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 윙
레베카 야로스 지음, 이수현 옮김 / 북폴리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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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덜트 소설 한편이 내게로 왔다. 해리포터, 트와일라잇,헝거게임, 메이즈러너등 소설과 영상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보면서 자라온 나에게 오랜만에 찾아온 판타지 로맨스 소설 포스 윙. 앞으로 3부작 트릴로지로 만나볼 수 있겠다. '은빛 팬덤'이라 불리는 인기가 한국 독자에게도 통할지 궁금하다.

 

위대한 드래곤의 선택을 받는 자 즉 '드래곤 라이더'를 통해 살아남으려는 생존과 투쟁 모험이 담긴 이야기다. 소재만 들어서는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나 최근 봤던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의 노아 부족이 떠오른다. 노아 부족은 오랫동안 매를 길들이는데 주인공 산꼭대기에 올라가 길들일 매의 알을 직접 가져와야 성인식이 일단락된다.

 

라이더 없는 드래곤은 비극이다.

드래곤 없는 라이더는 시체다

 

소설 포스 윙에서는 드래곤을 길들이지 못하면 죽거나 졸업하는 양자 선택만이 기다리는 바스지아스 군사학교를 배경으로 벌어진다. 엄마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학교에 입학한 '바이올렛'이 최정예 부대의 대원으로 성장하는 모험과 성장, 로맨스를 그려내고 있다. 강골 가문의 최약체로 태어난 바이올렛은 애초 서기가 되기로 했지만 운명이 바뀌고야 만다.

 

때문에 최고가 되기 위해 피 튀기는 경쟁은 최고의 스릴감을 선사하고, 우여곡절 끝에 드래곤과 텔레파시가 통하면 마법 같은 초능력이 생겨난다. 하지만 드래곤과 교감이 꽤 어려운 일이다. 드래곤은 마음에 들지 않는 인간은 바로 죽여 버리기 때문에 드래곤의 성향을 살피려고 고군분투한다. 또한 학생들끼리도 서로 권모술수, 배신, 반칙 등 정치질 난무해 읽는 동안 짜릿한 전율이 배가 된다. 잘생긴 쓰레기 제이든과의 숨 막히는 음모와 계획도 페이지 터너에 일조한다.

 

독특한 점은 저자 '레베카 야로스'의 네 아이는 주인공 바이올렛처럼 뼈와 관절이 쉽게 부러지는 병을 앓고 있다는 거다. 네 아이를 상징하는 듯한 바이올렛을 통해 실패와 절망, 상실을 겪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의지를 얻어내길 응원하고 있다. 작가의 삶과 작품의 연결고리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이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문학성, 상업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판타지와 마법, 서스펜스와 음모, 로맨스와 서스펜스의 적절한 배합은 영화나 시리즈로 만들어질만한 스토리텔링으로 주목할 만하다. [왕좌의 게임]이나 [위쳐]같은 시리즈의 시즌제 도입도 괜찮을 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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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붙잡힌 사람을 위한 책 - 복합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삶을 되찾는 법
아리엘 슈워츠 지음, 김준기 외 옮김 / 수오서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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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잘못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감정에 힘듦이 있다. 그 경도에 따라, 일상생활 가능 여부에 따라 질병으로 판단하는 거 같다. 이 책은 겉으로 티 나지 않아 자신이 병에 걸렸음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 혹은 가족을 위한 책이다. 마음의 병은 수술하거나 약 먹는다고 즉각 좋아지는 게 아니다. 본인, 가족이 긴 시간 노력하고 인내해야 되는 병이다.

특히 트라우마 치유 프로세스를 전반적으로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복합'이란 단어를 붙여 어린 시절, 유년 시절 겪은 일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는 성인이 되어서까지 잊을 수 없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는 내담자의 사연을 들려주고 자가 진단, 치유 전략을 설명한다. 병원이나 전문기관을 찾았다면 병행해서 읽고 도움받기 좋겠다. 부록에 추천 기관이 명시되어 있어 편리하다.

다만 외국 사례이고 어릴 적 사고로부터 시작된 트라우마이기 때문에 공감하기는 어려웠다. 붕 떠 있는 기분이다. 예전에 한국 전문의가 쓴 수기는 공감하기 쉬웠다. 또한 아무리 편한 사이라도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 사람은 잘 없어서 이해되지 않았다. 책으로 대리 경험하는 건 좋겠지만 읽다 보면 전이되는 감정으로 나 또한 동요되어 무척 힘들었다. (MBTI F인 사람 주의)

그밖에 시나리오 캐릭터를 만들고 싶은 분, 영화나 소설의 캐릭터, 괴롭히는 직장 상사, 학대하는 부모 등을 이해하고 싶은 분이 읽었으면 한다. 주인공의 심리나 성장과정이 궁금하다면 역으로 분석해 보기 좋을 것 같다. 스스로 기분전환이 필요하며 온 오프가 가능한 사람에게 추천한다.


덧, 생각나는 영화 속 캐릭터가 많았다. <어댑테이션>의 찰리, <캣퍼슨>의 마고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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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지 않아도 빤짝이는 중 - 놀면서 일하는 두 남자 삐까뚱씨, 내일의 목표보단 오늘의 행복에 집중하는 인생로그
브로디.노아 지음 / 북폴리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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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된소리 단어가 많은 책을 만났다. 꿈, 빤짝, 삐까뚱씨. 굉장한 억양이 들어가는 단어가 즐비하는 책은 유튜버 '브로디'와 '노아'의 에세이다.  두 사람을 여행 유튜버로 알고 있었는데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멀티플레이임을 알게 되었다. 


부끄러울 수 있고 힘든 이야기일 수 있는 자기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솔직한 고백이 밀레니얼세대다운 모습으로 비치더라. 좋아하는 여행하면서 돈도 버는 진정한 자아실현을 하는 중. 뭐 따지고 보면 나도 좋아하는 영화 드라마 보면서 돈도 (아주 조금) 버니까 꿈을 이룬 거라고 생각이 들다다. 


물론 글을 어떻게든 뽑아내야 해서 쥐어짜는 힘들지만 좋아하는 영화, 배우, 감독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좋아서 하는 일로 돈도 벌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덕업일치가 쉬워 보이지만 어렵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안다. 


브로디와 노아는 전혀 다른 성격이지만 공통점이 많았다. 자취도 했던 이상적인 존재(?) ENFJ(브로디)와 ISTP(노아). 시각디자인 전공, 현업 남성 디자이너, 해외 체류(필리핀, 인도네시아), 캐릭터를 좋아하는 성격. 안 맞는 톱니바퀴도 삐걱거리지만 그런대로 굴러가는 이유, 성격차이 때문에 오히려 한 팀으로서 시너지가 생기는 것 같다. 재미로 시작한 일은 흥미가 되고, 열심히 노력하다 보니 고수의 경지에 이르는 거다. 즐기면서 하는 사람을 못 이긴다는 말이 있듯이 상상은 현실이 되고야 만다. 

이 세상 모든 일은 무의미한 행동이 하나도 없다. 

나는 재미있는 걸 택하며 살았지만, 

허투루 하진 않았다.

선택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새 작은 조각들이 끼워

맞춰지듯 현재의 나를 만들어낸다.

p145


책 속 브로디도 블로그로 시작해, 디자이너, 인스타그래머, 유튜버, 작가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간 걸 보면 누구나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가능하다. 인터넷과 전자장비만 있으면 어디든 사무실이 되고 소통할 공간이 되는 디지털노마드의 최적화된 사람이다. 



모든게 운이었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 운도 내가 했던 선택이다. 운도 나의 노력이라는 말이다. 이것 말고 저것을 하기로 했다면 다른 길을 가기도 한다. 어쩌면 [선재 업고 튀어]에 나온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머리로는 잊어버린 것 같지만 영혼에 새겨진 기억은 그 사람의 일부가 된다는 것. 살면서 만나 온 인연, 겪어온 일, 아련한 기억은 그 사람의 나이테가 되어 언제 어디든 튀어나와 영향을 미친다. 


나도 나의 이름으로 된 책을 만들고 싶다는 오랜 꿈이 있었는데 다시 한번 생계 때문에 접었던 꿈을 펼치고 싶다는 생각이 다가왔다.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이래저래 미루었던 꿈. 내가 어떻게 덕업일치하게 되었는지 솔직하게 써봐야겠다. 오랜만에 마음속에 품고 있던 꿈을 살짝 꺼내보는 계기가 되어 힐링과 영감을 얻었던 재미있는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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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자를 위한 크리스털 가이드
캐런 프레이저 지음, 김철호 옮김 / 수오서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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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에서 수석을 집에 들인 기택네 가족은 좋은 징조가 생길 거라며 상징적이라고 말한다. 수석은 무엇인가. 물속에 있을 때는 한낱 돌 일뿐이지만 상장성을 부여하니 '산수경석'이 된다. 재물과 운을 불러오는 돌. 가족은 돌을 애지중지하게 된다. 영화에서는 수석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돌이 운도 가져다주지만 불운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기우는 결국 돌을 다시 가져다 놓는다.


최근에는 '반려돌'까지 등장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새롭게 생긴 외로움 치료제다. 동물, 식물을 키우기 버거운 사람들을 위해 밥을 주지 않아도, 며칠을 집을 비워도, 배설물을 치우거나 돌봐주지 않아도 나만 바라보는 돌을 키우기까지 한다. 하루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애지중지 만지면서 힐링도 한다. 돌은 친구가 되어준다.


아무 크리스털이나 잡아라.

나를 끌어당기는 것을 찾아라.

그것을 주머니에 넣어라.

착용하라, 손에 쥐어라

돌 이야기를 왜 하냐고? 최근 돌에 관한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보석으로 인기 있는 크리스털이 해외에서는 치유목적으로 꽤나 관심 있는 분야로 알려져 있다. 《초심자를 위한 크리스털 가이드》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인간의 삶에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크리스털'을 알려준다. 돌이 무슨 일을 해주겠냐고 비웃지 마라. 책 속에 제시된 다양한 크리스털은 마음의 안정과 개선, 건강 회복, 불안 및 스트레스 해소 등 삶의 균형을 도와준다.


크리스털은 땅에서 나오는 자연 요소다. 단위 셀들이 조직적으로 뭉쳐 있는 모습이며, 결정 체계라 부르는 고유 격자 패턴을 이룬다. 색상에 따라 에너지와 치유력을 선사하고, 사물의 에너지를 공명하게 한다. 수정은 압전 효과를 지녀 고정밀 주파수로 진동하는 발진기를 만들거나 정밀도가 필요한 기계 즉, 수중 음파 탐지기, 시계, 군사용 라디오 등에도 쓰인다.



책은 크리스털의 효과에 관심 있다면 모든 정보가 기록되어 있다. 크리스털의 기초부터 종류, 구매처, 취급 및 수집 방법, 사용방법, 더 나은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 등. 보고 있기만 해도 아름다운 외형과 강력한 치유의 힘을 느껴 볼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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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리듬 (알라딘 한정판 표지)
엘라 윌러 윌콕스 지음, 이루카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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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보이>를 당시 극장에서 본 나는 무척 충격이 컸었다. 벌써 20년도 더 된 영화가 되었지만 여전히 센세이셔널한 감각은 잊을 수 없었고 얼마 전 OTT에서 다시 봤을 때도 너무 세련되고 잘 만들어서 (다른 의미로) 무서웠다.


전 세계의 영화팬들에게 영향력을 끼쳤던 영화 <올드 보이>의 주인공 오대수는 방에 걸린 '제임스 앙소르'의 그림 '슬퍼하는 남자' 밑에 글귀를 본다. 


웃어라, 그러면 세상이 너와 함께 웃는다

울어라, 그러면 너 혼자 울게 된다

(여기까지가 올드 보이 인용)

이 후줄근한 세상은 근심거리가 차고 넘치지

그래서 어디선가 즐거움을 빌려야 한다

고독, '엘라 윌러 월콕스'

그 문장이 <올드 보이> 속 오대수의 상황과 잘 맞았다. 이 시의 원작자인 엘라 윌러 월콕스의 시 '고독'은 1883년 2월 25일자 《뉴욕선》에 실렸다. 당시 5달러(현 약 150달러)를 받았고, 1883년 5월 출간된 시집 《열정의 시》에 수록되었다. 


이 시는 주지사 취임식 만찬에 초대받아 오른 열차에서 결혼한 지는 1년째지만 1주일 전 사별한 여인의 흐느낌에 전염된다. 깊은 슬픔과 우울에 휩싸여 있었고 이후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장소에서도 쉽사리 놓지 못했다.

막상 전문을 읽어보니 삶에 대한 멜랑꼴리한 기분이 들었다. 혼자서 살 수 없는 인간은 고독을 통해 행복을 갈망하고 슬퍼하기도 하며 성장하는구나 생각했다.


윌콕스는 대중 시인으로 성공했다. 대부분 사랑을 주제로 한 시가 많지만, 폭넓게 보자면 인생에 대해 다룬다고 할 수 있다. 한 편 한 편이 시라기보다는 격언구처럼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시의 엄격한 형식에서 벗어나 스토리가 있어 흥미롭다. 단 몇 줄로 요약한 영화의 로그라인 같은 시도 있었다.


《고독의 리듬》 표지는 두 가지다. 그중 알라딘 한정판이 내게로 왔다. 오스카 슐레머의 '바우하우스 계단'이다. 바우하우스 계단을 오르는 학생들의 뒷모습을 보며 지식, 무의식 등 무언가를 향해 이어지는 상황이 어울리는 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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