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가난했으나 행복한 가정이었는데,
널 보내니 가난만 남았구나.”

단원고의 한 학부모가 이런 말을 써서 팽목항에 내걸었다. 이 짧은 말의 밑바닥에 깔려 있을 절망감의 무한함까지 시간의 홍진 속에 가려지고 말 것이 두렵다

우리는 전란을 만난 것도 아니고 자연재해에 휩쓸린 것도 아니다. 싸워야 할 적도, 원망해야 할 존재도 오직 우리 안에 있다. 적은 호두 껍데기보다 더 단단해진 우리의 마음속에 있으며, 제 비겁함에 낯을 붉히고도 돌아서서 웃는 우리의 나쁜 기억력 속에 있다. 칼보다 말이 더 힘 센 것은 적이 내부에 있을 때 아닌가. 죽은 혼의 가슴에 스밀 말을, 짧으나마 석삼년이라도 견딜 말을 어디서 길어 올리고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많은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잊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감당할 수 없는 부조리와 기묘함의 광경 앞에서, ‘기억함’으로써 이 사건을 이해하고 싶다는 욕구였다

‘잊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잊지 않는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그것은 망각이라는 순리를 거슬러야 가능한 일이고, 헛될 수 있음에도 노력하는 일이다. 그것은 순간을 영원으로 만들려는 노력이며,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연결하는 일이다



기억합니다 세월호 10주기
내 맘은 변함없다
기억은 힘이 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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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이 힘을 합쳐 이기는 세상
우리나라에도 영웅이 있다면 어떤 식으로 싸우고 어떤 상황에 놓일까

무빙에서 초능력은 축복보다는 재앙에 가깝게 묘사된다. 초능력을 가졌다고는 하지만 신분도 처지도 평범 혹은 그 이하다. 보통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에 특출한 능력은 위험요소다. 때문에 몇 몇 인물들은 소외의 대상이 되기를 자처한다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에서는 ‘지구 수호‘와 ‘우주 평화‘ 같은 거창한 대의가 히어로를 움직이는 동력이다. 그러나 무빙 속의 인물은 세상을 구한다는 대의보다 가족과 친구, 연인, 동료 같은 주변의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싸운다. 그가 말하고 싶은 진짜 영웅은, 판타지의 세계가 아닌 우리 주변에 있는 이들이다



˝초능력, 그게 뭔데? 사람의 진짜 능력은 공감 능력이야. 다른 사람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 그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야. 다른 사람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게 무슨 영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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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24-09-11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능력, 그게 뭔데? 사람의 진짜 능력은 공감 능력이야. 다른 사람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 그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야. 다른 사람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게 무슨 영웅이야˝

멋진 글이네요. 이런 초능력을 가진 분들이 진짜 영웅입니다.

나와같다면 2024-09-11 16:20   좋아요 1 | URL
소통이 어려운 시대에 인간관계의 깊이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자산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두려운 일이지만 정의를 위해서 용기를 내어서 도전하는 사람이 영웅입니다
 

우울증이 깊어가던 어느 날 아내는 남편에게 질문을 했다고 한다. 당신은 왜 살아? 당신은 죽고 싶었던 적이 없냐고. 세상 다 산 사람처럼 말하는데 덜컥 겁이 나더군요. 멍한 아내의 눈을 보니 생각이 많아집니다. 대답을 잘해야 할 텐데...

최의종씨의 아내는 7년 전 중증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그는 아내를 살리기 위해 의대 교과서부터 논문까지 관련 자료를 샅샅이 뒤지며 공부를 시작한다

무엇보다 우울증 환자에게 치명적인 주변인들의 무신경한 말과 행동을 차단하며 아내가 우울증 치료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도록 도왔다

그리고 그 터널을 함께 지났고 이제 아내는 7년간의 치료 저항성 우울증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한다

곁에서 함께 지켜주는 사랑의 포기함 없는 사랑이 필요하다는 참 단순한 진리

만약 당신을 생각하며 이 책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 또한 행운아다. 그 사람은 당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진심으로 돕고 싶어 한다는 뜻이니까. 그리고 당신 또한 누군가에게 한 줄기 빛 같은 존재가 되어줄 수 있다. [소중한 사람을 위해 우울증을 공부합니다] 라는 책에 관심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그런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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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소민아 2024-08-21 0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이 있고, 나왔고, 이런 남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코끝이 찡해진다면,,,,저도 혹시?? ㅎㅎ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나와같다면 2024-08-21 19:17   좋아요 1 | URL
끝까지 네편에 있을거라는 배우자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저도 뭉클했어요.
젤소민아님 유트브에 ‘인생 녹음 중‘이라는 채널이 있는데 한 번 들어보세요. 따뜻해지실거예요. 저처럼.

smallfuneral 2024-08-28 1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애지욕지기생. 사랑에 관한 한 더 이상의 정의가 없겠다 싶은 문장이라고 여겼었지요.

나와같다면 2024-08-28 19:47   좋아요 1 | URL
어느 순간 저도 제가 이제껏 본 사랑에 관한 말 중 압권은 愛之欲基生 이였다고 생각합니다

smallfuneral 2024-08-2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잊고 있었던 참었나봐요.

smallfuneral 2024-08-28 1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봐서, 다시 음미해봅니다. 가브리엘 마르셀 역시 그랬지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는 말의 뜻은 당신은 죽지 마세요. 라는 의미이다.‘

나와같다면 2024-08-28 19:55   좋아요 1 | URL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 역시 죽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제 나는 어떤 불가능과 무의미에 짓밟힐지언정 너를 살게 하기 위해서라도 죽어서는 안 된다. 내가 죽으면 너도 죽으니까 이 자살은 살인이니까.

- 인생의 역사 신형철

smallfuneral 2024-08-28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댓글 다는 곳이 서툴러, 아래칸으로 이동 하려 하면 등록 되네요. 좋은 리뷰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그는 임기를 마칠 수 있을까? 임기를 마치게 해도 대한민국은 괜찮을까?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은 ‘정치적 사고‘였다. 표를 준 유권자들도 그가 이토록 무지하고 무능하고 포악한 사람인 줄은 몰랐다.

윤석열은 ‘도자기 박물관에 들어온 코끼리‘와 같다. 도자기 박물관에 들어간 것은 코끼리의 잘못이 아니다. 거기 들어가게 한 사람들이 잘못했다.

국민의힘 정치인과 당원, 윤석열을 공정과 상식의 화신인 양 찬양했던 언론 종사자, 거짓 기사에 속아 표를 준 유권자들은 남들보다 큰 책임감을 느껴야 마땅하다.

하지만 국힘당 정치인과 당원들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대다수가 여전히 윤석열을 지지한다.

그러나 유권자는 그렇지 않았다. 2022년 3월 9일 윤석열 후보에게 표를 주었던 유권자의 일부는 2024년 4월 10일 야당 후보에게 표를 주었다.

‘정치적 사고‘의 책임이 자신에게도 있음을 인정하고 사태를 바로잡으려 했다. 그 때문에 그의 운명은 위태로워졌다.


그의 운명에 대한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 틀렸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럴 것 같지 않다.
그래도 대한민국은 괜찮을 것이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윤석열의 시간도 지나간다. 그가 어떻게 되든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 역사는 나쁜 때가 지나면 좋은 때가 온다고 말한다. 그 격려를 독자와 나누고 싶다. 희망은 힘이 세다!

2024년 6월 18일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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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06-21 2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가 당선되었을 당시 제 페이퍼에 도끼 자루는 되어주지 말자는 신영복 선생의 글귀를 적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 근데 자루가 없어도 파괴적인 도자기 박물관 코끼리 같은 존재였네요. 참담합니다.

나와같다면 2024-06-21 23:53   좋아요 1 | URL
2년 전 잉크냄새님의 글을 다시 읽었습니다. 예언서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를 선택한 이들, 스스로의 욕망에 충실했던 그들의 성향이 쉽게 바뀌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성격처럼, 혈액형처럼, 손금처럼 이미 정형화된 속성이 되어 버렸다. 아직은
만족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로 철새 챨스가 날아가기 전 장담했듯이 손가락을 꺽어버리고 싶은 날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올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 날이 오기 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그들의 도끼 자루만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쇠에서
나온 녹에 스스로 무너지도록....
 

티 없이 자라고 있는 어린 손자가 장차 살아갈 세상은 불합리하고 억울한 일이 없는, 정의가 승리하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독자들 앞에 내놓는다

- 2024년 4월 유채꽃 피는 봄날에. 이정우 씀


한 나라의 정책이나 중요한 사항들이 어떻게 결정되었으며, 얼마나 넓고 깊게 준비해야 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부를 다 성공 시킬 수는 없었던, 그 치열하고 어려웠던 시간들을 엿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다시 떠올리고 추모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의 노력이 모두 빛을 보진 못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마음 하나만큼은 진심이었음을 확인합니다


이 혼란의 시대에 그를 닮으려고 노력하고 그를 뛰어넘기 위해 전진하는 또 다른 노무현이 우리에게 다시 찾아오길 간절히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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