다. 본문에서는 이 ADHD를 치료하기 위한 방법과 관련된 논의가 이어지는데, 단기적으로는 약물치료 방법이 쓰이지만, 저자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별히 어린 아이들의 ADHD 증상과 관련하여 해당 분야의 전문가 한 사람의 말을 인용하면서 단순한 약물치료보다는 아이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문제 아동의 정확한 상태를 진단하고 장기적으로 아이가 집중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본문에서는 ADHD와 관련된 사례로 나왔지만, 개인적으로 어떤 약물을 처방하는 것에 대해서 독자인 나는 비교적 회의적인 입장이다. 임시방편적인 해결책보다는 저자가 추구한 것처럼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좋다고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만인 사람이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 약을 먹는 것과 운동 및 식습관 조절을 통해 빼는 것 중 장기적으로 어떤 방법을 택하는 게 좋을지 생각해본다면 금방 답이 나올 것이다. 약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화학물질이 뒤섞여있는 것이기에 투약시 효능이 물론 어느정도는 있겠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독자인 내가 이런 사고방식을 갖게 된 건, 예전에 읽었던 《왜 걸어야 하는가》라는 책의 영향이 비교적 크다고 할 수 있다. 그 책에는 걷기의 효능에 대한 것이 주요 내용이긴 하지만 오늘 읽고 있는 이 책에 나왔던 먹는 것의 중요성이라든지 인위적인 화학물질이 뒤섞여있는 각종 약물들에 대한 내용들도 적지 않게 나온다. 그 책의 내용에 따르면 걷기 운동만 꾸준히 하더라도 건강문제로 인해 병원을 찾을 일이 현저히 줄어든다고 한다. 결국 인간은 약물에 의존해서 살아가기보다는 과거 자연에서 살아왔던 방식대로 돌아갈 때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이다.

오늘 독서와 과거에 했던 독서 내용을 서로 콜라보(?) 하면서 생각하다보니 궁극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해야할지 보다 명확한 기준이 생긴 듯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떤 문제가 생기면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보자는 심리가 많고 나도 그런 경우들이 많았는데, 문제 발생의 근본 원인을 명확히 생각하고 거기에 맞는 해결책을 시도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다가 문득 떠오른 가까운 실생활 사례 중 하나로 피곤할 때 잠을 잘지 아니면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예를 들면 커피 같은 것)를 마시면서 버틸지 고민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여기서 단기적으로는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겠으나 장기적으로 내 몸을 생각했을 때는 단 몇 분이라도 잠을 자는 것이 나을 것이다. 물론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편히 잠을 잘 수 없는 상황에 있는 경우들이 많기에 무작정 장기적으로 좋은 쪽으로 의사결정하기 힘든 부분도 있겠으나 만약 여건이 허락한다고 한다면 가급적 장기적으로 이득인 선택을 하는 것이 커피값도 절약하고 내 몸도 보다 더 건강하게 하는 일석이조의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모든 단계에서 다양한 형태의 오염 물질이 우리의 집중력에 영향을 미칩니다." - P320

평범한 시민으로서 우리가 가장 잘 아는 형태의 오염 물질은 우리를 둘러싼 대기에 있다. - P321

오늘날 대도시에 산다는 것은 매일 화학물질로 된 수프(자동차 엔진에서 뿜어내는 물질을 포함해 여러 다양한 오염 물질이 뒤섞인 혼합물)를 들이마시는 것과 같다 - P321

우리의 뇌는 호흡기를 통해 철 같은 화학물질을 빨아들이도록 진화하지 않았으므로 이 물질들의 처리 방법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오염된 도시에서 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자신의 뇌에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만성적 공격"을 받고 있으며, 우리의 뇌는 이에 염증 반응을 보일 것이다. - P321

"흡수량에 따라[즉 오염이 얼마나 심각하냐에 따라], 본인의 유전적 감수성에 따라,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뇌세포는 손상될 겁니다." - P321

캐나다의 한 연구는 주요도로에서 50미터 이내에 거주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15퍼센트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 P321

"만성적인 영향이 있다면 아마 공격성과 통제력 상실, 주의력 결핍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P322

바르셀로나의 과학자인 조르디 수니에르Jordi Sunyer 교수는 바르셀로나 전역에서 초등학생의 집중력을 검사한 뒤 오염이 심할수록 아이들의 수행 능력도 나쁘다는 것을 발견했다. - P322

고대 로마에서도 납이 인간에게 해롭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다. 예를 들어 건축가 비트루비우스Vitruvius는 납으로도시의 배관을 만들지 말라고 로마 당국에 간청했다. - P322

납은 수세기 동안 집의 벽을 칠하고 배수관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고 20세기 초에는 휘발유에 들어가기까지 했다. 전 세계 모든 도시에서 납이 대기로 배출되고 도시민들이 그 납을 들이마신다는 뜻이었다. 과학자들은 납을 넣은 휘발유가 재앙을 일으킬 것이라 경고했다. - P323

"납이 있는 곳에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납중독이 발생한다." 이것이 인간의 뇌에 끔찍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흡수량이 많을 경우 납중독은 환각을 유발하고, 정신을 잃거나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 P323

어린 시절에 납에 노출되면 "ADHD의 진단 기준을 충족할 확률이 2.5배 더 높"다 - P324

납이 다른 형태의 오염 물질과 결합하면 그 영향은 더욱 커진다. 예를 들어 어머니가 임신 중에 납에 노출되었고 흡연을 하면 자녀가 ADHD를 진단받을 확률이 여덟 배 더 높다. - P324

우리의 집중력과 주의력은 거대한 외부 세력에 공격받고 약탈당하고 중독되고 있다. - P327

상황이 변한 것은 평범한 시민이 자신들의 집중력을 빼앗는 세력에 맞서 헌신적으로 대중 운동을 벌였을 때였다. - P327

"유럽 시장에 나와 있는 200개 이상의 살충제 중 약 3분의 2가 뇌발달이나 갑상샘 호르몬의 신호 전달에 영향을 미친"다 - P328

흔한 오염 물질인 폴리염화바이페닐PCBs을 오늘날 인간이 노출된 수준과 같은 농도로 원숭이에게 노출하면 원숭이는 작업 기억과 정신 발달 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겪는다. - P328

비스페놀A, 또는 BPA라는 이름의 오염 물질(금속 캔의 80퍼센트를 코팅하는 데 사용된다) - P328

발달신경독성 시험 developmental neurotoxicity Testing(우리가 제품 구매나 식사를 통해 노출되는 화학물질이 태아와 아기의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는 시험) - P328

아기가 잉태된 바로 그 순간부터 발달에 호르몬의 영향을 받으며, 이 호르몬이 "초기의 발달을 조절"한다 - P329

다수의 화학물질이 "전파 장애"와 비슷한 악영향을 끼쳐 인간의 올바른 발달(특히 뇌의 발달)을 이끄는 시스템을 방해하고 그중 일부를 그르치게 만든다 - P329

뇌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면 집중력도 크게 훼손된다. - P329

현재의 환경 때문에 내분비계가 엉망이 되고 있다 - P329

"기본적으로 새로운 화학물질과 오염 물질을 약물처럼 다뤄야 합니다." 화학물질은 일반인이 사용하기 이전에 안전성 검사를 거쳐야만 한다. 그리고 엄중한 시험을 통과한 물질만 가정집과 우리의 혈관에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 - P331

성인의 집중력 문제에 관해 사람들은 보통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선뜻 인정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똑같은 문제를 겪을 때, 지난 20년간 우리는 지나치게 단순한 이야기에 이끌렸다. 바로 아이들의 집중력 문제가 주로 생물학적 장애의 결과라는 것이다. - P334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 - P335

말은 돌아다니고 달리고 풀을 뜯고 싶어 한다. 이런 타고난 본성을 표현할 수 없을 때, 말들의 행동과 집중력은 망가지고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 P343

"생물학적 목적을 좌절시키려는 압력이 너무 심해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것" - P343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 "이 파괴적인 심리 압박이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완화해줄" 행동을 뭐든 찾게 된다. - P344

‘주코시스 zoochosis(동물원zoo과 정신질환 psychosis의 합성어로, 동물원에 갇힌 동물의 이상 증세를 가리킨다)‘ - P344

동물들이 문제 행동을 보이는 것은 고통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말 포커는 갇혀 있는 것이 싫있고, 비글 에마는 혼자 남겨지는 것이 싫었다. 말은 본래 뛰어다녀야 하고, 개는 본래 무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P345

나는 이 동물들이 보내는 신호를 그가 약물로 덮어버림으로써 주인들에게 일종의 환상을 불어넣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되었다. 한 생명체를 데려다가 그 본성을 무시하고, 동물의 필요가 아닌 주인인 자신의 필요에 맞는 삶을 살게 할 수 있다는, 그러면서도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을 수 있다는 환상 말이다. 우리는 동물의 고통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P345

"제 말은, 현실은 선택이 아니라는 겁니다. 현실은 우리에게 주어진 거예요. 안 그래요? 그러니 지금 가진 것 안에서 노력해야 해요." - P346

어린아이는 아직 지적으로 발달하지 않아서 한 걸음 물러서서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으로 상황을 바라보지 못합니다 - P348

연구팀은 "주변 환경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발견했고, 결정적인 요인은 "환경이 얼마나 혼란한가"였다.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집중력 문제를 겪고 ADHD를 진단받을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 대체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부모들이 받는 큰 스트레스"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략)... "문제가 퍼져 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P353

어릴 때는 속이 상하거나 화가 나면 자신을 달래주고 진정시켜줄 어른이 필요하다 ...(중략)... 이렇게 위로받는 경험을 충분히 하고 나면, 시간이 흘러 성장할수록 혼자서 자신을 달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가족이 주었던 안심과 이완을 내면화하는 것이다. - P353

스트레스가 쌓인 부모는 자기 잘못이 아닌 다른 이유로 자녀 달래기를 힘들어하는데, 본인이 너무 흥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 말은 그들의 자녀도 중심을 잡고 스스로를 진정시키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 결과 그들의 자녀는 화를 내거나 괴로워하는 방식으로 힘든 상황에 대처할 확률이 높아지고, 분노와 괴로움은 집중력을 망가뜨린다. - P353

"현재 많은 부모가 자신의 상황에 압도되어 있어서 자기 아이들에게 안정적이고 차분하고 지지적인 환경을 제공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결과에 보일 수 있는 최악의 반응은 "그러한 부모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것"이다. 그러한 행동은 더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아이들에게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며 진실을 놓칠 뿐이다. - P354

자녀 양육은 특정 환경에서 발생하며, 부모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환경은 반드시 그들의 자녀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 P354

ADHD를 진단받은 아이들의 "절대다수는 ADHD를 타고나지 않는다. 이들에게 ADHD가 나타나는 것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대한 반응이다" - P354

‘주변에 당신을 지지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 P354

사회적 지지가 늘어나면 "그들의 자녀가 문제를 보일 가능성이 더 낮다" - P355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부모는 자기 아기에게 관심을 많이 쏟을 수 있으며, 그러면 아기는 더 큰 안정감을 느낀다." - P355

"긍정적인 변화의 가장 강력한 예측 변수는 그 시기에 부모가 받는 사회적 지지가 증가했는가였다." - P355

알약은 마약을 피우거나 주사하는 것보다 뇌에 더 느린 속도로 흘러든다. - P358

리탈린을 복용한 모든 아동(실제로 모든 사람)이 한동안은 집중을 더 잘한다. 이 약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내내 숨겨진 생물학적 문제가 있었다는 것의 증거가 되지 못한다. 그저 자신이 각성제를 복용했다는 증거가 될 뿐이다. 이러한 이유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대에서 레이더 운용병들에게 각성제를 준 것이다. 각성제를 먹으면 거의 변함없는 화면을 계속 지켜봐야 하는 지루한 일에 더 수월하게 집중할 수 있었다. - P358

각성제와 관련된 첫 번째 위험은 신체적인 것으로, 각성제 복용이 어린이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증거가 있다. 아이들이 3년간 각성제를 표준 용량으로 복용하면 약을 먹지 않았을 때보다 키가 3센티미터 덜 자란다. 또한 여러 과학자가 각성제를 복용하면 아이 심장에 문제가 발생해 그로 인해 사망할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한다. 물론 심장 문제는 아동에게서 드물게 발생한다. 그러나 수백만 명의 어린이가 이 약물을 복용할 경우 작은 위험의 증가도 실제 사망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 P359

리탈린을 주면 보상을 경험하는 중요한 뇌 부위인 선조체가 크게 위축된다 - P360

"이익과 함께 위험도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 P360

각성제는 반복을 요구하는 작업에서는 어린이의 행동을 개선하지만, 학습 능력은 개선하지 못한다. - P36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장 ‘스트레스와 만성적인 각성 상태‘ 라는 주제의 글에서 이와 관련한 한 가지 사례가 나온다. 지난번 포스팅부터 쭉 이어지는 사례인데, 아이의 이상행동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처방이 아니라 스트레스 유발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핵심이다.
.
.
.
뒤이어 읽다가 저자는 경제적 안정이 집중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를 하는데, 이는 핀란드에서 실제로 실행했던 기본소득과 관련한 사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여기서의 핵심은 기본소득으로 인해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게 되자 사람들의 집중력이 향상되었다는 것이었다.

적어도 집중력 측면에서만 본다면 이는 어느 정도 수긍이 되는 얘기다. 만약 돈이 없어서 생계를 위한 경제활동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아무래도 경제활동 외의 다른 활동들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우려스러운 것은 기본소득이 주어졌을때 향후 발생할 인플레이션 문제 같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당장 하루 이틀 먹고 사는 것이 급한 상황에 처해있는 분들의 경우에는 인플레이션 따위가 뭔 대수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기본소득이 주어진다는 건 기본적으로 시중에 돈이 풀리는 것이기에 통화량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고 이로 인해 화폐가치가 폭락하여 과거 100 원이면 살 물건들을 이제는 1000 원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 식의 일들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기본소득이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되려면 세금을 많이 걷든가 국가에서 돈을 계속 찍어내야 하는데, 전자의 경우 조세저항이 심하게 되어 사람들이 근로의욕이 떨어질 수 있고, 후자의 경우는 위에 언급했듯이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기에 경제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는 기본소득을 주는 것이 좀 우려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제시한 사례에 대해 약간은 비판적인 사고로 생각해봤는데, 이 책은 책의 제목인 ‘도둑맞은 집중력‘을 되찾아 오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기에 독자인 내가 언급한 경제적인 측면의 경우 굳이 이 책에서 심도있는 고려 대상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
.
.
절을 바꿔서 11장에서는 집중력과 생산성의 관계에 관한 글이 나온다. 본문에는 주4일제와 관련된 논의들이 나오는데, 무조건 많이 일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집중력있게 일하면 더 적은 시간을 일해도 집중력없이 몇 시간 더 일하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게 여기서의 핵심 내용이다.

잘 생각해보면 잠을 줄인다고 해서 깨어있는 시간에 집중도가 올라간다거나 혹은 투입시간 대비 일의 효율이 꼭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독자인 나는 종종 느꼈다. 그래서 본문에 나온 저자의 얘기가 더욱더 공감이 갔다. 오히려 집중도가 떨어지면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보다는 그닥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 시간을 소진하게 되고 이는 결국 악순환으로 이어져 별도의 휴식을 취하지 않는 한 피곤한 상태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지만 노파심에 추가로 덧붙이자면 이것은 집중력이 좋아졌을 때 그 사람이 일에 열심을 다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전제가 깔려있는 것이기에 지나치게 게으른 사람들에게 적용하기는 힘들 것이다. 최소한 근로하려는 의욕이 있는 사람들이 번아웃이 오는 상황에 처해있을 때 가장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문득 워라벨의 최적 균형점은 과연 어디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업종마다 천차만별이기에 획일화하기는 힘들겠지만, 사람들마다 자신의 최적 균형점을 찾아서 그에 맞게 생활해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지만 말처럼 참 쉽지 않은 문제이긴 하다.
.
.
.
다음 절인 12장에서는 우리가 먹는 식단이 우리의 집중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읽으면서 든 생각은 집중력을 요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진짜 아무 음식이나 먹어서는 안되겠다는 것이었다. 급격한 에너지의 변동은 처음엔 잠깐 괜찮을지 모르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그 이후부터는 소위말하는 멘붕상태로 접어들기 때문에 집중력을 요하는 일을 하는데 있어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이 부분의 핵심이었다.

또한 요즘에 나오는 이런저런 첨가물들이 들어간 가공식품들은 뇌가 제대로 발달하고 기능하는데 필요한 영양소가 별로 없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마약처럼 작용하는 듯 보이는 화학물질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어서 사람들의 집중력에 나쁘다는 말도 나오는데, 이런 것들을 보면서 먹는 것에 대해 전문가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기본적인 지식은 갖추고 있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몸에 안좋다고 알려진 것들부터 가급적 먹지 않도록 신경 좀 써야겠다.

"어떤 아이가 끔찍한 행동을 하면 대개 그건 옳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신체에 알리는 아이만의 훌륭한 방법이에요." - P277

아이들이 집중하지 못한다면 종종 그건 끔찍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신호 - P277

"그러한 상황에 처한 아이에게 약을 먹이는 건 한통속이 되어 아이들을 폭력적이거나 용납 불가능한 상황에 남겨두는 거예요." - P277

"저는 이것[집중하지 못하는 상태]의 원인이 [아이의] 몸이 너무 많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만들어내고 있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 문제를 이렇게 해결할 겁니다. 먼저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아이가 경험하거나 목격하고 있는 무섭거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소들을 제한해야 합니다. 그리고 완충장치와 돌봄, 보살핌을 켜켜이 쌓아야 합니다. 그럴 수 있으려면 아이의 부모인 당신이 자기 삶의 역사를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 P278

"사람들이 겪는 문제의 규모만큼 그들에게 제공하는 수단의 규모를 키워야" 한다 - P279

"우리에게는 변화할 능력이 있"다. - P279

"이런 부처님 말씀이 있습니다. 너의 고통에 감사하라. 그 고통 덕분에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으니." - P280

연구실에서 나온 증거에 따르면 가볍거나 중간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단기적으로는 집중력을 요구하는 과제를 더 잘 수행하게 된다. - P281

"스트레스가 장기적 영향을 미치면 두뇌에 구조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이제 명백하다." - P281

스트레스가 종종 집중력 저하를 일으키는 다른 문제를 촉발한다 - P281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면 긴장을 풀 수 없는데, 우리 몸이 위험 상황이라고, 정신을 바짝 차리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 P282

"자신의 경제 상황을 걱정해야 한다면... 뇌가 가진 능력의 상당 부분이 거기에 쓰입니다. 걱정할 필요가 없으면 다른 것들을 생각할 능력이 생기죠." - P284

스트레스를 줄이는 요인은 그게 무엇이든 간에 깊이 집중하는 능력도 개선한다. - P284

스트레스가 심한 사회는 방해 요소에 저항하는 능력이 낮아질 것이다. - P284

"휴식을 취한 뒤 생산성이 더욱 높아지는 것이 인간이 설계된 방식" - P295

푹 쉬고 나서 일터로 돌아오면 "더욱 활기가 넘친"다 - P295

"정신이 덜 산만해졌"다 - P295

"제 생각에는 계속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하면 뇌의 스위치가 쉽게 꺼지지 않아요. 스위치를 끄고 휴식을 취할 시간이 없죠・・・ 우리 뇌는 끊임없이 생각하는 데 익숙해져요." - P296

"휴식할 하루가 추가로 생기자" 긴장을 풀 수 있었고, 다시 일터로 돌아왔을 때 정신이 더욱 맑아졌다. - P296

일을 줄이면 집중력이 크게 개선된다 - P298

일을 많이 하는 것이 언제나 더 좋다는 논리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 P298

"시간과 사색, 어느 정도의 휴식은 더 나은 결정을 하게 도와줍니다. 그러므로 그럴 기회를 만들면 내가 하는 일과 직원들이 하는 일의 질이 높아져요." - P298

우리는 더 빨리 걷고 더 빨리 말하고 더 오래 일하라고 명령하는 문화에 살며, 바로 거기서 생산성과 성공이 나온다고 생각하게끔 배웠다. - P299

우리는 속도를 줄일 것이고, 휴식과 집중을 위한 공간을 더 많이 마련할 겁니다. - P299

근무시간 단축은 규칙을 바꾸려는 집단적 노력을 통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 - P302

코로나19는 주4일 근무와 관련된 또 다른 점도 보여주었다. 사업체가 매우 짧은 시간 내에 노동 관습을 바꾸고 아무 문제없이 기능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 P302

우리가 일하는 방식은 확고해서 바꿀 수 없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 방식은 바뀔 수 있고, 그때가 되면 우리는 애초에 꼭 그럴 필요가 없었음을 깨닫게 된다. - P303

우리에게는 명확히 정해진 근무시간을 가질 자격이 있다. 그리고 그 근무시간이 끝나면 연결을 끊을 자격이 있다. - P304

모두가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가져야 한다 - P304

"당신이 자동차 엔진에 샴푸를 넣는다면 엔진이 고장 났을 때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서구 전역에서는 "인간의 연료로 쓰던 것과는 매우 동떨어진" 물질을 매일 자기 몸에 밀어 넣고 있다. - P308

"세네빠 누히뛰흐! Celest pas nourriture" 이건 음식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 P310

음식의 변화가 우리 집중력의 상당 부분을 앗아가고 있다 - P310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신체 과정이며, 이 과정이 일어나려면 우리 몸이 특정한 일들을 할 수 있어야 한다 - P311

현재 우리가 먹는 식단이 에너지의 급상승과 급강하를 주기적으로 유발한다 - P311

"전형적인 패턴을 한번 보세요. 사람들은 아침에 시리얼 한 그릇이나 토스트 한 조각을 먹습니다. 보통은 콘푸로스트와 흰 빵이죠." 이 음식들에는 섬유질이 매우 적어서 우리에게 에너지를 주는 포도당이 "아주아주 빠른 속도로 방출"된다. "그러면 혈당이 매우 빠르게 높아집니다. 좋은 일이죠, 약 20분 동안은요." 그러다 혈당은 "다시 급락하고, 그때가 되면 우리는 완전히 나가떨어지며, 머릿속이 뿌옇게"된다. - P312

"크루아상을 먹으면 분명 혈당이 급상승합니다. 하지만 크루아상을 커피와 함께 먹으면 혈당이 더더욱 치솟고 그만큼 급강하가 따라옵니다." - P312

아이들의 집중력을 개선하고 싶다면 먼저 "아침 식사로 망할 코카콜라와 다디단 시리얼 한 그릇을 주는 걸 그만둬야" 한다 - P313

"먼저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이려고 노력하세요." 그렇게 하면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데, "발달 중인 뇌는 변화에 즉각 반응"하기 때문이다. - P313

현재 우리 대다수가 먹는 음식에 뇌가 제대로 발달하고 기능하는 데 필요한 영양분이 없다 - P313

우리 인간이 먹도록 진화한 종류의 음식을 섭취하면 우리의 뇌가 더 잘 기능한다 - P315

영양 정신의학은 식사 방식과 정신적 문제의 연관성을 밝히는 새로운 분야다. - P315

"뇌는 음식 섭취를 통해 만들어집니다. 둘 사이에는 근본적인 연관성이 있죠." ...(중략)... 우리의 뇌가 다양한 주요 영양소를 섭취해야만 성장하고 잘 기능할 수 있다 - P315

오메가-3 (주로 생선에 들어 있다)가 부족한 식단을 먹으면 우리의 뇌는 온전히 기능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식품을 보충제로 대체하는 것은 그리 좋지 않은데, 우리의 몸은 캡슐보다는 진짜 식품을 통해 훨씬 효율적으로 영양소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 P316

현재 식단은 우리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뇌에 거의 마약처럼 작용하는 듯 보이는 화학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 P316

식용색소를 마신 아이들은 과잉 행동을 보일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 - P316

"모두를 하나로 묶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그들 모두가 우리를 아프게 만드는 쓰레기를 애초에 먹지 않습니다. 정제 탄수화물과 가공식품, 질 낮은 기름을 먹지 않죠 그들 모두가 자연식품 위주로 먹습니다. 바로 그게 열쇠예요. 그게 마법의 해결책이에요. 자연식품으로, 본래부터 음식이었던 음식으로 돌아가는 거요." - P317

즉 우리는 입구에 진열된 과일과 채소, 끝에 진열된 육류와 생선만 구매해야 한다. ...(중략)... 슈퍼마켓의 가운데에 진열된 것들은 사실상 전혀 음식이 아니라고 - P317

오늘날 "명백한 연관성은, 학생들이 가공식품인 초콜릿 바와 쿠키를 먹으면 분명히" 집중력 문제 증가로 이어지리라는 것이다. - P317

우리가 핸드폰을 내려놓으려 할 때마다 화면 너머에서 엔지니어 천여 명이 우리가 다시 핸드폰을 집어 들게 만들려고 최선을 다하듯이, 우리가 가공식품을 포기하려 할 때마다 전문 마케터로 이루어진 팀이 우리가 다짐을 깨고 다시 돌아오게 만들려고 최선을 다한다. - P319

이들은 우리가 의식하기 훨씬 전부터 사람들이 건강하지 않은 음식에 긍정적이 되도록 작업해왔다. 이들은 나의 뇌 건강이 아니라 자기들의 수익에 도움이 되도록 나를 프로그래밍했으며, 이렇게 된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다. 이 시스템이 다음 세대의 입맛을 왜곡하고 그들의 집중력을 앗아가지 못하도록 반드시 시스템의 작동을 멈춰야 한다. - P3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축구에 진심인 저자의 얘기를 읽으면서 독자인 나는 과연 내 분야에서 저자만큼의 열정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저자의 축구에 대한 열정을 ‘아름다운 열정‘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다.
.
.
.
뒤이어 읽다가 저자가 경기를 뛰고 온 뒤 느끼는 심리상태와 몸 상태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는 마치 우리가 어떤 가슴 뛰는 경험을 한 뒤 느끼는 감정들이나 몸의 컨디션과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저자같은 축구선수가 아니기에 어떤 느낌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나마 비슷한 느낌을 찾아보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온 몸에 전율이 돋으면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그런 짜릿한 느낌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
.
.
본문에는 저자의 일터(?)인 런던의 일상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되어 있다. 저자가 ‘집돌이‘라 많은 곳이 소개되어 있지는 않지만, 홈 경기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다디움을 비롯해 런던아이, 하이드파크 등이 본문에 나온다. 책을 잠시 덮고 인터넷으로 해당 장소들을 검색해보니 한 번쯤 방문해보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이후에 나온 이야기들은 비교적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2018러시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 관한 것들이었는데, 여기서부터는 나도 TV로 직접 봤던 것들이라 그랬는지 저자의 글이 좀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아마도 본문의 글과 머릿속으로 기억하고 있는 그때의 영상이 오버랩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축구를 좋아한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좋아한다. 쉴 때도 나는 축구영상을 찾아본다. 내 경기 영상도 자주 본다. 상황마다 다른 판단을 했을 때를 상상해 본다. 다른 팀이나 선수의 영상을 보면서 잘한 부분과 못한 부분을 찾아내며 공부한다. - P157

훈련과 경기를 위해서 그라운드 안에 들어가 있는 시간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 - P157

어제 경기에서 져도, 파파라치 컷으로 곤욕을 치러도, 다른 엉뚱한 일들이 끊이지 않아도 일단 축구화를 신고 잔디 위에서 축구공을 차는 순간 머릿속에 있던 모든 잡념이 사라진다. - P157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도 축구,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도 축구다. 축구만 할 수 있다면 나는 매일 새롭게 태어난다. 컴퓨터를 리부팅하면 속도가 빨라지는 그런 느낌이다. - P157

‘오늘 최선을 다해 행복해야 한다‘라는 아버지의 신념도 나를 지켜 준 원동력이었다. - P157

어제의 일을 계속 끌어안거나 내일을 걱정하는 통에 오늘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 행복하지 못한 사람은 내일이 되어도 불행하기는 마찬가지다. - P157

지금 나는 행복하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다,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선 안 된다, 오늘 나의 축구는 행복하고 즐거워야 한다고 속으로 되뇌었다. - P157

운동장을 나와서 혼자 있을 때도 계속 축구만 생각하려고 애를 썼다. 다른 생각들이 치고 들어올 틈을 주지 않아야 했다. - P159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인터넷 가십란이 아니라 푸른 잔디 위다. 그곳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나를 잡아 준 축구에 다시 한번 감사했다. - P160

내가 아무리 잘해도 경기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 P167

이적은 일반 직장인의 이직과 비슷하다. 회사를 옮기는 행위다. - P169

기쁜 일만큼 슬픈 일도 많았다. 꿈만 바라보고 노력했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축구를 더 잘하고 싶어서 쉬지 않고 훈련했다. - P176

많은 운동선수, 특히 나는 경기를 마친 직후에는 좀처럼 쉽게 잠들지 못한다. 우선 공허함 때문이다. ...(중략)... 아마도 환경이 순식간에 바뀌면서 느끼는 허전함인 것 같다. 그런 환경 급변은 내 신체에도 영향을 끼친다. 경기 중 과다 분비된 아드레날린과 근육을 달궜던 열기가 몸 안에서 금방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몸은 천근만근인데 정신이 말똥말똥해서 잠을 자기가 굉장히 어렵다. 몸에서 열이 나는 탓에 침대위에서 계속 뒤척이다 보면 새벽 3~4시를 훌쩍 넘길 때가 많다. - P179

30분 정도 천천히 찬물에서 몸을 식힌 뒤에 침대에 누우면 몸이 훨씬 편안하다. - P179

근육 마사지는 한 번에 세 시간씩 걸리는 큰일이다. 연말연시처럼 사흘 간격으로 경기를 계속 치르는 시기에는 이런 근육 케어를 매일 받는다. 근육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해야 부상도 방지할 수 있다. - P180

무엇보다 컨디션 유지에 제일 좋은 방법이 바로 휴식이다. 훈련과 경기는 한 번에 1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직업 특성상 짧은 시간에 내 안에 축적한 에너지를 모두 쏟아야 한다. 축구외에 다른 일로 소모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소리다. 하루 중 22시간을 웅크리고 있다가 2시간 동안 폭발시킨다고 생각하면 된다. - P180

훈련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순간부터 다음 날 훈련의 준비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잘 쉬고, 내 몸에 맞춰 개인 운동이나 근육 마사지를 받는다. 영화, 드라마, 게임 등으로 심적 스트레스를 푼다. 그리고 충분히 잔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프리미어리그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 P181

오늘 만족하지 않고 내일 더 잘하고 싶다. 오늘 훈련보다 내일 훈련에서 더 잘하고 싶다. 다가오는 경기에서 이길 수 있게 팀을 돕고 싶다. 훈련이든 경기든 나는 최고가 되고 싶다. 그래야 프리미어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기회를 허투루 낭비하고 싶지 않다. 이렇게 뛸 수 있는 현역 시간도 아주 짧다. 그 값을 치러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 P184

10개월 내내 저녁 10시전에 잠자기, 10개월 내내 정크푸드 먹지 않기. 10개월 내내 자유시간에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쉬기. 10개월 내내 스트레스를 빨리 털고 평정심을 유지하기. - P183

다행히 영어는 독어와 비슷한 면이 많았다. 서로 겹치는 단어들도 있었다. - P186

전술적 움직임을 중시하는 분데스리가와 달리 프리미어리그는 선수 개개인의 힘과 피지컬, 속도가 굉장히 중요했다. 개개인이 상대를 부수는 스타일이어서, 반대로 대인 마크도 거칠었다. 무엇보다 경기 템포가 정말 빨랐다. 이런 속도로 90분을 소화하려면 무조건 체력이 필요하다.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대표팀 선배들이 왜 그렇게 상체 근육을 키우는지 알 것 같았다. 상대와 계속 싸우고 달리려면 근력이 필요했다. - P190

선발 출전은 코칭스태프가 선수를 신뢰한다는 증거다. - P201

영어 적응도 순조로웠다. 아무래도 독일어에 능통하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 되었다. 처음에는 동료들의 빠른 영국식 억양을 알아듣기가 쉽지 않았다. 모르는 말이 나오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물어봤다. 영어를 빨리 배우려는 나의 노력은 동료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줬다.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려는 자세에서 존중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는 게 상책이다. - P203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다 - P203

부상자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통증이 아니다. 주전 경쟁에서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 P205

지금 감사하며 즐겨야 한다. 나의 행복 철학이다. 그라운드에 서서 축구공과 함께 있는 순간을 최대한 즐기는 것이 행복이다. 어제를 떨치지 못하거나 내일을 걱정하는 삶은 오늘의 행복을 방해한다. - P209

영국에서 나는 ‘스마일 보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동료들도 "어떻게 너는 매일 아침 웃으면서 돌아다닐 수 있는 거냐?"라면서 신기해한다. 간단하다. 웃어서 행복한 거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라고 다짐한다. - P209

몸값은 숫자일 뿐 내 자리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 나도 잘 안다. 단, 공평한 기회를 얻지 못하는 상황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 P210

내 가치를 증명하고 싶었다. 사생결단으로 반등해야 했다.
무조건. - P216

그라운드 안에서는 모든 게 행복하다. 그곳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고 제일 잘할 수 있는 축구가 있다. 플레이만 신경 쓰면 되니까 편하다. 골까지 넣는 순간에는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다. 훈련도 마찬가지다. 시작부터 끝까지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 그라운드에서 벗어나면? 꿈에서 현실로 돌아온다. - P217

계속 강조하지만 ‘손흥민 존‘은 재능이 아니라 훈련의 결과다. 2011년 여름의 지옥 훈련을 시작으로, 시즌 중에도 일정 기간 이상 선발로 출전하지 못할 때마다 아버지와 나는 따로 슈팅 훈련을 가졌다. 함부르크 두 번째 시즌에는 6개월 동안 매일 슈팅 훈련을 하기도 했다. - P219

재수가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고, 반대로 재수가 좋으면 골키퍼에게 걸려도 골이 들어간다. 요즘 말로 ‘될놈될‘이다. - P21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강하게 튀어오른다‘라는 표현을 썼었다. 드라마틱한 모습으로 부진에서 벗어나면 정상 궤도 복귀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 P221

나는 항상 내 기록을 챙긴다. 지난 시즌보다 잘하는 것이 기본 목표이기 때문이다. - P223

타임머신이 있다면 1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힘들어하는 나를 찾아가 "괜찮아. 좋은 날이 올 거야"라며 어깨라도 두드려 줄 수 있을 텐데. - P224

결정적 참고서는 내 플레이 영상이다. 사실 팬들이 편집해서 올린 골 모음 영상도 몇 번씩 돌려 본다.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도 있고, ‘저기서 다르게 해볼 수도 있겠다‘ 라면서 이미지 트레이닝도 한다. - P226

영상으로나 혹은 관중석에서 축구를 보면 훨씬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경기 안에서는 모든 게 너무 빠르게 돌아간다. 0.0001초의 차이로 성패가 갈리기 때문에 이것저것 고민하거나 잴 여유가 없다. 그걸 영상으로 보면 피치 위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옵션들을 찾아낼 수 있다. 그게 정말 큰 공부가 된다. 실제로 다음에 비슷한 상황에 생길 때 써먹어 보는 힌트도 많다. 인터뷰에서 내가 "더 공부해야 한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리 내가 잘했던 장면도 영상으로 보면 더 잘할 수 있는 여지가 보인다. - P226

‘있을 때 더 잘해야 한다‘ - P235

성격상 나는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힘들다고 말하면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 말을 듣는 사람도 힘들게 한다. - P239

저는 축구 외에는 진짜 하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 P242

경기장에서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하니까 지루하더라도 웬만하면 집에 있죠. - P243

한 번도, 축구를 일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축구가 제일 재미있어요. 그러니까 늘 웃을 수밖에 없죠. - P245

어린 친구들이 축구 그 자체를 즐겼으면 좋겠어요. - P246

저희 팀은 항상 축구를 즐기지만 그 어느 팀보다 지는 걸 싫어하죠. - P247

월드컵에서는 우리가 제일 약한 팀이다. 패배가 순리, 승리는 이변이다. 어차피 질 테니까 쓸데없이 기대하지 말라는 비관주의는 아니다. 제일 약한 팀이 원하는 결과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려면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소리다. 자신감? 패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11명 모두가 상대보다 한 발, 두 발 더 뛰어야 한다. 모든 에너지를 소진해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 우리 안에 아무것도 남지 않아야 한다. 두 발로 걸어 나올 생각을 버려야 한다. - P250

한국 축구의 투혼? 월드컵에서 투혼 없는 팀은 없다. 그걸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내 안에서 걱정이 컸다. - P250

‘이대로 돌아갈 순 없다‘ - P252

디펜딩 챔피언에 두들겨 맞을지도 모르지만 선택지가 없었다. 죽기 살기로 하는 수밖에. 아침 식사를 하면서 "축구의 신 11명이 내려와서 우리가 독일을 이기게 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다. 그만큼 간절했다. - P252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그리고 나오는 결과를 받아들인다. 딱 두 가지를 마음에 품고 그라운드로 나갔다.
붉은색 팬들 그리고 태극기가 눈에 들어왔다. - P252

월드컵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잡고 깨달았다. 우리는 정말 멋진 팀이었다. 한국 축구는 여전히 할 수 있다. 16강에 오르진 못했지만 우리는 또 하나의 위대한 목표를 달성했다. 경기가 끝난 그라운드에 아무것도 남기지 말자는 목표. 그리고 악플과 계란보다, 박수와 응원을 보내 주시는 팬들이 훨씬 많았다. - P254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4-12-30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2-30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