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향한 비상 - 매와 부성애에 대한 아름답고도 잔인한 기억
벤 크레인 지음, 박여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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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벤 크레인은 신경정신 질환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자연이 주는 치유의 이야기입니다. 결국 떠나버릴 것들을 사랑하는 법에 대하여 잔인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매와 부성애’에 대한 이야기 흔하지 않은 새 ‘매’에 대한 에세이입니다.

결국 떠나버릴 것들을 사랑하는 법에 대해 ‘매’가 일깨워준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

 

저에게는 좀 생소한 ‘아스퍼 증후군을 앓고 있는 벤크레인은 한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상처입은 매을 돌보고 훈련시킨 뒤 자연으로 돌려보내면서 점차 아들과의 어려웠던 관계를 회복해나가는 과정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길때 마다 가슴이 뭉클해 오는 감동적인 부성애입니다.

“나 아주 진지하게 실망했어.” 아들의 말에 웃음이 터진다. 내 심정과 완전히 똑같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건 처음이다. 아들이 이 말을 알아들을 만큼 큰 것도 처음이다. 책속에 있는 문장입니다.

 

나는 자연을 향한 나의 감정을 이해했고, 맹금류를 향한 감정과 내 아들에 대한 감정이 나란히 흘러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나는 그 감정들이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나를 향해 품은 깊은 사랑과 따스한 관찰은 또 다른 대상을 향한 깊은 사랑을 깨우쳐주고 열어주었다. 이 깨달음을 통해 나는 내 아들과 그의 어머니와의 관계를 조심스럽게 재정립하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배웠고 내 아들을 통해 그리고 아들을 위해 나 자신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이것이 내 이야기의 핵심인지도 모른다.

--- p.19

인간의 키보다 높은 신선한 공기층에서 만들어진 눈이 굵게 뭉쳐 내리기 시작한다. 땔감도 구하고 우물에서 물도 길을 겸 아침 숲속을 거닌다. 폐쇄공포증을 유발할 정도로 빽빽한 숲에서 맑은 소나무 향기가 스며 나온다. 발아래로 눈이 뽀드득 소리를 내며 뭉개지고 희미한 햇빛 줄기가 나뭇가지들을 가로질러 눈 위에서 분홍색, 겨자색, 파란색, 녹색으로 반사된다. 산토끼며 여우, 사슴, 밍크, 담비 등이 눈밭 위에 어지러이 남긴 흔적과 발자국이 나무들 사이로 흩어져 있다. 이곳은 독수리를 위한 최고의 사냥터이며 근사한 고독감이 오롯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 p.99

자유와 비행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비행은 중력으로부터의 순간적인 탈피다. 변덕스럽고 어느 방향으로나 움직이며, 자유롭게 이동하고, 이주하고, 방랑한다. 비행은 자유로운 영혼이며, 빙글빙글 돌고, 질주하고, 사냥하고, 그저 재미로 날기도 하는 행위다. 매잡이인 나는 그저 은유나 상징적 비유가 아닌 구체적 경험으로서의 비행을 잘 알고 있다.

--- p.155. p156

요즘 뉴스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소식을 자주 듣곤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이 아팠을 것입니다. 아이들은 죄가 없습니다. 모두 못난 어른들의 잘못이지요. 모두가 힘든 시기에 마음 따뜻한 책으로 힐링 하시길 추천합니다.

이 책은 21세기북스에서 협찬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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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적인 예술가들 - 삶에 깊은 영감을 주는 창조자들과의 대화 윤혜정의 예술 3부작
윤혜정 지음 / 을유문화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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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면서 삶에 깊은 영감을 주는 창조자 예술거장19인들과의 대화 윤혜정 인터뷰집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서점에서 읽다가 구입한 책입니다. 우리 세계를 움직이는 예술 거장 19인의 삶과 철학을 윤혜정 피처 에디터가 섬세하게 담아낸 인터뷰집입니다. 이 책은 국내에서는 보기 어려운 작품 및 인물 사진을 100점 이상 만나는 즐거움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박찬욱 영화감독의 영화와 사진이야기 후일담을 들을 수 있고 , 설치미술가며 서양화가 김수자 두명의 국내거장도 만날 수 있어서 책을 읽는 기쁨 두배입니다. 나의 사적인 예술가는 누구일까요?

“삶이 곧 예술이고, 예술가는 곧 삶입니다. 그리고 예술가란 바로 일상의 예술적 속성을 드러내는 사람입니다.

시대의 변화에 대한 관심과 고민은 예술가들에게 늘 화두가 됩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미술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여전히 미술은 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어야 한다고 믿어요. 하지만 그저 새로운 걸 내 놓는다고 혁신성이 저절로 생기지 않죠. 오늘날의 많은 작품은 예술을 표준화하며, 설명적으로 가르치려고 들어요. 예술의 창의적 본능은 세상과 타협했고 엄청난 물질에 압도되고 말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걸 예술이라 불러요. 나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혁신과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아티스트가 만들어 내는 건 소비자가 요구하는 것에서 분리되어야 하고, 여전히 경험하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해요. 순간적인 정보 전달 이상의 것을 추구하면서 말이죠. (로니 혼-뉴욕 순수예술가)

 

<복수는 나의 것> 개봉 당시 그는 이 획기적 영화에 대해 항변해야 했는데, 그의 말이 아직 기억난다. “세계는 절대 논리적으로 해명되는 질서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보여 줍니다.” 역설적으로 이는 비정한 박찬욱의 영화에서 위로 아닌 위로, 카오스를 직면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 동기가 된다.---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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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게이머입니다, 아 여자고요 - 그냥 게임이나 하고 싶었던 한 유저의 분투기
딜루트 지음 / 동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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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게임을 한다고? 아직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나요? 게임은 남자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시대에 맞지 않는 생각이죠. 도서출판 동녘에서 출간된 신간 < 나는 게이머입니다 아_여자고요 > 책을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게임을 좋아하지 않지만 요즘엔 게임 메니아들이 많으니 궁금했던 에세이입니다. 게이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그냥 게임이나 하고 싶었던 한 여성 유저의 이야기. 남자애들이나 하는 것? 누구나 좋아하면 게이머가 될 수 있다. 지금 2020년에 여자라서 남자라서 이렇게 성별을 나눠서 어떤일을 하는 시대는 아닙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딜루트님이 유저로서 받았을 많은 상처와 차별의 기억, 어려움이 있었기에 책의 출간을 또 기뻐하고 응원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것 입니다.

그 공간은 여자들에게 “여자치고는 잘한다”거나 “되게 남자답게 (게임을) 하네”라는 말이 칭찬이 되는 곳이었다. 인간의 적응력은 굉장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보면 그 말을 당연한 칭찬으로 인식하게 된다. 굳이 대답할 가치들이 없는 말이었음에도 주변의 영향을 받기 쉬웠던 어린 시절에는 그 말이 어찌나 큰 무게감으로 다가오던지. “A 캐릭터는 여자애들이나 좋아하는 거야”라는 얘기를 들으면 “나는 그런 캐릭터 안 좋아해” 하며 굳이 다른 캐릭터를 고른다거나, “진짜 게이머라면 B를 해야 한다”는 얘길 듣고 관심도 없는 B를 해보려고 억지로 매달렸다. 누군지도 모를 그 사람들이 인정하는 ‘진정한 게이머’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지금은 그냥 내가 ‘여자’였기 때문에, 남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게이머’라는 기대에 부응하려 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들이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 p.54

 

 

이 책은 도서출판 동녘에서 협찬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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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쓸모 - 시대를 읽고 기회를 창조하는 32가지 통찰
강은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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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반드시 새로운 길을 만든다!”

 

코로나가 장기화 되고 수도권 거리두기로 문화생활을 즐기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로인해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기는 했습니다. 예술은 어렵고 일상과 동떨어져 있다는 편견을 깨라고 말하는 저자는 위대한 예술을 창조하는 것이 고독한 천재의 광기가 아니라, 눈 밝은 기획자로서의 통찰력이라는 작가의 책 <예술의 쓸모>를 읽었습니다. 시대를 읽고 기회를 창조하는 32가지 통찰 예술사용설명서 우리가 예술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예술을 통해 알 수 있는 것들을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책으로나마 유명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 앞으로 전시를 관람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가장 개인적인 욕망부터 세상을 바꾼 혁신까지

예술경영 전문가 강은진이 알려주는 미적 사고의 힘

“예술은 반드시 새로운 길을 만든다!”

 

 

예술은 어렵고 일상과 동떨어져 있다는 편견을 깨라고 말하는 저자는 위대한 예술을 창조하는 것이 고독한 천재의 광기가 아니라, 눈 밝은 기획자로서의 통찰력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세상의 인정을 받거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 예술가는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개성을 어필하기도 하며 시대 변화를 재빠르게 읽어 위기를 기회로 바꿔왔습니다. 이처럼 예술가에게서 기획자이자 전략가로서의 모습을 읽고, 시대를 읽고 기회를 창조하는 32가지 통찰을 추려 담아낸 『예술의 쓸모』는 세상에서 가장 쉽고 쓸모 있는 예술 사용 설명서입니다.

“예술은 우리 영혼에 묻은 일상생활의 먼지를 씻어준다.” 파블로 피카소의 말입니다. 마음이 무겁고 부정적 감정이 들 때, 예술 작품을 마주하면 문득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마음속에 켜켜이 쌓인 묵은 감정이 깨끗이 정화된 기분이 듭니다. 이것이 예술의 기능입니다. 바로 감정의 정화와 위로의 기능이지요.---p24 <우리가 예술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 중에서>

 

지금 어떤 삶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고갱의 마지막 질문에는 우리에게 좋은 표본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도덕적이지도 책임감이 있지도 않았고, 예술가의 대부분이 생전에 성공한 인생을 산 것도 아니니 말이죠. 하지만 자신의 최고 걸작으로 꼽힌 작품의 제목처럼, 그는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 우리에게 중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당신은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습니까?

 

 

 

 

 혹시 너무나 간절해서, 그것 이외의 다른 모든 것은 포기해도 좋을 만큼 강하게 원하는 것은 없나요? 누구에게나 한 번뿐인 인생, 당신은 어떻게 살아가시겠습니까?” 하고 말이지요. 10년넘게 예술의 대중화에 노력한 아트큐레이터 강은진 작가님의 <예술의 쓸모> 를 읽으니 저도 그냥 관람하는 것에서 나아가 예술작품을 보는 안목을 넓혀야 겠습니다

 

 

 

 

이 책은 다산북스에서 협찬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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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산에 산다
최성현 지음 / 시루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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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말하는 것이 좋아요. 그래야 꿈에 날개가 생기고, 싹이 틉니다.”

 

벌레처럼

낮게 엎으려 살아야지

풀잎만큼의 높이라도 서둘러 내려와야지

벌레처럼 어디서든 한 철만 살다 가야지

남을 아파하더라도

나를 아파하진 말아야지

다만 무심해야지

울 일이 있어도 벌레의 울음만큼만 울고

허무해도

벌레만큼만 허무해야지

죽어서는 또

벌레의 껍질처럼 그냥 버려져야지-작자미상

 

무슨 재미로 산에 살아요? 라고 물을 때마다 그 날이 그 날 같아도 놀랍게도 똑같은 날은 단 하루도 없습니다. 산에 나무들이 자라고 물과 공기는 해가 갈수록 맛있게 변합니다.

산의 모습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철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산에 산다>의 최성현작가님은 산에서 생활하며 논밭을 가꾸고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습니다. 바보 이반 최성현 작가님의 스무해 살이 산속에서 겪은 꿈같은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도시에 사는 저에게, 산에서 살고 싶은 저에게는 꿈같은 일이라 부러웠습니다.

 

 

하루는 얼마나 자비로운가! 어제의 일을 묻지 않는다. 잘난 놈 못난 놈 가리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24시간이 주어진다. 하루이틀이 아니다. 무엇을 그리든 자유인 1440분이라는 화폭을 하루는 죽을 때까지 우리 앞에 가져다 놓는다. 그 하루에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걸 수밖에 없다. 아무리 무거운 짐을 져도 지게질은 쉽다. 어쨌든 한 발 한 발 걷다 보면 목적지에 닿는다. 하지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기는 쉽지 않다. 그 한 발 내딛기가 잘 안 된다. 그것이 더 많은 수입이거나 더 높은 지위가 아니고 삶의 질이거나 인격일 때는 더욱 그렇다.

--- p.91, 「지게질 명상」 중에서

 

 

 

 

이 책은 가디언출판사에서  협찬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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