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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뜬 자들의 도시 (리커버 에디션)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2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제14투표소에는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상황. 비상이 걸렸습니다. 문을 연지 한 시간이 지났지만 단 한명도 투표소에 나온 사람은 없었습니다. 선거 관리관과 비서, 각 정당에서 나온 참관인이 투표소에 모여 날씨 걱정을 하면서 소설은 시작 됩니다.

[눈뜬 자들의 도시]는 전작 [눈먼 자들의 도시] 이후 4년 후 선거일로 찾아 옵니다. 유권자 중 80퍼센트가 백지투표를 던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백색실명에서 백색투표 또 다시 벌어진 '백색공포'로 두려움에 떨던 정부 당국과 정치가들은 도시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의문의 백색혁명과 그 책임 주동자를 찾는데, 선의의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어가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백색실명의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무고한 시민들을 위해 국가는 무엇을 했는지 한번 생각해 보면서 책을 읽어야 합니다. 의사 부인이 실명을 하지 않았다고 백지투표와 관련성을 억지로 관계 지으려 합니다. 의사 부인은 협의에서 벗어 날 수 있을까요?

[눈먼 자들의 도시]는 인간과 인간성에 좋고 나쁨의 사람의 심리를 다루었다면 [눈뜬 자들의 도시]에서는 정치적인 부분이 주가 되기 때문에 한 시리즈임에도 작품의 성향은 크게 다르지만 저는 다르게만 보지는 않습니다. 백색실명이 발생했을 때 정치인이나 경찰 등 관리하고 수습했어야 할 국가기관의 미흡으로 시민들이 많은 희생을 당했습니다. 지금 펜더믹 상황도 그때와 다르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또 생활고와 불편을 감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읽는 사라마구의 소설 지금 이시기에 꼭 한번 읽기를 추천합니다.

침묵을 말로 바꿉시다. 4년 전에 아무일도 일어난 적이 없는 것처럼 굴던 이 어리석고 쓸데없는 태도에 종지부를 찍읍시다. 우리가 눈이 멀었던 시기에 삶이, 그걸 삶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입니다.---p231

사람을 분류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어리석은 자와 영리한 자로 나누는 게 아니야.
영리한 자와 지나치게 영리한 자로 나누는 거지.
어리석은 자는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영리한 자는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는 게 좋지.
하지만 지나치게 영리한 자는 우리 편에 있어도 여전히 기본적으로 위험해.---p.249
그때는 모두가 혼자였다. 훔쳐가기 전에 먼저 훔쳐야 했다. 맞기 전에 때려야 했다. 눈먼 자들의 법칙에 따르면 최악의 적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꼭 눈이 멀었을 때에만 우리가 어디로 사는지 모르는 게 아니야.---p363
리딩투데이에서 협찬해 주신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