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눌림 중 몸이 움직이지 않게 되는 것은 렘수면 중에는 근육에 움직임의 지령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 P89
근육을 이완시키는 이 기능이 불충분해 손발을 버둥거리는 등 꿈에 따른 행동을 하는 상태를 ‘렘수면 행동 장애‘라고 한다. - P89
나아가 렘수면중에는 호흡이 힘들어진다. 이것은 호흡을 빠르게 하는 교감 신경과 호흡을 느리게하는 부교감 신경 사이에 작은 경합이 일어나기 때문이라 한다. - P89
가위눌림의 체험자가 보고 있는 것은 모두 자기의 뇌가 만들어 낸 이미지, 즉 ‘꿈‘이다. 단 가위눌림 중에는 일반적인 렘수면 때보다 의식이 또렷해 꿈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선명한 체험(입면 환각)이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P89
가위눌림은 결코 원인 불명의 현상이 아니다. 만약 가위눌림이 되었다면 렘수면에 들어간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 - P89
환각은 시각 영역을 포함하는 대뇌 피질의 활성화로 일어난다. 한편 몸이 움직이지 않는 증상은 척수의 전각 세포 (anterior horn cell)가 억제되어 근육을 움직이지 못해서 생긴다. - P89
졸음은 ‘수면‘과 ‘생물 시계‘가 결합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 P91
깨어 있을때는 알파파가 나오기 때문에 ‘이 사람은 눈을 감고 있을 뿐 아직 깨어 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논렘수면의 1단계에 들어서면 그 순간에 알파파가 사라져 버립니다. 정말로 1초 정도에 싹 사라집니다. 반대도 마찬가지로, 자고 있던 사람이 번쩍 깨는 순간에도 뇌파가 일순간에 각성 패턴으로 전환됩니다. - P91
오렉신은 ‘대나무통‘을 기울이는 ‘스위치‘의 일부라고 이해하는 것이 옳습니다. ‘기면증(narcolepsy)‘의 증상을 보면 그점은 분명합니다. 기면증 환자는 오렉신이 전혀 없는 상태에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하루의 수면 양이 늘었는가 하면 늘어나지 않습니다. 단지 전환이 까딱까딱 불안정할뿐입니다. 따라서 오렉신은 어디까지나 대나무통을 기울이는 ‘스위치‘의 일부이며, 대나무통을 예로 들어 말할 때의 ‘물(수면압)‘에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 P92
도대체 그 물의 정체가 무엇일까? 그 점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분명 단일 물질은 아닐 것입니다. 뇌에 있는 80종류의 단백질군(스닙스)의 인산화가 그 정체이지 않을까?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가설입니다. - P92
수면압처럼 수 시간의 명령을 통해 결정되는 프로세스와 오렉신이 관여해 초 단위로 전환되는 프로세스가 결합해, 수면과 각성의 대나무통이 만들어집니다. 이것이 수면의 본질임은 분명합니다. - P92
해마는 의외로 ‘일시적인 기억‘을 다루고 있으며, 그것이 수면 중에 ‘장기 기억‘으로 변환된다 - P92
수면과 각성의 메커니즘은 ‘대나무통‘ 구조와 비슷하다. 대나무통의 물에 해당하는 것이 졸음기, 즉 수면 욕구의 강도인 ‘수면압(睡眠壓)‘이다. 졸음기(수면압)가 조금씩 쌓여 일정양에 도달하면, 대나무통이 기울어진다. 이것이 각성에서 수면으로의 변화이다. 물(졸음기, 수면압)이 모두 없어지면 다시 대나무통의 기울기가 변하는 것, 이것이 각성이다. - P92
기억의 종류는 실로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해마에서는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기억‘을 다룹니다. 반면, 운동과 악기를 다루는 기능도 기억이지만, 그것은 말로 할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절차 기억‘이라고 합니다. 결국 기억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수면은 그 모든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운동선수가 충분히 자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악기를 연구하는 음악가에게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P93
일반적으로 기능은 각성 중에 연습한 것이 수면 중에 고정화하고 정리되어, 남겨져야 하는 것이 남겨지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P93
오렉신을 만들 수 없는 유전자 변이 쥐, 즉 녹아웃 마우스 [knock-out mouse, 특정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녹아웃 (파괴)해서, 그 기능을 없앤 변이 쥐]는 전혀 살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 P93
인간의 기면증도 오렉신이 없어져 발생한다 - P94
오렉신은 수면 스위치의 구성 요소(component)일 뿐, 수면압(자지 않으면 자게 되는 메커니즘)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 P94
시냅스에서는 신경 전달 물질이라는 화학 물질을 사용해 정보 전달이 이루어집니다. 각성이 지속되면 시냅스 주변에 존재하는 스닙스의 인산화가 진행되어, 기억과 학습 효율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해소하는 것이 수면의 역할이 아닐까 우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P95
인 염기(빨간색 작은 공)가 단백질(큰 공)에 붙은 것을 ‘인산화‘라고 한다. - P95
잠을 못 자게 하기 전 쥐의 시냅스에서는 인산화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한편, 잠을 못 자 졸음기가 강해진 쥐의 시냅스에서는 인산화가 진행된다. - P95
각성해 있는 동안, 뇌에서는 방대한 정보 처리가 이루어진다. 이때, 시냅스의 연결은 점점 강해진다. 그러나 한없이 계속 강해질 수는 없기 때문에 결합을 재설정하기 위해 잠이드는 것이라는 가설이 있다. 이 시냅스의 재설정과 수면의 메커니즘 양쪽에 스닙스가 관여하고 있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생각이다. - P95
동물이 일정 기간, 저체온, 저대사[대사(代謝) : 몸속의 물질을 분해하거나 합성하는 반응], 저활동 상태에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현상을 ‘휴면‘이라 한다. - P96
겨울잠은 다양한 동물에서 볼수 있는데, 겨울잠을 자는 동물은 어떤 공통 특징이 있다. 그것은 소형이라는 점이다(곰은 예외). 체중이 적게 나갈수록 체중에 대한 표면적이 커진다. 그리고 동물의 몸은 체중에 대한 표면적이 클수록 열을 금방 빼앗긴다. 즉, 소형(저체중) 동물일수록 몸이 차가워져서 추위가 매서운 겨울철에 많은 에너지를 섭취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게 되어, 그 회피 수단인 겨울잠의 필요성이 늘어나는 것이다. - P97
겨울잠이라고 해도 겨울잠을 자는 기간, 장소, 겨울잠을 자는 동안 살아가는 방법 등은 동물의 종에 따라 다양하다. 예를 들어 단독으로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 많지만, 박쥐처럼 집단이 겨울잠을 자는 동물도 있고, 겨울잠쥐처럼 눈 속에서 겨울잠을 자는 동물도 있다. - P98
겨울잠을 자는 중의 주 에너지원은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아닌 지방이다. 지방은 다른 요소보다 1g당 낼 수 있는 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에너지 저장에 가장 적합하다. - P98
겨울잠을 자는 도중에 동물의 몸이 계속 저체온인 것은 아니다. 몇 시간~몇 주일마다 체온이 급격하게 원래대로 돌아가는 ‘중도 각성‘이 일어나는 것이다. 중도 각성은 몇 시간~며칠간 계속된다. - P98
중도 각성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겨울잠을 자는데, 왜 일부러 에너지를 사용하면서까지 깨어날 필요가 있을까? 생각되는 이유 중 하나는 몸속에 생기는 노폐물의 처리이다. - P98
노폐물은 간에서 분해되어 신장(콩팥)을 거쳐 몸 밖으로 빠져 나간다. 겨울잠을 자는 중에 분해되어야 할 노폐물이 줄었다고는 해도, 저체온에서는 노폐물의 처리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노폐물이 몸속에 축적된다. 여기에서 일시적으로 체온을 올려 노폐물의 처리 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리고 잠자리 외의 별도 장소에 배뇨, 배변을 하기 위해서도 중도 각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 P99
중도각성을 한 직후의 동물의 뇌파를 조사해보니, 수면 부족 후에 자고 있을 때 나타나는 델타파가 자주 발생했다. 그래서 ‘겨울잠은 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수면부족 상태가 아닐까? 그리고 그 수면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중도 각성 기간 중 식사와 배설 이외의 누워 있는 시간에 진정한수면을 취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가설이 나왔다. 즉 중도 각성은 반드시 일어나는 상태는 아닌 셈이다. - P99
다람쥐처럼 단독으로 겨울잠을 자는 동물은 몸을 구부리고 잠을 잔다. 이 자세는 표면적을 줄여 열의 방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 P98
겨울잠을 자고 있는 동물의 체온은 주위 온도보다 약간 높은 몇 ℃ 정도를 유지한다. 그러나 이것은 이상한 이야기이다. 왜냐하면 포유류는 ‘정온(항온) 동물‘이며, 체온은 항상 37℃ 전후를 유지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 P99
체온을 일정 온도로 유지하는 것은 뇌의 시상 하부에 있는 체온 중추이다. 37℃라는 설정 온도보다 체온이 올라가면, 체온 중추의 신경 세포에서 신호가 나와 체표면 혈관을 확장시키거나 땀으로 몸속의 수분을 발열시켜서 체온을 낮춘다. 한편 37℃보다 체온이 떨어져도 마찬가지로 체온 중추의 신경 세포의 신호에 의해 근육이 떨려서 열을 낸다. - P99
"겨울잠을 자는 중에는 체온 중추의 신경 세포가 어떠한 변화를 일으켜, 체온의 ‘설정 온도‘가 내려간다. 보통은 37℃보다 체온이 내려가면 열이 나는데, 겨울잠을 자는 중에는 몇 ℃보다 낮은 체온이 되지 않으면 열이 나지 않아 저체온이 유지되는 것이다." - P99
심장은 심근 세포가 오그라들거나 느슨해지면서 박동한다. 심근 세포는 세포 안에 대량의 칼슘 이온이 들어가면 오그라든다. 오그라든 심근 세포가 다시 느슨해지기 위해서는 칼슘 이온을 방출해야 한다. - P99
겨울잠을 자는 중의 저체온 상태에서는 모든 활동이 둔해진다. 따라서 세포 밖의 칼슘 이온이 들어오는 입구에 해당하는 세포막의 ‘칼슘 채널‘을 바로 닫지 못해 유입이 계속되고, 또 칼슘 이온을 방출하기 위한 에너지도 부족하다. 이렇게 심근 세포가 오그라든 상태가 계속되면 심장이 박동하지 않아 동물은 죽게 된다. 그래서 겨울잠을 자는 상태의 심근세포에서는 세포 안에 칼슘 이온을 너무 모아두지 않도록, 칼슘 채널을 닫은 채로 둔다. 그 대신 세포 안에 있는 칼슘 이온의 ‘저장고‘가 강화되어, 여기에서 칼슘 이온이 나가고 들어옴으로써 여전히 세포를 오그라들게 하거나 느슨하게 할 수 있도록 변하는 것이다. - P99
곰의 겨울잠의 가장 큰 특징은 겨울잠 내내 중도 각성을 하지 않고, 물을 포함해 먹이를 먹지 않으며 배뇨, 배변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체온의 저하 정도가 작아, 활동기 체온이 37~39℃인 데 비해, 겨울잠을 자는 중의 체온은 31~35℃로만 떨어진다. 배뇨를 하지 않는다고 하면, 몸속에 노폐물이 쌓여 몸에 해로울 것으로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배뇨를 하지 않는 습성은 겨울잠을 자는 중인 곰에게 오히려 이로움을 준다. - P101
겨울잠을 자는 중인 곰의 몸에서는 하루에 약 100mL의 소변이 만들어진다. 방광에 모인 소변은 배출되지 않고 방광벽에서 흡수된다. 소변 속에는 단백질이 분해되는 반응으로 생긴 요소(尿素)가 포함되어 있다. 흡수된 요소는 혈액을 통해 장으로 가서 장내 세균에 의해 암모니아로 분해된다. 이 암모니아로부터, 단백질의 부품이 되는 아미노산을 다시 만드는 것이다. 즉 재활용이다. - P102
일반적으로 겨울잠을 잘 때처럼 단백질을 섭취하지 않고 계속 잠만 자면,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하기 위해 근육이 분해되어 점차 위축된다. 실제로 다람쥐나 박쥐는 겨울잠을 자는 중에 근육 단백질의 20~40%를 잃는다. 그러나 곰은 단백질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겨울잠을 자는 중에 근육 단백질을 4~11%밖에 잃지 않는다. - P102
잠든 상태이면서 근육 위축을 일으키지 않는 곰의 구조를, 계속 누워 있는 환자나 우주에 장기 체류하는 우주 비행사에게 응용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 P102
곰은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곰이 겨울잠을 자기 전에 먹는 도토리에는 당이 함유되어 있다. 이 당을 중성 지방으로 몸에 비축해, 겨울잠을 자는 중에 이를 분해해 에너지와 물, 이산화탄소로 바꾼다. 이 물이 곰의 생명 활동에 사용되기 때문에, 곰은 겨울잠을 자는 중에 물을 마실 필요가 없다. 그리고 지방이 분해되는 도중에 생기는 글리세롤은 아미노산의 골격으로 재이용된다. - P102
곰의 겨울잠의 또 하나의 특징은 겨울잠 전에 임신한 암컷이 겨울잠 중에 출산하고 수유를 하는 일이다. 곰의 교미 시기는 여름이다. 교미로 생긴 수정란은 바로 착상 (모체의 자궁에 정착해 발육을 시작하는 것)하지 않고, 겨울잠에 들어가는 11월 하순부터 12월 상순에 착상해 태아를 키운다. 태아의 발육은 약 2개월로 완료되며, 겨울잠을 자는 중인 1월 하순부터 2월 상순에 태어난다. - P103
"곰과의 새끼는 태어났을 때 수백 그램밖에 안 된다. 그런 아기곰에게 겨울잠을 자는 장소는 외적으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는 안전한 곳이다." - P103
곰의 새끼는 왜 그렇게 작게 태어나는 것일까? "어미 뱃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태아는 어미로부터 에너지원을 받아야만 한다. 그러나 태아는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이용할 수 없다. 어미에게서 태어나면 신생아는 모유에 함유된 지방을 이용할 수 있다. 태아일 때 크게 키우는 것보다 신생아일 때 크게 키우는 편이 효율적이다." - P103
겨울에 가만히 있는 것은 포유류만이 아니다. 파충류나 곤충 등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지낸다. 이러한 생물은 ‘변온 동물‘이다. 정온 동물처럼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체온은 주변 체온에 맞추어 바뀐다. 따라서 주변 온도가 영하가 되는 겨울에는 체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체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몸속의 물이 언다. 그러나 세포 안의 물이 얼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다. 변온 동물 중에는 세포 안의 물을 동결시키지 않는 물질을 만들거나, 당 등으로 세포막을 보호해 세포의 파괴를 막는 것도 있다. 즉, 정온 동물의 월동 전략과 변온 동물의 월동 전략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 P103
겨울잠을 자는 중(몸이 겨울잠을 잘 수있는 상태일 때)에 ‘나이를 먹는 일‘이 정지된다고 가정한 경우, 다람쥐의 수명에서 평생 동안의 겨울잠 기간(몸이 겨울잠을 잘수 있는 상태일 때의 기간)을 뺀 기간(햇수)이 다람쥐 본래의 수명, 즉 같은 크기의 겨울잠을 자지 않는 동물의 수명과 같아지는 것 같다. - P105
"겨울잠을 자는 동물의 장수는, 겨울잠을 잘 수 있는 상태의 몸이 병에 대한 내성과 회춘의 메커니즘을 가져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P105
동물이 살아 있으면 에너지를 얻는 과정에서 생긴 활성 산소 등의 노폐물이 쌓인다. 그렇게 되면, 이러한 노폐물이 몸에 상처를 주거나 노화가 일어나 병이 생기기 쉬워진다. - P105
사람의 몸은 안정되어 있어도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호흡, 체온, 혈압 등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영양소를 소화 흡수하기 위한 이른바 ‘생명 유지 장치‘를 계속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 P106
일부 포유류는 추운 계절이나 먹이를 얻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겨울잠‘에 들어간다. 겨울잠은 궁극의 에너지 절약이라고 할 수 있는 상태이다. 겨울잠 동안의 포유류 등은 산소 소비량이 보통 때의 몇 % 수준까지 줄고 체온이 주위 온도보다 몇 ℃ 높은 정도의 저온으로 유지된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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