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읽었던 내용 중에 그동안의 포스팅에서 그닥 비중있게 다루지 않았던 인물이 한 명 있었는데, 은혜와 연재의 친척인 ‘서진‘이라는 인물이다. 소설 속에서 ‘서진‘은 이런저런 것들을 취재하는 기자로 소개되는데, 여기서 상세히 다 밝힐 순 없지만 우연한 기회에 은혜와 연재가 연관되어 있는 어떤 일을 취재하다가 그들과 오랜만에 만나게 된다.

한편 지난번 포스팅에서 다뤘던 내용에서는 경주마인 투데이를 살리기 위한 은혜와 연재의 프로젝트(?)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었는데, 이 과정에 위에서 소개한 ‘서진‘이 중요한 키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제 3분의 2정도 읽었는데 이 소설의 남은 부분에서 어떻게 이야기가 흘러갈지.. 조금씩 흥미진진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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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예상대로 서진이 키맨 역할을 하면서 은혜와 연재의 프로젝트가 그들이 계획한 방향대로 흘러가는 듯 보인다.

한편 이어지는 글에서는 은혜와 연재의 엄마인 보경에 대한 얘기가 잠시 등장한다. 이런저런 얘기들이 등장하지만, 독자인 내가 주목했던 부분은 의도치않게 먼저 하늘나라로 가버린 전직 소방관이자 자신의 남편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치는 부분이었다. 이 부분은 꿈을 꾸는 장면으로 묘사되는데, 중간중간 등장하는 문장들에서 보경이 자신의 남편을 향한 그리움의 감정이 느껴졌다. 물론 보경과 비슷한 상황을 경험해본 사람이 아니라면 그 감정을 100% 온전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꿈에서 깬 뒤 보경은 자신의 처음 의도와는 달리 너무 오랫동안 잠이 들어있었다는 사실에 놀라 헐래벌떡 일터로 향하려 하지만 휴머노이드인 콜리가 일터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보경에게 말한다. 이미 일할 사람들이 다 가있으니 걱정할 필요없이 그냥 쉬라는 말도 덧붙인다. 그래서 보경은 쉬면서 콜리와 대화를 하게 되는데, 이 장면에서 콜리가 생각하는 시간에 대한 인식이 인상적이었다. 밑줄에도 몇 문장 쳐봤는데, 독자인 내가 느낀 요지만 언급하자면 물리적인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르겠지만 주관적인 시간은 사람들마다 다르게 흐른다는 것이었다. 읽으면서 참 공감되는 말이었다. 자신에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행동을 할 때는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몰입하게 되어 시간이 훌쩍 지나가지만, 지루하고 따분한 상황에 놓여 있을 때는 콜리의 말처럼 1분이 1시간처럼 흐르는 느낌을 받는 경우도 있다.

독자인 나는 이 부분에서 자신이 현재 놓인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느냐가 시간의 흐름을 결정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물리적으로 동일한 상황과 환경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그곳이 천국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옥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뭐 여기서 답은 명백하다. 누구의 시간이 더 잘 흘러가겠는가? 당연히 전자일 것이다.

좀 더 확장해서 생각해본다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천국처럼 느끼는 사람은 어찌보면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자신의 환경을 지옥처럼 느끼면서 살아가는 사람일 것이다.

이제 위에 적어본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천국처럼 느끼며 살아갈 것이고 그 결과 자신이 하고싶은 일에 몰입하면서 시간도 술술 잘가서 행복한 삶을 살아감과 동시에 일에 따른 보상으로 금전적인 영역도 풍족하게 채워질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자신의 삶이 지옥과도 같다고 생각하며 살 것이고 그로 인해 자신의 일에 몰입하기보다는 그저 시간만 때우려는 식의 태도로 일관할 것이고 그결과 1분이 1시간처럼 느리게 흘러가서 불행한 삶을 살 것이고 일적으로도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기에 금전적으로도 부자가 되기보다는 그저 하루하루 먹고살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평범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감사하라는 말은 정말 여러 다른 책들에서도 봤던 것인데 오늘 이 기회에 다시 한 번 감사의 중요성을 몸소 깨닫게 된 것 같다. 내가 어디에 있든지 관계없이 그 안에서 불평하기보다는 감사하며 살아가는 태도가 어느 때보다도 귀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안 돼."
"무슨 일인지 알게 되면 될걸?"

아이들이 원하는 건 너무나 간단했고, 명료했고, 분명했다. 투데이의 삶이다.

서진은 구구절절 말하고 싶었다. 자신이 그 경마장을 조사하느라 얼마나 힘들었고, 얼마나 치욕스러웠는지 아느냐고.

거절한다고 하더라도 더 그럴듯한 명목이 있어야만 할 것 같았다.

살아 있는 생명이 주로를 뛰는 경기였으므로, 짜놓은 판에 맞추려면 생명에게 가혹한 학대가 가해져야 했다.

"어렸을 때부터 투데이가 달리는 걸 좋아했어. 나도 그 자세히는 모르지만 언니한테는 그게 위로였나봐. 아니면 군더더기 없는 행복이었든가."

"그런데 너무하잖아. 달릴 수 없으니까 죽으라는 건."

"고작 이틀에서 14일로 삶을 연장한다고 뭔가 달라질까?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생길까...?"

"당연하지. 살아간다는 건 늘 그런 기회를 맞닥뜨린다는 거잖아. 살아 있어야 무언가를 바꿀 수 있기라도 하지."

부장님도 끝내 서진의 판단을 이해할 것이다. 기자란 무언가를 살리는 직업이라고 말했던 사람이니까.

"당신의 결정 덕분에 투데이는 행복할 거예요. 그리고 투데이가 행복하다고 느끼면 저도 행복하다고 느껴요."

그간의 정을 토대로 한 배려

어쩔 수 없이 굴복하게 만드는 사회 시스템

약자가 굴복할 수 있는 순간은 아무도 그 일을 알지 못했을 때뿐이라고, 모두가 알게 된 이상 더는 굴복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좋은 파트너인 것 같아요."

관리자의 언성이 커졌다. 이럴 때일수록 침착함을 잃지 않아야 통하는 법.

"악행은 누군가가 반드시 알아내게 되어 있어요. 오늘 저희가 찾아온 게 아저씨한테 온 마지막 행운인 줄 아세요. 나쁜 짓 하고 살지 마세요."

도태되면 결국 고생은 제 몫이었다.

인간은 아프면 몸보다 마음이 더 힘들다

콜리는 고개를 끄덕일 줄 알았고 자신이 알지 못하는 정보는 도리어 그게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대화였다.

콜리는 공감을 느낄 수 없는 개체였지만 공감하는 척 움직이게 만들어졌다. 어차피 사람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 공감이었다. 보경은 콜리를 앉혀놓고 몇 번 대화를 한 후에야 진정으로 필요했던 건 들을 수 있는 귀와 끄덕일 수 있는 고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평생 보경의 이야기를 들어주겠노라 약속했던 사람이 오래도록 비워둔 자리를 뜻하지 않은 것이 채웠다.

"콜리잖아요. 콜, 리. 콜, 미. 발음이 비슷하지 않나요? 언제든 저를 부르세요. 콜-미."

세상에 생명을 탄생시키고 책임지고 기른다는, 가정을 지키고 있다는,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떠들지 못할 일

자신이 알아서 끈을 놓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세상의 편견과 고지식함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절망스러운 운명에서 구해내지 못했을까. 조금만 달랐더라도 충분히 바뀔 수 있는 운명이었는데. 고작 그 시선이 뭐라고.

독립적인 사건들처럼 보였는데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그 모든 일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생이 수면 위의 파동 같았다. 넓고 잔잔한 파동이 끊임없이 교차되고 연속되는, 그 에너지가 끝내 물살을 만들어버리는.

은혜가 아픈 손가락이었다면 연재는 신경이 손상된 손가락이었다. 어느 날 문득 쳐다보면 언제 다쳤는지 알 수 없는 오래된 상처가 엉망으로 아물어 있었다. 딱지를 뜯어 약을 발라 줄 수도 없었다. 상처가 흉터가 되는 것을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빨리‘가 아니라 ‘천천히‘가 터져 나오는.

슬픔이 비림으로 바뀌자 후에는 꺼내려고 해도 비릿해서 꺼낼 수 없어졌다. 그렇게 계속 몸에 담아두었다. 고여서 비려질때까지. 끝끝내 썩어 마를 날을 기다리면서.

나는 지겨워. 지겹다고. 그러니까 우리 그만 좀 하자.

잊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오래 머물고 싶지도 않았다.

잘 가, 조심해서 가.

방에 앉아 있으면 시간이 잘 가지 않는다

"창밖으로 아침 해가 뜨는 것과 세상이 색으로 덧칠해져 가는 모습을 보고 있던 순간은 1시간이 1분처럼 느껴졌는데 그곳(좁은 방)에서는 반대로 1분이 1시간으로 느껴졌어요."

"시간이 서로 다르게 흘러간다는 이론에 대해서는 연재가 말해줬어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런 것이라고요. 제가 투데이와 함께 달릴 때 느꼈던 시간이 접힌 듯한 현상은 실제라고요. 생명은 저마다 삶의 시간이 다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인간은 함께 있지만 모두가 같은 시간을 사는 건 아니네요."

"같은 시대를 살고 있을 뿐 모두가 섞일 수 없는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맞나요?"

"당신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

결승점이 어디인지, 완주의 상품이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일단 태어났으므로 자연히 출전하게 된 경기를 하고 있노라고.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했고, 지쳐 기절하듯 침대에 누워야만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내 시간은 멈춰 있어."
화재가 난 빌딩 속에 있던 소방관을 기다리던 그 시간에 멈춰 있어. 반드시 살아서 나오리라 믿고 있는 그 시간 안에서.

시간이 흘러 보경은 그곳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시간은 그곳에서 1초도 흐르지 않았다. 보경이 매일 일찍 일어나 쉬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이유는 그 지긋지긋한 시간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음을, 그곳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달리기였음을 인정해야 했다.

시간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았다. 정적이었다.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수면 위에 돛을 펼치고 있었다.

"흐르게 하는 법을 잊었어."
시간은 고여 있어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괜찮다고 생각했다가도 여지없이 그날로 빨려 들어갔다.

슬픔을 겪은 많은 사람들의 시간은 어떻게 흐르는 것일까. 사실은 모두 멈춰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지구에 고여버린 시간의 세계가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그 시간들을 흐르게 하기 위해서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그렇다면 아주 천천히 움직여야겠네요."
...(중략)...
"멈춘 상태에서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는 순간적으로 많은 힘이 필요하니까요. 당신이 말했던 그리움을 이기는 방법과 같지 않을까요? 행복만이 그리움을 이길 수 있다고 했잖아요. 아주 느리게 하루의 행복을 쌓아가다 보면 현재의 시간이, 언젠가 멈춘 시간을 아주 천천히 흐르게 할 거예요."

"저는 실수로 만들어진 거라고 연재가 말했어요. 저를 결정하는 제 안의 칩 하나가 다른 휴머노이드와 다르다고 했어요."
"..."
"연재는 실수와 기회가 같은 말이래요."

콜리의 말처럼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려면 행복으로 그리움을 이겨냈듯이 현재의 시간도 흐르게 해야 했다. 그날에 함께 묶여 나아가지 못한 관계부터 풀어내면 되지 않을까. 보경은 너무 가까워서 미뤄두었던 실타래부터 잡았다. 연재는 어떤 반응도 하지 않았다. 적당한 답변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몸짓이었다.

아이가 아님이 어른이 되었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세상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되고 인정했을 뿐이지, 보경은 아직까지는 그 세상을 자신이 온전히 책임지고, 슬픔을 삼켜야 하는 어른의 세계로 연재를 보낼 생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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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전직 절대자는 아카데미 펫 관리자 09 전직 절대자는 아카데미 펫 관리자 9
말랑부들 / ARC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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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 중에 과거에 갈등이 있었다는 이유로 서로 어색했던 관계가 있었는데,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그 둘이 힘을 합쳐야만 하는 상황이 생기자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 얼굴에 철판을 깔면서 힘을 합치는 장면이 나온다. 이를 통해 관계라는 것은 언제든지 급변할 수 있음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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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를 보니 이 책은 거의 1년 만에 다시 읽는다. 시간이 참 빠르다. 기억을 잠시 더듬어보자면 그당시 《데이터를 부탁해》라는 책을 읽고 데이터 분야에 관심이 생겨서 다음에 읽을 책으로 다짜고짜 시작했었는데, 어찌하다보니 다른 책들을 다양하게 읽게 되면서 우선순위에서 좀 밀려났던 것 같다.

요 근래에는 데이터 분야와 관련하여《문과생,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되다》라는 책을 읽었었는데, 그 책을 통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게 필요한 역량 및 데이터를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살펴봤던 기억이 있다.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1년 만에 다시 집어든 이《데이터 문해력》에서도 조금은 비슷한 취지의 내용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보통 데이터 분석이라고 하면 무슨 통계분석 기법 등을 동원하여 자료를 단순히 해석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본문을 통해 이러한 것은 데이터 분석 단계에서 지극히 도구적인 것일 뿐 본질적인 게 아니라고 반복적으로 말한다.

1년 전 포스팅의 기록을 잠시 살펴보면, 데이터 분석이라는 것은 앞서 언급한 통계적 기법 같은 것을 사용하기에 앞서 분석 전에 자신이 해결하고자하는 문제 및 프로젝트의 목적을 정의하고 가설을 구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단 이것을 명확하게 하고나서 자신에게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 뒤 마지막 단계로 분석 결과를 해석하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프로젝트의 목적에 맞게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스토리를 구축한 뒤 그 결과물이 필요한 곳에 적용하는 것 까지가 궁극적인 데이터 분석의 목적이라는 게 저자가 이 책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다.

오늘은 이 3단계 중에서 마지막 단계인 해결책 제시와 관련된 내용부터 시작한다. 다만 이를 위한 선행 단계로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

애당초 ‘해결 방안‘이란 것은 겉으로 드러난 문제를 비근원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을 규명해서 이에 대한 ‘방안‘을 적절하게 마련하는 것입니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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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 소설의 핵심 인물인 ‘연재‘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한다. 연재는 로봇에 관심이 많아서 같은 관심사를 가진 또래의 다른 친구들과 금방 친해졌는데, 이후에 그 친구들의 집에 놀러다니면서 자신의 가정 형편과 다른 친구들의 가정 형편에 커다란 차이가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들이 연재의 집에 방문했던 적이 있는데,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다소 실망스런 기색을 띠는 것을 연재는 느끼게 된다. 이 사건(?) 이후 연재는 스스로 너무 많은 것을 오픈하는 게 마냥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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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서는 이 책에서 처음으로 휴머노이드인 ‘콜리‘의 관점에서 글이 쓰였다. 인간이 아닌 로봇의 관점으로 써졌다는 게 나름 독특하게 느껴졌고 로봇은(물론 소설가의 상상이겠지만) 어떤 생각을 하면서 세상과 주변 환경들을 바라보는지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연재가 경마장에 있던 휴머노이드인 콜리를 집으로 데려온 후 콜리는 연재가 학교에 가있는 동안 연재의 엄마인 보경과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이 둘 사이의 대화가 왠지 모르게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주는 것 같아 나름의 감동이 있었다. 비록 소설 속 설정이긴 하지만 로봇인 휴머노이드와 인간의 대화가 딱딱한 듯하면서도 딱딱하지 않다고나 할까. 아무튼 뭔가 짠하면서도 여운이 느껴졌다.

그리고 처음에 연재가 휴머노이드인 콜리를 집에 데리고 왔을 때 엄마인 보경은 막연한 거부감과 두려움 같은 것이 있었는데, 이 둘이 서로 대화를 하면서 보경이 가졌던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지게 된다. 이것을 보면서 서로 간에 대화가 관계를 원만하고 좋게 만들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내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봐도 대화의 중요성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본의 아니게 오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 있었는데 객관적인 증거와 정황상 근거 등을 바탕으로 상대방과의 대화를 나누고 오해를 풀었던 기억이 있다. 만약 대화가 없었다면 오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갈등의 골이 점점 더 깊어졌을 것이고 혹시라도 무슨 안좋은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대화라는 것은 문제 해결의 시작점이자 열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대화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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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친자매인 은혜와 연재간의 관계에 대해 나온다. 본문에는 은혜가 본의 아니게 장애를 안고 살아가고 있고 연재는 신체적인 장애같은 게 없는 그냥 일반적인 아이로 설정되어있다. 이 둘의 엄마인 보경은 특정한 사건을 계기로 소방관과 인연이 되어 결혼까지 하게 되었는데,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될 무렵에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게 된다. 그러다보니 엄마인 보경 혼자서 아이 둘을, 그것도 한 명은 신체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워야 하다보니 물리적으로 힘이 들 수 밖에 없었고, 동생인 연재는 이런 집안 형편을 어릴 때부터 직감적으로 눈치채고 자연스럽게 은혜를 돌보는 일을 같이 거들게 된다.

여기서 연재는 물론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이지만 본능적으로 엄마인 보경의 입장에서는 비장애인인 연재보다는 장애가 있는 은혜에게 좀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기에 연재는 상대적으로 엄마의 관심을 덜 받는 듯한 느낌을 가졌던 것 같다. 대신 연재는 엄마의 관심을 얻고자 오히려 은혜를 싫다거나 귀찮다는 기색없이 묵묵히 도와주는데, 본문에서 이것이 엄마의 관심을 받기위한 최후의 수단이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은혜와 연재의 관계를 보면서 형제자매간 관계의 속성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었고 또한 우리 가족 간에는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본문에도 살짝 언급되지만 형제자매들이란 부모의 사랑을 나눠먹고 사는 존재라는 얘기가 개인적으로 와닿았다. 그리고 부모의 사랑을 잘 나눠먹기 위해서는 일단은 가족 내에서 각자가 처한 상황에 맞게 처신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각각의 가족마다 상황과 환경이 다르기에 애정이나 관심을 받는 것에 있어서 유일한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것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위에서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듯이, 부모와 자녀들간에 충분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서로간의 사랑을 잘 나누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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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서 은혜가 콜리와 만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이 책의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현재를 살면서 가끔 과거에 하지 못했던 일에 대해 아쉬워하거나 후회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을 것이다. 이 소설에 나오는 투데이라는 말(경주마)도 부상을 입기 전에는 그저 달리는 것 자체에서 행복을 느꼈던 말인데, 너무 과하게 달리다보니 그만 회복하기 힘든 부상을 당하게 된다. 이로 인해 경주마로써의 효용가치를 상실하게 되어 더이상 예전처럼 달리면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채 낙심과 상실감을 갖고 죽을 날만을 기다리게 되는 신세로 전락한다. 하지만 투데이와 함께 했던 휴머노이드 기수(騎手)인 콜리와 투데이가 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하던 은혜는 투데이를 살리고 싶어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콜리가 한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프기 전으로.˝

솔직히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물리적인 시간의 비가역성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독자인 나는 콜리가 휴머노이드라 현실적인 고려를 하지 못한채 그냥 단지 자신의 바램을 스스럼없이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나의 생각은 섣부른 판단이었다. 다음에 나오는 문장에서 뭔가 깨달음이 생겼다.

˝투데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거예요.˝

아, 비록 물리적인 시간인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투데이가 과거에 행복하게 달렸었기에, 투데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과거로 돌아가는 거라는 깨달음이었다.

˝행복만이 유일하게 과거를 이길 수 있어요.˝

바로 뒤이어지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투데이 뿐만 아니라 독자인 나 또한 과거를 후회하고 아쉬워하기만 하지말고 지금 행복하게 사는 것이 그런 후회와 미련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습관처럼 그냥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에요.˝ 라고 말하면서도 막상 현실을 살다보면 행복하게 살기보다는 과중한 업무나 쉽지 않은 인간 관계 등으로 인해 고통속에 허우적거리고 살 때가 참 많다. 이런 현실 속에서 가끔씩 과거를 떠올리며 옛날에 내가 좀 더 열심히 했으면 혹은 그 때 이걸 했어야 되는데 하는 식의 후회들을 종종 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만만치 않은 현실 속에서 그런 후회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위에서 콜리가 말한 것처럼 지금 행복하게 잘 살아가는 것 뿐이다. 시간의 비가역성으로 인해 물리적인 시간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후회되는 과거가 미처 생각날 겨를도 없이 지금 이 순간을 미친듯이 행복하게 사는 것 뿐이다.

예전에 개인적으로 읽었던 어떤 책에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모두 하나로 이어져 있다‘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모두 하나이기에 그냥 우리는 현재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찾아서 거기에 맞게 살아가는 게 행복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빠른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진리는 어디 멀리 있거나 복잡한 것이 아니라 가장 단순한 것인지도 모른다.

어떤 것들은 숨길 수 있는 한 숨기는 것이 좋다고.

방에 있으면 시간이 예전보다 빠르게 흐르는 듯했다.

콜리는 이 집에 사는 인간들을 한 명, 한 명 살폈다. 전부 다르고 독특한, 이를테면 파랑노랑 하늘이거나 분홍보라, 초록빨강의 하늘같은 인간들이었다. 천 개 이상의 댠어를 알고 있었다면 이 인간들을 표현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도 없었을 텐데.

"그리움이 어떤 건지 설명을 부탁해도 될까요?"
...(중략)...
"기억을 하나씩 포기하는 거야."
...(중략)...
"문득문득 생각나지만 그때마다 절대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거야. 그래서 마음에 가지고 있는 덩어리를 하나씩 떼어내는 거지. 다 사라질 때까지."

"그리운 시절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거야."

"행복이 만병통치약이거든."

"행복한 순간만이 유일하게 그리움을 이겨."

보경은 콜리에게 사사로운 것까지 내뱉은 자신의 말을 후회했는데, 그때 거부감이 한 꺼풀 벗겨졌다는 것은 알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콜리는 보았다. 자신이 쓸데없는 이야기를 꺼냈다며 말을 무르는 보경의 표정에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소량의 편안함을 발견했다. 콜리는 이를 통해 한 가지 방법을 습득했다. 대화다. 대화를 많이 할수록 보경에게 깔려 있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표피같이 얇게 한 꺼풀씩 벗겨졌다.

콜리는 에너지를 얻는 수단이 외부에 있지만 모든 생명은 에너지 동력원이 몸 안에 있다. 그러므로 일정 수준 이상으로 에너지를 소모하면 생명은 쉬어야 한다. 에너지를 회복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잠을 자는 것이나 식사를 하는 것이다.

콜리는 연재가 하는 말들, 제 몸이 될 부분들에 관한 설명을 들으며 유독 빛나는 연재의 눈을 보았다. 사람은 아주 가끔, 스스로 빛을 낸다.

인간이 필요로 하지 않으면 죽었다. 복희가 말했던 이 행성에서의 동물들의 위치였다.

살아가며 맞닥뜨리게 되는 난관은 은혜가 뛰어넘거나 비껴갈 수 없을 만큼 커다랗고 무거웠다. 아예 방향을 틀어 다른 길로 가야만 했다. 그렇게 많은 길들이 막혔다.

은혜는 현재까지 무수히 많은 난관에 부딪혀 돌고 돌아 이곳까지 오지 않았는가. 이 길의 끝을 알 수도 없고, 알게 된다고 한들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길로.

정말로 한계가 없다면 한계라는 것조차 모르지 않았을까.

사람은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했지만 은혜는 사람이 피곤했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해서 불행하지는 않아. 꼭 같을 필요는 없잖아. 그러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으니까."

"너도 나도 알아서 잘 살아갈 수 있는데. 반드시 도움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그렇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처럼, 도움받지 못하면 살아가지 못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자기들 멋대로 생각하는 게 꼴 보기가 싫다."

"나는 왜 굳이 그렇게 멋있게 살아서 내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어."

‘이제 와서? 지금까지는 뭘 하고 있었는데?‘

민주는 말들의 관리인이 아니고 보이지 않는 마방에 갇힌 또 다른 말이었다.

사회는 개개인이 촘촘히 연결된 시스템이었고 그 선은 서로의 목을 감고 있었다.

살기 위해서는 끊어야 할 때 연결된 선을 과감하게 끊어야 하는 것이다.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죽이느냐 마느냐의 문제였다.

민주의 속마음과 달리 입은 자꾸 진실만을 말했다.

"이 세상에서, 아니 이 우주에서 사람만 이렇게 잔인한 거 같아요."

보경이 은혜에게 괜찮다고 말할 때마다, 이 사소한 불편이 너를 규정할 수 없다고 말할 때마다 은혜는 도리어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정상적인 사람에게 너의 정상성은 괜찮은 것이고, 그것이 너를 규정할 수 없다고 말하지 않는 것처럼 은혜도 그런 말을 들을 이유가 없다고. 보경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가 가끔은 자신이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났음을 확인시키는 차갑고 날카로운 창살 같다는 것을.

휠체어 덕분에 걷지 못하던 이들이 움직일 수 있게 된 게 아니라, 버스와 지하철, 인도, 계단, 에스컬레이터 때문에 이동할 수 없게 되었다는 걸.

이 몸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었다면 애초에 생겨나지도, 태어나지도 않았을 거였다. 우주는 자신이 품을 수 있는 것만 탄생시켰다. 이 땅에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가 각자 살아갈 힘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을, ‘정상의‘ 사람들은 모르는 듯했다.

형제는 태어나면서부터 한정적인 사랑을 함께 나누어야 하는 관계였다. 시간적 여유가 아무리 충분하다고 해도 사랑을 둘로 나누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형제는 관심을 차지하기 위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성장했다. 물론 이것은 이상적인 관계였을 때를 말했다.

은혜는 연재의 무조건적인 순응이 결국 관심받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음을 알았다.

그런 것이라고 설명해도 보경은 제멋대로 받아들일 것이 뻔했다. 그리고 괴로워하겠지. 그 모습이 보고 싶지 않았다. 때로는 침묵이 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자신의 침묵이 건너고 건너 연재의 족쇄가 될 줄은, 정말이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상처 주고 싶어서 하는 의도적인 행동.

은혜의 마음 속에서 불신과 희망이 동시에 피어올랐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았다.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프기 전으로.

과거로 돌아가는 것만큼 완벽한 해결방법은 없을 것이다.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세상에는 어떤 고통이나 슬픔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동시에 누구도 현재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게 되겠지.

"투데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거예요."

"행복만이 유일하게 과거를 이길 수 있어요."

은혜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힘없고 겁 많은 어른으로 자라난 것이 창피했다. 네가 그토록 아끼던 그 말이 연골이 닳았다는 이유로 결국 죽게 된다는 것을 보고만 있으므로.

"저는 기억이 아니라 저장을 해요. 저장은 삭제하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죠."

호흡을 맞춘 상대가 편할테지.

"...퇴근했으니 카페인보다는 알코올이 낫지 않을까요."

한 생명을 오롯이 책임지는 자들의 자세.

지금으로서는 대책이 있다는 점이 중요했다. 그렇다면 복희도 투데이를 위해 조금 더 힘을 실어줄 수 있었다.

"우리 과 농담 중에 앞으로 수의사가 되려면 기계과를 가야 된다는 말이 있거든요."

"테드 창의 소설 중에 소프트웨어가 반려동물을 대신하는 소설이 있거든요. ...(중략)... 아무튼 소설 속에서 인공지능 객체가 생물의 진화를 모델링한 유전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어요. 발달할 수 있는 거죠. 발전이기도 하고요. 아프지 않고, 죽지 않는 애들이요. 가끔 고장은 나겠지만."

공업용 휴머노이드가 보급되고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사이버 범죄를 전부 잡아냈다 ...(중략)... 조직 하나만으로 그 장기를 똑같이 만들어냈다

"언젠가는 구하려고 해도 구할 수 없는 시기가 올까 봐 두려워요."
...(중략)...
"물론 빠른 시일 내에는 아니겠지만 아주 먼 미래에요. 짐승이 이 행성을 포기하게 되는 거요. 이곳에서는 더는 살 수 없다고 판단한 동물의 유전자가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거예요. 빛 한 번 보지 못하고 좁은 울타리에 갇혀 착취당하는 삶을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 유전자가 생존의 수단으로 죽음을 택할지도 모르잖아요."

기술의 발달과 멸망의 속도가 같다. 사람들이 조금만 더, 매일 뉴스에 나오는 새로운 기술과 우리가 맞이할 미래에 관심을 가지는 만큼만, 사라져가고 학대받는 동물들에게 관심을 나눠줬으면 좋겠다

"그래도 우리가 불행한 미래를 상상하기 때문에 불행을 피할 수 있다고 믿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는 상상보다 늘 나을 거예요. 예를 들면 동물이 사라지고 인공지능을 키우는 시대가 도래하는 대신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인간이 부재하는 시간 동안 동물을 돌봐주겠죠. 동물의 영양 상태를 매일 체크해서 필요한 영양소도 알려주고요."

"그래도 저는 조금 무서워요. 아프지 않게 동물을 죽일 수 있는 수의사가 될까 봐요."

"방금 전 불행한 상상이 불행한 미래를 피할 수 있게 한다면서요. 그렇다면 선생님은 동물을 살리는 선생님이 되시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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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간만에 다시 읽는다. 지난번 포스팅의 후반부에서 진화론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이 인도양의 코코스 제도에서 산호초를 폭넓게 조사했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오늘은 이 산호초 중에서 고리 모양을 한 ‘환초‘라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살펴보면서 시작한다.

개인적으로는 찰스 다윈을 그저 진화론자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지질학자로써도 유명한 족적을 남겼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외에도 오스트레일리아의 대산호초 군락이자 관광지로도 알러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라는 곳도 알게 되었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그 경관이 꽤나 아름다워보였다. 기회가 된다면 직접 방문하여 그 경관을 직접 두 눈으로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섬 주위를 둘러싼 산호를 거초라고 한다. 섬이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산호초와 섬 사이에 석호潟湖, lagoon가 생기면 보초가 되고 섬이 완전히 가라앉으면 환초만 남는다. - P81

산호가 죽으면 산호의 석회질 골격이 쌓여 굳으면서 석회암이 된다. 분필의 주성분이다. 석회성 골격이 얕은 바닷속에 쌓여 만들어진 암초를 산호초라고 한다. - P81

산호초는 모양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거초fringing reef다. ‘옷자락 거裾‘
와 ‘물에 잠긴 바위 초礁‘로 이루어진 단어다. 그러니까 옷자락 모양으로 섬을 둘러싼 물속 바위라는 뜻이다. 둘째는 섬과 산호초가 바다로 분리된 보초다. 여기서 ‘보堡‘는 둑 또는 제방이라는 뜻이다.셋째는 섬은 없고 고리 모양의 산호초만 남은 환초環礁, atoll reef다. - P83

거초는 열대 바다 섬 주변에 있다. - P83

화산섬에 산호가 성장한 후 섬이 침강하면서 산호초의 모양이 바뀌는 것이다. ‘거초→보초→환초‘ 순서로. - P83

공룡 골격 화석은 뼈 모양을 한 돌일 뿐 뼈가 아니다. 보초를 비롯한 산호초 역시 생명의 흔적일 뿐 생명은 아니다. 한때 생명인 적이 있긴 하다. 바로 산호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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