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에 나오는 사례에서는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한 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어찌보면 생각만 하기보다는 뭘하든 간에 실제로 행동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본문을 읽다보면 저자가 속한 연구분야에서는 생각하는 것이 좀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듯하다. 명확한 목표없이 그냥 행동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열심히 한다는 인식을 심어줄수는 있어도 투입대비 성과가 비례하지 못할 위험을 늘 갖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저자는 실험을 하는 학생에게 무작정 움직이기보다는 실험의 의미와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볼 것을 적극 권한다.

독자인 나는 이 사례를 읽으면서 혹시 나도 저 사례에 나온 학생처럼 생각보다는 행동만을 앞세우고 살아온건 아닌지 잠시나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돌이켜보면 생각을 많이 하면 머리 속이 복잡해지기에 그냥 머리를 비우고 행동을 앞세웠던 적도 많았던 것 같다. 그게 단지 그냥 더 편해서 그렇게 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렇듯 생각을 하는 건 머리가 아프면 아팠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간혹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머리를 써서 일하는 정신노동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쩌면 그것은 그들이 머리를 쥐어짜내서 아이디어를 낸다거나 하는 등의 경험을 해보지 않아서 겉으로 보여지는 것만 가지고 그냥 섣불리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 말은 그들의 육체노동의 강도가 빡세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그들의 육체노동 못지 않게 정신노동의 강도도 상당하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잠시 얘기가 샜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어쨌든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은 일단 먼저 ‘생각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올바른 방향성을 설정한 뒤에 이어서 열정적인 행동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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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의 후반부에서는 학창시절 국어지문에서 누구나 한 번쯤 들어는 봤을 법한 용어인 ‘엔트로피‘ 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이 용어는 과학관련 분야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오늘 본문을 읽어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 오늘 본문에서는 확률적인 가능성의 개념으로 많이 사용되어서 과학 쪽보다는 오히려 수학 분야의 개념처럼 느껴졌다.

이 엔트로피라는 개념에 대해 저자가 비교적 본문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어서 그 중요성을 읽으면서 체감할 수 있었고, 또한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저자가 든 예시들이 이 개념을 보다 더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실험을 중단하고 이제까지 얻은 실험 데이터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관련 문헌을 읽고 생각하고, 또 앞으로 어떤 실험을 해야 좋을지에 대해서 생각만 열심히 하라고 했다. - P506

하는 수 없이 생각을 계속했는데 열흘 정도 지나자 작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고 한다. 그때부터 실험에 관한 아이디어가 조금씩 나오는 것을 경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각 없이 실험만 하는 것보다 깊이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부담되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 P506

몸을 움직이는 일은 아니지만 생각을 하는 것은 부담이 되면서 힘이 든다. 특히 아무리 생각해도 별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고 시간만 흘러가면 더욱 힘들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어도 계속 생각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 생각이 발전하고 한 단계 더 깊어지면서 예리해진다. 유대인이 강조하는 것처럼 몸만 쓰려고 할 게 아니라 부담이 되고 힘이 들더라도 머리를 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P507

열심히 생각하는 것이, 생각없이 실험만 하는 것보다 어렵기는 해도 시간을 훨씬 더 가치 있게 보내는 것 - P507

충분히 생각하고 하루를 시작하면 보람 있고 알찬 시간을 보내는 반면, 그렇지 않으면 남는 것 없이 바쁘게만 시간을 보내게 된다 - P507

식사를 하면서 머릿속에는 좋아하는 연인에 대한 생각을 배경처럼 띄워놓듯이 자신의 연구에 대한 생각도 다른 일을 하면서 배경에 띄워놓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 P509

궁극적인 목표는 학생들에게 생각의 위력과 즐거움을 반복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스스로 생각하기를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경쟁력을 더 높여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고 행복의 총량도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하는 것이다. 거기까지만 할 수 있다면 그다음에는 저절로 굴러간다. - P510

생각을 잘 못하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면 아무리 생각을 해도 문제를 해결할 확률이 낮다. 그러나 먼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한 후 그것을 집중적으로 생각하면 해결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축구에서 공이 미드필드보다 골문 앞에서 왔다 갔다 할 때 골인될 확률이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 P514

나는 학생들에게 보통 실험을 종일 한다고 치면 4~5일은 실험을 계획하는 데 투자하고, 4~5일은 실험 결과의 의미를 생각하는 데 사용하도록 권유한다. - P518

연구활동에서 10퍼센트가 실험이라면 나머지 90퍼센트는 생각하거나 관련 논문을 읽으면서 보내야 한다. 이렇게 보내야 창의적인 연구를 할 수 있고 빠른 속도로 사고력과 창의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 - P518

실험 결과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서 그 결과가 의미하는 바를 최대한 도출해 내는 것이 연구 능력이다. 이 능력이 발달하면 남들이 발표한 논문을 읽을 때도 직접 연구를 수행한 저자들보다 결과의 의미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 P519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은 누구나 관찰할 수 있지만, 뉴턴은 그 관찰 결과로부터 만유인력을 발견했다. 이처럼 실험 결과나 현상을 보고 그것이 의미하는 것을 끄집어내는 능력은 사고훈련에 의해 끝없이 발달한다. - P519

자연현상이나 생명현상이 예외없이 자연법칙을 따르듯이 우리의 삶 역시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법칙대로 흘러간다. 이러한 법칙을 올바로 이해하고 활용할 때 비로소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통제할 수 있다. 이 법칙 중의 하나가 바로 엔트로피 법칙이다. - P521

엔트로피 법칙은 수많은 천재들의 합작품으로 인류에게 남겨진 위대한 유산이다. 이 소중한 유산을 잘 활용하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몫이다. 이 법칙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유용성과 보편타당성 때문이다. 엔트로피 법칙은 시공을 초월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예외 없이 성립한다. - P522

엔트로피 법칙이란 모든 현상은 항상 전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다시 말해 우주의 모든 현상은 본질적으로 보다 더 무질서한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뜻한다. - P522

내가 어떤 생각을 할 때 생각의 흐름도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이 된다. 그리고 이 생각을 거꾸로 하는 것이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방향이다. 이와 같이 전체 엔트로피를 낮추기 위해서는 시간을 되돌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전체 엔트로피를 감소시킬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엔트로피를 ‘시간의 화살 time‘s arrow‘ 이라고도 한다. - P523

엔트로피의 물리적 의미는 ‘확률‘이다. 따라서 ‘전체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는 엔트로피 법칙은 ‘전체 확률은 항상 증가한다‘는 이야기와 같다. 즉, 확률이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로의 변화는 가능하지만 그 반대로의 변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 P523

나중 상태의 확률에서 처음 상태의 확률을 뺀 값을 그 변화를 야기시키는 ‘구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값이 양 positive 이면 그 변화는 가능하지만 이 값이 음 negative 이면 그 변화는 불가능하다. - P523

엔트로피 법칙은 어떠한 현상이 일어나기 위한 필요조건이 된다. 한마디로 어떤 현상이 발생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엔트로피 법칙으로 주어진 현상이 발생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다음은 그 현상이 얼마나 빨리 일어나는지 알아야 한다. 이와 관련된 것이 ‘속도론kinetics의 법칙‘이다. - P523

속도론의 법칙은 ‘세상은 가장 확률이 높은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장벽이 높으면 그 경로의 진행 속도가 느리고, 장벽이 낮으면 그 경로의 진행 속도가 빠르다. 그런데 자연은 진행 속도가 빠른 경로를 택한다.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그만큼 확률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속도론의 법칙은 주어진 현상이 일어날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 P524

가령 어떤 일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그 일이 구현될 확률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철광석으로부터 철을 만드는 것보다 엔진을 만들고 자동차를 만드는 일이 더 구현될 확률이 낮다. 이보다 더 구현될 확률이 낮은 것은 반도체를 만들고 휴대전화를 만들고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산업적으로 고도화되고 고부가가치를 가진 물건들을 개발한다는 것은 확률이 지극히 낮은 상태를 구현하는 것이다. - P524

첨단산업이나 고도로 발전된 사회일수록 구현될 확률이 낮고 엔트로피가 낮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공부를 잘하는 것은 낮은 확률 상태를 구현하는 일이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참신하고 유용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 많은 돈을 버는 것,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것 모두 낮은 확률 상태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전체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하지만 부분적인 엔트로피는 감소할수 있기 때문이다. - P525

그러나 엔트로피나 확률이 감소하는 것은 특별한 경우여서 부분적으로라도 감소하려면 힘과 같이 특별한 무언가가 반드시 작용해야만 한다. 결국 낮은 확률 상태를 구현하려면 적절한 노력에 의해 구현되기 어려운 상태였던 것을 구현되기 쉬운 상태가 되도록 확률을 올려야만 한다. - P525

어떠한 변화도 확률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변화를 통제하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 P525

자연계에서 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자연계에 존재하는 중력이나 전기력과 같은 힘 Force 이다. - P525

이 우주의 모든 현상은 방향성이 있고 질서를 만들려는 힘에 의한 경향과 방향성 없이 임의의 방향으로 무질서해지려는 경향이 서로 통합적으로 작용해 균형을 이룬다. - P525

직육면체 주사위의 각 면이 나올 확률이 달라지는 이유는 무게중심의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넓은 면이 나올 때에는 무게중심이 낮아져 위치에너지가 작고, 좁은 면이 나올 때에는 무게중심이 높아져 위치에너지가 크다. 따라서 위치에너지가 클수록 그 면이 나올 확률이 낮아지고, 위치에너지가 작을수록 그 면이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 이로써 중력이라는 힘에 의해 작용하는 위치에너지가 달라지면 확률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526

위치에너지에 따라 확률 분포가 달라진다는 것이 엔트로피 법칙의 또 다른 개념이다. 이 개념 역시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어떠한 현상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지구 표면과 멀어질수록 압력이 낮아지고 공기는 희박해진다. 즉, 공기가 존재할 확률은 지구 표면으로부터 멀어질수록 낮아진다. 그 이유는 지구 표면과 멀어질수록 공기분자의 지구 중력에 대한 위치에너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 P526

예를 들어 물의 경우 기체 상태인 수증기와 액체 상태의 물의 같은 부피당 물 분자의 수를 비교하면 액체 상태에서 훨씬 더 많다. 이는 물 분자가 물로 존재할 확률이 기체로 존재할 확률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확률의 차이는 물 분자가 액체 상태로 있을 때와 기체 상태로 있을 때의 위치에너지 차이 때문에 생긴다. 이 위치에너지의 차이는 물 분자 사이의 전기력 때문에 생긴다. 따라서 세상의 모든 현상은 확률적인데, 이 확률을 결정하는 데에는 힘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P526

부분적인 엔트로피를 학술적인 용어로 ‘시스템system 엔트로피‘라고 한다. 시스템 엔트로피와 외부surrounding 엔트로피를 더한 것이 전체 엔트로피다. - P625

물 분자의 액체 상태와 기체 상태의 위치에너지 차이를 ‘기화열‘ 혹은 ‘엔탈피 enthalpy‘라고 한다. 엔탈피는 엔트로피와 더불어 물질계의 안정성과 변화의 방향, 그리고 화학 평형의 위치와 이동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 P626

지구 표면과의 거리에 따른 공기의 확률 분포나 물과 평형을 이루고 있는 수증기의 확률 분포는 볼츠만분포 Boltzmann distribution를 따른다. - P626

확률 혹은 엔트로피의 개념은 어떠한 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극히 유용하고 강력하다. - P527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등의 물음에 확률 개념을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바뀐다. ‘공부를 잘할 수 있는 확률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성공할 확률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선진국이 될 확률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위의 두 가지 물음에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확률 개념을 적용해 보면 훨씬 더 구체적이 된다. - P527

엔트로피 법칙은 우리가 원하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그 변화가 일어날 확률을 올리는 방향으로 노력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도가 없음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따라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일어날 확률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무엇인지 가려내서 보다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 P527

공부를 잘하려면 먼저 자신이 과연 공부를 열심히 할 구동력을 어느 정도 갖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구동력이 없다면 그것을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이를 만들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 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는 것이다. 각 과목에 대해서도 왜 그 과목을 공부해야 하는지 명확한 이유를 찾아야 구동력이 생긴다. - P528

구동력을 갖고 있다면 충분한지, 부족하지는 않은지 조사해서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그 구동력을 늘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공부에 대한 구동력을 늘리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를 반복해서 생각해서 그 당위성에 대한 내적 중요성을 증대시키면 된다. 또한 그 구동력이 수동적인지 능동적인지 조사해서 수동적이라면 능동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 P528

만약 구동력은 충분한데 공부를 실천하기 힘들다면 속도론적 장벽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실천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보다 더 실천하기 쉬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요컨대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실제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그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가려내어, 그것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문제해결에 가장 효율적이다. - P528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관련된 구동력과 확률을 바꾸는 방법을 알고 이를 실천할 수 있다면 앞으로의 인생을 얼마든지 자기 뜻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확률적 접근은 개인을 변화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어떤 제도를 도입할 때나 정책을 결정할 때, 그리고 다양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에도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다. - P528

확률에 영향을 주는 요소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문제가 효과적으로 해결된다는 것이 엔트로피 법칙이 주는 시사점이다. - P529

세상은 확률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 예외 없이 성립하는 법칙이라면 확률을 바꾸는 근본 요소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연현상의 경우 확률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중력이나 전기력과 같은 힘이다. 그렇다면 삶에서 확률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무엇일까? 삶에서 엔트로피 법칙을 활용하려면 먼저 이 요소를 가려내야 한다. - P530

생명체의 경우 확률을 바꾸는 근본 요소는 무엇인지 살펴보자. 먼저 생명활동을 생각해 보면 우리는 숨을 쉬고, 음식을 먹고 소화를 시킨다. 또한 우리 몸은 피를 만들어 순환시키면서 영양분과 산소를 몸 구석구석에 공급하고, 신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다른 에너지로 변환시킨다. 이처럼 생명체가 생명현상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낮은 확률, 즉 낮은 엔트로피를 구현하는 것이다. - P530

전체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하지만 생명체의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물론 부분적인 엔트로피라도 저절로 감소하기는 어려우므로 거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생명체의 행위나 행동의 확률에 영향을 주는 근본 요소를 알기 위해서는 이 특별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 - P530

죽은 상태가 살아 있는 상태보다 엔트로피가 더 증가한 상태이므로 인간은 결국 죽는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그러나 우리는 죽음으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노력하고 삶을 지속하기 위해 애쓴다. 이를 위해 우리 몸에서 엔트로피가 증가하려는 경향을 계속적으로 막아야 한다. 결국 환경으로부터 계속해서 음의 엔트로피를 얻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음식을 먹고 몸에서 대사하는 과정의 핵심은 결국 신체에 음의 엔트로피를 공급하는 것이다. - P531

우리는 매일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경향에 맞서서 엔트로피를 낮추면서 살고 있다. 이처럼 엔트로피가 낮아지는 현상을 음의 엔트로피라는 의미로 ‘네거티브 엔트로피 negative entropy‘라고 하는데, 이를 줄여서 ‘네겐트로피 negentropy‘라고 한다. - P531

생명현상은 스스로 엔트로피를 줄일 수 있는 특성이 있는데, 이는 엔트로피 법칙으로 볼 때 대단히 놀랍고 특별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양자역학을 정립한 물리학자 중 한 사람인 슈뢰딩거는 그의 책 『생명이란 무엇인가?』에서 "생명은 네겐트로피를 먹고 사는 존재다"라고 말했다. - P531

무엇이 생명현상의 낮은 확률을 구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일까? 이 질문을 통해 생명체의 확률에 영향을 주는 근본 요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생명현상은 어떻게 스스로 엔트로피를 낮출 수 있을까? - P531

슈뢰딩거는 생명의 핵심인 네겐트로피를 가능하게 하려면 어떤 정보가 생명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코드code‘라고 불렀다. 그의 통찰은 정확했다. 후에 왓슨과 크릭이 슈레딩거의 책을 읽고 영감을 받아 DNA 이중나선구조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 P531

즉, 슈뢰딩거가 이야기하는 코드는 이중나선구조를 갖고 있는 DNA에 해당한다. 한마디로 유전자 속에 들어 있는 유전 정보가 네겐트로피를 가능하게 했고 확률을 낮춘 것이다. - P532

식물은 태양에너지와 땅속의 양분을 흡수해 나뭇잎과 열매 등을 만드는데 나뭇잎과 열매는 극히 엔트로피가 낮은, 즉 확률적으로 절대 저절로 생길 수 없는 결과물이다. 이렇게 낮은 확률로 보이는 결과가 구현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유전정보 때문이다. 결국 정보가 확률을 바꾸는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사실은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가 공부를 해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정보를 저장하는 행위다. 그렇게 저장된 정보는 앞으로의 인생 경로에서 보다 낮은 확률을 구현할 수 있게 해준다. - P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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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른 책들을 읽는데 집중하느라 이 책은 거의 1주일만에 다시 집어들었다. 지난번 포스팅의 후반부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 살펴봤었는데, 오늘도 이와 관련된 내용들이 이어진다. 특별히 오늘 시작하는 부분에서 저자는 자신이 기발하다고 생각한 아이디어와 관련하여 주의해야 할 점을 독자들에게 말해주고 이에 대한 대안도 제시한다.

여기서의 핵심을 독자인 나만의 문장으로 정리해보자면 ‘아이디어라는 게 나만 좋다고 되는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로부터 좋다고 인정받을 수 있어야 진정한 가치가 있다‘ 정도로 적어볼 수 있을 듯하다.

기발하다고 해서 그것이 꼭 좋은 아이디어인 것만은 아니다. 사람들은 혼신의 생각 끝에 얻은 기발한 아이디어에 큰 애착을 갖는 경향이 있다. 공들여 생각해서 얻은 만큼 더없이 소중하고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관적인 감정에 집착하다보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아이디어가 가치 있는 것인지 객관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직장 상사나 주위 사람들에게 의견을 듣는 것이 가장 좋다. - P483

A(몰입을 시도할 목표)라는 일을 끝내면 그 결과가 어떻든 혼자서 자축의 시간을 가져보자. 여러 사람이 팀을 이루어 한 일이라면 참여한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이 시간은 바둑을 두고 난 후 복기를 하는 것과 비슷하게 보내야 한다.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에서 어떤 접근이 좋았고, 어떤 접근이 나빴는지 돌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최종 선정된 아이디어로 A를 수행했을 때 어떠한 것이 예상과 맞아떨어졌고, 어떠한 것이 예상과 달랐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예측한 것과 실제 일어난 것의 차이를 인식하고 그차이가 왜 나타났는지를 이해하면 예측 능력이 점점 더 정확해진다. 이러한 시간을 통해서 작은 성공이라도 그 기쁨을 만끽하고 그동안 수고한 자신을 격려도 하고, 다음에는 조금 더 잘해보자는 다짐도 하는 것이다. 이로써 A에 관한 약한 몰입은 끝이 난다. - P484

다음에는 바로 다음 문제를 찾아 몰입에 들어가지 말고, A에 몰입하느라 그동안 미뤄왔던 일들에 시간을 할애한다. 그동안 부족했던 가족과의 대화, 미뤄두었던 주변 사람들과의 연락이나 만남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자신에게 주어진 열가지 일 중에서 다시 최소 2주 이상 몰입할 문제를 찾아 앞에서 설명한 대로 반복하면 된다. - P484

약한 몰입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의 몰입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의식을 통제하여 한 가지 문제를 집중적으로 생각함으로써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험, 관련된 업무에 흥미가 생기고, 업무 수행이 능동적으로 바뀌고, 문제에 쫓기기보다는 쫓는 상황으로 바뀐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A를 생각하는 시간이 즐거워지고 다른 일은 상대적으로 재미가 없어진다. 빨리 끝내고 A에 대한 생각만 실컷하고 싶어진다. - P484

약한 몰입이라도 반복해서 실천하면 의식의 통제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이 향상되고, 업무를 즐기는 능력도 올라간다. 그래서 대학에서 학위과정에 있는 것 못지않게 생각이 날카로워진다. 깊은 생각과 경험이 함께 어우러지면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점차 달인이 되어간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거쳐서 해낸 업무에 대해서는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있다. 자신의 일에 대한 애착도 생기고, 내가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했다는 자부심도 생긴다. - P485

우리가 무엇인가에 시간을 쏟는 것은 우리 인생의 한 부분과 맞바꾸는 것이다. 특히 직장에서 일을 하는 시기는 대개 인생의 황금기다. 내가 하는 일이 과연 꽃다운 나의 청춘과 바꿀 만한 가치가 있는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그것은 어떠한 일을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일을 하느냐의 문제다. - P485

해결해야 하거나 아이디어를 내야 할 문제가 굉장히 많은 경우가 있다. 그런데 대부분 너무 어려워서 어느 하나 뾰족한 해결책이나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면? 이럴 때 여러 가지 문제를 동시에 생각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한 번에 한 문제씩 다루는 것이 몰입의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 P486

떠오르는 아이디어의 빈도는 문제의 수에 비례 - P487

어느 날 A에 관하여 다시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B나 C의 해결책이나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A에 관하여 생각한다고 해서 반드시 A에 관한 아이디어만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 P487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양상은 예측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이 문제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서만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문제를 생각할수록 좋다. 단, 그 문제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한다. - P487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을 때에는 각 문제마다 1주일가량 몰입해 보자. 이렇게 하면 그 문제의 핵심이 잘 정리되기 때문에 무의식 상태에서 해결책이나 아이디어가 보다 쉽게 나올 것이다. - P487

사고에 의한 몰입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남이 만들어놓은 길을 가는 것이 아닌 내가 스스로길을 만들어가는 경우에 유리하다. 따라서 창의적인 활동에 유리하다. - P488

수험공부는 주로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습득하는 것이고, 공부할 내용이 많고 다양하기 때문에 몰입 적용 방식도 사고에 의한 몰입과는 조금 다르다. 수험공부를 할 때의 몰입은 의식에 다른 잡념이 들어오는 것을 줄이고, 오로지 수험공부에 관련된 내용으로만 의식을 채우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 P488

길을 걸을 때나 화장실에 갈 때나 어느 한순간도 고시를 위한 공부를 멈춘 적이 없었다. 숨 쉬는 것은 물론 하루하루의 삶이 완전히 고시를 향해 있었다. 고시공부를 시작한 이후엔 ‘내 행동 하나하나가 합격에 직결된다‘는 각오로 공부했다고 한다. - P490

"너는 마치 신들린 듯이 공부를 하는구나" - P490

볼펜으로 종이에 써가면서 공부를 했는데, 종일 쓰다 보면 잉크가 닳아 매일 새 볼펜으로 바꾸어야 했다. 사흘이면 300~400페이지 정도 되는 책을 완전히 독파할 수 있어서 머릿속에 지식이 쌓이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게 7개월을 공부한 결과 행정고시에 수석으로 합격했다. - P490

항상 자신의 업무에 몰입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 P490

공부를 할 때 잠을 줄이면 긍정적인 화학물질이 잘 분비되지 않아 집중이 안 되고 공부하기가 싫어진다. 따라서 절대 잠을 줄이지 말고, 깨어 있는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 한다. 그래야 무리한 최선이 아닌 지속적으로 실천 가능한 최선을 할 수 있다. - P491

공부라는 행위도 그것을 중단 없이 연속적으로 하면 몰입 효과가 나타나서 생각보다 견딜 만하다. 적당히 공부하면 지겹지만 걸어 다니면서, 세수하면서, 화장실에서도 계속하다 보면 오히려 긍정적인 감정이 생긴다. 이처럼 공부에 몰입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강인한 정신력과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있는데, 이 두 가지 요소가 몰입의 장벽을 넘고 고도의 몰입 상태를 유지하는 데 굉장한 힘이 된다. - P492

정신적인 강인함은 몰입의 장벽을 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몰입 활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서적 불안정을 줄이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 P492

정신적인 강인함은 육체적인 강인함에 의하여 보완될 수 있는데, - P492

높은 몰입도를 계속 유지하려면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편안한 자세와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육체적 그리고 정신적인 무리에 대한 기준은 각 개인마다 다를 수가 있다. 한마디로 개인마다 견딜 수 있는 한계가 다르다. - P492

기억해야 할 점은 몰입도를 올리는 과정이 힘들지, 일단 몰입도를 올려놓은 상태에서 계속 유지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덜 힘들고 오히려 긍정적인 감정이 생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몰입도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상황보다는 몰입도가 높은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견디기도 쉽다. - P492

특히 이동할 때는 생각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생각할 문제가 없으면 노트에 있는 내용을 외워도 되지만, 책을 읽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동 중에 책을 읽으면 어지럼증이 생겨 컨디션이 나빠진다. - P493

공부에 몰입한다는 것은 단 1초도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자나 깨나 오로지 공부에 대한 생각만 하는 것이다. 이때 끊김 없이 연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완벽하게 실행하기 힘들더라도 이러한 방향으로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 - P493

시작할 때는 그냥 몰입하는 흉내만 내면 된다. 그래도 효과가 조금씩 나타난다. 흉내 내기를 지속하면 가속도가 붙어 머지않아 효과가 나타난다. - P493

몰입은 누구나, 어떤 일에나 적용가능한 효율적인 방식이지만 가정생활이 원만하지 않고, 직장에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사람이 몰입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 - P494

몰입은 좋은 인간관계에 만족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더 큰 무언가를 성취하고자 할 때 필요한 것이다. - P494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자신의 관심을 온통 주어진 문제에 쏟기가 훨씬 더 어렵다. 따라서 몰입을 하고 싶으면 먼저 가정과 직장에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 P494

직장에서 지위가 낮을 경우 대체로 일하는 방식에서 자유롭지 못하므로 열심히 노력해서 먼저 상사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 인정을 받아야 자유가 생기고, 자유가 생길수록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노력할 수가 있다. - P495

또한 몰입이 현실과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약 몰입 활동이 현실과 충돌하고 대립한다면 현실에 더 높은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몰입으로 이상적인 삶을 추구하더라도 두 발은 항상 땅을 딛고 있어야 한다. - P495

내가 하는 일에 몰입하는 것이 더 중요하냐, 아니면 각종 모임 등의 활동이 더 중요하냐는 각 개인의 상황 혹은 가치관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명심할 점이 하나 있다. 성공적인 사교생활이 후회없는 삶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 P495

평균적인 노력을 하고 평균적인 삶을 살면서 성공하기는 힘들다. 각 분야에서 정상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모두 비정상적인 노력을 하고 비정상적인 삶을 살았다. 몰입은 최선의 삶을 구현하는 한 방법이지만 분명 평균적인 삶은 아니다. - P495

‘그러면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무엇을 더 중요하고 소중하게 여기느냐에 따라, 그리고 살아가는 방식에 따라 삶의 결과가 형체 없는 안개로 사라질 수도 있고, 예술 작품에 버금가는 모습으로 완성될 수도 있다. 어떤 삶에 더 가치를 두고 살아가느냐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 P495

"생각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으면 평생 생각할 시간이 나지 않는다" - P498

‘나중에 시간 날 때 생각해야지‘ 하고 계속 미루다 보면 죽는 날까지 생각할 시간을 만들 수 없다. 특히 열심히 사는 사람일수록 바쁘게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으면 생각할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 P499

버스를 타는 대신 걸어 다니면서 그시간에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했다. 생각하는 대상은 주로 수업 내용 중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나, 자신의 연구 주제와 관련된 기본적인 개념에 대한 것으로 정하라고 일러주었다. - P499

수업시간에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을 생각하다 보니 기본적인 개념을 확실하게 깨우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각하기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렇게 열 달 동안 열심히 생각하기를 실천하고 나서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모르는 문제는 해법을 배워야 알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문제도 계속 생각하다 보니 스스로 해결할 수 있더라는 것이었다. 그학생은 이것이 자신의 삶에서 겪은 가장 큰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했다. - P499

‘어떻게 살아야 죽을 때 후회하지 않을 것인가?‘ - P500

삶에서 중요한 몇 가지 일에만 전념해 단순한 삶을 살면서도 지극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 P501

쓸데없는 활동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인생에서 중요한 일에 전념하라고 권한다. 결혼도 인생에서 중요한 일이므로 좋은 사람을 만나면 모든 것을 걸라고 조언한다. 가정이 화목하고 안정되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자기 일에 몰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 P502

생각을 많이 하면 생각을 하지 않았을 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단순히 생각만 했을 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몰입할 때는 보인다 - P503

아이디어를 얻는 효과로 보면 생각을 하지 않을 때와 생각을 많이 할 때의 차이는 엄청나고, 또 생각을 많이 하는 것과 몰입을 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 P503

가장 큰 차이는 문제의 핵심을 잘 파악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핵심에 생각을 집중한다. - P504

모르는 문제를 스스로 생각해서 해결하는 학습을 통해 약한 몰입을 경험했기 때문에 문제의 핵심을 쉽게 찾아내고 또 그것에 집중해서 생각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한 몰입도 별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는 것이다. - P504

도전정신이 아주 강한 게 특징이다. 아무리 어려운 문제에 직면해도 전혀 위축되지 않는다. 쉬운 문제 앞에서도 위축되고 그것을 풀 수 없는 이유부터 찾는 다른 학생들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 P504

게임이 어려워질수록 더 혼신의 힘을 다하게 되고 그럴수록 더 재미를 느낀다는 것이다. 결국 열정과 도전정신은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서만 키울 수 있는 것이다. - P505

경쟁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열정, 근면, 그리고 성실성 - P505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생각을 깊이 하면서 연구를 해야 한다 - P505

노력의 방향을 생각하는 쪽으로 돌리라 - P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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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블렌드 블랙슈가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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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만났던 ‘드립백 피어나다‘에도 포함되어 있어서 한 번 마셔봤던 드립백입니다. 뜨거운 물에 내려서 마셔보니 정말로 겉봉에 써있는 것처럼 은은하면서 달달한 흑설탕 맛이 느껴졌고 맥아의 풍성한 풍미도 물씬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토스트에서 느껴지는 고소한 맛도 미묘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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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즐라탄이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 이주만 옮김, 한준희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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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로 활동하며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느낌과 생각들을 잘 풀어냈고 저자만의 독특하고 개성있는 기질로 인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꿈이 이루어지면 그것이 널 망가뜨릴수도 있어.‘ 라는 말이었는데, 꿈과 성공을 좇아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 번쯤 생각해볼만한 말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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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 저자는 이적후 첫 경기를 갖는데 상대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약한 팀이라 쉽게 보고 들어갔다가 경기에서 패배하게 된다. 심지어 저자는 페널티킥 찬스도 놓쳤다고 한다. 이로 인해 저자의 심기가 굉장히 불편했었는데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시합 후 일부 선수들이 의무적으로 받아야 되는 약물 검사까지 받게 되자 저자 특유의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검사실에 있던 탁자를 부숴버렸다고 한다. 물론 여기서 저자가 약물을 복용한 사실은 없었기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경기에 지고나서 괜히 아무 상관도 없는 약물 검시관에게 화풀이를 한 셈이었기에 나중에 저자도 자신이 칭찬받을 일을 한 것은 아니었다고 본문에서 고백한다.

아무 잘못도 없는 탁자를 깨부순 행동자체는 물론 잘못된 것이지만 독자인 나는 여기서 저자의 어마무시한 승부욕을 엿볼 수 있었다. 저자에게 승부욕이 없었다면 아무 죄도 없는 탁자를 때려부술 정도로 분노를 표출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본문을 계속 읽다보니 저자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승부욕을 밖으로 표출한 이유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저자가 새롭게 이적한 팀이 과거 전성기 때의 모습을 회복하지 못하고 그냥저냥 평범한 팀으로 전락해있는 상태였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저자는 자신이 이 팀에 온 이상 승리의 DNA를 다시 심고 싶었던 것이다. 실제로 저자가 자신의 커리어에서 몸담았던 프로팀들은 해당 리그에서 모두 우승을 했다고 하니 저자가 소속팀에 끼치는 영향력이 가히 엄청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독자인 나는 문득 능동적인 사람과 수동적인 사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일단 당연히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능동적, 주도적으로 행동하여 그 조직에 바람직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저자와 같은 사람이 참으로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좀 다른 각도에서 보면 앞서 말한 능동적인 사람이 주도적으로 이끌 때 그의 뜻을 따라서 함께 행동할 수 있는 수동적인 사람들도 그들만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조직에 주도적인 사람만 존재한다면 서로 각자의 뜻에 따라줄 것을 요구하게 될 수 있다. 이럴 경우 조직이 한마음으로 움직이지 못한채 서로 자기 말이 맞다고 싸우다가 아무일도 하지 못한채 서로의 감정만 상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윗문단에서 수동적인 사람들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수동적인 사람들은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사람들처럼 자신이 직접적인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할지라도 어떤 주도적인 리더가 있을 때 그와 대립하기보다는 그 리더의 말과 비전에 따라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되면 조직이 한마음으로 움직이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 이루어야 하는 일들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문득 지난번 포스팅에서 리더의 중요성을 언급했던 게 생각난다. 리더인 감독이 저자와 트러블이 생겨 구단 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는 그 얘기 말이다. 이와 관련하여 독자인 내가 생각하게 된 것은 리더라는 자리는 조직이 갈 방향을 올바르게 정하고 그 길로 가자고 사람들을 이끄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리더가 방향을 잘못잡으면 그 밑에 부하들이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해도 조직은 이상한 길로 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리더는 올바른 방향을 잡고 멀리 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기에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만약 리더의 시야가 근시안적이라면 그 리더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리더의 말을 따라 열심히 일했음에도 의미있는 결과물을 얻어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참 리더의 중요성을 다시금 몸소 자각하게 되는 오늘의 독서다. 능동적, 수동적 인간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어떻게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렀다. 참 신기할 따름이다. 이렇게 쓰겠다고 계획하지도 않았는데 쓰다보니 여기까지 쓰게 됐다. 어찌됐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니 그렇게 된 듯하다.

독자마다 자신이 능동적인 인간인지 수동적인 인간인지 어느정도 본인이 알고 있을 것이다. 능동적인 인간이라고 무작정 으시댈 것도 없고, 수동적인 인간이라고 좌절할 필요도 전혀없다. 어느 유형의 인간이든 다 이 사회에 필요하고 귀한 사람들인 것은 분명하니 오늘 하루도 자신의 가치를 과대 평가하거나 평가 절하하지 말고 겸손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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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보니 어느덧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렀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저자의 고향인 스웨덴 말뫼의 로센고드라는 곳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앞부분에서 저자가 얘기했던 이야기들이 오버랩되면서 마치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이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저자가 어린시절 고향인 로센고드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와 함께 했던 추억들을 돌아보는데, 문득 독자인 나도 부모님과 어릴 때 있었던 추억들을 잠시나마 회상해보게 되면서 왠지 모를 감동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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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부터는 전반적인 총평이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라는 축구선수가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걸어왔던 인생길을 이 책을 통해 쭉 살펴보면서 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약간은 독특한(?) 내 닉네임에도 들어가 있듯이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저자에 대해 어느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잘 몰랐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이야기 중간중간에 숨겨져있는 교훈적인 내용들과 저자만의 인생철학이 느껴지는 구절들은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마음에 와닿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완독을 하면서 미처 예상치 못했던 도전적이고 유익한 메시지들을 만나서 끝까지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나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책들을 읽든 관계없이 책을 끝까지 완독했을 때 느껴지는 이루 형언하기 힘든 의미있는 무언가가 있다. 그 맛에 완독을 하는 것 같다. 내게는 이 책이 그러했고, 최근에 읽었던 다른 여러가지 책들도 그러했다. 그 뭔가 보람차고 의미있는 무언가를 느끼기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완독하는 것 같다. 이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지만 적어도 내가 읽는 책은 가급적 완독하면서 앞으로도 그 느낌을 계속 느끼고 싶다.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쇼. 안 그러면 그쪽도 저 탁자 꼴 난다고." - P500

나는 우리 팀이 경기에 지면 화가 불 일 듯 일었고, 그같이 승부에 집착하는 태도를 AC 밀란에 불어넣었다. 그럴 때면 내가 물건을 부수더라도 가만히 놔둬야 한다. - P500

"괜히 불난 사람 붙잡고 시비 붙이지 마. 위험하니까." - P500

우리는 반드시 경기에 이겨야만 했다. 승리가 아니라면 다 쓸데없었다. - P501

하지만 이제 나도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축구판에서는 신처럼 대접을 받다가도 하루아침에 쓰레기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 말이다. - P502

"진짜 크게 한번 터질 것 같아. 느낌이 와." - P502

나는 그라운드 위에서 말이 아니라 몸으로 복수하는 사람이다. 선수 생활을 하는 내내 온갖 개소리를 많이 들었다. ‘빌어먹을 집시놈‘이라느니 내 어머니에 대한 욕설까지. 그중 최악인 것은 "시합 끝나면 두고 보자"라는 말이었다. 대체 그게 무슨 엿 같은 소리인가? 주차장에서 한판 뜨자는 얘기인가? 기도 안 차는 소리였다. - P504

그는 계속해서 "덤벼봐. 어때, 예전 같지 않지?"라고 말했다. 그는 나를 도발하려고 했고, 그러다가 뒤에서 내게 태클을 걸었다. 그것은 몹시 비겁한 짓이었다. 상대가 덤비는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무방비로 당했고, 많이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나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대신 속으로 생각한다. ‘다음번에 마주치면 되갚아주겠어. 기회가 오면 한동안 일어나지 못할 만큼 세게 되갚아주지.‘ 그러니까 나는 치사하게 말로 상대를 도발하는 선수가 아니다. 대신에 태클을 확 걸어버린다. 나한테 엿 먹인 선수들과 만나면 나는 폭탄처럼 터지곤 한다. - P504

"싸우고 싶은 거 아니었어? 어디 한번 해봐" - P505

나는 보복을 하려면 몸으로 하지 말로 하지 않는다. - P505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만하면 참을 만큼 참았다. - P505

그는 또다시 조용히 하라는 시늉을 해 보였고, 나는 분통이 터졌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 한마디도 그 개자식은 내가 어떤 더러운 말로 자기를 모욕하는지 증명하고 싶었을 것이다. 나중에 그가 다시 공을 잡자 나는 그에게 달려갔고, 발을 들어 펄쩍 뛰어오르면서 축구화 바닥의 징이 드러나 보이게 몸을 날렸다. 가장 거친 태클이었다. 하지만 그는 달려드는 나를 보고 몸을 피해 뛰었다. 우리 두 사람은 충돌하며 땅에 쓰러졌다. 그때 처음 든 생각은 ‘이런 염병할, 놓쳤군‘이었다. ‘다음 번엔 확실히 절단을 내주리라‘ 생각하며 몸을 일으켜 돌아서서 걸어가는데 그 자식이 내 어깨를 가격했다. 오구치 오니예우. 잘못 생각했어. - P505

나는 머리로 그를 확 들이받아 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를 향해 몸을 날렸다. 타박상 입는 정도의 몸싸움을 얘기하고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서로의 사지를 찢어버릴 듯 사납게 덤볐다. 험악한 육박전이 벌어진 것이다. - P505

나중에 알레그리 감독이 우리 두 사람을 소환했다. 우리는 사과의 말을 하고 악수를 나누었다. 하지만 오구치는 나를 차갑게 대했다. 상관없었다. 그가 차갑게 대하면 나 역시 차갑게 대하면 그만이었다. - P506

나는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것은 사내답지 못한 모습이다. 특히 자신이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팀에서 그런 추접스런 짓을 할 수는 없었다. - P506

‘더비 델라 마돈니나Derby della Madonnina‘라고 하는 인터 밀란과 AC 밀란의 더비전은 늘 사람들의 감정을 격하게 흔들어 놓는다. 두 도시의 대결에는 지저분한 정치적 요인도 개입해서 몹시 과열되었다. 스페인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샤의 대결이 이와 비슷하다. - P508

그저 전투력을 불태웠다. 라커룸에 앉아 있을 때부터 어서 들어가 싸우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아드레날린이 마구 솟구친다고 좋은 결과가 나는 것은 아니다. 그 에너지가 경기에 활용되지 못하고 소득 없이 경기를 끝마칠 수도 있다. 결과는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 P509

그라운드에서는 생각을 많이 해서는 안 된다. 경기에 충실해야 한다. - P510

"너희의 비열한 수작은 소용이 없다. 난 그보다 훨씬 강하지" - P510

우리는 개 발에 땀 나듯 열심히 뛰었다. - P510

AS 로마의 카펠로 감독을 포함해 카사노는 다른 선수들이나 감독들과 자주 갈등을 겪었다. 심지어 카펠로 감독은 정신 나간 미치광이라는 뜻으로 카사나타cassanata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어쨌든 카사노는 실력은 좋았다. - P511

AC 밀란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경기에 대한 압박감이 컸다. 리그 타이틀을 반드시 차지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승리를 이끌어야 할 사람은 나라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왔다. 사실상 나는 매 경기를 월드컵 결승전 치르듯 안간힘을 다해서 치렀고, 이제 그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 탈진 지경에 이른 것이다. 결국 내가 떠올린 이미지나 생각대로 동작을 구현해내지 못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몸이 한 박자 늦게 반응을 했다. 한두 경기 쉬어야 했는데 쉬지를 못했다. - P512

축구는 리듬을 탄다. 이럴 때 선수라면 다리가 부러졌어도 뛰고 싶은 마음이 든다. - P512

나도 예전처럼 한창나이가 아니었다. - P512

축구는 싸움이다. 공격을 받으면 반격을 해야 하는데 이따금 까닭 없이 선을 넘을 때가 있다. 나는 그런 짓을 적잖이 저질렀다. 선수 생활을 오래 하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고, 더 이상 말뫼 구단에서 놀던 삐딱한 청소년도 아니지만, 가끔 터져 나오는 성질은 앞으로도 어쩔 수 없을 듯하다. 내 승부욕에는 부정적인 면도 있다. 가끔 경기가 안풀리면 저런 짓을 저지른다. - P514

가족이 위안이 되었다. 예전처럼 기분이 심하게 침체되는 일은 없었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 P514

나는 화가 나서 부심을 향해 "바판쿨로Vaffanculo"라고 외쳤다. ‘꺼져, 머저리야‘ 정도의 뜻이었다. 바리전에서 퇴장당한 일을 생각한다면 미련한 짓이었다. - P514

바판쿨로? 그런 말을 내뱉은 내가 멍청했다. 하지만 그 말은 별것도 아니었다. ‘바판쿨로‘ 같은 욕은 심한 축에 끼지도 못한다. 나는 그보다 더 심한 욕설도 많이 들었다. 어쨌든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조롱을 당하든 비난을 받든 내가 참아야만 했다. - P515

축구란 그런 것이다. 사람들은 나를 추켜세우다가도 금세 헐뜯고 비난한다. 나는 거기에 익숙해졌다. - P515

휴식을 취하며 인생을 돌아볼 시간을 얻었다. 그 무렵 나는 이 책을 집필하고 있었다. 덕분에 지나온 일을 돌아보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한가지 깨달은 게 있다. 나는 늘 착하게 살지도 않았고, 늘 옳은 말만 하고 살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그로 인한 결과는 모두 내가 책임을 졌다. 나는 다른 사람을 탓하는 놈이 아니다. - P516

세상에는 나와 같은 이들이 많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지금도 야단을 듣는 청소년들이 참 많다. 물론 야단을 맞아야 할 때도 있다. 규율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 역경을 헤치고 정상에 올라보지도 않은 수많은 선생이 "이렇게 해야 돼. 다른 길은 없어!"라고 확신에 차서 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화가 치민다. 그것은 편협한 소리이고, 몹시 어리석은 짓이다. - P516

정상에 오르는 길은 수천 가지나 된다. 남들이 걷는 길과 달라 보이거나 조금 이상해 보이는 길이 가장 좋은 길일 때도 많다. - P516

튄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을 나는 싫어한다. 다른 이들과 똑같았다면 나는 이곳에 올라서지 못했을 것이다. "나처럼 살아라. 즐라탄처럼 행동해라!" 이런 말을 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어떤 길을 택하든지 자기 주관대로 나아가라고 말하고 싶은 것뿐이다. 그렇게 살아가려는 사람을 단지 그들이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비난하며 진정서 따위를 돌리거나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 P516

티포tifo(카드 섹션) - P518

물론 운동선수들은 별의별 말을 다 한다. 얼토당토않은 약속을 하는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무하마드 알리처럼 약속을 지키는 선수들도 있다. 나는 그런 사람 중 하나가 되고 싶었다. 나는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도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승리를 향한 강한 집념을 품고 AC 밀란에 왔고, 우승을 약속했고, 이를 쟁취하려고 열심히 싸웠다. 초침이 마지막 순간을 향해 다가갔다. 10, 9, 8, 7・・・・・・ 경기는 마침내 끝났다. 주심이 휘슬을 불었고 우승은 우리 차지가 되었다. - P520

알다시피, 나는 규칙을 엄격히 따지는 치들을 믿지 않는다. 이따금 규칙을 어길 줄도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사람은 발전하는 법이다. 말뫼 유소년팀에서 늘 모범적으로 행동했던 친구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그러니까 내 말은, 그 친구들에 대해 쓴 책이 세상에 한 권이라도 있느냐는 말이다. - P523

"내가 사는 세상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 - P523

내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내 인생은 빈민촌 아이가 자기 꿈을 이루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한 편의 동화였다. - P525

"로센고드에서 한 친구를 데려갈 수는 있어도 그 친구에게서 로센고드를 빼앗을 수는 없다." - P525

이곳은 내가 유년 시절을 보낸 동네였다. 모든 것이 이 동네에서 시작되었다. 뭐라고 설명할까? 거대한 세계와 왜소한 세계가 만나는 기분이었다. - P527

나는 영웅이 되어 돌아왔다. 축구 스타가 되었지만, 터널을 보니 다시 옛날의 겁먹은 아이로 돌아갔다. 부리나케 달려가면 아무 일 없을 거라고 주문을 외며 터널 속을 달리던 어린아이. 별안간 수많은 추억이 물밀듯 밀려왔다. - P527

작업복 차림에 헤드폰을 쓰고 계시던 아버지, 텅 빈 냉장고와 여기저기 뒹굴던 맥주 캔, 내 침대를 등에 짊어지고 우리 집까지 머나먼 길을 걸어가시던 아버지의 뒷모습, 병원에 실려 온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시던 아버지의 얼굴. 청소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신 어머니의 얼굴. 우리가 한일 월드컵을 향해 출발하기 전에 나를 포옹해주시던 일. 토마토와 채소를 팔던 매장 옆에서 할인가로 팔던 축구화를 59크로나를 주고 난생 처음으로 장만했던 일. 만능 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던 내 꿈까지 모든 게 떠올랐다. 그리고 결국 그 꿈을 이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함께했던 뛰어난 선수들과 감독들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 P527

저기 로센고드가 보이고, 그 터널이 보였다. 다리 위로 저 멀리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때 누군가 나를 손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스카프를 두른 한 여자가 다가오더니 나와 사진을 찍고 싶어 했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웃었다. 사람들이 하나둘 내 주위로 몰려들었다. 그것은 한편의 동화같았고, 거기에 있는 나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였다. - P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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